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은 미래 - 당신의 정자가 위협받고 있다
테오 콜본 / 사이언스북스 / 199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우리는 암을 비롯한 세균바이러스성 질병에 취약하고, 고통받는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 그럴까? 나는 개인적으로 이유에대해 자주 생각하곤 했다. 예를 들어 각종 발암물질 화학물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전자 산업 소자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전자레인지의 사용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도둑 맞은 미래> 부제는 환경호르몬 실체를 최초로 밝힌다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환경 호르몬이란 인간이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성호르몬 유사 화학물로서 체내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거나 호르몬 역할을 교란하는 물질을 말한다. 대표적인 물질은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에서 언급한 DDT 분해 물질로서 DDE, 고엽제의 주성분인 다이옥신 , 합성 에스트로겐으로서 역할을 하는 DES(디에틸스틸베스트롤), 전기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PCB류이다. 특히 PCB 화학물은 안정적이고 인화되지 않는 특성으로 인하여 변압기의 냉각재료, 비인화성 인조목재, 윤활제, 절삭유, 콘돔 보호제, 액체 접착제, 페인트, 와니스, 잉크, 살충제, 플라스틱 제조로 과거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트랜지스터, 전자 저울, 작은 부품의 용도로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동물학, 과학 언론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들은 책을 쓰게 되었으며, 우리의 미래가 도둑맞았다 쓰고 있을까? 그리고 환경 호르몬으로 지칭되는 합성 화학물이 우리의 미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선 저자들은 연구를 통해 거의 확신을 가지고 지구상의 모든동물과 사람이 환경호르몬을 체내에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있는 도시의 거주자들은 물론, 아마존에 살고 있는 부족이든, 알래스카의 오지에 살고 있는 이누이트 부족이든 상관없이 모든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환경호르몬 오염되어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생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물질들에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일까? 문제의 본질은 호르몬 유사 화학물이 우리의 체내에서 성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는 데에 있다. 성호르몬 역할을 대신할 있다는 것은 인간이 남자 혹은 여자로서 ()’ 결정되는 문제, 초기 배아의 성분화 단계, 생식 계통의 제반 과정에 원치않는 아주 심각한 영향을 끼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임신 자궁에서 발생중인 태아에게는 아주 짧은 시기이지만 적시에 적정량의 성호르몬이 역할을 해주어야 정상적인 남자 혹은 여자로서의 신체 특성을 가진 아이가 성장할 있다.  성인의 경우에 비해 태아에게는 극미량의 호르몬 교란 물질이라도 엄마의 태반이나 혈액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면 심하게는 기형적인 아이, 생식기에 이상이 있는 아이, 출산 젋은 나이에 자궁암의 발병확률을 높이거나 약한 외부 자극, 스트레스 상황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과잉 반응성을 보이는 문제에도 영향을 있다.

   이러한 합성에스트로겐 화학물은 자연에서 식물이 만드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비해 체내 분해에 대한 저항성이 극히 강하고, 체지방에 달라붙어 밖으로 평생 뱅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체내 축적이 이루어질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물질들은 흔히 우리가 아는 정자수의 급감 기형 정자 수의 급증에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인간 뿐아니라 장수하는 포유동물의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북극곰의 경우 추운 겨울을 나기위해 체지방 비율이 높기때문에 합성 화학물이 체지방에 더욱 고농도로 축적되어있다는 사실이다. 결과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알래스카나 밖의 북극곰의 서식지에서 동물들은 생식 활동의 저하, 출산률 새끼 생존율의 급감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세기 중반을 넘어서야 다른 동물의 경우와 같이 인간의 태아 초기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진화적 관점에서 다른 포유동물처럼 인간의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 다윈의 발견을 배운적이 있다. 이처럼 포유류의 배발생 과정에서는 어류-양서류-파충류와 비슷한 배발생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말하면 태아의 배발생 단계에서 합성 화학물질이 있는 영향은 배아의 예민한 민감도를 고려할 , 동물실험의 결과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동물실험이 불가피하다면, 동물실험으로부터 얻어진 결과를 진지하게 눈여겨보고 인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이다. 결국 단순히 에게 나타난 문제을  인간에게 외삽하여 일어날 있다는 우려를 무시하지 말고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

   더구나 이러한 합성 화학물질은 직접-간접적으로 면역 계통에 타격을 입히고있다. 결국 인간 다른 동물들이 과거에 무난히 이겨내었던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지 못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는 우리가 암의 급증 바이러스세균성 감염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도둑 맞은 미래> 독성화학물질로 인한 급성 중독과 종의 멸종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인 죽음 경고하고 있다. 현상은 극각적으로 피해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진행되며 세대를 건너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특히 생식계통과 면역 계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생물 미래에 영향을 끼칠 있으므로 저자들은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책이 강조하고 있는 다른 논점은 우리가 패러다임 극족해야한다는 것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 그리고 이후 산업계에서는 합성화학물의 발암 가능성유무에만 크게 초점을 맞추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발암 가능성에만 관심을 갖는 일에서 벗어나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아도 인간 지구상에 있는 동물들의 생존 위협이 되는 합성 호르몬 화학물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발암 문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동물의 생식면역계통에 영향을 주어 존립 위협하는 물질에 대해서도 관심의 영역을 반드시 확장하여 독성 화학물질에대한 사고전환이 필요함을 우리에게 설파한다.

