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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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이클 코넬리"와 "시인" 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이름에 혹해 663페이지라는 두께를 두려움없이 잡았는데요. 풀리지 않는 살인사건에 괴로워하다 자살을 택한 형 션이 살인사건 기획기사 전문기자인 동생 잭과 쌍둥이라는 소리에  문득 어디선가 본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설마"라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읽기를 중단하지 못하고 쭉 읽어가게 되는건, 역시나 마이클 코넬리만의 재미와 스릴이 가득하기 때문일텐데요.  그래서 이미 읽은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음에도 그 다음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더라 생각을 더듬어가며 다음 장을 넘기게 됩니다.


형 션의 죽음에 생각지 못한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잭은 의문사에 대한 조사를 하다  형의 죽음이 다른   경찰관들의 자살사건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풀리지 않는 사건에 괴로워하는 경찰관, 그 사건에 오래 매달리다  죄책감을 가지게 된 그들이  자살을 선택하고 그들에게 평상시와 다른 유서가 남아있더라 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건이 꽤 오래전부터  계속 있었던 겁니다.  짧게 남긴 그들의 글이  에드거 앨런 포의 시구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이 사건은    FBI까지 참여하는 '시인'이 벌이는 연쇄 살인사건이 되고 맙니다.  단독 기사에 대한 욕심과 형에 대한 애정으로 사건에 참여하게 된 잭은 사건을 감추고 싶어하는 FBI의 '그들만의 성'을 뚫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위한 협상을 벌이기도 하고 레이철 월링 특수요원과의 사랑까지 얻어내며 대단한 활약을 보이게 됩니다.


"당신네 닭장에 지금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어요."-601

"시인을 읽지 않았다면 마이클 코넬리의 최고의 걸작을 놓친 것이다! " 라는 말처럼 영화를 보듯 이야기가 쭉 진행되게 됩니다. 시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것인가와 경찰의 수사를 비웃으며 계속 사건을 일으키는 시인, 그리고 그가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 누군가가 바로 옆에서 얼굴을 보이며 같이 웃고 울고 있을지 모른다는 걸  암시하는 이야기는 한 사람을 콕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하지만 마이클 코넬리는 그 사람이 그랬을  것이란 의심이 확신이 되었을 즈음에  '정말 이게 맞는 의심일까?' 라며  같은 단서가 새로운 의심을 일으키고  다른 이를 가르키게 되는 반전을 기가 막히게 주고 있습니다.


쫓고 쫓기는 수사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1996년 작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재미있게 읽히는 시인을 읽고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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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일격 밀리언셀러 클럽 136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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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은 된 사건일텐데요."

"9년입니다."라는  남자가 매튜 앞에 나타납니다. 9년전 8명의 연쇄살인으로 보이는 사건이 있었고 이제사 범인이 잡혔는데,  자신 딸의 죽음만은 그가 한 일이 아니라 했다는 겁니다.  경찰에서 손을 떼고  가끔씩 들어오는 일만 하며 살아가는 매튜는  진상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자 '지난 사건을 다시 꺼내는 건 후회가 될지도 모른다'면서도   마지못한 듯 움직이게 됩니다.


사연이 있는 듯 보이는 경찰과 억울한 죽음, 그리고   연쇄살인속에 자신의 살인을 묻어놓은 누군가가  피해자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아닐까 싶은  사건은 우리의 시선을 확 잡게되는데요.  매튜가 느리게지만 자신이 맡은 사건에서 쉽게 몸을 빼는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수록 뭔가를 찾기에는 너무 오래 전 사건이 어떻게 풀릴지도 궁금해지지만  매튜가 경고한 대로 사건이 밝혀지고 나면 괴로워지게 되는 사람이  누가 될지, 책임이 없다는 주변 인물들을   부지런히 눈여겨보게 됩니다. 


 로렌스 블록의 많은 캐릭터중에서도  매튜 스커더는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어둠속의 일격' 역시  사건보다 매튜의 뒤를 쫓아가는 듯  그를 더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점점  몸을 못 가누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술에 몸을 맡기는 그는 모든 걸 포기할지도 모르겠다는 위태위태함을 지니고 있는데요. 사건으로 만난 재니스와의 일은 오히려 둘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어질 정도가 됩니다.


