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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볼커 이야기 - 유전체 의학의 불씨를 당기다
마크 존슨.케이틀린 갤러 지음, 금창원 외 옮김, 서정선 감수 / Mid(엠아이디)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ver.1.3)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
(원제: One in a
Billion: The Story of Nic Volker and the Dawn of Genomic Medicine)
마크 존슨(Mark Johnson), 케이틀린 갤러거(Kathleen Gallagher) | 금창원 외 옮김| MID
<One in a billion>이라는 원제를 가진 이 책은 한 아이가 30억
개의
염기
서열
중
하나에
발생한
문제로
겪게되는
드라마를
들려준다. 이 책의 원제는
일간지
‘뉴욕
타임즈’의
인기
다큐멘터리
코너
였으며, 2010년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One in
8 million’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뉴욕 인구 8백만 명 중 평범한
한
사람을
선정하여
이들의
삶의
단면을
사진, 인터뷰
음성, 음악을
곁들인
멀티미디어
다큐멘터리
기획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
코너였다. 8백만 명의 뉴욕 인구 중에서
한
사람과
만나게되는
희귀한
인연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One in a billion>도 마찬가지로 30억
개의
염기
중
하나의
돌연변이로
질병을
앓게
된
어린
소년의
희귀한
사례와
그
극적인
치료과정을
담고있어
책의
제목으로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서두의 감수사를 읽기 시작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궁금증은 수많은 유전자 관련 실험처럼 어떤 개체가 태어나기 전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어떤 질병을 치료할 실마리를 얻는 경우가 아니라, 이미
어린
아이에게
발병된
사례를
과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사후
치료가
가능한
일일까
하는
점이었다. 또한 유전체
의학은
우리에게
선인가
악인가하는
일말의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빠르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니콜라스
볼커(이하 닉)라는 이름의
어린
소년이
겪게되는
치료
과정을
대략
시간
순서대로
따라간다. 2살 때 닉의 아랫 배에 이상한
징후가
발견된
이후
수
년간
병원이
곧
집이
되었던
닉
볼커와
엄마
애밀린의
힘겨운
나날을
상상해보는
것만
해도
답답하고
조바심이
났다.
► 닉의
발병과
치료과정
이 책은 우선 두 명의 기자가 평이하게 글을 기술해나가긴 했지만, 닉의
치료과정에는
현대의
첨단
유전체
연구와
생리학적
연구를
배경으로
한다. 따라서
닉의
치료과정과
관련한
정보를
먼저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 닉의
증상: 닉은 정상적인
음식을
먹으면
장
내에
누공이라는
구멍이
끊임없이
생겨나
복통을
호소하고, 분비물이
체내
감염을
유발한다.
● 원인: 결론적으로
말하면
닉의
성염색체
내
유전자
중
특정
부위에
있는
염기
하나(구아닌, G)가 다른 염기(아데노신, A)로 치환되어
있었다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32억 개의 유전자
중
하나에
일어난
변이로
초래된
희귀
면역
질환이었다. 이 책의 원제목
<One in a billion>은 그러한 연유에서 탄생한 제목일 것이다. 아울러
책의
원제목에
나오는
모든 a가 빨강으로
표기되어있는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반영한
디자인일
것이다. 이 변이로
인해
유전자가
정상적인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했고, 면역 관련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다시말해
세포가
죽어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되고, 면역 체계가
내부의
장기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장
내부에
끊임없이
구멍이
생겨났다. 설상가상으로
닉의
유전자
해독
검사를
통해
닉에게는
또
다른
희귀한
면역
질환이
잠재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로부터
닉은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된다. 닉이 보유한
성염색체의
변이
유전자를
포함한
염색체(X’)는 엄마인
애밀린으로부터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엄마인
애밀린의
경우, 성염색체는 XX’ 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여, 변이를
갖지
않은
염색체 X가 변이가
있는
염색체(X’)를 보완해줌으로써
질병이
발현되지
않았다. 반면 남자 아이인
닉의
경우, X’Y형태의
성염색체를
가지므로, 문제가
되는
변이
염색체(X’)는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엄마에게는
발병이
되지
않았어도, 아들 닉에 와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닉의 희귀한
질병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질환이다.
