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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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무슨 소동이 벌어질지 제가 어떻게 안다고 그러세요."

"그게 정말인가요? 저는 선생님이 일이 벌어질 것을 미리 미리 알고 끼어드는 줄 알았는데."

"쳇!"-217


만년 경찰이기는 하지만 베테랑인 우루시자키 경찰에게서 이런 불평아닌 불평을 듣는  시노부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반 학생 아버지에게 생긴 살인사건에 억지로  끼어든다 싶었는데  의외로  예리한 면을 보이는 그녀는, 경찰로 근무해도 되겠다 할 정도로 뛰어난 체력과 날카로운 직관, 그리고 사건에 스쳐간 수많은  대화들을  기억했다 사건에 응용하는  좋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나 가해자에게  사정이 있는 걸 알게되면, 사건에 관계없이  가엾어 하는 따뜻한 마음까지도 말입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그녀의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투박한 말투 역시 읽다보면 말괄량이 소녀로 여겨질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이런 그녀다보니 사건 해결하다말고 삼각관계 주인공이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싶습니다.


'시노부 선생님의 ...'라고 시작되는 다섯 건의 사건 모두에서 중요한 단서를 잡아내는 건 역시나 시노부 선생님이기에  한 팀인 우루시자키 경찰에게서는  찬탄을, 그리고 다른 한명인 신도에게는 사랑을 받게되지만 그 사랑이 진도가 나가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건 해결 좋아하는 탐정들이  늘 그렇듯 그녀가 지나가는 곳에는  기다렸다는 듯 사건이 터지기때문인데요.  모든 일에  열심인 그녀라서인지  점점 경찰이나  반 아이들 모두 그녀를 믿고 사건이나 자신의 일에 대해 의논하게 됩니다. 이렇게   다 인정하는  그녀의 여러 매력때문인지 읽다보면 명탐정 코난과 우왕좌왕하다 결국 사건을 풀어내는   또래 탐정단의 모습이 보이게도 됩니다. 그건 아이들과 사건에 등장한다는 모습때문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여러 증거를 가진 사건이거나 혹은 그 반대로  아무 단서도 없는 사건에서  코난 일행이 그랬듯,  뭔가 어울리지 않는 걸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는 점때문입니다.  물론 코난이 그랬듯 그녀가  경찰들 옆에서 지적하는거죠. 그리고   그 부분이 어떻게 이상한지를 알려주고 나서야   우리가 "진짜 그게 그러네" 라고  한다는 점까지 말입니다.


약간은 코믹하게  그녀와 학교 아이들, 그리고 신도와 그녀의 맞선남 혼마 이야기를 사건에 얹어 가고 있는데요. 코믹과 진지한 사건, 그리고 사랑과 감동까지 있기에 초창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느낌을 살짝 느껴보게 됩니다.(1988년작이라 하니,,) 1992년에 시리즈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하니 아직 못 본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 다음 사건 이야기만큼 기대가 되는 건, 혼마보다는 신도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사랑찾기입니다. 아무래도 당찬 그녀니만큼 다른 결정을 할수도 있겠지만  오직 하나만 생각할줄 아는 신도 형사의 뭘 모르는  우직함이 진심이라는 걸 알기에, 시노부 선생 역시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데요.  


 사건마다 조금씩 변하는 그녀의 주변 이야기가 등장하는지라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이야기가  더 짧아진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다음에  만난다면  '유쾌한 시노부 탐정' 이라 부르고 싶은    그녀의 이야기 역시, 다른 많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들을 기다리듯  기다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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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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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삼부작'의 마지막  "데빌스 스타"는  해리, 그와 톰과의 악연이 어떻게 끝을 맺을까가 궁금해   맨 뒷 장으로 먼저 넘기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각자 저마다의 천직이란게 있는 거로구나 싶게   트라우마에 끙끙대는  해리지만,  사건에서만은  경찰로서의 날카로운  눈매 덕택에 많은 사건을 해결해왔습니다. 하지만   팀원이였던 엘렌의 죽음후로는  영 사건과 일상생활에 관심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어려움을 딛고 사귀던 라켈과도 멀어지게 되구요. 그런 그의 방황은   그를 아끼는 묄레르 경감조차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상태가 되게 하고,거기에 그보다 더 인기가 많아 경찰로서 안에서나 밖에서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는  톰에 관한  말도 안되는 주장에 더 이상  두고 볼수만은 없는 일이 됩니다.


