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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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등감의 내면에 잠재한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상담사례집, 내속의 상처와 맞딱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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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5-1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후 2시, 막내 고등학교 독서회 토론도서~~ 오늘은 모임에 참석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
 

2007년 5월 17일은 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셨으니, 오늘 2011년 5월 17일은 선생님의 4주기다.  
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신 5월 17일이 내겐 음력 생일이라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즐겨쓰는 아이디는 lso0517, soonok0517, feel0517이고, 휴대폰 끝자리는 *517이다. 

권정생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내 서재엔 온통 권정생 선생님 책으로 도배하고
선생님 책을 다시 읽거나, 아직 읽고 쓰지 않았던 책을 리뷰하는데 마음을 쏟고 있다. 
그래도 아직 리뷰하지 않은 책들이 많다.
권정생 선생님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다른 제목의 그림책이나 동화집으로 출판한 게 많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내가 리뷰한 권정생 선생님 책들~ 



 

 

 

 

 

  

권정생 선생님을 조명한 책들 

 

 

 18권을 리뷰했을 뿐이고...

 

읽었는데 아직 리뷰하지 않은 책들은 

 

 

 

 

 

 

 

  

 

아직 못 읽은 책들은 ~ 여기엔 다른 제목의 책에서 읽은 작품이 수록된 것들도 꽤 있다.

 

  

 

 

 

 

 

 



 

   

 

그리고, 권정생 선생님과 다른 분들의 작품이 함께 실린 책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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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5-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이 권정생 선생님 4주기군요.
다 좋지만 '오소리네집 꽃밭'이 오늘따라 다시 보고파져요.

순오기 2011-05-17 22:20   좋아요 0 | URL
오소리네 꽃밭, 소박해서 좋지요~ ^^

2011-05-17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7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5-17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4주기가 되었군요. 좋은 책 참 많이 쓰셨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강아지똥^*^

순오기 2011-05-17 22: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벌써 4주기에요~~~~
우리 오래도록 선생님을 기억하자고요.

희망찬샘 2011-05-21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권 읽었네요. 그리고 읽지 않은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있네요. 읽지는 읺아도 가지고 싶은 권정생 선생님 책. 권정생 선생님 책을 사면 착한 일 하게 될거라는 그 느낌~ 5월의 작가로 선정되셨는데... 리뷰 대회가 있던데... 그것은 참여하고 싶은 맘이 일지 않고, 대신 제가 아는 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순오기님 참여하실 거죠? 작가에 대한 사랑이 가장 깊으신 것 같은 순오기님이 걸렸으면... 하고 응원합니다. 절 심사위원으로 추천 해 주세요. ㅎㅎ~

순오기 2011-05-21 11: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선생님 책만 사도 자동으로 기부금을 내는 거니까 착한 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이번에 나도 몇 권 사고 선물하고 그랬어요.^^
기간내 선생님 책 리뷰를 쓰면 자동으로 응모가 되는 거니까, 권정생 선생님 책 10권 받기를 기대하지요~ ^^

찌찌 2011-05-2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을 포스코 효자아트홀에서 발레 공연으로 감상을 했답니다. <발레로 들려주는 동화이야기 강아지똥> 그림책의 감동을 발레로 표현하니 색다른 감동이었습니다. 발레를 배웠던 울 딸들은 넘 행복한 공연이었죠.
전국문예회관연합회 2011년 우수공연선정작이라하니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보세요.^^
효자아트홀에서는 좋은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답니다. 담달에 연극 <친정엄마>를 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순오기 2011-05-22 15:12   좋아요 0 | URL
발레로 보는 강아지똥은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발레 배운 공주들도 부럽고요.^^
00공원에서 받은 하트로 무료관람할 수는 있는데 광주에서 볼 수 있는 건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서울까지 가기는 교통비가 많이 들고요~ ㅜㅜ
 
황소 아저씨 민들레 그림책 5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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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글은 따뜻하고 정겨운 입말이 살아있어 좋다.
정승각 선생님의 거칠고 투박한 질감의 그림은 만져보지 않아도 느낌이 생생하다.  

