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 아이세움 논술명작 26
대니얼 디포 지음, 정승원 엮음, 이예휘 그림, 박우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책들을 완역으로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다. 그저 주워 들은 얘기로 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읽은 것이 아주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많이 읽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모험 이야기를 특히나 등한시 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조금 커서는 이런 책이 제국주의적이며 유럽인의 시각으로 다른 인종을 멸시하는 책이라는 비판을 들은 뒤로는 더더욱 관심에서 멀여졌다. 그런데 이제 어른이 되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어린이책 전문가가 말하듯이 나쁜 책은 없다는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말과는 별개의 문제다. 진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러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기에 책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야겠다. 

로빈슨 크루소는 작가가 60이 넘어서 지은 책이란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어린이책 작가 중에 윌리엄 스타이그가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확고한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며 신기해 했는데 이 작가도 그랬단다. 더구나 책이 나오자마자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여전히 읽히고 있고 이제는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무인도에서 28년을 혼자 살았다는 로빈슨 크루소. 실제 모델이 된 셸커크는 5년을 살았단다. 

지난 번에 보았던 <홍당무>보다는 이야기가 훨씬 매끄럽고 내용도 재미있었다. 물론 원래 스토리 자체가 더 재미있어서였겠지만... 아이도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단다. 뒷 부분에 나와 있는 작가에 대한 정보와 작품의 배경 또는 시대적 배경들에 대한 설명을 항상 유익하게 보고 있다. 정작 아이들은 제대로 보질 않아서 안타깝지만 말이다. 어른들은 대개 책을 읽으면서 옆에 있는 말풍선이나 자잘한 설명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이들은 의외로 거기서 많은 정보를 얻나보다. 그런데... 식인종에 대한 유럽인들의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다. 다른 책을 본 아이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이 책으로 처음 접한 아이들이라면 자칫 책 속에 있는 원주민에 대한 내용을 믿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었다. 나도 어렸을 때는 그랬으니까. 

이제는 작가와 작품 배경 그리고 역사적 배경까지 알았으니 이제는 완역을 읽어봐야겠다. 이런 책이 고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내용도 내용이지만 사실적 묘사나 인간의 이면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것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쉽게 읽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책은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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