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없이 태어나서

실습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곁에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 - 흘러가야만해

흘러간 것은 -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 쉼보르스카의 두번이란 없다 -

 

눈을 비비고,  손등을 살짝 꼬집어 봐도 분명 꿈은 아니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철썩이며 다가오는 하얀 파도...나는 부산 앞바다에 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
햇빛은 환하고, 바람은 따사로운 기운을 살랑살랑 몰아 온다.  추위를 대비해 겹겹이 끼워 입었던 옷차림이 부끄러울만큼 좋은 날씨였다.

우리 가족은 해마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부산 여행을 하는데 매번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들만 가득하다.
이기대해상공원, 감천문화마을,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보수동 책방, 부산타워, 피프거리, 인디고서원, 백년어서원, 범어사 그리고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과 용궁사... 잊혀지지 않는 봄날처럼 따뜻한 날씨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나는 부산 밤거리의 활기참과 분주함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토요일 밤, 피프 거리에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 전등과 트리 그리고 수많은 사연을 담은 사람들의 표정들이 어우러져 특별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사람들에 휩쓸려 거리 곳곳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점에서 파는 재미있는 물건들과 맛난 먹거리들을 구경했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으나 푸짐한 저녁을 먹은 후라서 대부분 눈 구경으로 만족한 것이 제일 후회스럽다.

 


 

부산 여행을 갈 때마다 행복한 추억을 주는 장소들이 많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곳은 단연코 인디고서원이다.
나는 몇년 동안 인디고잉을 정기구독해서 읽고 있으며,  그곳 아이들이 쓴 책을 대부분 소장하고 있을만큼 그곳을 좋아한다.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초록 지붕 집을 연상하게 하는 인디고 서원은 1층에서는 주로 간단한 소품(노트, 포스터, 필기류 등)과 초등학교 아이들 책 위주이고, 2층은 성인과 중고생들 책들을 판매한다. 매달 초에 인디고 서원 사이트에 올라오는 추천 도서를 참고해 책을 구입하는터라 이 곳에서 선별해 판매하는 책들에는 특별한 관심과 믿음이 간다.
튼튼한 나무 책장에는문학, 역사, 철학, 글쓰기, 환경, 생태, 교육, 사회로 분류되어  책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인디고 서원 아이들이 수업하는 책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었는데,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들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좋은 선생님과 함께 토론 수업을 하며  공감할수 있다니 부러울 뿐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좋은 수업이라 할지라도 수강료를 낼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는 아이들에게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좋은 수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싼 수강료를 감당해야 하니

선택받은 소수의 아이들만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교도소의 제소자들이나 노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에게 자아존중감을 찾아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소외 계층이나 다문화 가정, 왕따나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이런 수업은 절실하다.
나 역시 부산에 거주한다면 다른 과외를 줄이더라도 이곳에서 진행되는 수업을 선택했을 것이다.
네루다의 시집,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소로우, 번역가 김남주의 수필,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경제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더 많은 책을 사고 싶다는 마음에 힘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에 너무 많은 책을 구입했고, 자제해야 겠다는 마음도 들어 몇권만 구입했다.
사실 인디고서원은 정가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다.

 



 

 

 

 

 

 

 

 

 

 

따생각해 보면 가장 적은 비용에 오랫동안 만족과 기쁨을 주는 건 책 밖에 없는데 많은 책을 다 정가로 구입하자니 부담스럽기도 했다.
문제집이 펼쳐진 아이들의 책상과 장식용이 되어버린 수백 권의 책들 대신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 삶에 영향을 줄 만한 책들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부모의 관심과 보호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한 당하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책이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없다면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런 점에서도 부산 인디고 서원은 의미가 크다.
철학과 문학, 역사를 통해 세상을 읽는다. 아름다움보다 추함과 저급함 그리고비열함이 많은 세상을 아이들은 보게된다.  하지만 그 안에 희망의 씨앗과 따뜻한 인류애가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한때 나도 사라 스튜어트의 도서관에 나오는엘리자베스 브라운처럼 개인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다.
한적한 교외에 작은 집을 짓고 넓은 마당을 만든다. 그리고 마당에는 계절별로 아기자기한 야생화를 싶어두고 싶었다. 나무로 직접 짠 책장에 내가 그동안 모아 온 책들을 빼곡하게 꽂아두고, 자주 듣던 음악을 늘 틀어놓는다. 운치 있게 턴테이블이 구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텃밭이 있어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채소를 심어 먹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니어링 부부처럼 노동의 즐거움과 지적 성장을 경험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들을 이 곳에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인디고서원에 흐르는 분위기.... 삶과 문학을 향한 그들의 끊임없는 탐구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크리스마스보다 더 들뜨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 남편과 함께 러브액추얼리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 낮에는 가족들에게 줄 크리스 마스 카드 두 장을 살 예정이다. 마음만은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소망해 본다.