늘 선을 향하지만   좌절에 빠져있는 해리와  선과 악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할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톰 볼레르는 이번 이야기에서 수사하는 다른 방식뿐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도 보여줍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드러날수록  자신들을 괴롭히는 사건들이 그들 모두에게 있었지만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보여줍니다.  외로웠던 어린시절의 상처를 안고 자책하며 살아가는 해리와는 달리, 톰은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해결해왔던 겁니다. 그렇게   같으면서도 다른 그 둘에게   세상사라는 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보여주듯, 해리가 맡게 된 사건이 톰이 맡고 있는 사건과 동일범 짓이라는 단서가 드러나며  서로를 위협하며 공조하는 이상한 수사가 시작되게 됩니다. 연쇄살인이라는 단서를 숨막히게 쫓아가면서도 으르렁대던 그들의 관계는 위협에서 포기로 가는 해리와는 달리, 점점 해리에게 연대를 하자는  톰의 위협이 먹히게 되면서 해리는 또 다른 결정을 해야하게 됩니다.


이렇게 데빌스 스타는 악마의 별이라는 표시를 남긴 연쇄 살인범을 찾는 과정속에서  쫓기는 해리를 보게 됩니다.  사건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자신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해리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경찰직을 내놔야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지친 그에게  톰을 비롯한 거대 세력이 자신들과의 연대가 아니라면  라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협박과 악인을 향한 진정한 선의 승리를 팀이되어 이루자는  달콤한 유혹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톰의 해리를 잡으려는 작전과 해리의 톰을 잡으려는 작전이 그들이 해결하려는 사건과 맞물려가며   해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어떤 선택이 되었든 톰과의 대결은 피할수 없을것이기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게될지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심지어는  목숨의 위협이 있더라도 선의 그림자속에 쭉 서있을거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해리일겁니다. 이번 이야기에서처럼 술에 절고, 밤마다 찾아오는 악몽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제껏  사건을 맡으면 생기게되는 선과 악 사이에서 매번 고민하면서도  그 끝에 옳은 선택을 해왔다는 걸  보여줘왔기때문에  말입니다. 그래서 해리 주변에 있는 이들이 비틀거리는 해리를 끝까지  믿게되듯, 우리 또한 그가 어떤 일에도 정의로운 결정을 할거라  믿는 것이구요.  '해결 안 될 것같은 일을 해결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이  해리 이야기를 계속 찾게되는 이유일겁니다.


 하지만 해리와 톰의 마지막 이야기는 생각보다 씁쓸함을 주게 됩니다.  그건  알고보면 진짜 악인은 없다라는 생각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거칠면서도 황량한 마음속에 사랑을 품고 있는 형사 해리, 그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이번보다는 좀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팀으로도 훌륭해보이는 베아테와 외위스테인과의 다음 사건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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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3 - 에이전트 6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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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말해주겠니? 뭔가 잘못되면?"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럴게요."
레오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87


수사관으로서의 촉은 자신을 뺀  가족들의 뉴욕행 여행을 취소하라고 하지만 아내 라이사의 말처럼 지금 이 여행을 멈춘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거라는 걸 알기에 레오는 '노파심'이라 여기고 애써 불안을 덮게 됩니다. 하지만  며칠전부터  달라진 엘레나는  계속 그의 신경을 거스르고,  손만 뻗으면 닿는 그녀의 매트리스 속 일기장이 모든 걸 말할 것이라는 걸 알지만 이제는 비밀경찰이 아니라 단순히 딸을 사랑하는 아빠로 살고 싶기에   모르는 척 하기로 합니다.


