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인격에 대해 생각해 본 그리고 체험해 본 지난 한 주였다. 겉으론 시민을 위한 '공공성'이니, 올바른 시민의 참여니 해도 결국 술자리에선 '개'가 되는 이 판의 명망가들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교수의 아내는 불쌍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진보'라는 명찰을 가슴에 붙이고 다녀도, 자신의 인격은 '진보'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학문 선배들의 아쉬운 태도들을 볼 때마다, <오빠는 필요없다>의 구절,구절들이 생각나 몸이 떨렸다.
자신의 학문 동료들을 쉽게 품평하고, 사회의 온갖 더러운 관습들을 잘못 배워온 것을 능수능란하게 "이것도 학문 사회 안에서 네가 견뎌야 할 불문율이야!"라고 으름장놓는 모습들을 체험하면서, 또 한 번 절망감을 느꼈다.
더 무서운 건, 그런 사람들을 신격화하는 사람들의 추앙, 그것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쉴드'들이다. 다른 학자들을 함부로 깎아내리면서까지, 자신들을 돌봐주는 이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애쓰는 자들의 언변을 들을 때, 나는 내가 낀 이 자리가 조폭들의 자리는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더 무서운 건 그런 태도들을 잘못 배워 나에게 고스란히 써먹는 내 동기, 내 후배들의 언변이었다)
과장되지 않는 비유이리라 믿는다. 학문 사회는 조폭과 군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얼른 이 네트워크 안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