 

"세상 사는 것이 울적해 질 때면, 나는 공항에서 재회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보편저긍로 우리는 증오와 탐욕 속에 산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 굳이 심오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아내와 남편......남자 친구, 여자 친구, 오랜 벗..... 무역센터가 비행기 테러로 무너졌을 때, 그곳에서 휴대폰으로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말은 증오나 복수가 아닌 모두 사랑의 메세지였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랑은 실제로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러브액추얼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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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4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책방마실만큼
즐겁게 한 해 마지막날
아름답게 누리셔요~

착한시경 2013-12-24 10: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아이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아직까지는 차분한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왠지 설레는 날이예요^^

미스코리아 뚱 2013-12-2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서재를 읽어나가면서 드는 이포만감...독서를 즐겨하지않는 존재인데,,님이 올려준 책들과 간단한 문구만으로도 다~읽은듯힌 이뿌듯함...감솨^^,,메리 크리스마스!!

착한시경 2013-12-24 18:18   좋아요 0 | URL
감사^^ 한해를 또 떠나보내며 후회와 회한만 남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읽었던 몆권의 책들이 유일한 위안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시간들 잘 마무리하시고 행복하세요^^

마녀고양이 2013-12-25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 가본지가 너무 오래되었어요.
며칠 잡아서 놀러가고 싶다는 그냥... 소망만 품고 있는 중이랍니다.
하기사 여행다운 여행을 언제 가보고 못 가봤는지. ㅠ

인디고 서원 참으로 예쁘네요.
그냥 주저앉아서 책 읽고 싶은 분위기네요.

즐거운 성탄절 되셔요.
 

                               - 따뜻한 1월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간 부산 감천벽화 마을에서 -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

- 천상병의 행복 -

 

찬 바람을 뚫고 오랜만에 환한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바람은 서럽도록 차가운데 왜 햇볕은 따사롭게 느껴질까 ?

나이를 먹으면서 사소한 날씨의 변화에 예민해짐을 느낀다.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불행은 겨울에 몰아서 왔다는 친구는 이 겨울 추위를 몸서리치게 싫어한다. 나 역시 본래 가을, 겨울을 더 좋아하고 기다렸는데, 요즘은 봄과 여름이 좋아진다.

아마 내 삶의 나이가 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해 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리라.

새로운 일에 열정적으로 도전하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게 순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난하지만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세계에서 살다가 시인 천상병을 떠올렸다.

어이없게 연류된 동백림 사건은 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고,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행려병자로 전락하게 된다. 시인이 몸과 마음이 망가져 자신을 잃고 세상을 떠도는 동안 주변 친구들은 유고시집 ‘새’를 발간하기에 이른다. 그 후 친구의 여동생 목순옥과 결혼해서 가난하지만 평온한 삶을 누리며 담백하고 순수한 시 세계를 고집한다.

희미한 기억 속에  천상병 시인의 삶을 극화한 드라마를 본 기억이 난다.

아내가 시인의 시 제목을 딴 '귀천'이라는 작은 전통 찻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그들은 늘 가난했다. 하지만 가난을 불평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난에서만 찾을 수 있는 감사와 행복의 조건을 시로 표현했다는 것은 늘 놀랍다.

특히 돈이 없으면 어떤 것도 불가능해진 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가난해진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공포에 가깝다.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 있는 것은

이 햇빛에서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 천상병의 가난은 -

 

 

“이 초록별에서 우리 인간들이 만들 수 있는 삶의 가능성 가운데 지금 이것이 최선일까 ? 여러 가지 발견과 발명 덕분에 우리는 자연과 사회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는데, 그 힘을 갖고 고작 이런 아귀 다툼이나 벌여야 할까 ?“

나는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낭비되는지 화가 날 지경이었다. 우리는 부질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음식을 낭비하고, 생산에 쓰여야 할 에너지를 낭비하고, 재능을 낭비하고 있었다. 인간의 삶은 얼마든지 훌륭하고 풍요롭고 보람찰 수 있는데, 이렇게 낭비되어 버리는 것들 때문에 정말 보잘 것 없고, 천박하고, 이기적이고, 분별없고, 어지럽게 되어 버렸다.

- 스콧 니어링의 희망 중 11쪽에서 -

 

 

자본이 힘이 되어버린 이 세상을 살면서 인간의 품위를 정신적인 차원에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생각의 끝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자본이 할 수 없는 영역, 설령 자본이 개입된다 하더라도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결국 순수한 예술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문학과 철학 그리고 음악과 미술...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 갔던 수많은 예술가들의 고고한 정신 세계가 빚어낸 아름다운 문학작품들은 우리를 성숙하게 하고 정신을 풍요롭게 만든다.

