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루레이] 맨 인 블랙
베리 소넨필드 감독, 린다 피오렌티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6월
평점 :
원제 - Men in Black, 1997
감독 - 배리 소넨필드
출연 -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린다 피오렌티노, 빈센트 도노프리오
예전에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벌써 16년 전인가? 노래방도 싫어하고 액션물도 안 좋아하는 친구였지만, 내가 억지로 끌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마 이 영화를 본 다음에 친구 취향의 멜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또 반쯤 바뀔락 말락 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재미있었다. 적절하게 진지하고, 적절하게 재미있으며, CG 장면도 촌스럽지 않았다. 합성 티가 나는 장면이 몇 개 있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직도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은 패러디되어 돌고 도는데,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 특히 기억을 조작하는 도구는 참 잘 만든 설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미국 드라마 내공이 쌓였는지, 그 때는 몰랐던 출연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헐, 이 배우가 여기에 나왔단 말이야?’하며 놀랐다.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이 몸속에 들어간 남자 에드거는 바로 ‘Law & Order C.I’의 형사로 나왔던 배우였다. 그 시리즈, 끝나서 참 아쉬웠는데. 거기다 ‘탐정 몽크 Monk’로 유명한 배우까지! 분장을 너무 잘 해서 출연진 명단을 보지 않았다면 못 알아봤을 것이다.
줄거리야 워낙에 유명하지만 간략하게 적어보면,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외계인과 지구의 교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어떤 외계인은 지구로 이주해와 살기도 하고, 또 어떤 외계인은 관광을 오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어느 행성의 유력 인사가 지구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자 그 별에서는 지구에게 책임을 물으며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를 한다. 외계인 대책 기관인 MIB 요원들은 과연 시간 내에 암살범을 찾아내 지구를 멸망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우선 정체를 숨기고 지구에 사는 외계인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다양한 종류의 외계인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앨비스 프레슬리나 데니스 로드맨이 외계인이라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 사람들,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다른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니까. 어쩌면 한국에도 외계인이 있을 것 같다. 가끔 보면 딴 세상에서 온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보이니까.
또한 MIB 신입 요원인 윌 스미스가 겪는 다양한 사건사고를 보는 것도 즐겁다. 외계인 아가의 출산을 돕는 장면은 여러 번 봐도 우스웠다. 덜렁대지만 실력 있는 신입 윌 스미스와 차분하고 경험 많은 선배 토미 리 존스가 보여주는 조합도 꽤 재미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든 생각이 있다.
자신을 알건 모르건,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 채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 자신이 관리하는 외계인이나 같은 조직 내의 사람만 기억하고, 그 외 가족 친지 연인들에게서는 잊힌 사람이라는 건, 어떤 삶일까?
어렸을 때는 MIB 요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폼 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다른 생각이 든다. 잊힌 존재로 살아간다는 건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한 삶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 토미 리 존스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가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아직은 MIB 요원으로 외계인을 만나며 사는 게 더 부럽긴 하지만. 보고 싶다, 외계인.
외계인 얘기를 하니 갑자기 X 파일이 보고 싶어진다. 아, 멀더의 귀여운 그 미소. 아, 스컬리의 ‘멀더 어디 있어요?’하는 목소리. 그리고 스키너 부국장의 빛나는 대머리까지! 이것이 바로 기승전X파일의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