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여물어요 -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주렁주렁 가을편 3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3
이동렬 지음, 오은영 그림 / 해피북스(북키드)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표지 그림을 보니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답니다. 그 당시는 집집마다 감나무가 있어서 늦가을만 되면 감 따 먹던 게 생각났어요. 바로 그림처럼 긴 장대끝에 Y자 모양의 가지를 매달아서 감꼭지 부분에 탁 끼운 다음 살살 돌리면 무사히 딸 수가 있었지요.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그림을 보니 갑자기 추억에 젖어들었던 책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거나 맞이하는 모습을 찬찬히 동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책이라 부담도 없고 잘 넘어가기도 하네요. 이미 추석이나 벌초는 지났지만 감 따는 모습이나 시골체험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따스하고 푸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메뚜기 잡는 법을 여기서 새롭게 알았네요. 제 고향인 시골도 아직 메뚜기가 많답니다. 그런데 잡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워낙 빨라서요. 아이들에게 메뚜기 있나 논둑에 나가 보라고 했더니 이미 추수가 다 끝나서인지 안 보인다고 하네요. 내년에는 책에서 일러준 대로 잡아봐야겠어요.
 
작가의 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지금 농촌에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 남아 있답니다. 제 고향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어렸을 때는 그냥 생활의 일부였던 것들이 지금은 농촌체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일부러 가서 경험해 보는 것들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나마 우리 아이들은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저절로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시골에 갔다가 여러가지 체험도 해 보고 실컷 뛰어놀기도 했답니다. 책에서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떠날 때 시골 아이들이 손수 마련한 선물을 주는데 우리도 그걸 한번 만들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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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추억에 젖어 아이에게 열심히 설명해 줬던 감 따는 모습을 읽고 있네요. 시골 마당에 작지만 감나무가 있었는데 직접 따 보질 못한 것이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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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가지고 온 곡식들을 준비했습니다. 위 왼쪽에 검붉은 색으로 보이는 것이 '기장'이라고 합니다. 조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굵지요. 이건 껍질을 아직 벗기질 않은 모습입니다. 그 옆에 길게 가지까지 있는 것은 '수수'입니다. 아래 왼쪽은 바로 '조' 그 옆은 '콩'입니다. 검정콩도 종류가 많은데 실은 저도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네요. 아직 가을걷이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 모두 이삭에서 털어 놓기만 하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은 안 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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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을 통에 넣고 살살 찧으면 껍질이 벗겨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먹는 모습이 나오지요. 예전에는 이렇게 손으로 직접 했겠지요. 지금이야 기계가 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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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쪽으로 오른쪽에 있는 것이 껍질을 깐 모습이고 왼쪽이 안 깐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왼쪽의 기장을 찧으면 조렇게 노란색으로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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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는 방향으로 왼쪽은 책 뒷부분에서 설명이 나오는 조, 오른쪽은 기장입니다. 역시 조도 아직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랍니다. 기장이 훨씬 굵은 것이 보이지요. 아마도 저희가 수확한 조는 메조일 겁니다. 차조가 훨씬 맛있다고 하지요. 우리가 그냥 밥 해 먹는 쌀을 멥쌀이라고도 한다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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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숫대에 있던 수수를 모두 따놓았어요. 이거 따느라 손이 고생을 했네요. 이렇게 털고 남은 대는 모아서 빗자루로 만들어 씁니다. 승아에게 이게 뭔지 아느냐고 했더니 얼른 대답을 하더군요.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만... 할아버지가 수수빗자루 만들어 놓으신걸 봤다고 하더군요. 매끈한 쪽으로는 수수깡 안경을 만들어도 되지요. 어려서는 많이 만들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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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선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콩은 담을 병이 없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네요. 거실에 있는 찬장이나 주방에 놓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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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희 엄마가 키우시는 국화입니다. 집으로 오려고 나오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책으로 그냥 보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거나 보는 게 훨씬 좋긴 하더군요. 늦은 밤인데도 신나게 찧고 병에 넣느라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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