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 Season 17 과학이슈 11 17
박진희 외 10명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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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할 과학이슈 11 Season 17

[동아엠엔비] (2026)

 



학창 시절에 배운 과학 지식을 훗날 다시 돌아보면, 지금의 학생들은 보다 더 깊어진 지식을 더 이른 나이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발견한다. 과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지식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 전공자라고 해도 새로운 발견을 일일이 따라가는 일은 벅차다. 늘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성과들에 관심을 두어야 현대과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맥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국내의 각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일반인들을 위해 꾸준히 글도 쓰는 연구자들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이런 변화 가운데 최근 주목하게 된 책이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시리즈였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시즌 17권으로 표제어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로 바뀌었다. 아마도 대상 독자를 일반인 위주에서 과학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으로 구체화한 시도로 보인다. 좀 더 조사해보면 이 책은 자연계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삼은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15호에 실렸던 상온 초전도체 논란을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는 이들는 분명 큰 틀에서 최신 과학 이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해당 이슈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일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 먼저 주목한 주제는 양자역학 100주년이었다. 작년(2025)이 유엔이 선언한 양자과학과 기술의 해였는데,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의 양자 이론을 정식화한 해가 1925년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자이론의 태동으로 범주를 확대한다면 1900년 즈음 베를린 대학의 교수였던 막스 플랑크가 양자개념의 도입한 일을 포함시킬수도 있겠다.








양자역학의 역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사건은 아인슈타인과 인연이 있다. 19세기까지 물리학에서는 빛이 파동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사실이 우세했는데, 플랑크의 실험 결과를 받아들인 아인슈타인은 광양자 이론을 정립했던 것이다. 이는 사실상 양자 이론의 정립에 큰 기여를 했는데, 문제는 아인슈타인이 양자 역학의 관점들에 강하게 거부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양자 세계의 여러 현상들처럼 양자역학의 역사에는 이처럼 아이러니한 사건들이 있다.


양자역학 100주년이었던 2025년에는 아마도 이를 기념하는 취지에서 양자 역학에 본격적으로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노벨상이 돌아갔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호에 실린 2025 노벨과학상에 대한 글은 양자역학 100주년에 대한 글과 닿아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한다. AI 기술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여러 반도체 소자들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 반도체 소자들의 구동 자체가 바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했던 결과다.




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양자 컴퓨팅 분야는 어떤가.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 컴퓨팅의 토대를 마련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는데, 양자 컴퓨팅 분야 자체가 바로 지난 100여 년간 양자역학의 지식이 축적된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양자 컴퓨팅은 양자역학 연구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이런 맥락에서 양자역학 100주년글에서 소개되어 있는 양자 컴퓨터 구현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과 보다 관련이 있는 양자 컴퓨터 구동 방식은 낮은 온도에서 큐비트를 만들고 제어하는 초전도체활용 방식이었다. 하지만 큐비트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실리콘 스핀, 광자(포토닉스), 중성 원자, 이온 트랩이 있는데, 아쉬운 점은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구현 기술 혹은 원리에 대한 소개가 거의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번 호의 대상 독자가 청소년이기에, 이 지점에서는 더 깊이 설명을 시도하지는 않은 듯하다.


매년 노벨 과학상이 발표되면 우리 과학 연구의 현실이 거듭 조명된다. 아직 우리 나라는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과학자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까지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만 31명이었다. 바로 이웃하는 나라임에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많은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차이라 생각하는 요인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하나의 큰 분야에 천착하는 연구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결과를 빨리 내야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은 늘 해외의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주목받는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반면 일본은 해외의 유명 연구실에 합류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연구를 지속해도 좋은 연구를 도출해내곤 한다. 우리도 이제는,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이 핵심 분야에서 우리 스스로 주도하는 연구를 하고 해외의 유명 연구소와 대등한 결과를 많이 축적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연구자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호에서는 양자역학과 노벨 과학상, AI에 관한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각 호에서는 늘 과학이슈 11가지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기에, 이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는 한 최신 과학 이슈에 대해 분명히 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인 '피지컬 AI'의 개념이 이미 생체모방공학과 연결되고 있음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드론이나 로봇관련 연구에서 앞으로 더 활발한 기술의 접목과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청소년들이 이 책에 소개된 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보기에 청소년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일반인들이라고 이 책의 모든 이슈를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닐테니 나만의 기우인지도. 전문가라고 모든 분야를 다 익숙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반대로 전문가들이 최신 과학 이슈들을 동료들이 아닌 비전공자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러 이슈를 다루는 글에서 비전공자들을 위해 좀 더 쉽고 기본이 되는 개념들에 대한 소개가 함께 정리되어 있는 책은 독자/학습자가 흥미를 갖는 분야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학창시절에 어느 분야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아도 특별히 흥미를 끄는 분야를 발견하고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의 기획 의도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과학 분야는 매일 새로운 무언가가 발견되고 지식이 추가되는 분야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별하고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어 앞으로 나올 <과학 이슈 11>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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