시인 천상병 역시 물질적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눈을 가졌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행복의 많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결핍을 먼저 떠올리며 살았다. 행복에 감사하기보다는 결핍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고, 때로는 노력의 댓가가 주어지지 않을 때 삶을 절망했다.

 

복의 일곱가지 조건

1.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 기제(베일런트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

2. 교육

3. 안정된 결혼생활

4. 금연

5. 금주

6. 운동

7. 알맞은 체중

베일런트의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인간관계의 힘이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이다." 행복의 조건에 따뜻한 인간관계는 필수다. 베일런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이다."라고 대답했다.   -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 중에서 -

 

만약 행복의 8가지 조건을 만든다면꼭 '감사'를 넣고 싶다.

아침에 마시는 한잔 커피와 담배 그리고 막걸리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행복 조건 0순위 아닐까 싶다. 감사가 크다면 고통에 대응하는 여유있는 마음도 생길 것이고 결혼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도 줄어들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라는 시간을 선물받았고, 가족과 친구들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기뻐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내가 사고 싶은 책을 살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내 일도 했다.

부족하지만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었고, 지금은 따뜻한 곳에 앉아 책을 읽고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쓴다. 그리고 감사와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한 해가 한점 소리없이 조용히 가고 있다..

천상병의 시를 읽으며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나는 이 한해동안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을까 ?

니어링의 말처럼 천박하고, 이기적인 마음을 끊어내지 못해 감사를 잊고 지내지는 않았는지..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얼마나 놓치고 살았는지 생각해 본다.

삶의 우선 순위에 감사를 놓고 살고자 노력해야겠다.

 

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가려느냐 ?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잡는 방법을 알아두어라

행복이란 언제나 네 곁에 있다

- 괴테의 경고 -

 

산문 ‘생활의 8가지 행복’이란 행복론을 써서 모든 생활인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던 독일의 대문호 괴테도 일생동안 행복했던 시간은 겨우 17시간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몇 년 전 어느 책에서 그 고백을 읽고 나는 무척 충격을 받았었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며 세계 4대 시성의 한 사람이기도 한 괴테가 평생을 통틀어 17시간 밖에 행복하지 못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불행은 노력하지 않아도 오는데 행복은 노력해도 잘 오지 않는다.’는 말을 몇 번이나 꼽씹어 보았다.    - 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160쪽에서 -

 

창 밖으로 눈이 내리고 겨울 밤은 깊어 간다. 아름다운 시와 문장들을 읽으며 정신적 풍요를 경험한다. 그리고 천상병의 시처럼,, 어느 날 홀연히 구름이 손짓하며는 아름다운 소풍을 끝내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유한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삶과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수의 인간들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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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면서도 늘 아름답구나 하고 느끼는 하루를 누리셔요~

착한시경 2013-12-21 09:41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늘~ 그런 맘으로 살고 싶어요~
 

오늘 나와 함께 한 세 권의 책들...

 

덕보다는 악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 본질적으로 악은 적응력이 강한 것이어서 서로 돕고 서로에 대해 너그러운 반면, 덕은 시샘이 많아 서로 다투고 서로를 죽이며, 모든 것에서 편협함과 타협 불가능성을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고문하지 않으면, 언어를 부수어 버리지 않으면, 어떤 문학적 독창성도 있을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표현하려고 집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는 여기서 소크라테스 이전부터 시작된 변함없는 요구를 만나게 된다.

 

인간은 시간에 치명상을 입을수록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흠없는 한페이지의 글을 쓴다는 것은, 아니 한 문장이라도 쓴다는 것은 생성과 부패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언어를 통하여, 노쇠의 상징 그 자체를 통하여, 파괴할 수 없는 것을 추구함으로써 인간은 죽음을 초월한다.

 

순수한 시간, 사건과 존재와 사물에서 벗어난 해맑은 시간은 밤의 어떤 순간들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 때 오직 당신을 파국으로 끌어가려는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당신은 느낄 것이다.

- 에밀 시오랑의 지금 이순간, 나는 아프다 중에서 -

 

 오늘 밤, 별들의 미세한 불빛 속에서

 나무와 꽃이 상쾌한 향기를 퍼뜨려왔다.

 나는 그 사이를 걸었으나,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따금 잠잘 떼

내가 가장 완벽하게 그들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생각은 점차 희미해갔다.

 누워 있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더 자연스럽다.

 그러면 하늘과 내가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마침내 내가 누워 있을 때 나는 쓸모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나무는 한 번쯤 나를 만질 테고, 꽃은 나에게 시간을 내어

 줄 것이다.

