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이븐 (1disc)
제임스 맥티그 감독, 앨리스 이브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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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Raven, 2012

  감독 - 제임스 맥테이그

  출연 - 존 쿠색, 루크 에반스, 앨리스 이브, 브렌든 글리슨




  감독의 전작이 그 유명한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2005’라기에 기대를 했다. 게다가 영화에서 다루는 인물은 하의실종패션으로 유명한 곰돌이 푸도 아니고, 쿵푸를 배우겠다던 팬더 포도 아닌, 포우! 바로 에드거 앨런 포우 (Edgar Allan Poe). 유명한 시인이자 단편소설가 게다가 추리 소설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인정받는 작가! 또한 영화는 그의 작품들을 단편적이나마 영상화시켜 보여주면서, 의문에 쌓인 그의 죽기 며칠 전의 일을 보여주고 있다.


  와아, 영화에 대한 기대가 100% 채워지고 철철 넘칠 정도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중간에 든 생각은, ‘도대체 왜?’ 이런 의문뿐이었다.


  영화는 포우의 소설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한다. ‘모르그 가의 살인 The Murders in the Morgue’을 본뜬 사건이라든지 ‘함정과 진자 Pit and the Pendulum’에 나오는 거대한 균형추의 톱날에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사건 등등. (‘함정과 진자’에 나온 거대 균형추의 톱날은 영화 ‘쏘우 Saw’ 시리즈에서도 다뤘던 살인도구이다.)


  그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포우가 사랑하는 여인 에밀리가 납치되면서 사태는 악화된다. 모두가 보는 파티장에서 일을 벌인 살인자는 대담하게도 그에게 도전장을 보낸다. 그녀를 구할 방법을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그의 소설 속 내용을 본뜬 시체가 발견된다. 필즈 형사와 함께 포우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포우에게는 두 가지 얼굴이 있다. ‘애너벨 리 Annabel Lee’라는 더없이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의 시를 쓴 시인의 얼굴, 그리고 ‘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라든지 ‘아몬틸라도 술통 The Cask of Amontillado’같은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단편을 쓴 소설가의 얼굴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 두 가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열병과 같은 사랑에 들뜬 얼굴과 광기에 물든 얼굴만 보여줬다. 그나마 사랑에 들뜬 얼굴은 여인이 사라지자마자 싹 사라지고, 오직 광기와 분노 가득한 얼굴만 나올 뿐이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빠지면 당연히 그러리라 이해는 하지만…….


  왜 범인이 그런 짓을 벌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포우의 재능에 질투를 느껴서인지 아니면 그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서인지 알 수가 없다. 이건 뭐 영화 ‘미저리 Misery, 1990’에 나오는 캐시 베이츠처럼 소설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게다가 그런 결말이라니! 각본가가 누군지 옆에 있다면 욕을 퍼부을 뻔 했다.


  포우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간간이 튀어나오는 대사나 상황에서 ‘아, 이거야!’라고 맞추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은 주지 못했다. 범인을 추측하는 재미도, 그 정체가 드러났을 때의 놀라움도 아무 것도 없었다. 차라리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영상이 더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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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2 (2disc) - 할인행사
베리 소넨필드 감독, 윌 스미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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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en in Black II, 2002

  감독 - 배리 소넨필드

  출연 -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라라 플린 보일, 조니 녹스빌  




  까만 옷을 입은 남자들이 5년 만에 돌아왔다. 그 동안 과학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이제 영화의 CG는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어졌다. 우주의 악녀 셀리나가 가는 곳마다 행성을 폭파시키고, 지구에 도착해서 인간 여자로 변신하는 모습은 와ㅡ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나도 저런 기술 갖고 싶어! 이런 욕구가 가득 담긴 외침이 절로 터져 나왔다. 물론 셀리나의 본체까지 가지라고 한다면 보류.


  지난번에서 바퀴벌레 외계인이 등장했다면, 이번에는 식물인지 동물인지 불분명한 외계인이 등장한다. 촉수 괴물 외계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처음 보기에는 작은 씨앗 같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자라서 변신능력까지 갖춘다. 외국 잡지의 섹시한 속옷 모델로…….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지르다의 빛'을 찾기 위해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살인을 저지르고 심지어 MIB 본부까지 점령하는 재빠르고 뛰어난 행동력을 보여준다.


  그녀를 잡기 위해서는 1편에서 은퇴한 토미 리 존스, 케이가 필요했다. 윌 스미스, 제이는 그를 찾아내서 기억을 되살려 다시 한 번 한 팀으로 뭉친다.