레오가 그렇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예민한 이유가 나옵니다.  과거를 통해  남의  일기장들을  검열하면서 보낸 세월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보여주기때문입니다.  써놓은 사람도 몰랐던  단어와 숫자, 그리고 그림이 검열의 눈으로  의미를 갖고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들이  '혹시나' 에서  '역시나' 로 보인다는  걸 아는지라,  그 속에서 보낸 세월의 기억은  빵을 만들며 보내고 있는 지금도 레오를 괴롭히고  매사를 조심하게 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가족에게만은 그런 세상을 알려주고 싶지않아   이상스런 기분을 그냥  묻게 됩니다. 


이렇게 세번째 이야기는 레오가 16년을 기다려야했던 사건을 통해 그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그것이  50년대 모스크바의 살얼음판조차 두려움없이 꿋꿋이 걸었던 레오와  통제의 시대를 거쳐 자신의 가족을 완벽하게 만들어가던 라이사, 그들에게 일어난 수상한 사건을 통해서라는게 슬프긴 하지만 말입니다.


냉전의 시대와 냉전 후는 당연히 다르다라고들 하지만  그 사이를 여전히 숨졸이며 살아가야하는   레오의 이야기는   1편이 사건으로 눈을 잡았다면,   2편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변해가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단단한 남자 레오가 그를 쫓는 이들을 어떻게 뿌리치게 될지가, 3편에서는 똑바로 서있고자 하나 시대의 잔인한 흐름에 결국은 휩쓸리게 된 레오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제까지가 레오 입장에서 본 그들 나라에 관한 것이였다면 3편에서는  레오부부처럼 자신 뜻에 안맞다고 주장한 후  배척당하는  미국인 제시 부부를 보여준다는 것이 약간 다릅니다.   숫자 하나, 그림에 그려진 선조차 의미를 두고 보는  세상에서뿐 아니라  모든 게 지유롭고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세상에서조차  권력을 지닌 몇몇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이라면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걸 통해 이 세상에 음모론이 그렇게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사건을 통해 그가  잃어버린 게 뭔지 알면서도 어떤 선택을 할지 희망을 걸어보는 건,  정의를 행하는 게 내 뜻이 한번이라도 틀린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커다란 권력이기보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고민하고 아파해본 사람이 오히려   사랑하는 상대까지 위하는 마음으로, 많은 이들이 인정할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에이전트 6'를 찾아야만 하는 사건은  험난한 과정에 비해,  결론이 내려지기까지가 너무   짧아 허무하긴했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한 사람만을 뜨겁게  사랑한 차가운 남자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이면 더 생각나지 않을까 해보게 됩니다.  50년대의 차가운 모스크바에서 80년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시기까지의, 그리고 그 후로도   전쟁과 스파이, 그리고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세상을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는 안쓰러운 생각때문인지 그의 이야기에서 끝까지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슬아슬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 이야기가 담긴   3편  모두  같지만 다르게,   냉전의 시대를 더 가슴아프게,  권력욕의 무시무시함을 새삼 끔찍하게, 그리고 존중받지 못하는 선택의 소중함을 꽉 차게 담아냈기에 영화로 만나게 된다는 레오 이야기는 어떤 모습이 될지 더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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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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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의  시작이 너무 강렬해서인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데, 한 시대의 변화를 알리는 '비밀 연설문'에 얽힌 사건을 쫓아가는 레오의 두번째 이야기 역시 엄청납니다. 1956년을 살아가는 레오는 아내 라이사와 입양한 두 딸 조야와 엘레나와 살아가고 있습니다. 라이사를 사랑하고 이제는 딸이 된 아이들도 사랑하지만 그의 과거는 아내와의 사랑뿐 아니라  자신 부모님의 죽음을 기억하는 딸 조야와도 거리를 두게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MGB(체키스트, 비밀경찰)라는  거짓과 배반이 넘치는 피비린내나는 일을 끝낸  그는 그나마 살인수사과를 맡아 진짜 사건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는데, 연달아  그처럼 과거 국가 보안요원이였던 이들이 죽은채로 발견되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구소련의 공포 정치동안 원한에 찬 이들이 많을수밖에 없지만,  계속된 사건은 레오에게  7년전 그가 고발한 라자르를 떠올리게 합니다.


