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항상 연기가 폴폴 날아다니던 맨하탄을 걷다가 찍어둔 필름 사진으로
시아노프린트용 필름을 다시 제작하고, 감광유제를 직접 만들어
붓으로 바르고 노광한 후 얻어낸 이미지.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암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흑백톤의 인화보다
제약이 더 많고, 그 만큼 더 간단하게 작업할 수 있다.
흑백사진은 암실에서 후처리 작업을 의도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좀 더 넓은 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기술을 읽혀야한다.
시아노프린트는 제작한 필름을 인화지 바로 위에 밀착인화지를 만들듯이 밀착하여 노광하므로 필름과 인화지 사이에서 후기작업을 할 여지가 없다.
필름을 만들 때, 애초에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볼 수는 있겠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산책하던 어느 저녁
서로에게 집착하듯 떨어질 줄 모르고 사랑을 표현하던 커플을.
이 커플은 분명 한 시간이 넘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내가 산책하러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도 같은 강도의 입맞춤을 하고 있었으니까.
사진의 왼쪽 끝에 내 그림자가 부러운 듯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땐 그랬다. 해가 넘어가는 석양으로 늘어진 긴 그림자를 보며
이들도 마치 물처럼 길게 흘러흘러 가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사진에 해당하는 텍스트를 사진과 많이 띄어놓은 이유는 사진을 볼 때 텍스트를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의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