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증언>
: 간토대지진, 혐오와 국가폭력
김응교 지음 [책읽는고양이] (2023)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11시 58분에 간토대지진이 발생했다. 이어지는 나날들은 지옥이었다. 내가 이 때 일본에 있었다면, 그래서 ‘15엔 50전’을 의미하는 일본어 ‘쥬우고센 고주센’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다면, 나는 죽창에 찔려 죽거나 일본도에 베어 죽었을 것이다.
시인이자 비교문학 연구자, 문학평론가인 김응교 교수가 20년 넘게 모은 자료와 발표한 글을 모아 써낸 <백년 동안의 증언>은 일본의 군부가 퍼뜨린 유언비어와 학살로 얼룩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이하 간토학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은 명백한 국가폭력이다.
이 책은 주로 일본의 시민들에 어떻게 이 사건을 조사하고 기억해왔는지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13살이던 소년에게 조선인을 죽이라고 건넨 죽창을 들고 인간에 대해 회의했던 구로자외 아키라의 증언, 조선인을 학살하는데 앞장섰던 자경단 딘원이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학살 현장을 보고 이와 손절하고 이들을 비판하고 풍자했던 정황, 간토대학살을 기록하는 시를 썼던 시인이자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이야기, 비국민으로서 일본 정부를 비판했던 오에 겐자부로 등등의 사례가 나온다. 또 변호사 후세 다쓰지는 목숨을 걸고 간토학살을 조사하고 조선인들을 변호하기도 했다.
이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고 그럴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무엇보다 한일 양국의 화해를 바라는 책이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알아야하고 기억해야만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한다. 올해 100주기를 맞은 간토학살에 관한 도서 한 권을 해가 바뀌기 전에 읽어보고자 했다.
[책 속으로]
[1] “서사시적 정신이란, 어떤 현실적인 어둠에 압도되지 않고, 아울러 어떤 어둠도 밝혀내는 광원을, 현실과 서로 관련지어, 그것과 격투하면서, 시인 자신을 주체로서 창조하여, 장치하는 정신이다.”(72)
- 간토학살을 다룬 시인 쓰보이 시게지의 평론 중에서
[2] “어른들의 행동에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인단에게 진정한 어둠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상상도 못할 텐데, 그 공포는 인간의 정기를 빼앗는다.”(97)
-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13세 때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자신에게 조선인이 보이면 죽이라고 죽창을 쥐어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한 생각
[3] “일본이 어느 정도 사죄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은 큰 범죄를 한국에 범했습니다. 게다가 아직 한국인에게 일본은 충분히 사죄하지 않고 있습니다.”(196)
-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2015년에 한 말
[4] “무라카미 하루키는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라고 했다. 백년을 제대로 기억하려면, 호주 총리나 독일 총리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법적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277)
[5] “백년을 기억하는 것은 피해 의식이나 자학적 태도가 아니다. 구원의 방법은 이미 과거에 있으며, 진정한 희망은 과거의 기억에서 나온다.”(279)
[1] "서사시적 정신이란, 어떤 현실적인 어둠에 압도되지 않고, 아울러 어떤 어둠도 밝혀내는 광원을, 현실과 서로 관련지어, 그것과 격투하면서, 시인 자신을 주체로서 창조하여, 장치하는 정신이다."(72)
- 간토학살을 다룬 시인 쓰보이 시게지의 평론 중에서
[2] "어른들의 행동에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인단에게 진정한 어둠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상상도 못할 텐데, 그 공포는 인간의 정기를 빼앗는다."(97)
-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13세 때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자신에게 조선인이 보이면 죽이라고 죽창을 쥐어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한 생각
[3] "일본이 어느 정도 사죄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은 큰 범죄를 한국에 범했습니다. 게다가 아직 한국인에게 일본은 충분히 사죄하지 않고 있습니다."(196)
-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2015년에 한 말
[4] "무라카미 하루키는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라고 했다. 백년을 제대로 기억하려면, 호주 총리나 독일 총리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법적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277)
[5] "백년을 기억하는 것은 피해 의식이나 자학적 태도가 아니다. 구원의 방법은 이미 과거에 있으며, 진정한 희망은 과거의 기억에서 나온다."(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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