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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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esses Frauen

  부제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저자 - 베르벨 레츠

 

 

 

 

  미리 말해두지만, 헤세의 작품은 어린 시절 어린이 버전으로 접한 게 다이다. 완역본이나 청소년 내지 성인 버전은 읽어본 적이 없다. 어린이 버전으로 읽었을 때 무척이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남아있어서, 커서도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리도 두 번째로 말해두고 싶은 것은, 난 이혼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불륜이라든가 책임과 의무를 갖지 않는 결혼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못한다.

 

  애인님이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냐고 묻기에, 헤세의 전기라면서 이렇게 대답해줬다.

 

  “그러니까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픈 유약한 청년이 자기 좋다고 나대는 여자랑 결혼을 했어. 그녀가 생활력이 아주 강해서, 자기가 글만 쓰고 있어도 문제없을 거 같았거든. 그러면서 섹스하고 싶은 욕구는 있었는지 아들만 셋을 낳았지. 그리고는 글 쓴다는 핑계로 가정을 돌보지 않고 싸돌아다닌 거야. 부인은 아이들 키우고 집안 관리하는데, 자기는 여러 사람 만나고 좋다는 곳으로 여행을 다닌 거지. 일종의 방치 플레이를 한 거야. 그래서 부인이 신경쇠약에 걸려서 상담도 받고 그러니까, 옳다구나 하고는 부인이 정신병에 걸렸다고 이혼하자고 한 거야.

 

  사실 그 당시 부인보다 더 어리고 돈 많은 집안 딸내미가 그를 따라다니고 있었거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결혼을 하면 어쩐지 얽매이는 것 같아서, 부하 여직원과 사귀는 유부남 상사들이 하는 것처럼 질질 관계를 끌었어. 부인과 이혼만 하면 너랑 살 거야라면서 단물만 빼먹는 짓을 한 거지. 하지만 여자애 아빠가 길길이 날뛰니까, 궁시렁대면서 첫 번째 부인하고 겨우겨우 이혼하고 그 애랑 재혼을 했어.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까 얘한테 관심이 팍 식은 거야. 여자애도 자기가 생각하던 남자의 이미지와 좀 다르니까 실망도 하고 말이지.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결국 또 이혼했어. 그리고 이 남자는 마지막으로, 어릴 때부터 자기 팬클럽 회장이었던 빠순이하고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지. 그런데 이 팬클럽 회장이 말이야, 앞의 두 여자하고는 좀 달랐어. 그 남자의 여성 편력을 다 보았기 때문에, 자기가 통제하려고 했었지. 남자는 이미 나이가 많아서 싸우기 지쳐서, 좋을 대로 하라고 했고. 웃기는 건, 이 남자가 세 번째 부인과 살면서 첫 번째 부인과 화해를 했다는 거지. 그제야 그녀가 얼마나 좋은 여자였는지 깨달은 거야. 그리고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과 그 가족들, 며느리와 손자손녀와도 자주 왕래를 했대.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노벨상도 받고 유명세를 누리다가 늙어 죽었어.”

 

  그러자 잠시 침묵을 하던 애인님이 말했다. “그 책, 설마 헤세의 안티가 적은 거 아니야?” 순간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원제의 Frauen은 부인이 아니라, 여자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헤세의 여인들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보면, 세 명의 부인 말고도 그와 교감을 가졌던 여자들은 훨씬 더 많았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헤세의 친구로만 남은 것이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여자들은, 그리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지 못했다. 친구일 때는 어느 정도 예의와 거리를 두고 있어서 몰랐지만, 막상 살을 맞대고 살아보니 실상은 달랐던 것이다.

 

  세 명의 부인에게 결혼은 영혼과 육체의 완전한 합일로 함께 가는 것이었겠지만, 헤세에게 결혼은 피할 수 없는 어떤 상황으로부터의 도피이자 집안일을 대신 돌봐주는 경제적 조력자를 얻는 것과 비슷했다. 또는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여자를 막을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일수도 있다.

 

  그러니 부인들은 옆에 자기 남편이 있어도, 그가 자기 남자라고 여겨지지 않았고 방치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부인들보다는 친구들과 더 자주 여행을 다녔다. 부부지만 각자 생활을 한 것이다. 자연스레 여자는 자신이 그의 부인인지 아니면 그의 집사인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어머니를 원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하건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고,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두며 언제나 갈아입을 깨끗한 옷과 단정한 집 그리고 먹을 것을 준비해놓는 어머니. 그렇기에 세 번째 부인인 니논이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을 하자 헤세가 불임 수술을 받은 걸지도 모르겠다.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는 건 중대한 범죄이니까. 그 대목에서 니논이 무척이나 불쌍하게 여겨졌고, 헤세에게는 알고 있는 모든 욕을 다 해댔다.

