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 미국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치 있는 가정들 라면 교양 1
김준형 지음 / 뜨인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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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교양이란다. 이름이 참 재미있다. 무슨 뜻일까 의아하지만 제목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사실을 가정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이것은 즉 현재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얘기다. 아마 그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국에 우리는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게 현실이고. 물론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전적으로 강자와 약자의 위치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각 장마다 만약이라는 전제 하에 시나리오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어느 부분에서는 꼭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한국전쟁 때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생체 실험에 관련된 자료를 넘겨 받는 대신 전범 재판을 형식적으로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니었나? 오히려 당시에 일본은 우리를 영구 식민지로 지배하기 위해 미국과 물밑접촉을 했다고도 한다. 

미소 냉전체제가 서로 공생하기 위해, 서로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는 것 또한 이미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다만 소련의 힘이 미국이 이야기했듯 그렇게 강한 것은 아니었다니 약간 의외였다. 또한 집권자들이 반공정책을 얼마나 적절히 이용했는지도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선거 때만 되면 북풍을 일으키곤 했으니까. 뭐, 우리는 아직도 어떤 것에 시민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할라치면 북한의 위협을 핑계 삼아 유야무야 시키곤 하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마냥 속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보다 미국이 자국의 남아도는 무기를 팔기 위해 툭하면 북한의 위협을 흘리는 것이 더 문제다. 그러면 보수 언론은 그걸 엄청 크게 보도해서 불안을 조성하고 결국 무기를 사는 것이다. 언제까지 그런 술수에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

이미 알고 있다시피 국가간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미국은 절대 우리를 모른체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예전에 그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해 줬는데 그러느냐라며 핏대를 세운다. 과연 순수하게 우리를 위해서 그랬던 것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미국은 아니 어떤 나라든 자국의 이익이 없는데 순수하게 인간적인 차원에서 목숨을 걸어가며 도와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아직도 환상에서 못 벗어나니 답답하다.

저자는 결코 미국과 등을 돌리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는 절대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미국의 정책에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말자는 것이다. 서서히 우리도 미국으로부터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닐까. 군사력의 독립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당장 힘들고 시민들의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미국에게 의지해야 한단 말인가.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들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당신이 저를 지켜주세요라고 하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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