  기억을 잃은 케이에게 외계인을 보여주는 장면은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MIB가 은퇴한 요원들의 복지에 대해 무척이나 신경을 써준다는 사실에, 저기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죽을 때까지 보살펴주는 거잖아. 거기다 외계인 취업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고! 상냥해! 그가 본부에 와서 어리바리하게 구는 모습이 꼭 1편에서 제이가 했던 것과 비슷해, 키득거리며 웃었다. 돌고 도는 구나. 어제의 선배가 오늘의 신참.


  1편에서 나왔던 다양한 외계인들이 다시 출연한다. 강아지 외계인 프랭크가 자동차를 타고가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어쩐지 상황과 맞아떨어져서 웃음이 나왔다.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 였는데, 'And so you're back, from outta space' 이 대목을 부르고 있었다. 하긴 셀리나가 외계에서 왔지. 거기가 바하 맨의 'who let the dogs out'을 틀어놓고 박자 맞춰서 짖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자기를 개라고 무시하는 인간 요원들에게는 으르렁대지만.


  마이클 잭슨도 깜짝 등장했다. 지구 MIB요원이 되고 싶은 외계인으로. 반갑고 슬프고 그랬다. 탐정 몽크의 배우도 다시 등장했다. 무기 밀매도 하고 기억 재생업도 하고, 투 잡을 뛰고 있었다. 본부 휴게실에서 커피 타던 외계인들이 또 등장해서 유유자적하게 놀고먹는 생활이 뭔지 잘 보여줬다. 인간들이 하는 짓과 어찌나 비슷하던지.


  제일 놀랐던 외계인은 그랜드 센트럴역 사물함에 거주하는 부족이었다. 어쩐지 종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종족들이었다. 사물함이 그렇게 클 리가 없으니 닥터 후의 타디스처럼 겉은 작지만 속은 넓은 게 아닐까? 열쇠는 케이가 갖고 장기 임대를 했다면, 아무도 열어보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케이가 기억을 되찾고 난 다음이었다. 몰랐던 때에는 평범하게 그냥 넘어갔을 거리 풍경이, MIB요원의 기억을 되찾고 나자 전과 같이 보이지 않았다. 지구에 살고 있는 외계인들의 변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케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우체국장으로 나름 재미있으면서 평범한, 그렇지만 마음 한 곳은 아쉬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복귀하면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는, 하지만 긴장감 넘치고 지구를 구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생활을 해야 했다.


  생각해봤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다. 어떤 것이 더 나을까?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괜히 알아서 신경 쓰는 것보다 모르고 지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아!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도 있다. 알 필요가 없는 것을 괜히 밝혀 긁어 부스럼을 낸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 돌아가는 사정만 봐도 그렇다. 과연 아무 것도 모르고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살 것인지, 아니면 이것저것 알아가면서 뭐가 잘못되었는지 파악하고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 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단지 나 혼자만 편하게 살 것인지, 아니면 후손까지 고려해야할 지. 케이가 어떤 심정으로 거리 풍경을 바라봤는지 생각해보니, 문득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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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웹툰: 예고살인
김용균 감독, 엄기준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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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Killer Toon, 2013

  감독 - 김용균

  출연 - 이시영, 엄기준, 현우, 문가영




  예전에 김혜수 주연의 ‘분홍신’을 만든 감독이라고 한다. 오! 그 영화 섬뜩하게 잘 봤는데! 그럼 이번 영화도? 하면서 기대를 하려고 했지만, 문득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닥터’가 생각났다. 그 영화의 감독도 전작이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그 영화는……. 그래서 기대를 반 정도 버리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공포 웹툰을 그리는 작가 지윤. 사실적이면서 오싹한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뛰어난 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 만화가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녀가 그린 웹툰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경찰은 그 점에 주목하여 그녀를 추궁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지윤은 지윤대로 자신의 그림대로 일어나는 사건에 두려움을 가지며 사건을 막아보려고 애쓰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그녀의 눈앞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


  결국 그녀는 경찰인 기철에게 웹툰에 얽힌 비밀을 털어놓고야 만다. 그림의 원작 스토리는 자신이 돌봐주던 귀신 보는 소녀에게서 힌트를 얻었고, 매일 밤마다 팩스로 만화 콘티가 보내져온다는 것이다. 경찰은 그 말을 100% 믿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누가 팩스를 보내는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예고된 죽음의 만화는 경찰에게도 손을 내민다.