- 실비아 플라스의 나는 수직이다 중에서 -

 

 

좋은 소설이란 '답'이 아닌 그 시대를 산 인간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것으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밖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 고전이 매번 사람들에게 다르게 읽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 작가들이 꼽은 최고의 고전문학 안나 카레리나, 백영옥 편에서 -

 

 

 

 

 

 

 

 

 

에밀 시오랑의 '지금 이순간, 나는 아프다...부제는 태어남의 불행에 대해'를 읽고 있는 중이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의 저자이기도 한 에밀 시오랑은 생전 어떤 문인들과도 교류하지 않았고 언론의 인터뷰도 사양했다. 그리고 두번이나 권위있는 문학상을 거부하며 평생을 철저한 고독 속에서 살아왔다.

일반적으로 태어남은 축복, 죽음은 불행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에밀 시오랑은 진정한 불행은,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태어남이 하나의 파멸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인정할 때, 삶은 마침내 견딜 만한 것이 되고, 마치 항복한 다음 날처럼 투항한 자의 홀가분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245쪽에서 -

 

한번 읽어서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으니,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본다. 태어났다는 것이 불행임을 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을 다양한 비유와 상징으로 이야기 한다.

이 책 역시 목차와 상관없이  눈에 띄는 문장을 읽어도 되니...난 그 무질서함이 좋다.

햇빛이 환한 낮에 읽기 보다는 모든 것들이 잠들어 있는 조용한 밤...읽기 좋은 책이다. 물론 너무 어려워 납득이 불가능해지는 상태가 오면 아마도 스르륵 잠드는데도 도움을 줄만한 책이기도 하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 내 자신을 견딥니다.

 

살면 살수록 살아왔다는 것이 점점 더 쓸데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미칠 듯한 괴로움 혹은 끈질긴 불안을 이겨 내기 위해 자신의 장례식을 머리에 떠올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루에 여러 번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아침에 눈뜨는 즉시 그 효과를 느껴보다는 게 좋을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누군가 나에게 이 말을 묻는다면...난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 열흘 남짓 남은 이 한해를 나는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

돌이켜 보면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시간들이다. 절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사용했던 시간들은 늘 깊은 후회를 남긴다.

우주 속으로 흩어져 버린 나의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한정된 시간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들조차 소중하다.

늘 나에게 너그러웠던 삶의 태도를 성찰하며 좀 더 이성적으로 나를 바라보기로 한다.

문제들 속에 파묻혀 허우적대는 삶이 아니라, 그 상황 밖으로 나와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많은 문제들은 좀 더 쉽게 해결될 것 같다.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감성보다는 이성을 선택하기로 한다. (늘 다짐하지만 정말 잘 안되는 것 중 한 가지이다.)

 

 

학교 급식에 나온 달걀을 가져와 수줍게 내미는 윤희...

나는 그런 윤희가 좋다. 웃을 때 반달이 되는 작은 눈도 예쁘고, 중학생답지 않게 작고 앙증맞은 손도 예쁘다. 특히 여리고 착한 마음이 가장 맘에 든다.

물론 윤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교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윤희의 말을 가만가만 들어보면...윤희의 마음이 보인다.

오랫만에 삶은 계란을 보니, 아주 오래 전 기억 저편에 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막내 동생을 낳은 엄마를 대신해서 초등학교 1학년 첫 소풍을 외할머니와 함께 갔다.

그 때... 엄마가 싸 준 도시락 안에 담긴 삶은 계란과 김밥 그리고 칠성 사이다 병이 떠오른다.

첫 손녀였던 나를 지극하게 아껴주셨던 외할머니... 한없이 따뜻하고 다정했던 손길과 눈빛은 지금도 아련하게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세로줄 성경책과 주절주절 외우시던 주기도문 그리고 맛깔스러운 할머니의 반찬들, 내 손에 쥐어주던 사탕이나 과자들, 따뜻한 방바닥에서 함께 누워 먹었던 달콤한 귤의 향기를 잊지 못한다.

윤희가 건넨 삶은 달걀 하나가 아픈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뵙던 날, 나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반가워하시던 할머니의 모습과 야윈 할머니를 보며 서럽게 울었던 기억들을 모조리 불러 냈다.

할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랫동안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아무런 조건없는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왜 이렇게 그리운걸까 ? 이제는 할머니의 얼굴은 희미한 이미지로만 남았지만 아직도 껍질을 깐 삶은 달걀을 보면 갑자기 울컥한 마음이 든다.

햇살 따뜻한 봄날, 첫 손녀의 소풍을 즐겁게 따라 나섰던 할머니도 오랫동안 그 시간을 잊지 못하셨다. 이렇게 내 삶 속에서 사리진 사람들의 기억은 늘 아픈 아름다움이고 뼈아픈 후회들이다.

 

내가 경험했던 죽음들은 모두 겨울이다. 그래서 나의 겨울은 아프고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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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나스 2013-12-18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틋한 할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군요
사랑은 이처럼 우리를 행복하게도 하고
또한 한없이 슬프게도 하는군요....
겨울을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겨울은 봄을 잉태하고 있잖아요
좋은하루 되세요~

착한시경 2013-12-18 14:53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환한 햇빛을 보니,,, 기분이 넘 좋아져요^^
겨울이 있기에...봄이 더 따뜻한거겠죠~ 조건없는 따뜻한 사랑을 받았던
기억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플라타나스님도 편안한 오후 보내세요~

마녀고양이 2013-12-18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달걀이 참 맛있어 보여요.