● 치료과정: 우선 닉의 질병을
유발하는
면역체계를
닉의
신체에서
완전히
제거한
후
골수이식을
진행해야
했다.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처방
그리고
타크로리무스라는
면역체계
억제제를
주입하고, 거의 매일 혈액과
혈소판을
투여하여
닉의
신체
내에서
기존의
문제를
일으키던
면역
체계를
완전히
제거한다. 그리고나면
골수를
이식하여
기증자의
새로운
면역
체계가
닉의
몸
내부에
뿌리내리도록
하였다.
기본적으로 닉의 질병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병이었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도
못하고
닉의
통증완화에만
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의료진과
과학자가
닉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치료책을
시도해본
상황에서
골수이식은
유일하게
남은
방법이었다. 치료가
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 학제간
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팀웍 – 과학 그리고
진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닉 볼커의 치료과정에서 주목하게 된 점은 닉이 안고 있는 질병의 원인 규명 작업을 가능하게 한 주변의 환경 내지는 기반이다. 의과대학에서
하나의
연구에
지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나, 담당 과학자가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의료진
및
전문가들과
만나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크게
생각하는
법’을
터득해가는
모습은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다. 유전체
연구는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물질을
최소
단위로
분해해
연구하려는
태도를
취하지만, 생리학자인
과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신체
기능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생명체가
유지되는지를
통합하려
하였다. 다시 말해 닉의 치료를
맏았던
과학자들은
‘DNA염기 서열과
생체기능
사이의
연결고리를
잇는
작업’(39면)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은
‘스스로
큰
그림에
집중하며, 인체를
연구하는
미시적
관점과
전체를
관장하는
시스템적
관점(복잡게
연구)을 연결’해
통합을
추구하였다. 나아가
분자생물학,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유전체학
등의
연구자들이
닉의
치료에
함께
참여하게
된
점은
성공적인
팀웍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물론 이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성공적인
효과를
낸
사례는
현실
세계에서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경우는
아니다. 의료진
및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자부심을
가지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일은
보다
쉬운
일일
수
있으나, 어느 집단의
공통적인
비전과
이해에
구성원들이
얼마나
공감을
하고
결과적으로
팀웍을
이루어내느냐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았다.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비전을
가지
있을
때, 집단의
존립
자체에
위기를
맞게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유전체 과학자인 제이콥이 워디를 비롯한 다른 과학자 및 의료진을 소집하여 닉의 유전체를 해독하고, 치료를
감행하겠다는
결심을
하며
사람들에게
선언했던
다음의
말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이것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우리는
왜
여기에
있습니까?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있는
모든
이유입니다.”(177면) 이 선언은
제이콥을
비롯하여
닉의
치료에
관여하는
집단의
공통적인
비전과
희망에
집중하도록
해주는
동기이자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홍보를
위한
선행이
아니라
이들과
비슷한
비전과
열정을
가진
국내
과학자들이
모여
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과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제이콥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무엇보다도
닉의
치료에
일종의
장애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윤리적인
고민과
법적
절차에
대한
해결책도
모색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타산지석으로
참고하고
배울만한
점이
분명
있을것이다.
