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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고 백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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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칫솔만 챙기면 세상 어디에서도 찾지 못할 것 같던 잭 리처가 멈췄습니다. '61시간' 이라는 이야기에서 만났던 매력적 보이스의 주인공이자 자신이 주둔했던, 그리고 지휘했던  110 특수부대 사령부에서 예전  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수잔 터너 소령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길을 가다가도 괜한 사건에 휘말리는 리처답게 그가 찾아 가기 전날부터 찾아오는 의문의 사내들에,   터너가 영창에 가게 됐다는 소식에  그가 군인이였던  16년전 저지른 사건들이 다시 재판 준비중이기에  군인으로의 재소환이라는  불길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그를 찾아오게 됩니다. '이대로 떠난다면...'이라는 여지를 주는 누군가이지만 그렇다면 그는 혹은 그들은  잭 리처의 기록을 잘못 들여다 본것이 확실한 겁니다. 자신이 있는 자리를 떠나게 만드는 건, 오로지 그의 결정이기때문입니다. 이유도 모른채 반 강제로   그 상황을 벗어난다는 건 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대목쯤에서 남자들이건 여자들이건 그에게 무조건의 환호를 보내게 됩니다만~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도 주먹보다 머리가 더 빠르기에 늘  의외(?) 라는 생각을 주는 리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해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가 정리를 위해 다녀가는 곳마다 다시 사건이 생기고  관련이 있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겁니다. 그래도 그는 누구?,  역시 잭 리처라는 이름답게 군대 영창에 갇힌 터너와 함께 탈옥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사건을 조작해  그의 입장을 자꾸 난처하게 하는 일당뿐 아니라   그들을 잡으려는 군인 무리들까지 뒤에 둔 채로 군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들게  됩니다.

 

외로운 늑대라는 느낌을 주던 리처지만 이번 터너와의 호흡은 꽤 괜찮아 새로운 느낌을 주게 됩니다. 다른 사건들보다  의논도 많아지고 뭔가 비슷해보이는 그들이기에  괜한 희망을 가져보게 합니다. 더군다나  16년전 사건중 하나로 나타난  그의 딸일지도 모르는 소녀의 등장은 사실 잭 리처가 많은 외로움에 찌들어간 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기에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옮기는 곳마다 시간차로 나타나는 적이나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줄듯 자세한, 무기가 되는 그의 몸짓 하나하나는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뒤를 쫓느라 그가 다녀갔음직한 곳에 나타나 행패를 부리는 이들에게 당하는 이들에게  신경을 쓰는 리처의 몸짓이 좀 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그만 멈춰야 하는 건 아닌지. 썸과 쌈 사이를 기막히게 타던 남자라 얄미운 생각도 들고, 모 아니면 도라는 협박에도 오로지 자신 하나만 가지고 덤비는 미련없는 삶이라는 무모함에는   가지 못할 길이라는 부러움도 있었지만 터너에게 털어놓는 어렸을 적 남다른 기억이나 그동안 삶에 대한 이야기에선 외로움도 느껴지는 터라  앞 이야기와 달리  리처의 인간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난 이야기가 아니였나 합니다.


잭 리처시리즈는 1997년 이후 총 19편이 나왔다고 하는데 다음 이야기 Personal 역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잭 리처가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무작정 무모하지만은 않은 남자. 갖가지 사연과 지나간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는 걸 알기에 가는 그의 뒷모습을  잡고 싶을만큼  매력적이라   다시 한번 그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게 됩니다.