방금 전화 한통을 받았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은 상처를 쉽게 받아서
그것이 예술의 깊이를 주거나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데 분명 큰 자산이 되겠지만
가능하면 안 겪고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에밀 시오랑의 글을 읽으니 다시 생각나네요.

하지만......
저에게 지난 고통을 포기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변을 하지 못할 것 같네요. 제 딸아이는 분명 겪지 않았으면 하고 금방 네! 대답을 할건데요.


착한시경 2013-12-18 14:56   좋아요 0 | URL
역시 삶은 계란은 사이다에 먹어야 하는데,,, 사이다가 빠져서 좀 아쉬웠어요~
우리 삶에 고통이 있기에 행복이 상대적으로 더 소중해지는거 같아요~그래도 고통은 언제나 견디기 힘든 짐이니...저두 피할 수 있으면 피해버리고 싶긴 해요..
에밀 시오랑 책을 읽기에는 날씨가 넘 좋아요~^^

baby 2014-01-04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렵네요...^^; 한 문구가 제 마음과 같아 담아갑니다..
 

 오직 마지막 나무가 뽑혀지고 난 후에야,

 오직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난 후에야,

 오직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고 난 후에야,

 오직 그러고 난 후에야 비로소 당신은

 돈만으로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가장 뛰어나고 바람직한 길은

 인간의 생명 유지와 관련된 필수적인 욕구들을

 지극히 단순하고 건전한 방식으로 충족하는 것이다.

 자신의 텃밭을 일구거나 혹은 자립성을 갖기 위한

 모든 창조적 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하나의 정치적 행위이자,

 인간의 의존도와 종속성을 이겨 내는 하나의 저항 행위로 간주된다.

                                         -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함함 중에서 -

 

 

 

자유롭게 살기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일을 적게 하는 대신 그 일을 잘 끝내라.

진심 어린 일은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꿈이 이루어지길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작게 시작한 일이 더 위대한 결과에 이른다.

소박한 일은 성스럽다.

 

매일매일 하나하나씩

네 비밀을 천천히 쌓아 올려라.

매일매일 너는 진실해질 것이며

하늘의 영광을 알게 되리라.

- 성 프란체스코의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께요.

창틀 위에 촛불이 까만 밤을 수 놓으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와 종소리, 어느 상점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캐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그리고 산타 모자를 쓴 작가들이 한껏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이가 부딪칠만큼 겨울 바람이 매서웠던 일요일 늦은 오후, 그 바람을 다 맞으며 남편과 으능정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한껏 들떠 보이는 연인들이 보이고, 아이를 품에 꼬옥 안고 가는 젊은 부부가 보인다. 그리고 추위 속에서 열심히 전단지를 나눠주며 노동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할머니의 안쓰러운 손도 보인다.

또,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영화 '어바웃 타임' 속 주인공처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한 부부도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주먹을 꼭 쥐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떠올린다면 그들은 언제의 크리스마스로 돌아갈까 ? 아마도 20대의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억할 것이다.

손글씨로 빼곡하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 수줍게 내민 선물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함께 걸었던 거리와  촛불을 켜며 즐거워했던 크리마스 케익을 함께 떠올렸다.

 

남편과 함께 보낸 18번의 크리스마스...

연애기간 3년을 포함해서 우리는 18번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것이고, 18번째 크리스마스 케익을 아들과 함께 먹을 예정이다.

무뎌진 감정과 일상의 반복 속에서 오는 지루함 그리고 편안함을 가장한 무관심 속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새삼 서글프게 느껴졌다. 남편의 외투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함께 걸으며 어제 본 영화가 계속 떠올랐다.

나에게 오늘 주어진 시간들이 그대로 한 번 더 반복된다면... 같은 상황 속에서 나는 반드시 행복을 선택하고 행동할 것이다. 그 영화 속 주인공처럼...

주어진 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행복을 선택하기로 한다.

남편의 손은 20대 어느 겨울 잡았던 손... 그대로 따뜻했고 한없이 너그러웠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들에게 정성스럽게 카드를 쓰고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녹색평론을 몇 년째 정기 구독하고 있지만,  종이컵의 편리함을 사랑하고, 분리수거나 재활용은 거의 엉망에 가까운 사람이 나다. 자발적 가난이나 소박함을 사랑하지만 가난으로 인한 불편을 두려워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E. F. 슈마허의 '자발적 가난'을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성은 가질수록 더 많이 소유하기를 원한다. 특히, 나에게 책이 그렇다.

