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아니쉬 차간티 감독, 존 조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Searching, 2018

  감독 - 아니시 샤간티

  출연 - 존 조, 데브라 메싱, 죠셉 리, 미셸 라





 

  행복한 가정이었지만, 엄마의 죽음으로 변한 사춘기 딸과 그런 그녀를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빠. 어느 날, 딸 ‘마고’가 사라졌다. 전날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아빠인 ‘데이빗’은 자느라 받지 못했었다. 데이빗은 그제야 자신이 딸 친구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데 컴퓨터 복원을 통해 알게 된 딸의 모습은, 그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 많이 달랐는데…….



  영화는 오직 모니터를 통해서만 모든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컴퓨터 모니터나 가정용 카메라, CCTV 그리고 방송용 카메라 등이다. 화면을 벗어나 벌어지는 상황은 오직 소리로만 추측할 수 있다. 이런 형식을 취하는 작품들은 전에도 본 적이 있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Unfriended, 2014’라든지 ‘더 덴 The Den, 2013’이 비슷한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갔다. 그런데 보면서 답답하다는 느낌과 함께 지루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내 모니터로 남의 모니터를 빤히 보고 있는 게, 뭐하자는 건지 싶었다. 그런데 앞선 두 작품보다, 이 영화의 짜임새는 훨씬 나았다. 아마 제작진이 다른 영화들의 단점을 연구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한 모양이다.



  영화는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경찰에 신고도 하고 언론과 인터뷰도 하지만, 무엇보다 딸이 남긴 기록을 추적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그 때문에 딸의 컴퓨터는 물론이고 온라인 기록들까지 낱낱이 드러난다.



  이 부분, 조금 공포였다. 만약,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내가 어떤 사이트에 접속했고 어떤 게시글을 남겼는지 가족들이 빠짐없이 알게 된다면……. 범죄모의를 했다거나 남 앞에 부끄러울 짓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걸 조카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음……. 역시 매일 기록을 지워놓아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딸이 남긴 기록이 있으니까 그나마 찾아보겠다고 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기록이 있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뭐가 딱 좋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제일 좋은 건, 영화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거겠지만 말이다.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는 순간, 기분이 묘했다. 아니, 묘했다기보다는 배신감마저 들었다. 그러다 영화 ‘마더 Mother, 2009’가 떠올랐다. 어쩌면 자기 자식을 지키겠다고 남의 자식을 해코지하는 모성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넓고 그만큼 사람도 많고, 그 많은 만큼 사랑하는 방법도 보호하는 방법도 다양하겠지. 그 중에는 남에게 해 끼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남에게 피해주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양심과 가치관에 달려있다.



  컴퓨터와 온라인에 내 기록과 흔적을 남길 것이냐 말 것이냐 고민하게 만든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Agatha Christie's Poirot: Series 7 & 8 (아가사 크리스티 : 명탐정 포와로 시리즈 7 .8) (한글무자막)(Blu-ray)
Acorn Media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2002

  출연 – 데이빗 서쳇, 휴 프레이저




 

  이번 8시즌도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Evil Under the Sun』은 소설 ‘백주의 악마 Evil Under the Sun, 1941’가 원작이다. 헤이스팅즈의 레스토랑 오프닝 날, 포와로가 식사를 하다 쓰러진다. 의사의 진단과 미스 레몬의 권유로 그는 헤이스팅즈와 함께 휴양지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부유한 자산가인 ‘아레나’를 둘러싼 여러 사람의 갈등을 보게 된다. 그녀를 의심하는 남편 ‘케네스’과 새엄마인 그녀를 싫어하는 의붓아들, 그녀와 친구 이상의 관계인 것 같은 ‘패트릭’, 그런 남편을 바라보며 질투하는 부인 ‘크리스틴’, 케네스의 오랜 친구로 아레나를 좋아하지 않는 ‘미스 댄리’ 그리고 신경쇠약에 걸린 것 같은 목사 등등. 아레나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의 선망과 질투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아레나가 살해당하는데…….



  드라마 시작 부분에 목사가 부정하고 사악한 여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제벨’에 대한 설교를 한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악마가 등장한다. 얼핏 보면, 아레나가 이제벨이고 악마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았을 뿐이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녀가 가진 부가 싫어서, 그녀의 미모가 싫어서,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게 보기 싫어서, 그런 악의와 시기와 질투가 쌓여서 그녀를 이제벨이자 악마로 만들다가 끝내는 희생양이 되게 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고, 배려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자신보다 뭔가 하나라도 더 나은 게 있는 사람을 질투하고 깎아내리려는 습성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까지 배려할 필요 없이 사는 게 속 편할 것 같기도 하다.



  지난 시즌, 투자에 실패해 망한 헤이스팅즈가 이번에는 런던에서 큰 레스토랑에 투자한다. 그리고 하아……. 헤이스팅즈는 투자의 귀재인 것 같다. 망할 곳만 골라서 투자하는 투자의 귀재. 아레나의 의붓아들로 나오는 배우가 어디선가 본 거 같아 생각해보니, 미스 마플 시즌4 ‘Murder Is Easy, 2009’에서 경찰로 나왔었다. 새엄마의 살해사건에 충격과 영향을 받고, 경찰이 되었을 거라고 혼자 소설을 써본다. 그나저나 의학적인 비만이라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진단을 믿지 못하는 포와로를 보면서, 뜨끔한 이유는 왜일까?



