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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의 오만함

 

 

지상에 귀머거리, 장님, 정신병자가 존재하는데,
어떻게 이상을 품을 수 있는가?
어떻게 내가 다른 누군가가 볼 수 없는 빛을
즐길 수 있으며,
어떻게 다른 누군가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즐길 수 있겠는가?
나는 모두의 어두움에 책임을 느끼며,
빛을 훔친 도둑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우리는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빛을 빼앗고,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소리를 빼앗지 않았는가?
정신병자의 어두운 정신에 대해 우리의 맑은 정신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닐까?
그러한 일들을 생각하면 왜인지 모르지만
나는 용기와 의욕을 완전히 잃는다.
생각이란 쓸데없고, 동정이란 헛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동정심에는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흔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 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다.
우리를 위해 죽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다.
죽음을 당한 것이다.

 

- 에밀 시오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107~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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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다르게 줄 바꾸기를 해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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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글을 올립니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이 계속 폭로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미투 운동이 이 세상을 다른 세상으로 바꿔 놓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저처럼 딸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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