나는 이미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 지적 허영심(?)만은 끊어버리기가 너무 힘들다. 오늘도 남편과 절제하기로 약속을 하고 책구경을 했지만 도무지 참아지지 않는다.

서가에 꽂힌 파스칼 키냐르의 '옛날에 대하여'와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박함'을 봤을 때...도저히 갖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었다. 차라리 외식을 포기하고 책을 선택하는 것이 백 배 낫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를 서가 구석에서 발견했을 때는 반가움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물론 사고 싶은 책은 10권은 되었지만, 오늘은 정말 정말 갖고 싶은 책 3권만 구입했다.

아직은 책을 선별하는 눈이 부족하지만 나름 좋은 책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햇다.

 

 

가장 적은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남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는 곳..천원의 행복이 가능한 그 곳... 맥도날드에 갔다.

감자튀김 1800원, 콜라 1000원, 원두커피 1000원 그리고 아이스크림 500원... 천사커피 한잔 값으로 다양하게 먹었다. 소비를 줄이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감사와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한다.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와 생크림 듬뿍한 브레드 대신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커피를 마셨지만 즐거웠다.

오래 전... 우리가 처음 만났을 그 무렵에는 200원짜리 학교 도서관 자판기 커피도 맛있게 마셨는데, 그 기억을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1200원짜리 콩나물 한 봉지를 사 가져와서 콩나물과 무우를 넣고 콩나물 밥을 해 먹었다.

불필요한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함께 도와가며 식사 준비를 했다. 갓지은 콩나물밥에 어머님이 직접 농사 지어 주신 깨소금과 들기름을 듬뿍 넣은 양념장을 얹어 먹었다.

그리고 매실청을 넣어 만든 양념장에 손으로 큼직큼직하게 자른 봄동과 배를 넣어 매콤하게 무쳐냈다.

몇년 전... 유명 연예인들이 일주일 동안 만원을 가지고 생활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만원의 행복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리는 하룻동안 만원의 행복을 실천해 본 기분이다.

 

따뜻하고 편안한 12월 어느 일요일 밤은 깊어간다. 아니...새벽은 깊어 간다.

 

  

 

"아름다움은 참된 인본주의로 나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양식이기에 우리는 세상이 다시 기쁨으로 충만한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지구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마음과 정신, 그리고 지성을 만족시키는 운명을 일구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서의 아름다움은 너그럽고 공평하며 경건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움이다. 오직 이러한 아름다움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 내는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더 강력하다."

 

"풍요로움이 무조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며 때로 풍요로움과 행복은 서로 이율배반적인 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도에 넘칠 정도로 많이 갖는 지금 사회는 오히려 존재의 욕구를 상실시키며 욕구와 좌절감을 동시에 만들어 낸다."

 

-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박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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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16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이잔을 쓴 뒤에 잘 모으기만 해도 돼요.
종이잔에 흙을 담아 방이나 사무실에 꽃그릇처럼 삼아도 되고요.
안 써야 한다가 아닌,
즐겁게 쓰는 길을 찾으면 돼요.

아아, 깨소금과 들기름이라.
어머님께서 깨를 베어 말리고 털고 그러모아
기름까지 짜는 동안 얼마나 품을 많이 들이셨을까
한눈에 그림이 나오네요 @.@ 맛있겠습니다~

착한시경 2013-12-16 02:53   좋아요 1 | URL
이 늦은 새벽...댓글을 읽는 반가움과 놀람~ 나이를 먹을수록 땅힘을 받고 자라는 먹거리들이 소중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마다 부모님이 주시는 깨소금과 들기름을 앞으로 몇 번 더 얻어 먹을 수 있을까요 ? 먼 훗날...제 아이가 자라서 결혼했을 때,,,전 이런 소박하지만 귀한 음식들을 나눠줄 수 없을 것 같아 좀 미안해져요... 제 솜씨는 별로였지만, 깨소금과 들기름때문에 맛나게 먹었답니다^^

플라타나스 2013-12-16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무엇인가를 잃어버린후에야
그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어리석음이...
내면을 피폐하게 만드는군요

영화에서처럼 우리가 다시금 과거로 갈수만 있다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아주 반드시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그때는 더욱 행복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지금 이순간이 먼미래에서 다시금
이순간으로 온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뿐...

이 찰나의 순간이, 이 영겁의 순간이....
미래에서 두손 불끈쥐고 가고 싶어하던
바로 그 순간인지도 모르겠어요..