"난 헌병이요. 사내이기도 하고, 내겐 감정이 없소."-207

"이제 당신이 몸을 담근 물속에는 피가 번질 거예요. 그게 당신의 것일지 그들의 것일지는 모르겠지만."-208

"난 당신을 만나고 싶었소. 그게 전부였소. 그래서 당신을 만났소. 임무가 끝난 거지."-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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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의 도시 2 스토리콜렉터 2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로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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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던 넬레 노이하우스가  이렇게도  사건을 풀어가는 구나 싶어 약간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  '상어의 도시'는 그녀의 가장 최근작이 아니라 데뷔작이라고 한다.  똑똑할뿐 아니라 용기까지 가진 독일 투자은행가이자 많은 남성들의 시선까지 한눈에 사로잡는 아름다운 여인인  알렉스 존트하임이 LMI란 회사에 들어오면서 생긴 일들은,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작가는 역시나  데뷔작부터  다르지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M&A 분야 전문가로 유명한 알렉스는 LMI에 입사하면서  더 승승장구하게 되고  많은 파티에도 초대받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그런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그녀의 주변에는 생각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매력적인 세르지오가 자신에게 빠졌다는 생각에 마냥 흐뭇한 알렉스에게  그녀가 다니는 회사나 세르지오에 대한 경고를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주기 시작하지만 아름답게만 보이는 세상에 흠뻑 취한 알렉스는 우선 지금의 누림을 그냥 즐기기로, 그리고 모른척 하기로 하게 된다. 그러나 눈을 가리고 싶은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알렉스는 세르지오가 벌이는 일들을 우연히 너무 많이 알게되면서 이제껏의 자신 삶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마피아, 무기, 정치계에 뻗치는 검은 손, 정의를 지키려는 자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 등  알렉스 등뒤에서 아슬아슬하게  벌어지던 여러 사건들이  점점 그녀를 향해 다가오게 된다.  위험의 손길은 책표지처럼 점점 그녀의 목을 조여오게 되고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만 너무 많은 곳에 연줄을 대고 있는 세르지오는 그녀에게 이제 삶과 죽음, 어느 한곳을 선택하게 한다.


 우리가 늘 궁금하게 생각하는 절대 악과 절대 선,  이 둘 중 누가 이기게 될까 싶게 하는  악의 인물 세르지오와 선을 대표하는듯 보이는  코스티디스, 그리고 어떤 어려움에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늘 위험을 헤쳐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듯 보이는 여전사 알렉스 등의 이야기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이제껏의 사건을 풀어나가던 이야기 방식과는 달리, 어쩌면 월스트리트 그곳에 원래 정의는 없는 것이며, 선의 승리는 저 멀리에나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이야기들로 점점 알렉스에게 이제  아마도, 그리고 지금은 다행히 피했더라도  그 다음은 더  끔찍한 일이  시작될 거라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끌고가게 된다.


1편이 LMI라는 회사에서 그리고 세르지오에게서도 눈치못채게 빠져나와야 하는 알렉스와 주변을 꽉 잡고 있는 냉혹한 세르지오가 중심이였다면 2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낼수 있는 것이 인간인것일까와 마지막 희망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1편은 마치 '기밀 정보와 스파이' 를 다루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슬아슬함을 주며 우리의 긴장도를 올리게 된다. 물론 생각했던 인물들의 행동 방식이나  사건 해결들이 2편에서는  의외로 진행되어가기에 아쉬움을 갖게 되지만 그래도 1편에서의 몰입도만큼은 대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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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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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잭 리처 시리즈입니다. 혈혈단신인줄 알았던 그에게 누군가 1030달러를 입금시키며 사건은 시작됩니다.  빈털털이인 그에게 들어온 의외의 1030달러가 예전  헌병들이 위급할때 사용하던 1030코드라는 걸 깨닫자 리처의 재빠른 행동이 시작됩니다.


덩치 크고 주먹만 센, 의리의 사나이일뿐 아니라 숫자를 좋아하기도 한다는 의외의 리처는  예전 특수부대원들이던 동료들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되고 그들이 한 명씩 끔찍한 몰골로 나타나자  니글리와 그들의 최근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특수부대원들에게 덤비지 마라.'라는 슬로건이 리처 동료들이 사랑하던 구호라는데요. 리처와 니글리가 동료들에게 무슨 일이 왜 생긴건지, 그리고 누가 그런건지를 알아내며 남은 동료들을 찾아내는 동안 우리는 왜 그런 슬로건이 나오게 됐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 구호는 아마도 리처와 동료들에게 당한 이들을 지켜본 이들이 두려움에 떨며 저도 모르게 한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들 손에 걸리면 죽거나 죽이거나 라는 양자 택일뿐입니다. 특히나 자신의 동료에게 누가 내민 주먹은 의리로 똘똘 뭉친 그들 모두의 지구끝까지 쫓아오는  주먹까지 함께 더해질꺼라는 걸 감수해야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체없는 적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리처와 그들 일행이 위협에도 끄떡없는 것과는 달리, 목숨을 내놓은 그들의 추격을 당하는 적들은 점점  여유로움을 잃게됩니다. 아마 그 누구라도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내 형제를 아프게 한 자들에게는 오로지 복수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달려드는 리처같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없을 듯 보입니다. 거기에 냉철한 이성과  그 어떤 어려움도 같이하는게 너무도 당연하다는 의리, 그리고 끊임없는 긴장과 훈련으로 만들어진 특수부대원 동료들의 말이 필요없는 멋진 팀웍은  그들이 어떤 결론을 보게 될까 하는 흥미를 끝까지 갖게 합니다.