   <도둑 맞은 미래> 저자들의 장기간에 걸친 연구의 흔적들과 연구 결과를 알려야한다는 사명감이 글에서 느껴진다. 반면 여러 저자가 함께 참여했기 때문인지 책의 뒤로 수록 앞부분에서 언급했던 대목이 뒤에서도 자주 등장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들은 글이 지지부진해지게 되어 글의 힘을 다소 떨어뜨리는 결과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저자들이 상당한 논의 끝에 수많은 예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일 수도 있겠다.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분명 저자들이 중요성을 절실하게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이었을 것이다.

   결국 <도둑 맞은 미래> 환경 호르몬이라는 합성 화학물질이 소리없이 다른 동물과 인간들에게 소리없이 침투하여 종의 생존, 종의 미래를 잠식해가고 있다고 우리에게 저자들이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저자는 SF소설의 대부 아더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가 끝날 >에서 언급한 대목을 인용하며 환경 호르몬 우리에게 주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간결하게 호소하고 있다.

 인류의 종말은 핵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이상 태어나지 않을 때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다양성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직면하여 포유류가 그들의 몫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56면)

"암컷들은 배란을 하지 않고 불임이 되었는데 그들의 뇌가 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들이 남성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수컷들은 여성화되어 교미자세와 사정을 덜하게 되었다." 인류학자 휘튼 - 새끼 쥐에 대한 `식물 에스트로겐`의 노출이 성체가 되었을 때 생식능력에 장애를 일으킴을 발견하였다.(104면)

"천연/합성 호르몬은 유사물질들의 근본적인 차이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많은 인공호르몬 유사물질들은 천연화합물보다 더 큰 해를 끼치는데 왜냐하면 이들은 체내에 수년씩 남아 있는데 비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하루면 체내에서 배설되기 때문이다." (107면)

"우리가 얻은 결과는 다양한 살충제와 그 유사 화합물이 에스트로겐 대사에 영향을 미쳐 유방암, 자궁암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224면)

"다른 동물들처럼 인간은 모유를 통해 PCB와 다른 오염물질들을 성인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양보다 10배에서 40배가량 다량으로 섭취하게 된다."

"출생전 높은 농도의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남성은 인생의 후반기에 전립선 비대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217-219면)

"세계의 대부분 지역 사람들이 야생동물과 실험실 동물들의 발달을 저해하는 화학물질들에 노출되어있으며 이 화학물질이 규제되지 않는 한 우리는 인간 배아의 발달에 대한 광범위한 장애의 위험 내지 평생 지속되는 손상과 마주치게 될 것" (209면)

"즉 이론 연구는 태아의 발달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호르몬 신호를 간섭하는 화학물질이 성적 선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236면)

"인간의 성적 선택의 양상이 내분비 교란 합성 화학물질이 시판된 이후로 변화했다는 어떤 조짐도 없다. 게이와 레즈비언은 그들을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는 사회의 풍조에 점점 눈에 띄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이용가능한 최상의 연구들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비율이 일정했음을 보여준다." (237면)

"인간은 유전자 지도를 만들고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골라내려는 과학적 집착은 우리를 병들게 하는 거의 모든 것의 뿌리가 우리의 유전자에 있다는 대중적인 인상을 창조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탐구한 과학적 연구가 명확히 보여주듯 물려받은 유전적 청사진은 출생전에 태아를 만드는 한 요소일 뿐이다."

"한 젊은이는 물려받은 발암 유전자보다는 어머니 자궁에서의 비정상적인 호르몬 수준때문에 고환암에 걸릴 수 있다." (246면)

"암은 그 참담한 영향이 희생자와 가족 모두에게 미치는 극적인 질병이지만 동물과 인간 집단의 생존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암은 개인적인 수준에서의 비극이어서 건강한 집단은 질병으로 잃은 개체를 재빨리 대치시킬 수 있다. (반면) 호르몬 교란 화학물질들은 광범위하고 은밀하게 생식력과 발달을 손상시키기에 전체 종의 생존-결국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 (251면)

"우리가 무엇인가 독자적인 것의 예를 들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그것이...... 우주의 모든 것과 수천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 존 뮈르 (20세기 초 미국 환경 철학자) (206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