 

  책을 읽으면서, 어쩐지 헤세는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했던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자꾸 들었다. 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사랑하는’이라는 말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는데, 성별이 남자인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 단어가 종종 눈에 들어왔다. 절대로 내 눈에 음란마귀 스캐너가 장착되어서 더 잘 찾은 건 아니다.

 

  결혼보다는 썸과 연애 단계에서의 밀당을 더 좋아한 남자,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게 호적에 이름을 올리는 건 아니었던 남자. 여자보다는 남자들과 더 친밀하게 지냈던 남자. 젊은 시절에는 정신과 의사의 처방이 없이는 살 수 없었던 남자. 바로 헤르만 헤세였다. 부제에서는 순수함을 열망했다고 하는데, 글쎄? 하는 짓을 보면, 자기중심 적에다가 자기주장만 있고 책임이나 의무는 지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 꼭 어린애 같기는 했다. 그리고 순수하다기보다는 부인들의 등골을 쏙 빼먹은 것 같은데…….

 

  하지만 언제나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는 법. 다른 작가가 쓴 책에서는 또 다르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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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여행자
한지혜 지음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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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한지혜

 

 



 

 

  전에도 언급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집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매일 일하러 나갈 때는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 주말에 나가는 것은, 두 달에 한 번 애인님을 만날 때나 서너 달에 한 번 동호회 모임 사람들이나 시집간 친구를 보러갈 때뿐이다.

 

  그런 나에게 ‘축제 여행자’라니, 이건 완전히 다른 세계의 단어였다. 어떻게 그 사람 많은 축제를 찾아다닐 수 있지? 사람이 북적대는 바람에 막 부딪치고 치이면 귀찮고 불쾌하지 않나?

 

  책은 저자가 다녀왔던 여덟 개의 세계적인 축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나흘 동안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음악의 향연인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얼마 전에 끝난 월드컵 우승국 독일에서 펼쳐지는 맥주와 소시지의 『독일 옥토버페스트』, 『미국 뉴멕시코 열기구 축제, 애인님이 가면 정신 못 차릴 『이탈리아 유로 초콜릿 페스티벌』, 언니오빠들의 섹시한 몸매와 화려한 댄스를 볼 수 있는 『브라질 리우 카니발』, 먹는 걸로 장난치면 안 되는 『스페인 라 토마티나』, 요즘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괜찮을까 걱정스러운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 그리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이다.

 

  유명 밴드와 가수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글래스턴 페스티발’이 끌렸다. 하지만 96시간 동안 텐트에서 세수도 목욕도 제대로 못하고 화장실도 적은 곳에서 고생한다는 글을 보는 순간, 끌리는 마음이 피시식 꺼져버렸다. 텐트에서! 씻지도 못하고! 더운 6월에!

 

  그 다음으로 끌린 것은 ‘옥토버페스트’이다. 그냥 가게에 들어가 맥주와 소시지를 먹으면 되는 거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돈 내고.

 

  위에도 썼지만, ‘초콜릿 페스티벌’은 나보다는 애인님이 좋아할 것 같다. 난 아메리카노를 먹지만, 애인님은 민트 초코를 마시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일 황당한 축제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이다.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화려하고 멋져보였지만, 낮부터 자정까지 무려 13시간 동안 자리 사수를 위해서 화장실도 못가고 먹지도 못한 채 서서 기다려야했다는 글에서 ‘헐’하고 놀랐다. 설마 그 곳의 사람들이 새해맞이를 환호하는 이유는, 이제야 편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고 화장실을 갈 수 있다는 즐거움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저 유명 축제들은 교통편이나 입장권, 숙박 등의 예매도 번개처럼 매진이 되기 때문에, 반 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축제 참가는 물론이고 숙박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저자는 왜 저런 번거로움과 수고스러움 그리고 귀찮음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축제를 다니는 걸까? 그건 저자가 간간히 남기는 감상에서 알 수 있었다.

 

  모든 여행자는 각자의 추억을 만들며 여행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에서 자기만의 추억을 만든다. 같은 곳을 여행해도 각자의 추억은 다르다. 마치 지하철 환승역처럼 우린 서로의 길이 겹치는 곳에 있지만 어디서든 다른 추억을 품고 떠난다. -p.120

 

  인생도 꿈도 그 끝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그 길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의심한다. 이 길에 끝이 있을까? 이 길이 내게 맞는 길일까? 누구는 더 빨리, 또 누구는 좀 더 먼 길로 돌아간다는 차이가 있긴 해도 어느 길이든 분명히 끝은 있다. -p.138

 

  저자가 축제 여행자라면, 난 책 여행자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기 위해 여행을 다녔고, 난 간접적으로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아마 직접 깨달은 것보다 필터를 하나 거쳐 느끼는 것이라, 다를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 앞부분에 저자가 거주하는 뉴욕의 작은 축제, 예를 들면 베게싸움 데이라든지 할로윈 데이 축제에 대해 짤막하게 곁들여져있다. 베개 싸움이라니, 난 그건 영화에서나 보는 건 줄로만 알았다.