이미 벌어진 사건, 하지만 없는 단서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은  오로지 옛 동료들의 습관이나 느낌만을 가지고 사건을 추리해 나가야함에도 흔들림없는 멋진 의리와  특수부대원들이 왜 힘없이 당했을까 라는 의문, 그리고 이 사건이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 등등의 궁금증을 가지고 숨가쁘게 쫓아가게 할뿐 아니라  그 뒤를 하이에나처럼  물었다 싶으면 끝까지 놓지않는  잭 리처의   먼지 폴폴나고 땀냄새 풍기는 액션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주먹보다는 총과 자동차 액션신, 그리고 신무기라는 엄청난 일들이 있지만 그걸 뛰어넘는 게, 늘 고독한 늑대라는 냄새를 풍기는 잭 리처의  도드라지는 매력입니다.


 주먹이 이유없이 나가지는 않는 남자, 하지만 이유가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는, 세상에 거침도 주저도 없는 남자의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역시 기다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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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되었습니다 -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하익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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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왔어."

라는 말에 놀라는 아들 진홍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얼마전부터 죽은 사람이 살아있을 때 모습 그대로 돌아와 자신을 죽인 가해자를 만나게 되면 그 가해자를 직접 처벌한 후 홀연히 사라지는 현상(이것을 여기에선 RVP-Resurrected Victims Phenomemon 라 한다) 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오긴 했지만 설마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줄이야 하는 의구심을 보이는 그의 눈에 배고픈 아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하는 엄마가 보이게 된다.

 

다른 이들에게는 예전 그대로, 하지만 가해자에게만은 평소와 다른 엄청난 폭력성을 보이는 이들이 자신들의 미해결 사건을 직접 해결한다. 그리고 그 후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않는다 는 황당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는 의문의 사건으로 돌아가신 엄마가 아들 진홍의  눈과 마주치기만 하면 그에게 달려든다는 비밀을 담게 된다. 하지만 범인일까 의심스러운 진홍은  사건 해결후 소멸될지도 모를 엄마를 이세상에 붙잡기위해 애를 쓰는 것으로만 보이는데...  그가 죄책감으로  이제와서 엄마를 돌봐주려 하는것인지  아니면 그의 말대로 결백한건지 아리송한 그의 행동과  그에게 폭력을 쓰면서도 사실 그에게 죄는 없다는 엄마의 절규는  사건에 참여하고 있는 경찰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자신을 괴롭히는 엄마의 진짜 맘속 진실을 알지못하는 아들 진홍까지 슬프게 만들게 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면 사건을 당한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조금은 덜해질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건은 그 갑작스러움이라는 것만으로도 슬픈데 그 끔찍함까지 더해진 채  감당해야 하는 남은 몫은 늘 피해자를 사랑하는  이들의 것이고 그들의 마음을 편하게하기 위한 것이라며 용서까지도 그들만의 일이 되고 있는데, 만일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싶기는 하다. 가해자들이  잘못한 일이니  피해자들이라면 같은 처벌이나 더한 처벌이 그들의  마땅한 권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억울함이 덜해지고  슬픔마저도 줄어들게 되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최고 형벌, 그리고 완전한 심판은 어떤 선택으로 이루어지는게 맞는지를 짧은 이야기안에  담고 있지만 죄와 벌이라는 무거움때문인지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아직도 헷갈리게 된다. 주는만큼 받는다가 맞는 것인지 오른빰을 치면 왼뺨을 내미는게 맞는 것인지 말이다.

