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자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요?"-21

스스로 한 짓이냐는 질문에  끔찍한 몰골이 되버린    아내가 답합니다. 자신이 잠들기전에는 깨끗한 얼굴이였던 그녀가 말입니다.  자신의 수면장애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불안해하던 남편 레온은 도망치듯 짐을 싸 집을 나서는 나탈리를 보며  알게됩니다. 자신의 병이 재발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사고로  입양이 되야했던 레온의 몽유병은  그뿐 아니라 양부모들에게도  커다란 불안이였습니다. 한밤중에 칼을 들고 돌아다니는 레온을 발견했을때는 더더욱이나 말입니다.  그를 치료했던 의사는 '수면 상태로 돌아다니는 사람은 남들에게 유령 같다는 느낌을 주니까' 불안감이 생기는 것뿐이고 절대로  레온은  수면상태에서 나쁜 짓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 확답을 주기도 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레온은 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다행히 다른 부모에게 입양이 되면서  증상이 사라져 안심하고는 있었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던  레온은 나탈리의 행방불명과 그 전 후의 일들,  지난 며칠간 기억이 연결이 되지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접촉만으로 누군가의 기억을 읽는다는  시각 장애인 안마사 알리나와  알렉산더의 범인 찾기를 처절하게 그려간 "눈알 수집가","눈알 사냥꾼"의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이번에는 몽유병이라는 말에 우리가 떠올리는, 자면서 돌아다니는 그들이 벌이는  일들이 그들 기억속에 없기에 어쩌면 보통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끔찍한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자신의 수면 후를 찍기로 한 레온이 잠든 후 움직이는  자신의 행동에 놀라는 걸 보며, 우리 또한 몽유병 환자들이 수면 상태에서 불가능하다 여겨지는 운전이라던가 누군가와의 평범한 대화 등의 일상적인 활동을 했다더라 라는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내가 어떤 짓을 더 저지른 거야?'-281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하며 카메라에 찍힌 자신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게되는  레온을 따라가며 우리 또한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일지 혹은 그의 꿈속에서 하는 일들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에서 벌어졌다는 이상한 일들, 나탈리 아버지의 예기치 못한 말들이  하나씩  레온이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과 연결되면서 풀리는 듯 보이지만  끝까지 헤매는 레온을 보며  어느 것도 풀리지 않았다는 느낌도 받게됩니다.


자면서 가위에 눌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현실인듯 아닌듯한 악몽을 꾸고 난 이라면 레온이 가진 불안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어지는데요. "당신은 잠들었을 때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주는 피체크의 이야기, 이전 작과는 다른 느낌을 주지만 역시나 쫓기는 불안감에는 탁월한 그 아닌가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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