행복한 선택의 시작은...
미래에서 바로 이순간으로 온것을 앎이 아닐까요??
착한시경님이 선택한 그 행복이....그 따뜻함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것 같군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착한시경 2013-12-16 13:29   좋아요 1 | URL
영화속 주인공도 처음에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선택하지만...나중에는 한번의 삶에 최선을 다한답니다. 지금 행복을 선택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을 선택하시길...플라타나스님^^

다크아이즈 2013-12-16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저도 이년 전 쯤에 샀지요. 생각보다 김이 좀 빠졌지만 그이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요. 근데 착한시경님은 왜 반가워서 소리지르셨나요?
이 책에 대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실 것 같아요^^*

착한시경 2013-12-16 22:37   좋아요 1 | URL
특별한 에피소드보다는 제가 구입하고 싶은 책을 적어 놓은 수첩에 이 도서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반가웠어요~ㅎㅎ 언젠가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전작독서하고 싶은 소망이 있는데...늘 과도한 욕심뿐이니....ㅠ.ㅠ 즐거운 밤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3-12-16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핸드폰으로 읽으면서 공감 버튼만 눌렀습니다...
마지막 문구, 풍요로움과 행복이 항상 함께 하는 것도 아니라는 문구에서 필이 꽂혀서요.
책 욕심, 저도 너무 버리기가 힘들어요, 책 구매 중독자 같아요, 전.

콩나물 밥, 너무 맛있어보이네요.
이번 주 주말에는 저도 식구들과 콩나물 밥을 해먹고... 인증샷도 올릴래요~ ^^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횃대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네

결코 그칠 줄 모르고,

 

모진 바람이 불 때 더욱 감미롭고,

참으로 매서운 폭풍만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이 감싸 주었던

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할 수 있을 뿐.

 

나는 아주 추운 땅에서도,

아주 낯선 바다에서도 그 노래를 들었네,

허나, 아무리 절박해도, 희망은 결코,

내게 빵 한 조각 청하지 않았네.

 

-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의 희망은 날개 달린 것 -

 

나무를 버팀목 삼아 살아 가던 나뭇잎들이 땅 위에 떨어져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늘에서 눈으로 내려오더니 막상 세상에 떨어질 때 모양새는 비가 되었다.

계절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곳에 집이 있다는 것은 도시에 살면서 우연히 얻어지는 축복이다. 삭막한 아파트 단지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산이 있다는 것에 언제부터인가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면서 세월과 나이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산으로 떨어진 눈은 비가 되지 않고 본디 모습대로 눈이 되어 산에 쌓인다. 산은 무엇이든지 본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지켜주는 넓은 아량을 지녔다. 하루종일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 산을 바라보며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낮은 곳에 서서 그 산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봄 날....어느 새벽녁

불면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 시간, 창문을 열면 온 세상에 아카시아 향이 춤을 춘다. 벚꽃이 꽃비를 뿌리며 지나간 자리에는 아카시아 향이 너울거리며 퍼져 나간다.

그리고 봄이 지나 여름이 오면 산은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마음껏 자기를 내세워 보인다. 마치 이제 대학에 입학한 재기발랄한 신입생을 보는 듯하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에 몰입한 20대의 모습을 나는 여름 산에서 만난다. 

그 열정이 지나간 자리에는 허무와 깊은 성찰이 남는다. 하지만 가을 산은 쓸쓸하면서도 포근하며 성숙의 단계를 거치면서 깊어지고 아름다워진다. 가을산이 그러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겨울 산 앞에 마주섰다.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히 꺼내 읽었다.

"언어를 바꾸면서 나는 내 인생의 한 시절과 결별했다" 모국어인 루마니아어를 버리고, 사유한 모든 것을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어로 옮겨놓은 샤르트르 이후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라는 작가 소개가 눈에 띈다. 가을에 이 책을 몇 장 뒤적거리다가 그대로 책꽂이 버려두었는데 오늘 이 책이 갑자기 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목차와 상관없이 마음에 와 닿는 제목을 찾아 읽으면 된다.

순서를 정해 읽어야 하는 것보다는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

 

 고통을 자제하면서 억지로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하는 사람들은 혐오스럽다. 눈물이 뜨거운 것은 고독 속에서 뿐이다. 죽는 순간 친구들에게 둘러싸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마지막 순간을 과감히 맞이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눈물이 뜨거운 것은)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13쪽에서 -

 

고통이란 외부의 어떤 것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정신적 고독의 상태이므로 비교는 아무런 의마가 없다. 그러나 고통을 혼자 겪는다는 사실에는 큰 장점이 있다. 만약 인간의 정신적 고통이 얼굴에 충실하게 나타난다면, 즉 내부의 괴로움이 외부로 옮겨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 그래도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 ? 손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 ? 만일 감정의 강도가 표정에서 그대로 읽힌다면,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고통의 척도)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20쪽에서 -

 

 

최근 나로 인해 가까운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에밀 시오랑은 책에서  고통의 크고 작음을 나누는 일은 불가능하며, 인간은 각자가 절대적이고 끝없다고 믿는 자신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각자가 느끼는 고통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짐작할 뿐이다.

