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방연희 과학책 읽기
사이언스 믹서 1월 모임 후기
《나쁜 유전자》
1장 - '피부색 유전자' 함께 읽기
작년 하반기에 잠시 쉬어 갔던 책방연희 과학책 읽기 모임이 ‘사이언스 믹서 Science Mixer’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1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전, 추위를 물리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풀어 놓은 공통점 한 가지는 현재 각자의 독서 활동을 좀 더 폭넓게 확장해보고 싶다는 바람이었던 것 같고요. 또 과학 지식의 확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그 자체로만 고립되어 존재하는 분과가 아니라는 것, 나와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사이언스 믹서’를 시작할 때 시도해보기로 했던 읽기 방식이 참여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진 않았거든요. 오히려 느리게 읽기의 방식이 늘어지고 권태로운 독서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컸습니다. 최근 책읽기는 점점 더 인기를 잃어가는 반면, AI에 한 관심과 필요성은 점점 더 우리를 압박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엉뚱하게도 '1년에 1권 읽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올 한해 느릿느릿 읽어나갈 책은, 공지한 바대로 정우현 교수님의 <나쁜 유전자>였는데요, 1월 첫 모임에서는 이 책을 진행자가 선택하게 된 배경과 기대하는 바를 언급하고 함께 1장 ‘피부색 유전자’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인간의 피부색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구별짓기’의 표지이자 ‘낙인찍기’의 근거가 되어 왔는데요, 저자는 인간의 피부색이 수많은 유전자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멜라닌 색소의 많고 적음, 그리고 색소의 배합 정도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알려줍니다. 나아가 피부색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선택을 거쳐 적응한 유전형질이라고 말이죠. 나아가 내가 속한 ‘인종적 집단’과 ‘타집단’에서 보이는 차이(변이)보다도 내가 속한 집단 내부에서 보이는 차이(변이)가 생물학적으로 더 크다는 것도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종’이라고 말할 때, 이 개념은 생물학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 ‘인종’은 단지 인간 문화의 산물일뿐이라는 것을 현대 과학이 말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차이’가 ‘차별’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여겨졌다는 것이지요.
생물학적인 사실들을 정리하고 나서도,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인종적 차별이나 우리 안의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간은 그들이 속한 사회의 ‘문화’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도 다시금 깨닫습니다. 아울러 과학적 발견을 통한 지식이 하나의 강력한 필터로 작용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도 다시금 확인해보았습니다.
첫 모임이었고, 한번에 한 챕터 읽기라는, 엉뚱한 읽기 모임에 호기심을 보이고 와주신 분들, 조금 어색한 분위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셔서 모임 분위기가 한결 가벼웠던 것 같네요.
1부에서 시간을 많이 써서 참고 도서를 소개하고 의견을 나누는 2부에서는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1장 피부색 유전자와 관련한 참고도서로 <웃음이 닮았다>, <낙인찍힌 몸>, <주인 노예 남편 아내>, <블랙 라이크 미>와 같은 책이 언급되었습니다. 다음 읽기 모임에서는 각자 읽어 오신 참고도서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듣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3월 사이언스 믹서에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쁜유전자 #정우현작가 #이른비출판사 #사이언스믹서 #책방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