공포정치가 느슨하게 풀린다 싶은 이 때, 흐루쇼프 서기장이 그동안 있었던 경찰들이나 고위 정치인들의 무차별 살인과 폭력을 인정한다는 비밀아닌 비밀 연설이  '보도 금지'라는 멀쩡한  종이로 배달되면서   세상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과잉 충성했던 이들이 과거의 망령에 쫓기는 일이 생기게 된 겁니다. 하지만 그 틈을 타 누군가는 세상의 전복을 노리게되고 또 누군가는 그럼에도 더 단단하게 자신들의 세상을 굳힐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차라리 쫓기던가 쫓으라고 명령을 했던 사람들은 손을 잡게되지만  그 체제에 자신도 살기위해 복종했을뿐이라는 이들은 정신차려보니 자신이 한 일이 두려워지게 됩니다.  복수를 꿈꾸는 이들의 원한뿐 아니라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을 괴물로 바라 볼 가족들의 원망어린 시선이 더  두려워지는, 비밀경찰이였던 이들이  할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게 되고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일때문에  레오 역시  자신이 강제 노동수용소에 보낸 후 잊으려고 했던  라자르를 만나러 가야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의 권력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있거든. 우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철권통치를 해야 해.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시민들이 전과 같이 우릴 사랑해주길 바랄 수는 없지.  앞으로도 우리가 사랑받을 가능성은 없으니까, 반드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지."-361

이제는 레오 개인의 일이 되지않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커다란 욕망을 사람들의 두려움속에서  지키고 싶어하는 윗 선들의 계략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는 일이 생기게 되니 말입니다. 레오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남은 생을 수용소에서  포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의 목숨줄을 여전히 쥐락펴락하고 싶은 정치권들의 욕망안에 갇힌 사람들, 그리고 그 틈에 숨죽이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보이게 되고, 당했다 싶은 이들은  '복수'라는 꿈을 꾸며 자신들의 모습을 하나 둘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러다 복수 삼부작이 되는 거아닐까 싶게, 인간이 가진 욕망과 복수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한것인지를 레오를 쫓아가며 볼 수 있습니다. 쫓다가 쫓기는 입장이 된 레오 역시 친구를 위해 울게되고, 딸을 위해 복수를 꿈꾸는 인간이 되어갈수 밖에 없기때문입니다. 그런 그를 어떤 순간에도  지켜준 건,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그의 마음때문일겁니다. 이렇게 차일드 44는 원치않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린 개인이 마음을 잃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편보다 오히려 더 촘촘하고 더 커진 이야기이기에 전쟁에 휩쓸린 개인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영화를 본듯한 느낌마저 들게됩니다.(영화로도 나왔다지만...) 29살이라는 나이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어떻게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의 시작을 하고, 그 뒷 이야기 역시 무게로 눌러가며 쓸 수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드는 '톰 롭 스미스'의   다음 레오 이야기는 뭐가 될지, 더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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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hwang 2015-06-2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막 시크릿 스피치를 읽었습니다. 님의 서평을 보니까 책을 한번 쭈욱 본것 같네요. 1부보다 더 스케일이 커졌고 정교해진것 같아요. 하긴 러시아는 땅이 하도 넓어서 국내만 다루어도 스케일이 만만치 안은데 해외까지 손을 뻗쳤네요. 정밀한 고증도 놀랍고 속고 속이는 인간관계도 흥미있었습니다. 서평을 썼으니 한번 들러 주세요! http://blog.naver.com/rushwang

어떤하루 2015-06-22 22:14   좋아요 0 | URL
재미있죠.^^ 각각 다른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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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뭔가에 조금씩 홀리고 있었다."-142

사건이 일어나기전에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되는 건지, 사건에 휩쓸린 후 많은 이들이 그런 말을 합니다. 뭔가에 홀린듯했다구요. 너무나 정상적으로 일상을 지루하게 보내던 나오미 역시  친구 가나코가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무서운 계획을 짜는 자신을 보게됩니다.