 

아주 작은 상처가 돌이킬 수 없이 벌어져 우리 존재 전체를 피투성이로 만들 때, 그때서야 고통이란 혼자 겪는 것이기 때문에 밖으로 들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안에 쌓여 있는 고통의 독성이 화산처럼 분출한다면 온 세상을 중독시킬 만큼 충분하지 않겠는가 ?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21쪽에서 -

 

결국 상처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더 큰 아픔과 상처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인간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실수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깨닫게 된다.

 

슬픔은 넘쳐 흐르는 상태가 아니라, 서서히 가라앉아 사그라지는 상태이다. 대개 슬픔 한숨이라고 말하지 슬픈 고함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열정을 지나치게 소비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깊은 허탈감이 각인된 체념과 상실감만이 남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고 나면 우리는 슬퍼진다. 얻었다기보다는 잃었다는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슬픔은 삶이 탕진될 때마다 생긴다. 잃는 것이 클수록 슬픔의 정도가 심하다.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72쪽에서 -

 

깊은 심연 속에 갇혔다가 다시 나온 기분이랄까 ?

시간 속에서 모든 일들이 과거의 기억이 된다면 지금 받은 상처의 빛깔은 좀 더 옅어지게 될까 ?

차분하게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다. 하지만 죽음, 우울, 슬픔, 절망, 좌절 등 대체적으로 어두운 감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읽고나면 좀 더 슬퍼진다.

하긴 슬플 때 차라리 슬픈 영화를 보며 한바탕 울고나면 속이 후련해지듯이...오히려 이런 책들이 마음의 평화를 주는데는 더 도움이 된다.

 

 

미셸 우엘벡의 국내 번역 책을 구입하는 중이다.

소립자, 공공의 적들, 어느 섬의 가능성, 투쟁 영역의 확장, 지도와 영토... 분량상 가장 가벼워 보이는 투쟁 영역의 확장에 먼저 도전해 본다.

마음은 소립자를 먼저 읽고 싶으나, 우엘벡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하니 먼저 투쟁 영역의 확장을 읽어 보기로 했다.  소립자를 읽기 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늘 생각하지만 작가들은 계속 책을 쓰고, 출판사들은 계속 책을 만들어 내고...독자들은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책들 중에 좋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하는 즐거운 고통에 빠져 산다.

 

당분간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고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책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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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나스 2013-12-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곧 찬란한 태양이 우리의 마음을 비춘다는
희망과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그러한 기회는 우리의 상처난 영혼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지 않을까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착한시경 2013-12-12 22:43   좋아요 0 | URL
해뜨기 전 새벽은 시련인 동시에 희망이기도 한 것 같아요^^
최근에 고난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생각하게 되네요... 좀 힘든 시간이지만 분명 더 멋진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어봐요~ 감사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

미스코리아 뚱 2013-12-12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전이 가장 어둡다,,좋은글,,잘 읽고 갑니다,,감사요^^

착한시경 2013-12-12 22:43   좋아요 0 | URL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아름다운 문장들의 너무 많아서 귀한 책이랍니다.

마녀고양이 2013-12-1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제목이 퍽 마음에 들어서 저도 구입을 망설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입했는지, 안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방바닥에 책이 엄청나게 쌓여있는데, 요즘 기억이 너무 오락가락합니다. ㅠㅠ. 그저... 착한시경님의 페이퍼에서 좋은 글을 읽고 가네요.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책을 읽으시나봐요...

철도의 1113일째 열애 중이라고 누가 적었군요.. 참 예쁘네요.
여행 가고 싶어지는군요.^^

착한시경 2013-12-12 22:45   좋아요 0 | URL
군산...철길마을에서 찍은 사진들이랍니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아, 그냥 관광지가 되었지만 나름대로 운치있고 좋았어요~ 저두 기찻길에 새겨놓은 글이 참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왔어요... 113일이었다면 사진으로 안 찍었을텐데 1113일을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을 그들의 사랑이 너무 예뻐서...사진으로 담아왔죠^^

키재기 2013-12-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저의 경험으론 그 어둠이 자신을 잘 드러내 주더라구요.자신과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 되시길...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착한시경 2013-12-12 22:48   좋아요 0 | URL
이육사의 시처럼 서릿발 칼날진 위에 서서,,, 한발 재겨 디딜틈 없는 상황에서도 눈을 감고 생각하면 희망의 무지개가 있는 것 같아요...물론 이육사는 조국의 광복을 꿈꾸며 그 시를 썼겠지만...시는 독자 입장에서 다양하게 해석하는거니까요~
눈을 감고 봄을 그리고 희망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숲노래 2013-12-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때문에 힘들 사람도,
또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 나도 없구나 하고
날마다 새롭게 느껴요.

서로 다른 빛으로 거듭나는 길에서 만나
서로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흐름이네
하고 느끼곤 해요.

군산 기찻길에는 저렇게 낙서도 하네요.
하기는, 저것도 재미난 놀이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