 

  아! 그리고 이 책은 친절하다. 각 축제 공식 웹사이트 주소와 일정, 티켓 판매, 가는 방법, 준비물, 근처에 돌아다닐만한 여행지 등이 지도와 자세히 그려져 있다. 또한 책 앞부분에 수록된 각 축제 사진의 QR 코드를 찍어보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챙겨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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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 치사해서 말하지 못한 사소한 것들을 향해 이단옆차기
김보라 지음, 스폰지 그림 / 돋을새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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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제 - 치사해서 말하지 못한 사소한 것들을 향해 이단옆차기

  저자 - 김보라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 이럴 때 진짜 짜증나!’라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저자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여러 화가 나고 불쾌했던 에피소드들이 어쩌면 내 경험과 비슷한지, 어쩐지 얼굴 한 번 안 본 사이지만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버스나 지하철 문 앞에 가로막은 사람 때문에 자칫하면 내리지 못할 뻔 한 일이라든지, 버스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 초록불인데도 쌩하고 지나가는 자동차나 괜히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 블록버스터 위주로 상영관을 잡아놓아 선택의 폭을 줄이는 영화관 등등 저자가 적은 거의 모든 사례는 내 경험과 99% 일치했다.

 

  그런데 내가 자주 가는 포털 사이트에도 책에서 다루었던 것과 비슷한 문제들이 올라왔던 것을 기억났다. 저런 일을 겪는 것이 꽤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문제에 대해 짜증을 내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화를 토해내는데, 오프라인에서는 왜 비슷한 일이 끝없이 일어나는 걸까?

 

  어쩌면 내 생각만 하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거나, 기본 예의가 없는 사람이 많아서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초록불인데도 횡당보도를 지나가는 차를 보면, 그냥 넘어져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디 한 번 당해보라는 심술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장소도 넓은데 꼭 버스 문 앞에 몸을 기대어 비켜주지 않는 사람을 보면 그냥 밀어버리고 싶을 때도 여러 번이다. 제일 황당한 건 버스 카드 대는 곳에 몸을 기대서서 다른 사람들이 카드를 찍지도 못하게 하는 사람이다. 적반하장 격으로 비켜달라고 하면 괜히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 진짜 몸도 마음도 다 지쳐서 너덜너덜해진 날에 그런 일이 생기면, 한 판 붙고 싶을 때도 있다. 무조건 남을 우선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기본 예의만 지켜달라는 것이 그렇게 큰 부탁인걸까?

 

  어떤 팟 캐스트에서였더라? 거기 진행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엉겁결에 봉변을 당하는 바람에 아무 말도 못하고 집에 와서 후회하지 말고, 언제나 화를 낼 준비를 하고 다니라고. 그때는 무슨 저런 말을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백번 맞는 말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던져버리라는 누군가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남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 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나에게 무례하게 나오면, 그 부당함을 지적하고 사과를 받아야 한다. 물론 그러면서 내가 같이 예의 없이 행동하면 안 될 것이다.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어른들이 요즘 애들 버릇없다고 하시는데, 그 애들이 자라서 예의 없는 어른이 되고, 자식을 낳아서 역시 예의를 가르치지 않아 그 아이들은 또 영수만 잘하는 버릇없는 꼬꼬마들이 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 미래는 어떤 세상이 될까?

 

  이 책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저자가 겪은 불유쾌한 일에 대한 기록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이런 문제로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서로서로 조심해달라는 부탁의 책일 수도 있다. 별 시답잖은 걸로 까칠하게 군다고 여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시시한 일이지만,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게 뭐 큰일이라고 유난이람?’이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혹시 무례함에 익숙해있어서, 기본 예의라는 걸 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상대가 가만히 있다고 그 사람이 가마니일 리는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연애에서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내가 속한 우리가 하면 정당하고 타인이 하면 부당하다는 생각이 팽배하면, 그건 차별이 이루어지는 첫 단계가 될 테니까 말이다. 예전에 방송에서 한 여자가 말했다. ‘남자 키가 180이하면 루저죠.’ 그 한마디에 어떤 일이 벌어졌던가. 문자 그대로 벌떼처럼 일어난 남자들이 그 여자를 매장시켜버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남자들도 여자를 부위별로 등급을 매기지 않았던가? ‘누워서 침 뱉기’라는 속담이 있다. 조심하자. 그리고 예의를 지키자. 이 세상은 돌도 도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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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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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제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저자 - 최진석

