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15주기에 받은 리영희 선생의 유산'

<나와 리영희>


리영희재단 기획 [창비] (2025)





오늘(2025년 12월 05일)은 고 리영희 선생의 15주기라 한다. 마침 오늘 리영희 선생과 만나고 시간을 함께 했던 인연들이 기억하는 선생에 대한 글을 모은 <나와 리영희>가 도착했다.



내가 선생에 대해 알게 된 시기는 몇 년 되지 않았다. 선생이 남긴 글들을 우연히 접하면서 많은 지식인들이 그를 기억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전환시대의 논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내게 '리영희 선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바로 '진실'이라는 단어다. 그가 생전에 아마도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표현이, '나는 오로지 진실만을 쫓겠다'라는 말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이 단어만큼 왜곡도 많고, 논란이 많으며 때로는 과소평가되는 단어가 있을까 싶다. 그런 개념이 바로 '진실'이라는 것인데, 선생이 오직 이 '진실'만을 위해 살았고, 또 그렇게 하겠다고 천명했던 선생의 신념을 되새겨보는 날이다.



이 책은 리영희 선생의 동료/지인/후학들을 비롯한 인연 32명이 기억하는 리영희 선생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선생이 평생 추구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또 얼마만큼의 무게감을 지녔던 것일까 궁금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찾아야할 답이겠다. 



한 가지 실마리, 혹은 출발점으로 오랫동안 뉴욕 타임즈에서 서평가로 활동했던 일본계 미국인 미치고 가쿠타니를 소환해본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도 종종 '진실'을 추구하고자 했다. 내가 이해하는 가쿠타니의 '진실'은 절대적인 기준으로서의 '진실'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일종의 균형추로 작용하는 '무게중심'에 가깝게 느껴진다. 한편 이 무게중심의 한 가운데에는 '인간'이 자리잡고 있었다. 



현대의 많은 저술가, 사상가들이 '진실이란 없다'는 입장을 취하며, 가쿠타니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를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가 줄곧 추구하던 진실이 내게는 리영희 선생이 생전에 말씀하시던 진실과 닿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우리는 늘 흔들리고 방황하는 존재일 테다. 진실을 향한 길 한가운데에서 늘 길을 잃고마는 우리 인간을 다시 붙들어주고 다시 이를 향하게 해주는 평형추와도 같은 것이 바로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지점은 앞으로 <나와 리영희>를 읽거나, 그의 저작을 읽게될 때 내가 염두에 두고 들여다볼 지점이기도 하다. 내게 주어진 과제와도 같다. 앞으로 나는 '어떤 진실'을 쫓을 것인가 하는 물음과도 같다. 



리영희 선생의 15주기 되는 날에, 그리고 암담했던 계엄의 밤이 이제 막 1년 지난 시점에, 꽤나 오래 책장에 놓여 있던 선생의 평전과 책 몇 권도 함께 꺼내어 본다. 우리는 지금 어떤 순간을 지나고 있는지하는 생각과 더불어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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