  영화는 섣불리 추측하지 못하게 상황을 이리저리 꼬다가 비틀어놓고, 배경을 은근슬쩍 뒤로 숨기면서 복잡하게 이끈다.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이 하나의 비밀이 풀리면, 또 다른 질문이 뒤를 이어 나온다.


  하나둘 밝혀지는 비밀이 과거와 얽히면서, 현재는 아수라장이 된다. 미래는 어떨지 짐작도 못할 정도이다.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모든 상황이 꼼꼼하게 연결되면서, 감독은 보는 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범인이 누구일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이 사람 같고, 달리 보면 저 사람 같기도 하다. 감독은 교묘하게 여러 군데에 장치를 분산시켜놓았다. 과거가 드러날수록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의 뒤통수를 거리낌 없이 후려친다. 음, 그래서 복잡한 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별로였을지도 모르겠다. 반전이 있는 호러 스릴러 영화는 감독이 자신이 생각하고 짜놓은 모든 복선과 암시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는데, 어떻게 관객과 교감하면서 제대로 보여주느냐가 제일 관건일 테니까. 그래도 이 영화는 너무 복잡하지도 않았다. 차분히 생각하면 퍼즐 조각을 다 맞출 수 있었다.


  구성과 더불어 좋았던 것은 표현이었다. 만화 장면과 연결되는 현실의 상황, 그리고 만화로 보여주는 어둠에 대한 표현은 기발하면서 어둡고 불길한 느낌을 더욱 더 강조했다. 아마 만화의 그림체가 사실적이면서 기괴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다. 혼자 튀거나 책을 읽는 사람도 없었다.


  올해 본 2013년 산 호러 영화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다. 좋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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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키의 저주
돈 만치니 감독, 피오나 듀리프 출연, 브래드 듀리프 목소리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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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urse of Chucky, 2013

  감독 - 돈 맨시니

  출연 - 브래드 듀리프, A 마르티네즈, 다니엘 비서티, 피오나 두리프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 놈이 돌아왔다. 무려 9년 만에! 영화는 예술가인 엄마와 하반신을 못 쓰는 딸 니카가 사는 큰 저택에 택배가 오는 걸로 시작한다. 배송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처키. 그리고 딸이 자는 사이에 처키는 엄마를 처참하게 죽여 버린다. 장례식이 끝나고, 니카가 혼자 있는 것을 염려해 언니네 가족이 찾아온다. 언니, 남편, 조카 그리고 베이비시터. 거기다 교구 신부님까지.


  9년 동안 연기력이 많이 늘은 처키는 어린 조카인 앨리스를 꼬여서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여 간다. 그 와중에 처키의 마수에서 겨우 벗어난 니카가 인형이 살인범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과연 그녀는 하반신 마비라는 핸디캡을 딛고 처키와 맞서 싸워 이길 수 있을까?


  영화 중반까지는 의문투성이였다. 왜 하필 처키는 이 집으로 배달이 된 걸까? 무슨 이유로? 이제 앤디는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한 걸까?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서 처키의 과거가 밝혀진다. 그러니까 인형 몸속에 들어오기 전의 인간이었던 찰스 리 레이와 니카 엄마와의 관계를 말한다. 아주 저질이었다, 찰스 리 레이는.


  과거가 밝혀지면서 왜 처키가 니카네 가족을 몰살시키려는지 알 수 있다. 앤디도 앤디지만, 이 집안 여자들도 그에게는 원수일 것이다. 물론 앤디나 니카네 가족 입장에선 처키가 천하의 나쁜 놈이다. 내가 보기에도 처키는 죽일 놈이고.


  지난 9년 동안 엄청난 수련을 했는지 처키는 특수 분장도 할 줄 알고, 전기과 물의 관계에 대해서 공부했고, 더 잔인해졌다. 힘도 세져 주변 도구를 잘 활용할 줄 알았다. 심지어 나도 못하는 자동차 운전까지! 와, 대단하다.


  언제나 이 시리즈를 보면 느끼지만, 왜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자기키의 반도 안 되는 인형이 뭐가 무서워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편의 처키라면 충분히 두려워할 것 같다. 독약도 다루고, 운전도 하고, 특수 분장까지 하고 다니고, 연기도 대단하고, 욕도 잘하고, 힘도 무식하게 세고.


  저녁 식사 시간에 벌어지는 러시안 룰렛 같은 분위기는 진짜 아슬아슬했다. 니카와 앨리스가 식탁을 차리는 동안, 처키가 스파게티 그릇에 몰래 쥐약을 넣었다. 무작위로 넣었기에, 그것을 누가 먹는가가 관건이었다. 조금이라도 아픈 기색을 보이는 사람이 나오면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진행 상황을 보았다.


