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씽킹 -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최혜진 지음 / 터틀넥프레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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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 존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이 능력

-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지음 | [터틀넥프레스] | (2023)

 




오늘 열어본 책은 회사에서 구입해준 에디토리얼 씽킹이다.


 

저자는 20년차 편집자라고 한다. 특히 개성과 색이 천지 차이인 여러 저자들의 글뿐만 아니라 각종 그림 혹은 사진 등의 이미지를 제한된 지면에, 최대한의 전달력으로 꾸며내야 하는 잡지 편집자라는 사실이, 그가 얼마나 편집자로서 혹독한(?) 훈련을 거쳤을지 짐작하게 해준다. 특히나 잡지 편집자는 일반 단행본처럼 호흡이 보다 긴 것도 아니기에 더 빠르고 명료한 판단력을 요구하는 자리일 테다.


 

비록 저자는 출판계의 편집자를 거쳤다고 하지만, ‘편집하는 일은 사실 인간이라면 매 순간 수행하는 모든 행위에 걸쳐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어떤 종류든 취사선택이라는 과정이 들어간다면 말이다. 심지어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하는 문제에서도 개개인의 특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저자가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사실 어떤 분야든 기획 혹은 창작이라는 행위에 발을 조금이라도 담그고 있는 이들이라면 생각해봐야하는 지점들을 또박또박 짚어준다. 일전에 에디톨로지라는 주제로 나온 도서들도 있을 텐데, 읽어보진 않아서 비교는 힘들다. 다만 이 책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저자의 오랜 경험과 명료한 주제의식을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일러주는 야무진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의 기획을 맡은 직업인뿐만 아니라 책을 만들든, 혹은 프로그래밍을 하거나, 심지어 예술 분야에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은 물론, 심지어 공무원에게도 참고할만한 책이 아닐까. 기계적으로 일하고 살아가는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안목을 갖추라고 말해준다. 특히 창작’, 독창성이라는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재배치를 통해 차이를 만들어 내는 능력”(115)이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면 이 책을 더 읽어볼 일이다. 이러한 생각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좋은 문학 작품이 그러하듯, 좋은 에디터, 창작자, 기획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좋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훈련이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투표하고 돌아와서 무심코 펼친 에디토리얼 씽킹의 한 페이지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 문장이 있었다. 물론 마음에 드는 좋은 문장들이 많이 보이지만 말이다. 이 문장을 오늘 하루의 화두로 삼아본다.


 

나는 핵심을 알아보고 구조를 조직하는 능력이 결국 타인에 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143)


 

문장과의 첫 만남은 퍽이나 이질적이다. 요약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다시 곱씹어보니 이 말은 곧 공감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것이 좋은 기획자의 출발점이라고 말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문학적 상상력혹은 메타 인지와도 연결될 것이다. 나아가 내가 기획하는 일의 방향과 포지셔닝을 정하는 일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기획하는 일 혹은 제품, 혹은 창작물의 이용자, 수혜자들의 눈에서, 그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비춰질까를 한 번이라도 고민해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아니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나 혼자를 위한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예비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오늘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 덧붙이자면, 내가 주목하는 정치인의 기본 자질도 바로 이 문장에 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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