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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디지
니콜라스 맥카시 감독, 테일러 쉴링 외 출연 / SM LDG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Prodigy, 2019
감독 - 니콜라스 맥카시
출연 - 테일러 쉴링, 잭슨 로버트 스콧, 콤 피오레, 피터 무니
여자들을 납치 감금하여 손목을 잘라 수집하는 살인마가 있었다. 다행히 도망친 생존자의 증언으로 그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된다. 그 시간, 미국의 어느 마을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마일스’라는 이름의 소년은 또래보다 뛰어난 지능과 침착한 성격으로 영재교육을 받기에 이른다. 그런데 점점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고, 낯선 언어로 잠꼬대를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걱정된 엄마는 유명한 상담사에게 찾아가는데…….
올해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공포 영화가 여러 편 등장했다. 전에 리뷰를 쓴 ‘더 보이 Brightburn, 2019’와 ‘그것 It Chapter Two, 2019’라든지 앞으로 적을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 2019’등이 있다. 아이가 주인공이지만, 아동 영화는 아니다. 아마 몇몇 아이들은 자신이 주연임에도 영화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이 영화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위의 적은 작품 중에서 어떤 것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아이들이 등장하고, 또 어떤 것은 여러 명이 힘을 모아 초자연적인 존재와 맞서기도 한다.
이 영화는, 위에 적은 요약을 보면 눈치챌 수 있다. 가능한 스포일러는 하지 않고 말하자면, 살인마가 죽고 태어난 아이,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언어로 말하고 점점 더 심해지는 폭력적인 성향. 이 정도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건지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의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주인공인 아이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일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순진하고 천진난만하다는 고정 관념에 정 반대되는 사악한 이미지를 덧붙이냐가 관건이다. 영화 ‘오멘 The Omen, 1976’처럼 아이는 더없이 천진난만하지만 그가 자기도 모르게 하는 행동 때문에 주변이 초토화되는 경우도 있고, ‘배드 시드 The Bad Seed, 1956’처럼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예도 있다. 영화는 두 가지 경우를 적절히 섞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주연을 맡은 아역 배우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아쉬운 부분을 고르자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극이 어중간하다는 느낌을 주는 점이었다. 뭔가 시선을 확 잡아끌거나, ‘오오, 역시 사악한!’이라는 감탄사가 나오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공감이 가야 하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엄마가 갑자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결말 부분에서는 ‘음?’이라면서 오멘 짝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마일스는 사탄의 자식이 아닌데 말이다.
하여간 그 때문에 그 전까지 차곡차곡 쌓아오던 긴장감이나 극의 흐름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엄마의 감정선만 제대로 잡았어도 이 정도로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감정의 기복이 너무 급변해서 뭔가 싶을 정도였다.
포스터라든지 설정은 좋았는데, 후반부 마무리가 아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