►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안다는
것의
의미 – 개인의
알
권리
문제
현재 한국인의 개인 정보가 마치 전세계에 공유되듯 유출된 상황임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앞으로
개인의
염기
서열이
좀더
쉽게
해독되고 1 GB도 채 안되는
텍스트
파일로
저장된다면, 이 유일무이(일란썽
쌍둥이를
제외하고)하고 근본적인
인간의
정보가
유출된다는
것은
어떤
결과를
낳게될까? ‘게놈은
한
개인을
나타내는
상상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큰
영역’(182면)이라고
유전자
정보의
중요성을
저자들은
전한다. 만약 개인의
유전
정보가
유출된다면
어떤
문제가
가능할까. 이 정보가
보험회사에
유출된다면, 그리고
우리가
치명적인
유전자
변이를
지니고
있을
때, 우리는
의료
보험에
가입하거나
혜택을
받는데
차별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중병에 걸렸을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때 유전자
정보는
사회를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권력이자
자본으로
군림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 요즘 실업률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고용주가
지원자들의
유전정보를
갖게
된다면, 그야말로
청년들은
수퍼
을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결국 취직에도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한편
이제는
상당히
자본주의화
되어버린
우리의
결혼
문화에도
유전자
정보는
큰
변수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과연 어떤 기능을
하게
될까. 아직 변이를
가진
유전자가
발현되어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도,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다는
정보만으로도
파혼을
당하고
새로운
이혼
소송이
시작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유전자는
하나의
자본으로
자리매김하여,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들의
‘정자’가
암시장에서
활개를
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전자
해독
정보의
보편화가
새로운
우생학의
서막을
알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야말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결함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소외되고
통제되는
상황은
영화만의
상상력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한편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안다는 것은 우리 조상이 고민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 누군가
자신의
유전자
해독
결과를
알게되는
문제는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곧 결함 유전자를
누가
자녀에게
전달했는가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나
이에
수반되는
비난
가능성, 그리고
그
당사자가
갖게
될
죄책감의
문제가
그러하다(183면). 개인이
자신의
게놈
정보를
알게
됨으로써
우리에게
한
가지
더
불행한
일이
추가된다면
이는
우리가
감수해야만
하는
과정일까? 또한 환자 자신의
입장에서
환자의
알권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가족 중에 누군가
힘든
질병, 그리고
오랜
기간
병원에서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면
환자
및
보호자의
심리적
상황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잘
알것이다. 그런데도
환자는
모든
진실을
다
알아야
할까? 아니면
어느
선까지
환자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야
옳을까? 이런 끝도 없는 문제점들이
우리의
미래에
놓여있다. 걱정이
많은
나로서는
이런
우울한
상황에
보다
더
민감한
모양이다.
닉의 질병 치료를 담당했던 과학자들과 의료진들이 직면해야했던 현실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윤리적인 사항과 관련한 절차의 문제였다. 닉의
염색체
해독을
통해
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까지
영역을
확대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
과정이
‘의료
행위’인지
아니면
‘순수한
연구’를
위한
과정인지에
대한
논란과
이에
관련한
엄격한
규제를
눈여겨보게
된다. 과정이
순수한
연구
목적이면
무관하지만
치료라는
명목에
적용되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 표준 게놈을
확보하여
비교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게놈
정보를
얻어야
했던
상황은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 볼커 가족이
겪는
고통에
공감하며 2200명의 유전 정보와
비교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준
담당
과학자들
또한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물론 여기에는
앞으로
개인의
유전
정보를
누가, 어떻게
관리해야하는가
하는
보다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조만간
우리에게도
직면하게
될
상황인
것이다.
► 진화론과
유전체학의
접목
책을 읽어나가며 흥미를 가졌던 부분은 학창 시절에 배웠던 고전적인 진화론의 지식과 유전자 발견 이후 진화론이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가였다. 100여 년 전 콩의 형질 유전에 관한 멘델의 연구방법을 적용한 첨단 유전체 연구 결과도 흥미로웠다. 특히
닉의
염기
서열을
해독한
후, 사람이
아닌
닭이나
초파리의
염기
서열과
비교한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지구 상의 다양한
생명체는
그
모습을
달리해도
상당한
부분의
유전자를
서로
공유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히 초파리는
사람의
유전자와 60%를 공유한다는
사실이나, 침팬지는
사람의
유전자와 99% 가까이
공유한다는
점은
통상
일어나지
않는
닉의
‘희귀한
유전
변이’를
확인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곧 어떤 염기 변이가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려주는데
사용되었다. 닉의 경우, 이러한
염기
변이가
다른
어떤
종에서도
발견되지
않음을
확인해주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발견했던
기존의
지식을
앞으로
어떻게
접목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주고, 연구자들의
직관과
안목
그리고
건설적인
토론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만약 모든 종에 걸쳐 닉의 염기 변이의 위치에서 시스테인만이 발견된다면 이는 기나긴 진화의 시간동안 시스테인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225면) 유전자
분석
전문가인
워디의
말이다. 이 말은 인간의
유전자와 60%만 공유하는
초파리의
유전자와
비교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줄
수
있는지
시사한다. 분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체
연구의
발전도
진화론의
시각에서
그리고
생리학적
시각에서, 다시말하면
보다
큰
틀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가르쳐
준다. 유전자
연구는
닉의
치료과정에서처럼
그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는
반면
환원주의적인
시각에
매몰될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한
보완점으로서
생리학과
진화론적
관점은
새로운
시각에서
균형잡힌
시야를
갖도록
도와줄
것이다.
