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성공하고 싶으면 생각과 습관을 바꿔라”  

 

사람마다 ‘좋은 책’이 되는 기준의 우선순위가 다를 것이다. 정보나 지식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사람도 있겠고, 깊은 사고력을 보여 주는 책을, 또는 교훈이나 감동을 주는 책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일순위는 무엇보다도 흡인력이다. 흡인력이 있는 책은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든다. 꼭 깔깔 웃으며 보게 만드는 책이 아니더라도 그 다음 얘기가 궁금해져서 놓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서점에서 이 책이 눈에 띄었을 때 제목에 끌려 무심코 펼쳐 보았는데 몇 쪽 읽자마자 망설임 없이 사기로 결정하였다. 그만큼 흡인력이 강했던 것. 그리고 책을 구입하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우선 행간이 넓고 글씨가 큰 편이라 시원시원하게 보여 좋았고, 핵심이 되는 중요한 문장은 빨간색으로 써 놓아 읽기가 편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건 유익한 내용을 재밌게 풀어 쓴 점이다.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인 저자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그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배운 성공법칙을 잘 정리해 놓았다. 한 마디로 최고들에게 배운 것을 말해 주는, 자기계발서 같은 책이다.


책의 제목만 보면 힐러리와 콘디에 대한 책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그 두 사람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러 사람들을 다룬다. 다만 그들 중에서 힐러리와 콘디를 대표적 인물로 정해 제목을 지었다고 보면 된다. 저자가 우리나라 여성들이 힐러리나 콘디 같은 여자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보면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여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남자독자들이 배울 점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을 말하기 위해 특출난 여러 인물들의 강점을 나열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섰고 가장 영향력 있는 상원의원이었던 힐러리에게선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며 권력에 대한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 배울 점이고, 흑인여성으로서 최초로 국무장관이 되었던 콘디(콘돌리자 라이스의 애칭)에게선 남성 지배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공하기 위해 자신을 잘 단련하는 모습이 배울 점이다.


또 피터 드러커에게선 과거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점을, 스티븐 코비에게선 습관이 중요하다는 점을, 매들린 올브라이트에게선 사람을 커 보이게 하는 것은 자신감이라는 점을, 조지 W. 부시에게선 촌놈인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저자가 읽은 책 중에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책 속의 좋은 구절을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하는데, 읽다보면 나도 그 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떤 책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롭다.


저자가 인생을 ‘점 잇기’ 놀이라고 비유한 글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지금 하는 일이 무의미한지 중요한지는 지금 이 순간에 알 수 없으나 나중에 더 큰 그림 속에서 그 순간을 뒤돌아볼 때 점과 점을 이어봄으로써 비로소 이해가 간다는 것. 그래서 뭐든 열심히 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천년 동안에>에 나오는 구절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 세상은 어떻게든 살아보고 싶다고 강하게 강하게 바라는 자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어려움이 끼어드는 까닭은, 실은 그들을 위함이다.’ 그러니까 겁내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특히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여자들에겐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남자들은 조금만 알고도 많이 아는 척하는 반면, 여자들은 많이 알고도 조금만 아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손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들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척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세상은 ‘아는 척하는 열 개’에 가뿐하게 속아준다는 것. 실제로 저자가 대학 다닐 때 남자 동기들은 시험 때가 되면 항상 준비를 대단히 많이 한 것처럼 굴어서 ‘나는 큰일 났구나’ 하고 기가 팍 죽었는데, 정작 시험을 보면 그들의 성적은 별로였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실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아는 척하고, 실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처럼 굴고, 원래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체하는데, 이것은 무슨 나쁜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 아예 습관이나 본능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유능하게 보여 유리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사랑에 대해 언급한 것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하는 순간을 사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로 가정한다면, 2년 후 그 사랑의 강도는 반으로 줄고, 그로부터 다시 2년이 지나면 남은 사랑의 열기는 또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 공통으로 결혼 4년째가 가장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이렇게 이해해 버리면 인간이란 어차피 그렇게 생겨 먹은 거니까 변심한 애인 때문에 마음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는 덧붙인다. 열정적인 사랑에만 모든 것을 걸지 말아야 한다고. 공통의 가치라든지 다른 종류의 요소들을 포함시켜 사랑의 기반을 넓혀 갈 때, 비로소 동반자적인 사랑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고.


직장을 새로 구할 때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족? 절친한 친구? 아니다. 사실은 그렇게 친한 사람이 아닐 경우가 더 많단다. 마크 그래노베터의 논문 <직장 구하기>에 따르면, 개인적인 연고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친구’라기보다는 ‘친하지 않고 그저 아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저 개구리를 먹어라>라는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여기서 ‘개구리’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또는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말한다. 개구리는 아침 일찍 먹어야 효과가 좋단다. 즉 꼭 해야 할 일은 하기 싫어도 절대 미루지 말고 빨리 해치워야 한다는 뜻이다. 또 뭐든 3년만 매달려 보라고 강조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글을 인용해 놓았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지속적 학습을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스티븐 코비를 소개하며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데,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매일 반복하는 습관이 중요하니 결국 습관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할 정보를 듬뿍 준다. 특히 사회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을 모델로 제시함으로써 그들을 본받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책이므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니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나면 목표 없이 살고 있는 사람도 갑자기 목표를 세워서 치열하게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테니까.


내용상으론 이렇다 할 흠집이 없는 좋은 책인데, 편집에 관련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뛰어난 인물과 양서에 관한 정보가 꽤 가득한데 한 번 읽고 나서 그것을 다시 찾으려니 몇 쪽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목차에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해 놓았으면 편리했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은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메모를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생각과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는 첫 번째 이유일 것 같다. 그리하여 내게는 힐러리보다 강인선이라는 저자가 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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