 

"그건 너무나도 간단한 거였어. 괴로워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야. 죄를 지은 장본인이지. 최고의 형벌은 무어냐고? 그건 죄인에게 사랑을 깨닫게 하는 거야. 피해자를 향한 불타는 사랑 말이야."252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끝내고 싶어도 끝나지 않는 진짜 형벌이 되지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아직도 '케이스는 열두개가 남아 있었다.'(256) 가 박하익 작가가 내린, 그리고 나도 만족하는 진정한 완전한 형벌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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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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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특별함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고만고만한 나와는 달리 뭔가  특별해보이는 이들에게는 매일 특별함이 주는 즐거움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막상 그런 이들은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거나 지금도 그 정도 수준에 만족하지 못해 노력에 또 노력중이라는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된다. 

 

수영선수로의 꿈을 접은 리노는 사촌동생 나오토의 자살이라는 죽음으로 모인 일가 친척들틈에서 슈지 할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나게된다.  그 일을 계기로 다시 할아버지의 집을 종종 찾게 된 리노는 꽃을 좋아하는 슈지할아버지 대신 블로그에 글이나 사진을 올려 꽃에 대한 기록을 남겨주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노란 꽃 화분을 발견하게 되고 얼마후 슈지할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원한이라고는 없을듯한 할아버지댁에서 그녀가 알아챈 달라진 것이라고는 그 화분이 없어졌다는 것뿐이고  그 사실을 알고 찾아오는 이들에 의해 점점 리노는 사건속으로 빠져들면서 보이는 이 하나의 사건뒤에 세대를 넘어선 사건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된다.

 

"한순간 찾아오는 기적이라 즐거운 일이기도 해.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늘려버리면 재미가 없지."216

사건과 범인, 그리고 무엇보다 그 동기라는 이야기속에  우리 눈에 어떤 작용에 의해서라도  이뻐서 눈에 잘 들어오면 되는 게 꽃 이라는 간단한 생각과 달리, 이쁘지 않아도 흔해도 자연의 힘에 의해 스스로 피어난 꽃이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하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리노와 만나게 된 소타는 그 노란꽃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꽃이 희귀하기에 흥미를 품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만일 바이오 테크놀로지로 억지로 만들어진 꽃이라면  아무런 매력도 없는 별난 나팔꽃일뿐이라는 다하라씨의 말에  놀라게 된다. 늘 꽃과 더불어 살았기에 희귀한 꽃을 더 찾을듯도 하지만 찾아오기에 기적이고 즐거움이라는 말이 우리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이 아닐까 싶게 된다. 

 

리노의 특별함을 누구나처럼 역시 나오토도 부러워했지만  막상 리노는 나오토의 다재 다능을, 소타의 합리적이고 침착한 성격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수영 능력에  고민하고 있었던 것처럼  때로 우리는  내 재능이나 특별한 다름보다는 나에게는 없는 다른 이의 다름에 눈 돌릴때가 많다.  그래서   고민을 어떤 다른 대체 수단으로 급하게  만들어서라도  한순간이나마  특별해진듯한 순간을 원하게 되는데, 그렇기에  백설공주 새엄마 역시  재미있는 거울을 가지고 즐길수 있었을텐데 굳이 백설공주를 잡으려다가 결국 자신의 거울과 함께 파멸을 선택하게 되었을 것이고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10년에  걸쳐 고민속에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가문과 가문을 거쳐   자기가 멸하게 되는 줄 알면서도  몽환의 꽃을 쫓는  이들을  막으려는 자들 사이에 있는 사건이라기보다는 남을 부러워하기 쉬운 인간들의 욕망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말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더 잘하고 싶은 고민이 없어서야 물론 좋아하는 일이 아닐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보이지도  않고 피지도 않을 꽃이란 생각에 몸부림치며 남의 희귀한 꽃을 가지고 싶어 몸부림치는게  보통의 우리들이지만  어느 날 자신의 일에서 뭔가가 싹트고 있다는 게 보일때는 급하게  만들어내거나 남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걸, 그리고 그렇게 피운 꽃이라면  흔한 색이더라도 나만의 꽃이기에 그제서야 더  특별한 향기가 있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했던 건 아닌지, 사건의 날카로움보다는 어느새 사람을 말하는 히가시노의 이번 이야기에서도 역시 흠뻑 사람을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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