 

 

 

 

  이런 종류의 책은 처음이라 솔직히 당황했다. 미니라는 것이 차의 브랜드네임이라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였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자동차라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아닌, 미니라는 한 종류의 차를 다루고 있어서 ‘설마 이거 고도의 상품 안내 책자인가?’하는 거부감도 들었다. 어쩌면 내가 차에 관심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에 사고가 날 뻔 한 이후, 운전면허를 따지 않았기에 바퀴달린 것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차라는 존재에 대해 그리 애착을 갖지 않았다.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이 책에 대해서는 별로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입에서는 ‘오호!’같은 감탄사가 여러 번 나왔다. 단순히 상품이 왜 좋은지 구구절절 설명하는 안내책자일거라 생각한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 차가 탄생한 배경에서 이후 다른 여러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회사의 모습까지, 다양한 사진과 함께 이야기되고 있었다.

 

  미니라는 이름답게 작은 자동차이지만 경주에 참가해 다른 차에 못지않은 속도와 안정감을 자랑했다는 부분에서는 약간 놀라웠다. 우리나라에도 소형차가 있지만, 간혹 친구 차를 얻어 타면 어쩐지 불안한 느낌이 들곤 했다. 게다가 다양한 종류로,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개성을 살린 시리즈를 만든다는 대목에서도 역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드는 사람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영화에서도 꽤 나왔다는데, 차에 관심이 없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책의 앞부분은 미니라는 차의 탄생과 여러 가지 변화 그리고 여러 종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자동차는 거의 다 비슷비슷하게만 보여서…….

 

  그리고 후반에는 국내외에 존재하는 여러 미니 동호회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니를 주제로 열리는 각양각색의 대회라든지 행사가 소개되어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는 직접 정비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들어있다. 이 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꽤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책을 다 읽고 애인님에게 ‘나중에 우리 같이 살 때, 차를 사게 되면 이걸로 사자.’라고 했다. 그러자 애인님이 그러면 우리 둘 다 살을 빼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했다. 하아, 이런……. 미니,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그냥 걸어 다니자고 해야겠다. 요즘 버스 노선도 괜찮으니까.

 

 

 

  열두 살 난 막내 조카가 내가 무슨 책을 읽나 슬쩍 보더니 ‘이거 미니 어쩌구 하는 차잖아!’하고 아는 척을 한다. 아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음, 역시 남자아이라서 그런가? 하긴 길을 가다보면 이건 무슨 차이고 저건 또 무슨 차라고 줄줄 꿰긴 한다. 잘 뒀다가 녀석이 좀 크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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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셀프힐링 - 방황하는 워커홀릭을 위한 1분 명상호흡
유하진 지음, 감자도리(하랑) 그림 / 판미동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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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방황하는 워커홀릭을 위한 1분 명상호흡

  저자 - 유하진

  그림 - 감자도리(하랑)

 

 

 

 

  이 책은 힐링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어떤 멋들어진 문장이나 마음을 울리는 글 내지는 위로가 되는 글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힐링시키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하는 명상과 간단한 동작으로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힐링를 시켜준다. 과연 명상만으로 그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책은 총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오전 근무 시간에, 점심 먹고 오후 근무 시간에, 그리고 야근과 퇴근할 때이다. 아마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있기에 그런가보다.



 

  단순하지만 유쾌한 느낌을 주는 그림으로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던져주고, 그 다음에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왜 그런 마음이 들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다는 조언까지 들어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요약정리까지 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모든 병의 근원은 마음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마음을 다스리고 편안하게 하면, 행동이 달라지고, 연쇄적으로 매사에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제안한 여러 가지 명상과 호흡법 그리고 간단한 동작을 곁들이면, 훨씬 쉽게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편안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가졌던 의문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아침에 한 번에 일어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을 읽고 ‘좋았어! 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봐야지’라는 생각에 머리맡에 책을 두고 자지만, 하아.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 게임을 먼저 켜는 나란 사람은……. 아, 게임덕분에 한 번에 일어나는 걸까? 다이어트에 대한 부분도 ‘좋았어!’하지만 막상 일에 치이다보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따라 해봐야겠다는 생각마저 하지 못하니…….



 

  아, 난 어쩌면 이리도 의지박약하단 말인가! 셀프 힐링하는 방법을 알려줘도 못하다니! 줘도 못 먹는 인간인가보다. 다음 주에는 따라할 부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서 갖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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