누군가는 배부르고 등따시게 잠든 겨울밤이, 누군가는 춥고 배고픈 슬픈 밤이기도 하다.
황소는 배부르게 먹고 잠들었지만 작은 새앙쥐 형제들은 춥고 배고픈 겨울밤이다.
내 배 부르면 춥고 서러운 이웃을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 마음에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더불어 사는 법도 황소와 새앙쥐처럼 배려하면 되는데, 욕심 많은 사람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려면 욕심과 이기심을 내려 놓으면 되는데...
황소는 배부르게 먹고 남은 찌꺼기니까, 새앙쥐에게 몇번이라도 좋으니 등을 타고 넘어와 가져가라고 한다.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을 떠맡게 된 새앙쥐는 이른바 소년가장이다.
언니 새앙쥐는 열네 번이나 황소등을 타고 넘어 동생들에게 먹이를 날라다 주었다.
친절한 황소 아저씨는 내일부터 동생들을 모두 데리고 와서 맛난 것을 실컷 먹으라고 한다. 
언니새앙쥐는 제법 자라서 볼볼 기어다니게 된 동생들을 고드름을 녹여 세수를 씻겨 데리고 온다.
하하~ 사랑스런 새앙쥐들은 눈꼽도 닦고, 콧구멍과 수염도 씻고 볼에 묻은 코딱지도 씻었다.

   

구유에서 맛있는 찌꺼기를 먹는 아기새앙쥐들에게 황소아저씨는 해서는 안되는 일을 알려준다.
역시 친절을 베푼다고 무조건 오냐오냐 하면 안된다.
어린 새앙쥐들에게 구유 안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똑 부러지게 가르치는 최고의 장면이다. 

"얘들아, 구유 안에 똥누면 안 된다!"
"예!"
"오줌을 누면 안 되고 코딱지 묻혀도 안 된다."
"예!"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아이들에게 해도 되는 일과 하지 말아야 될 것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황소아저씨처럼...^^ 

그해 겨울, 황소와 아기새앙쥐들은 추운 겨울을 함께 지냈다.
새앙쥐들은 황소 아저씨 등을 타넘고 다니며 술래잡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황소아저씨 목덜미에 붙거나 겨드랑이에서 잠들며 겨울이 다 지나도록, 따뜻하게 따뜻하게 함께 살았다. 

  

권정생 선생님이 사랑하는 어린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무엇인지 황소처럼 되새김하면서
다섯 마리의 새앙쥐들이 어디에 있는가 찾아보는 것도 즐겁다.
추운 겨울내내 따뜻하고 행복하게 지낸 황소아저씨와 새앙쥐처럼 
서로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면 행복하게 더불어 사는 세상도 그리 어려운 게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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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1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마치 판화같은데요?
이거 책 맞죠? 어쩜 이리 올록 볼록 현실감 있을까요?
마지막 황소와 생쥐... 너무 좋아요.

오기 언니, 우리 저런 따스한 한주 보내염!

순오기 2011-05-17 07:53   좋아요 0 | URL
삼베에 유화로 그렸다는데 질감이 느껴지죠.

마고님의 기원 덕분에 어제는 잘 보냈어요.
아들 초등1학년 때 선생님과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거든요.^^
 
학교놀이 산하작은아이들 20
권정생 지음, 윤정주 그림 / 산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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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은 권정생 선생님의 4주기, 선생님의 작품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으로 추모의 마음을 담는다.

선생님은 머릿말에서 혼자 기쁘고 즐거운 것은 행복한 삶이 아니라고 하신다.
친구와 이웃의 슬픔과 괴로움을 돌아볼 줄 알고, 부자가 되거나 축구를 일등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단다.
서로 사이좋게 사는 것이 가장 소중하며, 빨리 통일이 되어 대동강 백두산 마을 아이들도,
우리 마을에 놀러 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정말 그런 날이 와야 하는데, 선생님은 못 보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물론 그곳에서도 통일의 날을 기다리며 기도하실 거라고 생각되지만... 