"역시 폭력은 병이다"-53

이렇게 무시무시한 계획을 그렇게 빨리 결정해도 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모든게 너무 빨리 진행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가나코가 이혼이나 법의 호소가 아닌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와 처음에는 이혼을 권유했지만 결국 가나코가 자유의 몸이 되기위해선 어쩔수 없다는 체념을 나오미가 그렇게 빨리 하게 된  이유가  드러나며 우리 역시 앞으로의 계획에 불안해하는 그녀들처럼 불안해지게 됩니다.


결국 잡히게 될텐데,  남편이 눈치채지 않을까,  그녀들에게 끝까지 행운이 함께 해줄까 (이럴땐 어떤 걸 행운이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란 걱정속에서  그녀들은 결국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하고 빨랐고 모든 것을 고려했다 싶었던 그녀들의 계획이 헛점투성이였다는 게 밝혀지며  숨죽이고 있던 그녀들에게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의외로 대담하게 자신들 뒤를 쫓아오는 추적에 대항하는  그녀들 편에 서게 되는 건,  폭력에 어쩔수없이  무릎꿇고 살아왔고  그러다  결국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었다는 사람들의 모습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라도  자주  들여다 본 적이 있고  또 '만일 그런 경우라면' 이란 생각을 한번 이상씩 해봤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야기마다 다른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주는 오쿠다 히데오님의 이번 이야기는 폭력이 불러오는 또 다른 폭력과 불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당한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당한 폭력을 선택한 그녀들을 이해하면서도 이렇게 불안해지는 건, 폭력 자체가 갖는 불안이 주변에도 퍼져나가기 때문 아닐까 하는데요.


'남쪽으로 튀어', '공중 그네','침묵의 거리에서','걸','최악','야구를 부탁해'등의 많은 이야기에서 유머러스하다 독설로, 부드럽다 싶다가 난폭하게, 그러다 또 전혀 다른 푸근한 자신을 보여주기도 하는 오쿠다 히데오님은  이번 이야기에서는 빠르게 진행된 하나의 사건과 금방 드러나는 허술한 사건처리를 통해  사람들 사이를 흐르는 폭력을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어머니가 맞고 산다는 걸 모르는 척 했던 나오미, 자신의 오빠가 폭력을 쓴다는 걸 알았음에도 입을 다물었던 시누이를 통해서는  친구의 남편이고  오빠였던 다쓰로의 죽음으로 다시 폭력이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고,  일본의 깨끗함과 정직함을 부러워하는 중국인 아케미와는   반대로 그들의 부정직성과 더러움이 사람 살만한 곳이냐고  비웃었던 일본인  나오미와 가나코가  자신들이  살 곳으로 선택한 곳이 중국이라는 사실은  어떤 지역, 어떤 나라의 특성을 직접 다 보지도 않고 '그렇다더라'라고 인정한다는 것 역시    잘못 생각한 것이 아니였냐는 걸 보여주며  알게 모르게 넘기는 폭력이 꼭 육체적인것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끝까지 그녀들의 운명을 가늠지을수 없다는 게 이 이야기의 재미아닐까 합니다. 초반부터 그녀들이 쫓기기 시작하면서 이미 어떤 운명을 예감하게되는데, 막상 그 대목에 이르게되면 또 어떻게든  빠져나가게 되기에 다음에도 그렇수 있지 않을까 란 희망과 불안을 함께 키우게 되니 말입니다. 알것같은데  모르겠는, 마지막 이야기 역시 앞 부분을 보고 든 생각과 다르기에  역시나 오쿠다 히데오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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