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증언 - 간토대지진, 혐오와 국가폭력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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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01년 째 애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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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토대학살이 일어난 지 101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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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년전 오늘 오전 11시58분... 간토(관동) 대지진이 발생했고,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았으나 더 큰 재앙은 곧 이어 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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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일본 군부의 의도적인 도발에 일본 우익 세력이 가세했다. 이 일본인들은 군부의 묵인 하에 조선인을 색출하여 살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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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6600여명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살해당해야 했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누었던 기준은, 단지 ‘15엔 50전’이라는 일본어 발음을 잘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외국인들, 특히 조선인들이 일본의 우익 세력과 이에 동조하는 일본인들에게 죽창과 칼에 찔려 죽어야만 했던 이유로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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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그러니까 지난 101년간을 생각할 때 안타까운 점은, 역대 어느 대한민국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 일본에 공식적인 조사와 해명 및 사과를 요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어느 대한민국 정부도 말이다. 이점이 가장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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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진 직후 살해당한 사람들 중에는 일본의 타지역 출신 일본인도 있었다. 그러니까 ‘15엔 50전’이라는 발음을 관동지방 사람들의 발음으로 읽지 못해 살해당해야했던 오사카 출신의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 <백년 동안의 증언>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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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일본 영화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의 이야기도 기억난다. 간토대지진 당시 10대 였던 구로자와 아키라는 이웃 어른들이 어린 자신에게 죽창을 쥐어주며 ‘조선인놈들을 죽이라’고 했던 상황에 충격을 받은 순간을 기록한 대목이 있다. 그가 지성인의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는 지점은 그의 손에 들린 죽창을 보며 ‘이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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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 교수의 <백년 동안의 증언>을 통해 간토대지진에 대해 비로소 입문할 수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내용은 무겁지만) 작고 가벼운 이 책을 입문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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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일제 부역자들이 자신들의 매국행위나 변절한 이유를 들어보면 상당 부분은 “조선이 해방될 줄 몰랐다.”였다. 이들은 대개 부와 권력을 손에 쥐고 일제의 영원한 통치를 굳게 믿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마음 속에는 결정적으로 한 가지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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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의 결핍요소를 ‘인간애’라고 생각한다. 깉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라는 마음의 불씨가 이들에게는 꺼져 잇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애라는 마음의 불씨가 꺼진 자리에는 패배주의와 열패감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이 지킬 것이라고는 오로지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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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학살이 일어난 지 101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은 101년째 애도중이다. 홍범도가 사라지니, 지하철 안국역과 잠실역에선 독도가 사라졌다. 아마 교과서에서 이들이, 독도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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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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