처음 보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하느님의 눈물'에 실렸던 세 편을 골라 사랑스런 삽화로 옷 입힌 동화집이다. 
선생님의 짧은 글과 윤정주님의 사랑스런 그림이 더 많은 말을 들려준다.
귀엽고 깜찍한 삽화로 만나는 세 편의 이야기는 새로운 느낌이라 좋았다.


'산버들나무 밑 가재 형제'는 언니가 먼저 장가들어 동생만 혼자 남았다.
동생은 홀로 밤을 지내며 무서움에 하느님을 불렀지만 응답하지 않는다.
울다 쓰러진 가재에게 이웃 할머니는 겁쟁이가 되지 말고 용감한 가재가 되라고
하느님은 대답하고 싶어도 꾹 참았을 거라고 한다. 하느님 정말 그런 거에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가재가 되겠다고 불끈 다짐하는 동생에게 미소를 보낸다. 

 
 
 

'찔레꽃잎과 무지개'는 바람과 여행을 떠난 찔레꽃이 두려움과 죽을고비를 넘기고
방긋 웃는 해님과 아름다운 무지개를 가슴에 간직한다는 이야기다.  
모험을 즐기려면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내야 한다.
무슨 일에나 겁내지 말라고 다독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두려움과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 또 멋진 일이 생긴다는 약속으로도 들린다. 

 
 

 

표제작인 '학교놀이'는 엄마 없는 일곱 마리 병아리들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불러오려면 누군가 엄마 대신 하늘나라에 남아야 한다는 말에,
죽은 엄마보다 살아 있는 형제가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다.
언니 병아리가 선생님이 되어 동생들을 잘 가르치고 재밌게 학교놀이를 즐긴다.
한번 죽으면 다시는 살아나지 못한다며 힘을 모아 적을 무찌르지만,
약한 자를 돕고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며, 죽이지 말고 사랑하자고 구호를 외친다.
사랑스런 병아리들의 구호는 권정생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다.
어린이와 평화를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짧은 동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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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14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혼자 놀기를 잘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이 진정 행복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요즘.

예쁜 가재, 꽃잎, 병아리네요. 함께 손잡은 모습이... 권정생 선생님께서 하셨다는 말씀처럼 느껴지네요.
즐거운 주말되셔요.

순오기 2011-05-16 02:34   좋아요 0 | URL
진정한 행복은 좋은 관계에서 나온다는 말씀에 공감해요~

잘잘라 2011-05-1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다크서클 병아리!!! @.@;;

순오기 2011-05-16 02:35   좋아요 0 | URL
다크서클 병아리들이 사랑스런 병아리로 달라졌어요~ ^^

2011-05-16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5-16 02:35   좋아요 0 | URL
날 밝으면 통화해요~~~~^^

희망찬샘 2011-05-21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크고 있는 우리집 삐약이들을 닮은 삽화네요. 근데 이 삐약이들 털이 조금 이상한데... 삐약이도 동물 병원 데려가면 봐 주실려나요? 털이 자라려고 빠지는 것일까??? 하면서 우리 삐약이 엄마(희망이)랑 지금 고민중이에요.

순오기 2011-05-21 11:12   좋아요 0 | URL
아~ 털이 뭉텅이로 빠지는 거 아니면 털갈이 하는 거 아닐까요?
우린 4개월까지 키웠는데 털 빠지는 거 잘 모르고 넘어갔거든요.
 
아빠의 봄날
박상률 글, 이담 그림 / 휴먼어린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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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알라딘과 휴머니스트가 제공하는 고전문학 광주 강연에 갔다가 굉장한 걸 발견했습니다.

드디어 나왔습니다!
80년 5월을 증언하는 최고의 그림책이요!

해마다 5월이면 읽었던 어떤 5월 문학보다 충격이 컸습니다.
80년 5월 전남대생이었던 박상률님이 글을 쓰고
폭죽소리,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등으로 친숙한 이담 화가의 그림으로 태어났습니다.

