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웹툰: 예고살인
김용균 감독, 엄기준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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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Killer Toon, 2013

  감독 - 김용균

  출연 - 이시영, 엄기준, 현우, 문가영




  예전에 김혜수 주연의 ‘분홍신’을 만든 감독이라고 한다. 오! 그 영화 섬뜩하게 잘 봤는데! 그럼 이번 영화도? 하면서 기대를 하려고 했지만, 문득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닥터’가 생각났다. 그 영화의 감독도 전작이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그 영화는……. 그래서 기대를 반 정도 버리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공포 웹툰을 그리는 작가 지윤. 사실적이면서 오싹한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뛰어난 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 만화가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녀가 그린 웹툰대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경찰은 그 점에 주목하여 그녀를 추궁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지윤은 지윤대로 자신의 그림대로 일어나는 사건에 두려움을 가지며 사건을 막아보려고 애쓰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그녀의 눈앞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


  결국 그녀는 경찰인 기철에게 웹툰에 얽힌 비밀을 털어놓고야 만다. 그림의 원작 스토리는 자신이 돌봐주던 귀신 보는 소녀에게서 힌트를 얻었고, 매일 밤마다 팩스로 만화 콘티가 보내져온다는 것이다. 경찰은 그 말을 100% 믿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누가 팩스를 보내는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예고된 죽음의 만화는 경찰에게도 손을 내민다.


  영화는 섣불리 추측하지 못하게 상황을 이리저리 꼬다가 비틀어놓고, 배경을 은근슬쩍 뒤로 숨기면서 복잡하게 이끈다.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이 하나의 비밀이 풀리면, 또 다른 질문이 뒤를 이어 나온다.


  하나둘 밝혀지는 비밀이 과거와 얽히면서, 현재는 아수라장이 된다. 미래는 어떨지 짐작도 못할 정도이다.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모든 상황이 꼼꼼하게 연결되면서, 감독은 보는 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범인이 누구일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이 사람 같고, 달리 보면 저 사람 같기도 하다. 감독은 교묘하게 여러 군데에 장치를 분산시켜놓았다. 과거가 드러날수록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의 뒤통수를 거리낌 없이 후려친다. 음, 그래서 복잡한 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별로였을지도 모르겠다. 반전이 있는 호러 스릴러 영화는 감독이 자신이 생각하고 짜놓은 모든 복선과 암시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는데, 어떻게 관객과 교감하면서 제대로 보여주느냐가 제일 관건일 테니까. 그래도 이 영화는 너무 복잡하지도 않았다. 차분히 생각하면 퍼즐 조각을 다 맞출 수 있었다.


  구성과 더불어 좋았던 것은 표현이었다. 만화 장면과 연결되는 현실의 상황, 그리고 만화로 보여주는 어둠에 대한 표현은 기발하면서 어둡고 불길한 느낌을 더욱 더 강조했다. 아마 만화의 그림체가 사실적이면서 기괴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다. 혼자 튀거나 책을 읽는 사람도 없었다.


  올해 본 2013년 산 호러 영화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다. 좋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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