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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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대부분 그렇겠습니다만 가족을 위해 특히 자식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는 것을
봅니다. 특히 가족과 자식도 생각하지만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걱정하는
저와 같은 세대와 달리 어린시절 한국전쟁을 겪고 이런 저런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우리의 부모님들은 더욱 더 스스로의 희생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허삼관도 본인의 결혼을 위해 아내를 위해 자식을 위해 피를 팔아 인생의 위기를
넘기며 육십이 넘는 나이가 됩니다. 허삼관의 인생 역정을 보면 참 단순하고,
논리적이지 않고, 주관없이 가볍고, 즉흥적이고 뒷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본인이 아프면 가족을
돌볼 수 없음에도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하고, 자식을 위해 그나마 모아놓은 재물을
퍼주고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이자를 조금 더 받아보겠다는 욕심으로 돈을 빌려주고
떼이기도 하고, 물론 전부는 아니겠습니다만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삶을 살아오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조금 철이 들면서 부터 부모님께 짜증을 냈던것 같습니다.
이유없이 엄마를 괴롭히시던 할머니 앞에서 아무소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서면
힘들어하고, 당신들의 노후 대비는 하나도 못하면서 자식들한테 더 주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하고..... 안쓰러움이 짜증으로 변해서 여러번 따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보다 나이가 조금 더 먹은 지금은 그분들을 다는 아지니만 이해하려고 하고
그 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저도 가끔은
돼지간볶음 한 접시와 황주 두냥의 여유를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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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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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리뷰를 위해 작가가 책 말미 '출처에 대하여'에 기록해 놓은 '뤼미에르 피플'에 수록된

 

단편 '삶어녀 죽이기'를 3년만에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삶어녀 죽이기'의 내용이 특정 개인에

 

대한 여론의 조작이라면, 3년이 지난 지금 댓글부대의 내용은 특정 집단에 대해 철저한

 

사전기획을 통한 역할분담, 시나리오 작성, 일정관리로 진행되는 시스템화 된 프로젝트의

 

성격을 가진 조작으로 나타납니다. 팀-알렙 역시 직장 동료, 대학 동기가 어울려 시작한

 

조직에서 점차 역할이 명확하게 분화되고 조금 더 공식적인 관계(동료의 죽음까지 모른척 하게

 

되는) 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찻탓캇이 이미 '삶어녀 죽이기'에서 '법과

 

도덕과는 거리가 먼 야생 수컷 무리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정직함이나 포용력이 아니라

 

뻔뻔함과 문제 해결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을때 부터 예견되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팀-알렙은 역할과 시스템을 고도화 하여 바이럴 마케팅, 여론 전환, 악플대응, 사이트

 

해체, 심지어 음주운전 반성문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팀을 알리게 됩니다.

 

이를 통해 국정원(이라고 믿어지는) 팀장과 경제단체(로 보이는) 본부장과 회장님을 모시는

 

(것으로 생각되는) 이철수의 모임인 합포회를 만나서 의뢰를 받고 여론조작을 하게 됩니다만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인터넷 저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정치권력이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그것의 하수인으로 살다가 결국 용도폐기 되는 낙오자들의 참혹한 조건'으로 나타납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가 참 많은 한계를 극복하며 지금 이 자리까지 왔지만 아직도 정치, 경제,

 

언론 등의 권력을 잡은 이들이 얼마나 견고한 성을 쌓고 있고 또한 얼마나 조직적이며

 

얼마나 정보를 독식하고 있는지 느끼게 됩니다. 이들의 의지 또는 계획에 따라 팀-알렙도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폐기될 것이 이철수와 삼궁의 첫 만남과 책 말미의 만남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직원을 댓글부에 투입하는 건 우리도 하고 있다고 팀장이 반박하려 할 때 문이 열렸다.

 

커피를 들고 온 본부장 뒤로 노트북 가방을 멘 청년 하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얼굴을 들이

 

밀었다. 스물두셋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이였다. 저는 팀-알렙의 삼궁이라고 하는데요.......

 

이철수님이 혹시 어느 분 이신가요?'

 

'이철수는 이 삼궁이라는 젊은이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가능하면 몇 년 더 살려두고 싶었다.'

