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레슨(Style)》
: 명확하고 아름다운 영어 글쓰기
조셉 윌리엄스(Joseph M.
Williams) & 조셉 비접(Joseph Bizup) 지음
라성일·윤영삼 옮김 | [크레센도]
언젠가 사놓고 묵혀두었던(?) 이 책을 책정리하면서 발견하고 조금 읽어보았다. ‘명확하고 아름다운 영어 글쓰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영어 문장쓰기, 영어 글쓰기 안내서다. 이런 취지의 책을 한글로 번역하여 읽어보니 다소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말과 글로 글쓰기를 하는 데에도 참고가 될 만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1장은 무엇보다 스타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씌여졌다. 흔히 글에서 ‘스타일(style)’이라고 하면 ‘문체’라고 번역이 되는데,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갖는 의미의 맥락은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스타일’이 곧 ‘문체’다라고 선언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미묘한 문화적 맥락의 차이는 감안하고 이해를 해야 할 것이다.
첫 장을 읽다가 주목하게 된 문장은 이것이다.
“완벽한 상태로 글을
마무리하지 못한다고 해도, 시간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면 좋겠지만, 완벽이란 죽을 때까지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28면)
이 문장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 내용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느껴서 라기보다는 이 문장이 과거의 경험이나 기억을 불러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잠시 딴생각을 하게 되었다. 초고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여러 번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글이 ‘완벽’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다만 ‘완벽’이라고 할 수 있는 상태가 있다고 ‘믿는다면’, 이 상태에 무한히 점근적으로 다가가려고 시도하는 것이 ‘이 생애’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일 것이다. ‘저자는 글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미리 힌트를 주고 있다. 글쓰기를 해도해도 안된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원래 ‘해도해도 (완벽하게) 안되는’ 것이 글쓰기라고 말해준다면, 애초에 그런 기대보다는 ‘보다 나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수련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 물론 ‘해도 안되는’ 것이기에, ‘차라리 안하겠다’라는 결론은 ‘보다 나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와 커다란 차이를 갖는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문장은 ‘미완의 문장’이라고 감히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다만 어느 문장이 더 명확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이 책의 중요한 전제는 ‘초고를 쓸 때’ 적용하는 규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초고를 쓸 때는 불필요하게 글쓰기 규칙을 고민하면서 쓰지 말고 일단 쓰고 난 후, 수정하는 과정에서 이 책의 글쓰기 규칙들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고라도 글을 어떻게 쓰기 시작해야 할지가 고민인 독자들에게 이 책은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결국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하는 과정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중요한 생각을 아니겠지만,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맞는 책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 자체도 ‘나 자신에 대해 좀더 알아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내 관심사에 따라 모은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은 내 욕망과 결핍의 집합소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단순히 영어공부/영어 문장 쓰기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라는 관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모호하게 숨어있는 내 안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여 전달하기 위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나 자신을 알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