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다시 만나게 된 사진가 필립 퍼키스의 글들.

 

"사진은 그야말로 삶의 방식 그 자체 입니다.

대상에 반응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우린 항상 무언가에 반응합니다.

그러므로 사진이란 반응하는 법을 배우는 매체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사진가이므로 삶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우린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진정으로 삶이 경이롭기 때문이지요."

 

<필립 퍼키스와의 대화>, 박태희 옮김, 안목출판 (81면)

 

 

- 나는 내 삶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가지거나 이루었다는 성취감은 없다. 막연한 인생이다. 언젠가 내 일기장에 적어둔 문장이 있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나름대로 힘겹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나 힘든 일인 것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처럼." 하지만 오랜 '어둠의 터널'을 지나 새롭게 눈을 뜨게 된 '순간'은 있다. 삶의 순간 순간 나는 삶이란 것이 '기적'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조금 다른 눈으로 나의 일상의 풍경을 바라본다면 정말이지 나와 같은 무미건조한 인생경력으로도 삶 속에서 '기적'의 순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생각은 응당 나만의 것이 아니라, 이미 역사적으로 오래동안 수많은 '소수'의 사람들이 찾아낸 공공연한 비밀인 것이다. 아마도 내가 '기적'의 순간들을 발견하기 시작한 일은 사진에 관심을 가진 이후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는 시를 비롯한 문학작품을 읽으며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시각을 찾을 수 있겠다. 그 계기가 나에게는 '사진'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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