80년 5월 살아있는 모든이에게 각인된 한 장의 사진
'아빠의 봄날'은 이 사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젊은 아빠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은 아이
화난 듯 겁에 질린 듯한 얼굴입니다.
왜 아빠 사진을 들고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어린 아이.
사진 속의 아빠와 아이는 닮았습니다.

탕!탕!탕!
캉!캉!캉!
탓!탓!탓!
난데없는 총소리와 개짖는 소리가 마을을 흔들고
헬레곱터 날개 도는 소리가 마을을 뒤흔들었습니다.
총소리라니~ 무슨 일일까요?
북쪽의 김일성이 쳐내려 와 전쟁이 터진걸까요?
아빠는 딸기밭에서 일하다 놀라 가슴이 벌렁거립니다.
물주전자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마셔도 진정되지 않습니다.

전쟁이 났다면 군인들이 싸움터로 달려 나가야지
왜 조용한 마을에 탱크를 앞세우고 나타났을까요?

스무 해 가까이 혼자서만 대통령 노릇을 하던 이가
자기 부하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고 비상사태라더만
뭔 큰일이 또 생겼나 봅니다.

탕!탕!탕!
캉!캉!캉!
탓!탓!탓!

어?
강아지가 달려 나오다 맥없이 주저앉고
병아리가 날개를 퍼덕거리다가 픽 쓰러지고
소가 불에 덴 듯 놀라 날뛰었습니다.
집 밖으로 달려 나온 마을 사람들도 그 자리에 거꾸러졌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군인들은 확성기에 대고 외칩니다.
"지금은 비상사태입니다!
모두들 흩어져 집으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불순분자들이 마을에 숨어들어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은 나라를 구하려는 마음 하나로 일어섰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나라의 안정과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섰습니다.
불순분자들을 소탕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이 방송을 듣는 즉시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여럿이 모여 있으면 불순분자로 여길 것입니다."

이게 시방 무슨 소리일까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이 소리가......

총소리에 놀라 고개 숙인 딸기들은 아예 고개를 쳐들 생각도 못합니다.
더러는 목이 꺾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흙을 딛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딸기지만 느낌으로 다 압니다.
딸기도 총소리와 화약냄새가 무서운 것입니다.

아빠는 일손을 멈추고 서둘러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마을어귀에 서자 군인들이 아빠를 둘러쌌습니다.

"몸에 지닌 무기를 내려놓으라!"

세상에, 농부의 삽이 무기라니요?
아빠는 하도 기가막혀 삽으로 땅바닥을 치며 따졌습니다.

"반항하지 말라! 이미 명령이 내려졌다!"

아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삽으로 땅바닥을 두어번 쳤더니, 무기를 들고 덤볐다고 총을 쏘겠답니다.
허~~~~

아빠는 그러든 말든 대거리하지 않고 마을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놓아주지 않고 아빠의 삽을 빼앗고 밀쳤습니다.

탕!탕!탕!
캉!캉!캉!
탓!탓!탓!

아빠와 동네 사람들이 쓰러졌습니다.

군인들과 개와 헬리곱터는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떠났습니다.
군인들이 휩쓸고 지나간 뒤론 짐승을 기르거나 딸기밭을 가꾸는 일도
모두 전설 속의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는 마을에서 짐승을 볼 수 없고 딸기를 볼 수도 없었습니다.

사진 속의 아빠와 마을 사람들은
무슨 까닭으로 죽은지도 모른 채
마을 뒷산 언덕바지에 묻혔습니다.

사진 속의 아빠는 서른 살이었습니다.
나이 서른이면 봄날인데
아빠는 그런 봄날에 가꾸던 딸기밭도 그냥 두고
자기 닮은 아이도 그냥 두고
울부짖는 아내도 그냥 두고
정든 마을도 다정했던 이웃도 그냥 두고 멀리 떠났습니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아이는 아빠가 집으로 돌아와 놀아줄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아빠만큼 자랐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일어난 오월의 전설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빛고을 광주의 슬픈 전설, 80년 5월의 진실을.......

