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여신
한동오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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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기에 오늘만큼 좋은 날도 없었다."-7

 행복해야 하는 남자의 아픈 기억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사설조사라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 기억속에 있는 아내를 찾지 못하는 남자 태하는 언제고 냉철하지만 딱 하나, 아내를 찾지 못했다며 경찰이  보내는 메세지에만은  고개를 떨구게 되는데요. 그가 살아가는 2025년이 멀다 싶으면서도 생각해보면  그다지 멀지 않은 때라서 그런지  새로운 기계들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다른듯 같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많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 그에게  딸을 찾아달라는  차수연이란 여인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건가 싶었는데 태하를  지켜보는 '나'라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가 2505년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우리를 '어?' 하게 만드는데요.   태하가 살아가는 세상이  거대 기업 스카이텔레콤으로 인해   조금씩 무너져 내리듯이,  '나'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도 우주에 있는 모든 입자를 가상현실화 했다는  '버추얼 코스모스'와 다가오는 우주 종말 '빅 크런치'에 의해 위험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묘하게 겹쳐지는 그들이 두 개의 평행 우주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미래의 세상과 더 먼 미래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순식간에  교차되는 그들의 세상이야기는    매트릭스가  떠오르기도 하고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라고한  장자의 이야기가 생각나게도 되는데요.


 차이나 타운의 뒷골목과 험한 인상을 가진 이들사이에서 사라진 소녀와 아내를 찾기위해 피를 흘려야만 하는 태하와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점점 헷갈리기 시작하는 '나'를 보면서 우리는 낯설어하던 이야기에서 점점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 세상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궁금하게 됩니다.


사건과 추적, 비밀과 진실,  삶과 죽음에 현실과 가상,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거나  미래라는  여러 요소가 들어가 있음에도   동양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는데요. 그건  죽어서도  자식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와 나이들어갈수록 죄송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아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이나  사라진 아내가 진짜가 아닐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음에도  무조건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지않는 태하의 고집스런 순정, 자신의 위험앞에는 적당히 무릎꿇을 수 있으면서도  의리만은  배신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 위험속에서도 뚜렷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뚝심으로 밀고 나가는 태하를 보면서는 미래 세상에서도 중요한 건 마음인걸까 싶기도 하고, 사물 인터넷을 넘어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 바라고 있는   완벽한  가상현실을 이루었음에도  오히려 너무 생생해  현실을 놓아버린  인간들때문에 벌어진  암울한 미래 모습은   '변하는 가치'를 어떻게 따라야 할지를 고민하게도 되는데요.  


두 평행 우주를 관통하는 건   허상이라도 좋다며  우선 좋다면   자신을 망쳐도 좋다고,  그 어느 순간에도  욕망을 접지 못하고 막무가내인    사람들입니다. 그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이들을 찾아야 하는 자 '태하'와  그 세상이 낯선 '나'가 결국 같은 끝을 향하게 되는 건  보이지 않는  동그라미 위를 돌고 있는  모습으로,    윤회나   벗어날 수 없는 생의 굴레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그 이야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마지막이 보여주는 새로운 시작까지,  간단하면서도 복잡하고 그러면서 그 반대가 되기도 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점점 매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진짜 마약은요. 바로 이미지입니다. ...

우린 이미 오래전부터  훨씬 더 거대하고 견고한 가상현실 속에 고객들을 가둬놨단 말입니다. 우리가 중독시킨 고객들은 우리가 만든 이미지 안에 갇혀서 평생 그 이미지만 소비하며 살다가..... 일단 이미지가 사회를 슬슬 굴려놓으면, 사회는 또 현실을 반영한답시고 더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허구가 현실을 만들고, 현실이 허구를 만드는 거죠. 영원한 쳇바퀴예요."-303


미래라는 말로 지금의 우리를 꼬집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날카로운 거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  매력을 보여준  한 동오님이  다음에  내놓을 두번째 이야기는  어떤 복잡함을 품고 있을지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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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3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것 같아요~^^
약간 어디선가 본 드라마 분위기가 나긴하지만 ㅡ^^

어떤하루 2016-01-31 19:38   좋아요 1 | URL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어가게된답니다.
담고 있는 이야기도, 하고 싶은 이야기도 굉장히 많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장소] 2016-01-31 21:58   좋아요 0 | URL
국내 SF물도 발전이 있나봐요.^^
평행우주..이런거 무지 좋아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