 하나의 사건이 피해자와 가해자로만 끝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남은 가족들, 주변에 있는 이들, 그리고  사건을 쫓는   경찰들에게까지 지워지지 않는  슬픔과 두려움이 남게 된다는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이번  사건 역시 지워지지 않는 무거운 슬픔이 있음을 보여주지만, '너무도'라는 말이  들어가야 하는  어리석은 동기때문이였다는 게 드러나며 허탈함까지 주게 됩니다.  어쩌면 그런 사건이지 않을까 하는 예감으로 그가 더 쓰러질듯한 모습을 보인건 아니였을까 하게 되는데요.


 사건보다 어두운 골목을 비틀대며 걸어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오래 남는 이야기가 됩니다.   끔찍한 사건과 터무니없는 범행 동기를  싫어하면서도 도망가기보다  눈물 흘리는 이앞에서 말없이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게, 18권이 되도록 매튜 스커더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로도 나왔다는 그의 다른 이야기들은 누구를 위해 움직이는 그를 보여줄지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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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명탐정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노무라 고도.히사오 주란 지음, 김혜인.고경옥.부윤아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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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치안을 담당하던 "엽전 던지기의 달인" 제니가타 헤이지, 최초의 "체포록"이라는 장르를 열었다는 한시치, 기묘한 얼굴의 "추포꾼" 센바 아코주로 이렇게 세명의 활약을   오카모토 기도,노무라 고도, 히사오 주란이 써낸 이야기가 3편씩 들어있습니다. 미미여사의 에도시대 이야기에서도 만났던   오캇피키(요리키나 도신밑에서 일하는 평민 탐정),요리키(에도 시대 도시의 입법,사법,행정 등을 담당한 도지사급의 마치부교 바로 아래 직급으로 도신이나 오캇피키를 지휘하는 하급 관리)등이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인데요. '에도 명탐정 사건 기록부' 라는 제목답게 미미 여사 이야기보다는 간결하게 사건과 해결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에도 시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미미 여사 역시 새 작품을 쓰기전에는 오카모토 기도의 작품을 읽는다고 하는데요.  1900년대 초에 활동하던 작가들이 써낸 이야기지만  지금 보아도 꽤 재미가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고양이가 되었습니다."-204

라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들과 결혼하기로 한 처자를 자신의 임무가 중하다지만 너무 위험한 곳에 보내는 지나침을 보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일곱명의 신부가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동안 사라지는 과정이 너무 설명이 없었다던지, 범인이라 감만 오는 사람앞에서 죄를 고백하지 않으면 어찌하겠다는 엄포를 놓아 스리슬쩍 사건을 해결할수 있었다던지  하는 부분등이 지금의 추리물과 다르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이 오래 전  이야기를 꼭 사건 추적의 과정으로 보기보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본다면   완벽한 이야기 아닐까 합니다.


이 시대는  소문에 의하면...이라는 사람들의 떠도는 말로도  조사가 시작된다는 점도 특이한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부가 죄를 덮을 수 있는 시대이니만큼 고발하기를 기다리기보다 아무리 해도 감춰지지 않는  억울함이나 이상한 일들이 소문으로라도 떠돌면 찾아가서 확인한다는 점은 지금 보아도 멋지다 하게 됩니다.


사랑의 복수와 당장 눈앞의 것만 보는 사람들의 어리석음등을 사건으로 만나면서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동기만큼은 시대가 너무 달라졌다 싶은  지금도 여전한거구나 싶어집니다. 아슬아슬한 모험하기를 주저 않는 헤이지, 조금만 이상하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바로 출동하는 한시치, 자신의 위치에 상관없이 에도 제일의 체포 명인이라는 이름이 늘 어울린다 싶은 아코주로 이야기가 왜 지금껏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지 알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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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자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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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요?"-21

