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어머~~~~~~
어제 이 책을 '미리' 생일선물로 받고 가슴이 벌렁거려 잠을 못 잤다.
왜 못 잤냐고요?
이 책 펼쳐보신 분들은 내가 왜 잠들 수 없었는지 아시겠죵!^^
내 생일은 음력 5월, 그것도 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신 날짜와 같다.
그런데 어제, 일등으로 생일선물을 주고 싶었다는 붉은 편지와 함께 떡허니 이 책이 배달되었다. 혹시 이 책을 이미 갖고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까지 담은 그 마음에 내 가슴은 콩닥거렸다. 열일 곱 첫사랑에 품었던 설레임처럼! ^^
빈센트 반 고흐~ 어찌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알라디너들이 아몬드 나무 하얀 꽃 표지에 열광할 때, 그 대열에 합류하기를 애써 누르고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남자, 아니 열광했던 그 남자, 빈센트 반 고흐의 삶에 눈물 흘렸던 내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음이 정확한 표현일거다. 하지만 어제 밤엔 억눌렀던 그 감정을 마음껏 풀어 놓아도 좋았다. 밤새 이 책을 펼쳐 보면서... 이 책을 생일선물로 보내준 그녀의 마음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곁에 있으면 으스러지게 껴안아 줬을... 다음에 만나면 꼭 그렇게 안아 주리라! ^^

이 책에서 우리는 그의 자화상을 원없이 만날 수 있다. 거울을 보고 자신을 관찰하고 탐구한 남자.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나고 1890년 7월 27일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800점 이상의 유화와 700점 이상의 데생 작품을 남긴 고흐, 1872년부터 18년간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도 668통에 이른다. 그걸 분류하고 정리한 테오의 아내 요한나도 대단하다. 이 책은 그의 작품과 편지로 구성되었다. 편지를 쓸 때 그는 스케치나 데생을 같이 보냈다.


테오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빈센트라 붙였다. 고흐는 내심 좋았겠지만 아버지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편지를 어머니에게 썼다. 그러면서 테오의 침실에 걸어두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굵은 가지에 피어 있는 흰 아몬드 꽃을 그렸다. 이 꽃을 그리는 동안 병이 났었다며,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면 꽃 핀 나무들을 더 많이 그렸을 거라는 아쉬움을 토로한 편지도 있다.(356쪽)

책 앞뒤의 속지에 펼쳐진 추수~ 넓게 펼쳐진 그림이 장관이다!

그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

그리고 가셰박사의 초상화~

2002년 4월 출판된 <가셰 박사의 초상>은, 당시 내가 소속한 지역도서관 어머니독서회 8월 토론도서였다.
정신병을 앓던 빈센트를 치료했던 가셰박사의 초상화는 고흐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었다. 1990년 소더비 경매에서 8,25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가격으로 일본인 료에이 사이토에게 팔렸다. 미술품을 걸어두는 서양인과 달리 일본의 전통적인 관습은, 도자기나 귀중한 예술품을 천으로 싸서 상자에 넣어둔다. 가셰박사의 초상화도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진 수수께끼의 여정을 추적한 책이다.
1890년 6월, 고흐는 이 그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는 <가셰 박사의 초상>을 멜랑콜리한 표정으로 그려냈다. 이 초상화를 보고 사람들은 찡그린 얼굴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과거의 차분한 초상화들과 달리 현대인의 얼굴에 담긴 열정과 표정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그들의 갈망과 욕구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그린 것이다. 쓸쓸해 보이지만 젊잖은 얼굴, 수수하면서도 지적인 얼굴! 미래의 화가들이 지향해야 할 초상화라 생각한다. 언젠가 이 초상화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주리라 믿는다.

2007년 11월 중학교 독서회 토론도서로 만난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이 책을 읽은 아줌마 회원들은 모두 반 고흐를 열렬히 사랑하는 대열에 주저없이 합류했었다.^^
예술가가 되려는 생각은 나쁘지 않다.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과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억누를 수는 없지. 소망하는 것을 터뜨리기 보다는 태워버리는 게 낫지 않겠니.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게 구원과 같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불행했을 테니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57쪽)
반 고흐를 만날 수 있는 그림책들~

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요걸 찾아냈을 때~ 야호, 쾌재를 불렀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1697083


내가 가지고 있는 고흐의 책~



후애님~ 내가 받은 감동을 어떻게 전해야 될지 몰라 밤새 고민했어요. 그래서 책을 받았다는 댓글도 달지 못했고... 하지만 이 페이퍼로 감동과 고마움이 조금은 전해지지 않을까요? 물론 다음에 만나면 갈비뼈(헥~?)가 으스러지도록 꽉 껴안아 줄거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