 


  『Murder in Mesopotamia』는 장편 ‘메소포타미아의 죽음 Murder in Mesopotamia, 1936’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즌 3의 ‘The Double Clue’에서 포와로와 미묘한 감정 교류가 있었던 ‘로사코프 백작 부인’이 만나자는 편지를 보낸다. 이에 포와로와 헤이스팅즈는 약속 장소인 바그다드로 향한다. 그녀를 기다리면서, 포와로는 유적 발굴단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몇 년 동안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하던 발굴단이었지만, 단장인 ‘라이드너 박사’의 부인이 동행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한다. 전남편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부인과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다른 사람들. 그러던 중, 잠긴 방 안에서 부인이 살해당하는데…….



  집착남의 끝을 본 기분이었다. 첩자 짓을 하다가 미국 정보부에서 잘린 것도 모자라 감옥에서 탈출하면서도 놓지 못한 부인이라니! 죽은 척하고 그녀 곁을 맴돌면서, 다른 사람을 사귈 때마다 협박장을 보내다니! 데이트 폭력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스토킹? 하아, 자기가 잘못해서 헤어져 놓고 찌질하고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남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던 모양이다. 그래놓고 자기 머릿속에서는 세기의 사랑이자 죽음도 불사한 절절한 로맨스라고 여기겠지. 죽은 여인만 불쌍한 에피소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디지
니콜라스 맥카시 감독, 테일러 쉴링 외 출연 / SM LDG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Prodigy, 2019

  감독 니콜라스 맥카시

  출연 테일러 쉴링잭슨 로버트 스콧콤 피오레피터 무니

 

 

 

 

 

  여자들을 납치 감금하여 손목을 잘라 수집하는 살인마가 있었다다행히 도망친 생존자의 증언으로 그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된다그 시간미국의 어느 마을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마일스라는 이름의 소년은 또래보다 뛰어난 지능과 침착한 성격으로 영재교육을 받기에 이른다그런데 점점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고낯선 언어로 잠꼬대를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걱정된 엄마는 유명한 상담사에게 찾아가는데…….

 

  올해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공포 영화가 여러 편 등장했다전에 리뷰를 쓴 더 보이 Brightburn, 2019’와 그것 It Chapter Two, 2019’라든지 앞으로 적을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 2019’등이 있다아이가 주인공이지만아동 영화는 아니다아마 몇몇 아이들은 자신이 주연임에도 영화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아마 이 영화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위의 적은 작품 중에서 어떤 것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아이들이 등장하고또 어떤 것은 여러 명이 힘을 모아 초자연적인 존재와 맞서기도 한다.

 

  이 영화는위에 적은 요약을 보면 눈치챌 수 있다가능한 스포일러는 하지 않고 말하자면살인마가 죽고 태어난 아이한 번도 접하지 않은 언어로 말하고 점점 더 심해지는 폭력적인 성향이 정도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건지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의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주인공인 아이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일 것이다흔히 아이들은 순진하고 천진난만하다는 고정 관념에 정 반대되는 사악한 이미지를 덧붙이냐가 관건이다영화 오멘 The Omen, 1976’처럼 아이는 더없이 천진난만하지만 그가 자기도 모르게 하는 행동 때문에 주변이 초토화되는 경우도 있고, ‘배드 시드 The Bad Seed, 1956’처럼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예도 있다영화는 두 가지 경우를 적절히 섞었다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주연을 맡은 아역 배우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아쉬운 부분을 고르자면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극이 어중간하다는 느낌을 주는 점이었다뭔가 시선을 확 잡아끌거나, ‘오오역시 사악한!’이라는 감탄사가 나오거나그것도 아니면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공감이 가야 하는데전혀 아니었다그래서 엄마가 갑자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웠고결말 부분에서는 ?’이라면서 오멘 짝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마일스는 사탄의 자식이 아닌데 말이다.

 

  하여간 그 때문에 그 전까지 차곡차곡 쌓아오던 긴장감이나 극의 흐름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사실 엄마의 감정선만 제대로 잡았어도 이 정도로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감정의 기복이 너무 급변해서 뭔가 싶을 정도였다.

 

  포스터라든지 설정은 좋았는데후반부 마무리가 아쉬운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운 어 다크 홀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 안나소피아 롭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Down a Dark Hall, 2018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

  출연 안나소피아 롭우마 서먼이사벨 펄먼빅토리아 모롤레스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키트’. 그런 딸을 보다 못한 엄마와 새아빠는 문제 학생만 전문으로 가르친다는 기숙학교로 보내기로 한다키트는 엄마마저 자신을 버렸다고 비난하지만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학교라지만 학생 수가 다섯 명밖에 되지 않은 곳에서키트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시작한다그런데 그곳에서 학생들에게 차례로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자기들도 몰랐던 예술적 재능이 발현된 것이다.