► 저널리즘적인
글쓰기
이 책은 <밀워키저널센티넬>의 두 기자 마크 존슨과 케이틀린 갤러거가 5년이
넘는
기간동안
볼커
가족과
의료진
및
주변
친인척
등을
취재하고
써나간
역작이다. 어려운
생리학
및
유전학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하는
닉의
치료
과정을
일반인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쉬운
말로
풀어쓴
노력이
엿보인다. 어려운
용어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반복적으로
표현을
달리하여
설명함으로써
어려운
개념에
대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점점
익숙해지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명의
기자가
글을
나누어
써서
그럴까, 여러 번 같은 설명이
나오는
대목을
만나게
되면
다소
지루한
인상을
준다. 이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이
글은
서사적인
흡입력이
강하고, 나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붙들어
매었다. 그만큼
저자들은
논픽션
글쓰기에서
일반적인
보도
기사와
사뭇
다른
‘스토리텔링
기법’에 숙련된
베테랑들일
것이다. 주인공인
닉과
볼커
가족이
겪는
극심한
고통과
가족
해체의
위기, 의료진
및
과학자들이
맞닥드리게
되는
문제점
및
경력의
위기와
같은
순간을
통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군데 군데 보이는
반복적인
설명은
흐름을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두 저자의 글쓰기를 통해 또 한 가지 배운 것은,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가치
판단을
배체하려고
노력한
점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보도
기사와는
다른, 하나의
구체적인
스토리를
끌고나가는
글이었으므로, 객관적인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두 저자는
닉의
치료과정을
따라가며
닉의
상황에
주목하고, 닉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였고, 때로는
엄마인
애밀린의
입장에
주목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두루
살피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자
및
의료진의
관점과
상황을
함께
기술하며, 닉을 치료하려는
과학자
및
의료진의
입장
뿐만
아니라
이들과
입장을
취한
회의적인
과학자
및
의료진의
입장도
가치판단
없이
균형있게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아울러 저자의 균형잡힌 ‘보도’를 지향하는 점은 유전자 염기 해독이 가져오는 장점과 문제점을 (깊이는 제한적이지만) 골고루
언급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유전자
염기
서열의
해독으로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현재 미국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2500만 명 - 3000만 명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고
추산되는데, 닉의 사례는
이들에게
앞으로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유전자
해독
초기에는 32억 개의 염기들
중
약 1.2%에 해당하는
엑솜(단백질
생성에
중요한
정보를
보유하는)만 분석하는
데에
수
개월이
걸리던
염기
분석
시간이
이제는 24시간으로
줄어들어
환자들은
이러한
혜택을
보다
더
빨리
받게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 그리고
환자의
부모로서 – 애밀린의
일기쓰기
닉의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은 물론 의료진과 과학자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닉의
엄마인
애밀린이다. 그리고
애밀린의
사랑과
헌신적인
노력이
닉의
치료
과정
내내
함께
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녀는
의료진의
선택과, 보험문제, 자금모금, 아이와
관련
있을
법한
질병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하기도
하였으며, 아이의
치료에
손을
쓰지
못하는
의사들을
상대하고, 장례식장을
알아보라는
친척들의
권유를
무시하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나아가
애밀린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시선으로
인해
아이의
치료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라며
타인의
비난과
눈길을
무릅쓰고
성형수술까지
감행하는
용감한
여인이었다.
