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런 글을 읽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문학과 예술은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단순히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는 반면, 문예 작품은 인간 삶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역사는, 인간 삶의 일반적 가능성을 재현하든 아니든,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단순히 기록한다. 반면 문학은 독자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도록 요청하면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주목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옳다. 대부분의 역사적 글과는 달리, 문학 작품은 일반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고,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32쪽~33쪽.

 

 

 

 

위의 글처럼,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는 것,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힘일 것이다. 위의 글을 읽으며 <미운 간호부>라는 감상문을 연관시켜 봤다.

 

 

 

 

 

 

 

 

 

 

 

 

 

 

 

 

 

 

 

 

 

 

2.

다음의 감상문에서 간호부와 아이 어머니가 얘기를 주고받는 장면은 소설의 한 장면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미운 간호부>

 

 

 

어제 S병원 전염병실에서 본 일이다.

 

 

A라는 소녀, 칠팔 세밖에 안된 귀여운 소녀가 죽어 나갔다. 적리(赤痢)로 하루는 집에서 앓고, 그 다음날 하루는 병원에서 앓고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는 사망실로 떠메여 나갔다.

 

 

밤낮 사흘을 지키고 앉아 있던 어머니는 아이가 운명하는 것을 보고 죽은 애 아버지를 부르러 집에 다녀왔다. 그동안에 죽은 애는 사망실로 옮겨가 있었다. 부모는 간호부더러 사망실을 알으켜 달라고 청하였다.

 

 

“사망실은 쇠 다 채우고 아무도 없으니까 가보실 필요가 없어요.”

 

 

하고 간호부는 톡 쏘아 말한다. 퍽 싫증나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 애를 혼자 두고 방에 쇠를 채와요?”

 

 

하고 묻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었다.

 

 

“죽은 애 혼자 두면 어때요?”

 

 

하고 다시 또 톡 쏘는 간호부의 말소리는 얼음같이 싸늘하였다.

 

 

이야기는 간단히 이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몸서리쳐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죽은 애는 혼자 둔들 어떠리!”

 

 

사실인즉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심정! 이 숭고한 감정에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가 나는 미웠다. 그렇게까지도 간호부는 기계화되었는가?

 

 

나는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과학적으로 볼 때 죽은 애를 혼자 두는 것이 조금도 틀릴 것이 없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볼 때에는…… 더 써서 무엇하랴!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 그의 과학적 냉정이 나는 몹시도 미웠다. 과학문명이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인류가 모두 ‘냉정한 과학자’가 되어버리는 날 이른다면…… 나는 그것을 상상만 하기에도 소름이 끼친다.

 

 

정! 그것은 인류 최고의 과학을 초월하는 생의 향기다. (주요섭씨의 감상문)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하고 인간의 기계화를 저주하였다. 그러나 논문처럼 이론으로써 주장하고 남을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

 

 

- 이태준 저, <문장강화>에서.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 병원에서의 한 장면을 포착하여 보여 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알게 해 준다.

 

 

-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의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 인간의 기계화를 경계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이 독자로 하여금 어떤 감흥을 일으키게 했다면, 그것은 논문이 아니라 감상문으로 씌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다.

 

 

- 독자가 아이 어머니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

누군가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내 마음이 힘들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사람이 문학 작품을 많이 읽으면 좋겠어.’라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이런 능력을 문학 작품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고친 문장)

(1)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2)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1)이 틀린 문장인 것 같아 (1)을 (2)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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