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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지식 -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잰 페인 글, 마이크 필립스 그림, 오윤성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10대들이 읽어야 할 책,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의 양이 무서우리만큼 많다. 가끔 10대에서 아주 멀리 와 있는 나는 여유롭게 팔짱을 끼고서 10대들을 바라보는데, 때로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런데 그 많은 지식과 정보들은 어쩌면 10대들에게 스키마로 쌓이지 않고 그저 새나가 버리는 것도 같다. 그래서 나는 10대들을 위한 어렵기 짝이없는 책을 보면 화가 난다. '당신이 10대면 이런 책을 읽고 싶겠느냐.'며 기획자나 편집자에게 따지고 싶어진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하면,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세계 최고의 지식>이 내가 원하던 형태의 책이라는 칭찬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책, 구성이 무척이나 재미있고, 내용도 재미있고, 그림도 재미있다. 표지만 보고서 제법 무거운 책인가 싶어 꺼리던 딸들이 차차 재미를 붙이더니 급기야 서로 먼저 읽겠다고 '찜'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고, 내가 큰소리로 한 꼭지를 읽어주고나서 벌어진 일이다. 아이들의 반응은 이랬다.
'앗, 짧다. 게다가 중간중간 영어 단어까지 끼워 읽으니까 재미있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138쪽
execution을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걱정없다. 오른쪽 여백에 엑시큐션으로 읽을 수 있게 모든 영단어에 대해 발음기호도 적혀 있다.
300여 쪽의 얇지 않은 책이지만, 워낙 짧은 상식들이 가득해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되고, 시원시원한 여백과 큼직한 글씨가 부담없이 다가온다. 무엇보다 펜화 느낌의 유머러스한 그림들이 킥킥 웃음을 자아내기까지한다.
내용은 매우 넓게 펼쳐져 있다. 과학, 역사, 사회, 문화, 국가, 스포츠, 미스터리, 인간, 동물, 자연, 지구의 11개 part로 나뉘어 있다. 각각의 파트가 또다시 작은 테마로, 작은 테마가 또다시 컬럼으로 세분되어 있는데, 이 컬럼들은 그야말로 읽기 부담없을 정도로 짧다. 주로 세계적인 기록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그점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단점일 수 있다는 건 최고, 최초, 최대, 최소라는 것들은 중간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라서 그렇다. 그러나 기록 이야기의 흥미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건 누가 뭐래도 장점이다. '가장 책을 많이 쓴 작가'(82~83쪽) 이야기에서 영국의 로맨스 소설가 바버라 카틀랜드는 18일에 소설 한 권씩을 썼단다. 723권 출간, 서재에 대기 중인 원고가 160개가 있었다는!
이 책을 욀 정도로 읽고 나면 표지에 쓰인 글처럼 '걸어다니는 구글'이라 불릴 수 있을 법도 하지만, 좀 그렇다. 우리 땐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걸어다니는 도서관' 등으로 불렸는데 격세지감이다. 구글 대신 지식in이라 하면 너무 특정 회사 홍보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