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후기>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을 고쳤다



며칠 전에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이란 글을 썼다. 특별히 깊은 사유가 들어가는 글이 아니고 그저 있었던 일을 단순히 나열하는 글이라서 짧은 시간에 쉽게 써졌다. 그런데 그 다음날 다시 읽어 보니 고칠 데가 많았다. 퇴고를 충분히 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고치는 작업을 했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삶의 역사와 지식을 나타낸다’라는 말이 있다.(𐌢) ⟶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나의 역사와 지식을 반영한다’라는 말이 있다.(〇)




책에서 읽은 것을 기억해서 그대로 옮겨 썼는데, 내 기억력을 너무 믿었다. 그 책을 찾아 봤더니 내가 쓴 게 틀렸다. 그래서 고쳤다.




그래서 함부로 자신의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다.(𐌢) ⟶ 그래서 함부로 자신의 글을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다.(〇)




‘사람들에게’란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 같아 고쳤다.




이 블로그에 올린 내 글들이 나의 일기장과 같기 때문이다.(𐌢) ⟶ 이 블로그에 올린 내 글들이 나의 일기와 같기 때문이다.(〇)




여기서 ‘일기장’이란 말은 틀렸다. ‘일기’라고 고쳐야 한다. 만약 ‘일기장’이란 말을 쓰고 싶다면, 문장을 이렇게 고쳐 써야 맞다. ‘이 블로그는 나의 일기장과 같기 때문이다’로.




이런 나를 보고 큰딸은 재밌는 표정으로 웃으면서,(𐌢) ⟶ 이런 나를 보고 큰딸은 재밌다는 표정으로 웃으면서,(〇)




‘재밌는 표정’이란 그 표정을 보는 사람이 볼 때 표정이 재밌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웃긴 표정’을 지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선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표정을 말하는 것이므로 ‘재밌다는 표정’이라고 써야 맞다.




그날의 주식 변동이나 은행 금리에 대해선(𐌢) ⟶ 그날그날의 주식 변동이나 은행 금리에 대해선(〇)




처음엔 ‘그날의’라고 썼다가 ‘그날그날의’로 고쳐 썼다. 하루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매일’을 뜻하므로 ‘그날그날의’라고 써야 맞다.




뛰어나게 잘난 사람은 만인이 모두 알고 있게 마련이어서, 만인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 잘난 척할 필요가 없으므로 잘난 척을 하지 않는다.(𐌢) ⟶ 뛰어나게 잘난 사람은 만인이 알고 있게 마련이어서,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 잘난 척할 필요가 없으므로 잘난 척을 하지 않는다.(〇)




‘모두’와 ‘만인’은 같은 뜻이므로 앞에선 ‘모두’를 뺐고, 뒤에선 ‘만인이’를 뺐다. 글은 경제성을 가져야 좋으므로 불필요한 중복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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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고치고 나서...>


글을 써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글을 올바르게 쓰기도 어렵고, 빼어나게 잘 쓰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어렵기 때문에 매력적인 일이다. 노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내게 있어 ‘노력’은 ‘매력’과 동의어다.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런 사람을 닮고 싶게 만든다.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노력하는 시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최소한 무가치하게 여겨지는 걸 하고 있지는 않다는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며, 노력하는 가운데 어떤 즐거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가 사용하던 노트북이 고장이 나서 내가 써 놓았던 많은 글들이 날아가 버렸다. 복구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 글들을 쓰느라 많은 시간 동안 행복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위안을 삼았다.


그래도 9년이나 사용한 노트북과의 작별은 좀 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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