역사 속으로 숑숑 1 : 고조선으로 빨려들다 - 고조선 편 역사 속으로 숑숑 시리즈 1
이문영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토토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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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역사에 부쩍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진작 이렇게 관심이 많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만은 이제라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째 역사에 대한 반응이 시큰둥하다. 그야말로 학교에서 배우니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는 자세다. 어쩜, 내가 학교 다닐 때 태도와 똑같은지. 지금 내가 열심히 아이들 책을 읽는 이유를 돌아보면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리 길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뭐, 간혹 내가 더 좋아서 열심히 읽는 경우도 있지만.

어린이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 책은 대부분 그 안으로 들어가는 형식을 취한다. 처음에는 그런 방식이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도 봐서인지 아니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인지 이제는 당연하게까지 여겨진다. 이 책도 역시나 리아가 과거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봤던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5학년짜리가 직접 서술하는 형태이며 아이들의 말투를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똑같은 방식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그래서 외출해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늦기도 했다.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우선 전개 방식을 꼽고 싶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시대적 상황을 누군가로부터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은근히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서술 방식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바로바로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좀 답답한 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게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리아와 책방 아저씨가 겪는 모험의 일부인지 헷갈릴 수도 있을 테니까. 이미 역사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런 것 쯤이야 구분할 수 있겠지만 아직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아이가 읽는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저 책 많이 읽다보면 어느 순간 씨실과 날실이 엮어지듯 지식이 서로 연결되는 환희의 순간을 느낄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도 들기에 하는 말이다.

어떤 공부를 할 때 처음에는 열심히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금방 질려서 진전이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영문법의 경우 항상 1단원만 보고 그만 두었다가 다시 또 1단원부터 시작하기를 반복하곤 한다. 마찬가지로 역사도 고조선부터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도대체 지금과 너무 먼 시대에 연관성도 별로 없고, 유적지도 많지 않아 눈으로 보기도 쉽지 않기에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이들도 구석기부터 고조선까지를 가장 재미없어 한다. 삼국시대나 고려, 조선에 대한 것은 귀동냥이라도 할 기회가 있지만 고조선까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고조선에 관한 부분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로 끌고 나간다. 그 안에 역사적인 지식도 은근슬쩍 끼워 넣어서 거부감 없이 읽게 된다. 또한 딱 요즘의 아이들 말투를 사용하기 때문에 진짜 옆에서 이 또래의 아이가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든다. 

그나저나 이 책을 읽어야 할 둘째는 남자 아이인데 주인공이 여자라 공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아이들에게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온다는데 주인공은 계속 리아가 맡을 건지 모르겠네. 이 기회에 남자 아이도 한 명 넣어서 공동주연을 맡기면 안 되냐고 작가에게 여쭤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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