  조마조마하게 만들긴 하는데, 너무 길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무나 그냥 죽으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감독이 밀당의 묘미를 모르는 것 같았다. 너무 짧으면 아쉽고 너무 길면 지루하다. 식사 장면은 너무 길었다.


  적절한 길이로 좋은 효과를 준 것은, 2층으로 올라가는 실내 엘리베이터 안의 장면일 것이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중간에 멈춰버린 엘리베이터. 처키는 칼을 숨기고 있었고, 다른 가족들은 각자 일로 바빴다. 무슨 일이 생길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게 했다.


  다리를 못 쓰는 니카가 안간힘을 쓰면서 계단으로 올라가는 장면도 아슬아슬했다. 언니가 위험에 빠졌다는 걸 알고 도우러 갔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뒤였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보면서 ‘이 멍충아, 그게 아니야!’라고 외치기도 했고, ‘와, 비열하다!’ 내지는 ‘올, 쇼킹!’하는 감탄사가 몇 번 나왔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음……. 배우들의 연기는 음……. 처키가 전편보다 많이 깨끗해졌다.


  참, 이 작품은 크레딧이 다 올라간 다음에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과연 또 나올지 궁금하다. 별로 기대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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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맨 인 블랙
베리 소넨필드 감독, 린다 피오렌티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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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en in Black, 1997

  감독 - 배리 소넨필드

  출연 -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린다 피오렌티노, 빈센트 도노프리오




  예전에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벌써 16년 전인가? 노래방도 싫어하고 액션물도 안 좋아하는 친구였지만, 내가 억지로 끌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마 이 영화를 본 다음에 친구 취향의 멜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또 반쯤 바뀔락 말락 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재미있었다. 적절하게 진지하고, 적절하게 재미있으며, CG 장면도 촌스럽지 않았다. 합성 티가 나는 장면이 몇 개 있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직도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은 패러디되어 돌고 도는데,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 특히 기억을 조작하는 도구는 참 잘 만든 설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미국 드라마 내공이 쌓였는지, 그 때는 몰랐던 출연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헐, 이 배우가 여기에 나왔단 말이야?’하며 놀랐다.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이 몸속에 들어간 남자 에드거는 바로 ‘Law & Order C.I’의 형사로 나왔던 배우였다. 그 시리즈, 끝나서 참 아쉬웠는데. 거기다 ‘탐정 몽크 Monk’로 유명한 배우까지! 분장을 너무 잘 해서 출연진 명단을 보지 않았다면 못 알아봤을 것이다.


  줄거리야 워낙에 유명하지만 간략하게 적어보면,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외계인과 지구의 교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어떤 외계인은 지구로 이주해와 살기도 하고, 또 어떤 외계인은 관광을 오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어느 행성의 유력 인사가 지구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자 그 별에서는 지구에게 책임을 물으며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를 한다. 외계인 대책 기관인 MIB 요원들은 과연 시간 내에 암살범을 찾아내 지구를 멸망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우선 정체를 숨기고 지구에 사는 외계인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다양한 종류의 외계인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앨비스 프레슬리나 데니스 로드맨이 외계인이라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 사람들,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다른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니까. 어쩌면 한국에도 외계인이 있을 것 같다. 가끔 보면 딴 세상에서 온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보이니까.


  또한 MIB 신입 요원인 윌 스미스가 겪는 다양한 사건사고를 보는 것도 즐겁다. 외계인 아가의 출산을 돕는 장면은 여러 번 봐도 우스웠다. 덜렁대지만 실력 있는 신입 윌 스미스와 차분하고 경험 많은 선배 토미 리 존스가 보여주는 조합도 꽤 재미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든 생각이 있다.


  자신을 알건 모르건,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 채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 자신이 관리하는 외계인이나 같은 조직 내의 사람만 기억하고, 그 외 가족 친지 연인들에게서는 잊힌 사람이라는 건, 어떤 삶일까?


  어렸을 때는 MIB 요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폼 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다른 생각이 든다. 잊힌 존재로 살아간다는 건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한 삶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 토미 리 존스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가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아직은 MIB 요원으로 외계인을 만나며 사는 게 더 부럽긴 하지만. 보고 싶다, 외계인.


  외계인 얘기를 하니 갑자기 X 파일이 보고 싶어진다. 아, 멀더의 귀여운 그 미소. 아, 스컬리의 ‘멀더 어디 있어요?’하는 목소리. 그리고 스키너 부국장의 빛나는 대머리까지! 이것이 바로 기승전X파일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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