무엇보다 나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부모로서 손을 쓰지도 못하고, 고통받는
아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고통을
감내하며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온라인에
일기를
쓰던
모습이었다. 고통스러워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힘들어하던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애밀린은
자신의
일기장에
‘신은
언제나
옳다’라고
적었던
어머니였다. 힘들고
지쳐있었지만, 그녀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놀라웠다. ‘대체로
비관적’인
나로서는
애밀린이
가질
수
있는
한계란
과연
어디까지
였을지
놀랍기만
했다. 결국 어머니는
강했다. 하지만
애밀린을
‘버티도록’
해준
것은
그녀의
일기쓰기도
한
몫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통과
번민, 공포, 슬픔을
모두
일기장에
담아내는
행위는
한
어머니를
더욱
강하게
지탱해준
근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글쓰기의
힘을
다시금
주목해본다.
► 결론
처음 서두의 감수사를 읽을 때 품었던 궁금증인 ‘닉의 치료 결과는 어떻게 되었고, 그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하는
의문은
해소되었다. 닉이 골수이식을
통해
치료를
받고
나서
여러
작은
문제점들을
겪기는
했으나, 2015년 10월 26일 기준[초판(271면)에는 2016년 10월 26일로 나와있다. 아직 3주 앞의 미래이다!]으로 만 10세가 되었다고
한다. 저널리스트인
두
저자의
흡인력있는
글쓰기를
통해
어려운
유전체
의학의
위치와
가능성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많은
의료진과
과학자들이
모여
하나의
공통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
사례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한편 희귀질병을
접하게되는
의사들은
언제나
좌절과
함께
겸손함을
배운다는
말을
기억한다. 무엇보다
건조해보이는
과학계의
일화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와
따뜻한
인간애마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유전자
염기
해독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도
언젠가는
직면하게
될
여러
문제들(윤리적인
문제, 법 및 절차상의
문제) 또한 다시금
살펴보게
된
시간이었다.
(참고)
► 번역에
관한
잡생각
1. 우선
역자가 4명이나
되는데, 감수사는
있어도
역자의
말이
없다. 심지어
대표
역자의
말도
없는
점이
독자로선
아쉽다. 물론 서구에서는
역자의
말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번역
문화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말로
번역되는
책에
역자의
말이
없는
책에는
왠지
모르게
호감이
잘
가지
않는다. 한편 군데 군데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
문체는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분명 느낄 수 있어 다소 아쉬웠다. 이 정도 분량과
잘
읽히는
텍스트라면
한
명이
일관되게
했으면
어땠을까.
2. 닉의
어머니인
애밀린의
가족과
종교
배경이
나오는
대목이
있다. 필리핀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미국인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애밀린은
필리핀과
프랑스
모두
카톨릭
국가라는
공통점으로
미루어, 애밀린도
카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아들의
이름인
니콜라스가
아이들의
수호
성인의
이름이라
더욱
맘에
들어
했다는
대목만
보아도
닉의
가족은
카톨릭을
믿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66면에 교회의
‘목사’라고
번역하기
보다는
‘사제’로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애밀린이
기도하는
대목이나
성경구절을
인용한
대목에서도
단순히 God을 신이라고
일괄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하느님’이라고 번역해도 좋았을 것 같다.
3. 용어선택에
대한
제안
– (168면) ‘정부와
사립’이라고
한
대목보다는
‘정부와
민간’이라고
하는
것이
좀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4. 사람의
이름을
읽는
법
–
Michael Stephens(123면)를
역자는
‘마이클
스테픈스’라고
표현했다. 만약 그렇게
읽는다고
하면, 작가
Stephen King도 스테픈 킹으로 번역해야할텐데, 보다
많은
책과
역자들이
‘스티븐
킹’으로
번역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관례’에
따라
‘마이클
스티븐스’라고
하는
것이
좀더
자연스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