 

  여학생들만 있는 기숙학교에갑작스러운 재능 발휘를 하는 학생들이런 비슷한 설정의 작품을 본 기억이 나는데뭐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뭐였지동양 작품인지 서양 작품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볼 때마다 기록을 남긴다고 남기는데그게 천 편이 넘어가니까 검색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그래서 더 이상 궁리하기는 패스.

 

  영화의 기본 설정은 괜찮았다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호러도 될 수 있고 성장 드라마도 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이 작품은 둘 다 어정쩡하게 다루다가 말았다호러적인 면은 많이 약했고성장 드라마적인 면 역시 그럭저럭 보여준 것 같지만 어딘지 일 퍼센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호러라기보다는성장 드라마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비록 초자연적인 일이 발생하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재능과 예술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타인의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하여 만든 작품이 과연 의의가 있을까자신의 작품이지만 타인의 이름을 빌려 낸다면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그건 재능이나 예술이라는 이름을 떠나집착에 불과한 게 아닐까 싶다과연 그런 상태에서 만들어낸 창작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학생으로 등장한 배우 중에는 다른 작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들이 있었다예를 들면, ‘오펀천사의 비밀 Orphan, 2009’에서 주연을 맡았던 이사벨 펄먼이 있는데이번 작품에서는 전작과 같은 느낌을 주지 않았다아쉬웠다그녀의 이름을 보면서 어떤 오싹한 연기를 보여줄까 기대했었는데배우의 캐릭터가 하나로 굳어지는 걸 피한 걸까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의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 일이다지금이야 아쉽지만나중에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니까.

 

  설정도 흥미로웠고 배우들도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지만어딘지 모르게 심심했던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애나벨 집으로
게리 도버먼 감독, 베라 파미가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nnabelle Comes Home, 2019

  감독 게리 도버먼

  출연 베라 파미가패트릭 윌슨맥케나 그레이스매디슨 아이즈먼

 

 

 

  온갖 불길한 기운을 팍팍 내뿜으며 우여곡절 끝에 워렌’ 부부의 집에 격리된 애나벨’ 인형어느 날 워렌 부부는 사건 때문에 집을 비우게 되자열 살인 딸 주디를 위해 베이비시터로 메리를 고용한다갑자기 메리의 친구인 케이티가 찾아와 주디와 메리는 당황하지만셋은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사고로 아빠를 잃은 케이티는 자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그녀가 초대받지 않고 막무가내로 워렌 부부 집에 온 이유는죽은 아빠를 만나게 해주는 뭔가가 있을까 찾으려는 것이었다집을 둘러보던 케이티는 악령이 깃든 물품을 봉인한 방의 문을 여는데…….

 

  공포 영화를 보면꼭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는 경우가 있다만지지 말라면 손을 대서 문제를 일으키고읽지 말라면 꼭 읽어보는 캐릭터가 있다물론 그런 짓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니극의 진행을 위해서는 넣을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하지만그런 경우를 볼 때마다일부러 사고치고 돌아다니는 캐릭터를 넣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건·사고가 발생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그런 설정의 작품은 극히 드문 편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역할을 맡은 배우가 등장한다바로 케이티이다그녀의 행동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 죽은 아빠를 그리워한다는 배경을 집어넣긴 했지만그래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아무리 아빠가 그립고워렌 부부 집에 죽은 이와 대화하게 만드는 물건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해도나이도 어리지 않은 애가 그 정도로 분별력이 없을까차라리 워렌 부부를 만나서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던 걸까아니면 도둑질하러 갔다가 문을 열었다고 하는 게 더 타당성이 있어 보였다.

 

  사건을 일으키는 캐릭터가 억지스러워서인지다른 내용까지도 다 억지스러웠다왜 애나벨은 아이들을 공격하거나 죽이지 않고 겁만 준 걸까그 정도의 능력을 갖춘 인형이라면같이 봉인의 방에 있는 다른 저주받은 물품들을 잘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영화는 어린 소녀들이 극 대부분을 이끌고 있어서인지그리 고어스러운 장면이 나온다거나 오싹할 정도로 무섭지 않았다. 1, 2편에서는 그래도 깜짝 놀라게 한다거나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장면이 더러 있었는데이번에는 그냥 그랬다그나마 초반에 애나벨 인형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워렌 부부에게 약간 깜짝하는 사건이 생긴 정도가 다였다어린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도 충분히 19금 작품이 나올 수 있는데이 영화는 그러지 않았다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이건 어쩌면 신규 호러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지금부터 어린아이들을 호러의 세계로 입문을 시켜야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호러 영화팬으로 남을 테니 말이다미래의 돈줄을 확보하겠다는 일념으로별로 무섭지 않은 호러 영화로 만든 모양이다현재의 호러 팬들에게는 이게 뭐야!’라는 실망감만 안겨주고 말이다아니면 부모의 피를 이어받은 재능있는 어린 퇴마사의 활약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십 대 소녀 퇴마사라니 어쩐지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 소재 같다.

 

  남의 집에 초대받지 않고 들어와 아무거나 막 만지는 사람은 쫓아내는 게 좋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