 

 

또한 여러 사람이 불편해 했던 술집 접대 장면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로 절대 그들 이외에 다른사람들에게는 말 할 수 없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공유함으로 인해 서로간 공동체로서의 동류의식을 느끼고 이를 통해 서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주는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읽는동안 불편하고 우울했습니다. 생각보다 세상이 쉽게 바뀔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선한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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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1-18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부대,,,
이 책을 도서관에서 잠깐 보다가,, 읽고 싶은 도서로 장바구니에 담아만 두고 있었네요ㅠ 이번달 책이 이미 또 초과라ㅠㅠ
알라딘 도서 투표에 저는 ˝댓글부대˝에 표를 던졌습니다. 잠깐만 읽어도,,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그래서 읽어야 한다고 느꼈거든요,,, 이 책을 읽은 분을 뵙네요ㅋ 잘 읽었습니다 ^^
 

읽어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있는 주간지나 월간지를 본다는 것이 그리 부지런하지 않은 저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물론 누가 시킨일은 아닙니다만 인물과 사상 만큼은 10년 이상 매월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달도 결국은 1월호를 2월이 이미 시작된 지금에야 읽었습니다. 이제 부지런히 2월호를 봐야지요~
인물과 사상은 그 시점에 맞는 글들도 있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읽어도 괜찮을만한 글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북플에 글을 올리시는 마태우스 서민교수께서 매월 명랑독서라는 코너에 서평을 쓰고 계십니다. 이 월간지를 보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이번호에도 꿈과 현실의 대립에 대해 `꿈이라고 해서 다 아름답고, 현실이라고 다 저급한 것은 아니라`며 발이 땅에서 떨어져있는 꿈을 땅에 발을 붙이게 하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매월 다음호가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부담을 즐기고 싶은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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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6-02-0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나오는군요. 초창기 한 2년 봤었는데^^

Conan 2016-02-06 20:0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처음에 잠깐보고 안보다가 다시본지도 꽤된것 같습니다. 처음이랑 다르게 잡지의 색깔이 저랑 맞는것 같더라구요^^

서니데이 2016-02-0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onan님 , 편안한 밤 되세요.
설연휴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2-07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onan님,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Conan 2016-02-07 19: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2-09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onan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nan 2016-02-09 19:58   좋아요 1 | URL
네~ 잘 지냈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과학수사와 법의학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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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주제 이기도 하고, 의과대학 법의학 교실 교수님의 추천사가 있기에 기대를 하고

 

읽었습니다. <무원록>에서 <신주무원록>, <증수무원록>, <증수무원록언해>로 이어지는

 

검시 지침서의 변천과 이를 통한 과학적인 검시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검시 방법과

 

객관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배워야할 덕목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부제에 써있는 과학수사 라는 말과 달리 수사에 있어서는 과학적이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문기술부터 시작해서 한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건까지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에서 익히 보았고

 

지금도 그리 돌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는 돈, 권력, 신분에 따른 죄의 있고 없음은

 

참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대와 달리 많이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만

 

조선시대의 사건을 통해 새삼스럽게 지금의 세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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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부리다보니 책상위에 다 읽지도 못한 책만 쌓여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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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1-29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을 책들을 책장에다 가지런히 꽂아놓고도 앞의 그 빈 공간에다 또 하나씩 사다가 올려놓고 있어요.ㅠ 사놨으면 얼른 봐야 하는데...ㅠ

Conan 2016-01-29 06:42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읽겠다고 사고, 선물 욕심에 사고, 책장은 이미 차있고 책상도 지저분 합니다...

서니데이 2016-01-29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onan님, 기분좋은 금요일 되세요.^^

Conan 2016-01-29 09:2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29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못 따라 가네요 ㅠㅠ

해피북 2016-01-29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상위에만 쌓이셨다면 아직 양호한 수준이 아니실까용 ㅋㅋ 북플 고수님들은 책상과 책장을 넘어 바닥으로, 바닥을 넘어 여유가 보이는 공간마다 쌓아놓고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으흐흐 저도 윤동주 시인의 초판본 기다리는 중인데 빨리 받고싶어요^~^

Conan 2016-01-29 21: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전 아직 바닥에는 책이 많이 쌓여있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