권력에 눈 먼 몇몇 정치군인들은 힘자랑을 하며
빛고을을 짓밟고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습니다.
그리곤 자신들의 시커먼 속셈을 숨기고
제멋대로 대통령과 장관 등 벼슬자리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사진 속의 아이는 자기가 낳은 아이와 놉니다.
아이한테는 할아버지인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진 속의 아빠를 닮은 아들과 놀아주는 아빠.
아들과 손자가 노는 것을 지켜보는 사진 속의 아빠는
어딘지 닮았습니다.
아빠와 아들과 손자는 서로서로 닮았습니다.


이제 5월 광주는 전설 같은 옛날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진실이 밝혀진 지금도,
사람들은 그냥 잊고 싶어합니다.
모두가 잊고 싶어한다고 정말 잊어질까요?

우리도 80년 5월 광주를 잊고 그냥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걸까요?
다시 봄날인데도......

화려하게 조성된 국립묘지에 묻히길 거부하고
소박한 구 묘지에 묻혀 있는 이들도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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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5-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화창한 봄날인데도 읽으면서 서늘했어요. 묵념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림책이네요.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순오기 2011-05-16 02:35   좋아요 0 | URL
5월 광주를 기억하며...

노이에자이트 2011-05-1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그림이 정말 실감나네요.

순오기 2011-05-16 02:36   좋아요 0 | URL
실감나는 그림에 더 마음이 아프지요.

울보 2011-05-1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정말 눈독들이며 보던 책인데,,,,도서관에서

순오기 2011-05-16 02:36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알고 있었군요~~

하늘바람 2011-05-13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박상률 선생님이시네요

순오기 2011-05-16 02:38   좋아요 0 | URL
박상률 선생님도 광주에 부채감을 갖고 있으니,
청소년 소설로 그림책으로 5월 광주를 되새김하는 듯...

섬사이 2011-05-1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으로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하기는 더 어려울 법도 한데,
<꽃할머니>에 이어 먹먹한 그림책을 또 만나네요.
5월광주, 권정생 선생님과 박경리 선생님,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해보면 마냥 즐거울 수 없는 5월이예요.

순오기 2011-05-16 02:39   좋아요 0 | URL
꽃할머니와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도 먹먹하지요.
5월 광주와 더불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분들이 많으네요~

마녀고양이 2011-05-14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나네요. ㅠ

순오기 2011-05-16 02:39   좋아요 0 | URL
ㅠㅠ

희망찬샘 2011-05-14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을 이렇게 읽게 되네요. 학교 도서관 책 신청 때 또 자주 들어오게 될 서재입니다. 근데, 도서관 책 신청은 언제 할란지...
참, <<시간이 뭐예요?>> 책을 배송료 때문에 망설이며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울 남편이 덜커덕 샀네요. 음... 그래서 다음부터는 어떤 과정을 밟아 사야하는지 제가 교육을 좀 시켰습니다. 항상 좋은 책을 소개 받을 수 있는 보물 창고입니다.

순오기 2011-05-16 02:40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 책이 빨리 들어와야 아이들이 볼텐데...아직이면 많이 늦었어요.ㅜㅜ
시간이 뭐예요?도 구입하셨군요~ ^^

희망찬샘 2011-05-21 06:2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도서관 책을 왜 빨리 안 사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학기초에 가장 먼저 추진했으면 하는 일인데... 만약 제가 담당자라면 그렇게 할 건데 말이지요. 여쭈어 봐도 곧 할 거라는 말씀만 하셔서... 다 뜻이 있고 계획이 있나 봐요. ㅜㅜ

버벌 2011-05-1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셨구나. 안녕하세요. 광주사는 버벌입니다. ^^
고전문학 강좌 가려고 신청했는데.. 근무 바뀌어서 못 간 사람이랍니다.
어떠셨어요? 정말 궁금해서. ^^


순오기 2011-05-17 07:57   좋아요 0 | URL
아~ 못 오셨군요.ㅜㅜ
강의내용은 <살아있는 고전문학 교과서 1권> 3장 이상향을 찾아서~~~~~였구요.
자세한 건 수일내로 후기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