스스로 한 짓이냐는 질문에  끔찍한 몰골이 되버린    아내가 답합니다. 자신이 잠들기전에는 깨끗한 얼굴이였던 그녀가 말입니다.  자신의 수면장애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불안해하던 남편 레온은 도망치듯 짐을 싸 집을 나서는 나탈리를 보며  알게됩니다. 자신의 병이 재발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사고로  입양이 되야했던 레온의 몽유병은  그뿐 아니라 양부모들에게도  커다란 불안이였습니다. 한밤중에 칼을 들고 돌아다니는 레온을 발견했을때는 더더욱이나 말입니다.  그를 치료했던 의사는 '수면 상태로 돌아다니는 사람은 남들에게 유령 같다는 느낌을 주니까' 불안감이 생기는 것뿐이고 절대로  레온은  수면상태에서 나쁜 짓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 확답을 주기도 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레온은 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다행히 다른 부모에게 입양이 되면서  증상이 사라져 안심하고는 있었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던  레온은 나탈리의 행방불명과 그 전 후의 일들,  지난 며칠간 기억이 연결이 되지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접촉만으로 누군가의 기억을 읽는다는  시각 장애인 안마사 알리나와  알렉산더의 범인 찾기를 처절하게 그려간 "눈알 수집가","눈알 사냥꾼"의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이번에는 몽유병이라는 말에 우리가 떠올리는, 자면서 돌아다니는 그들이 벌이는  일들이 그들 기억속에 없기에 어쩌면 보통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끔찍한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자신의 수면 후를 찍기로 한 레온이 잠든 후 움직이는  자신의 행동에 놀라는 걸 보며, 우리 또한 몽유병 환자들이 수면 상태에서 불가능하다 여겨지는 운전이라던가 누군가와의 평범한 대화 등의 일상적인 활동을 했다더라 라는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내가 어떤 짓을 더 저지른 거야?'-281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하며 카메라에 찍힌 자신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게되는  레온을 따라가며 우리 또한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일지 혹은 그의 꿈속에서 하는 일들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에서 벌어졌다는 이상한 일들, 나탈리 아버지의 예기치 못한 말들이  하나씩  레온이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과 연결되면서 풀리는 듯 보이지만  끝까지 헤매는 레온을 보며  어느 것도 풀리지 않았다는 느낌도 받게됩니다.


자면서 가위에 눌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현실인듯 아닌듯한 악몽을 꾸고 난 이라면 레온이 가진 불안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어지는데요. "당신은 잠들었을 때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주는 피체크의 이야기, 이전 작과는 다른 느낌을 주지만 역시나 쫓기는 불안감에는 탁월한 그 아닌가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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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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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단편 6개의 이야기 "야경" 은 추리소설같기도 하고 공포소설같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짧은 길이가 다 아쉽게 느껴질정도로 끝난 뒤에도  또 다른 반전이나 더 무서운 진실이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주게 되는데요. 읽다보면 점점 어두운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될거라는 확신을 주는  이상한 힘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부하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는 한 남자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야경',  썸타던 여인의 말을 소홀히 한 죄책감에 그  여인을 찾아다닌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사인숙', 엄마의 미모, 아빠의 매력을 타고난 아이가 생각만은 너무 비뚫어져  그 다음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무서워지는 이야기 '석류', 비합법적인 일을 많이 하느라  인간의 마음을 잊은걸까 싶은  인과응보를 보여준 '만등', '난 어차피 문지기 신세야. 이 가게에 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짓도 못 한다오.'라는  홀로 가게를 지키는 사람과 그 가게에 들러 몇가지 질문을 하는 혼자 들른 사람의 대화가 점점 무서워지는 걸  보여주는 공포 영화의 정석인  '문지기', 나쁘게만 보이는 남편과  살아가던 참한 아내의 살인사건 속 진실을 다룬 '만원' 이렇게 6개의 이야기는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앞에서 주고 있음에도 겉으로 보아서는 알수 없는 인간의 속마음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혼자 있다 마주치면  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이야기라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요. 많은 사건 사고에 혀를 차고 걱정하다가도  금세 식어버리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나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어떤 나쁜 짓도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건지에 대한 경고가 되어주기도 하고,  잘못 살아간다면 어떻게든 인과 응보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주게 됩니다.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게 되는 이야기들이  앞에  아무렇지 않게 던져놓아진 단서들 안에 있었다는 걸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하는  요네자와 호노부는 이미 고전부 시리즈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데요.  다른 이야기들은 어떻지 그의 이야기 세상이 궁금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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