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아는 만큼 들린다
최영옥 지음 / 문예마당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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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보다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을 추천합니다

가격 차이가 6천원 정도 나는데 그 책이 훨씬 화려하고 재밌고 유익합니다

솔직히 좀 실망스럽네요

에피소드라고 삽입한 것도 너무 일상적인 내용이고  깊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두 책에서 작곡가나 곡 설명하는 게 거의 똑같더군요

누가 누구 걸 베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만든 원전을 같이 베꼈는지 완전히 일치하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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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의 겉과 속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평들이 대체적으로 좋은 책을 비판한다는 건 모험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대체 그는 자기 책을 낸 것인가? 아니면 여러 책을 종합한 요약본을 낸 것인가?

대중문화라면 그의 전공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전체를 남의 책 요약으로 일관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이야기는 거의 없고 90% 이상을 남의 얘기로  채울 뿐이다

그나마 원전을 밝혀서 다행인 셈인가?

불행히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여기 인용되는 몇 권의 책을 먼저 읽었다

보보스나 명품에 관한 챕터는 정말 원전 그대로의 내용을 요약한 것에 불과하다

강준만이 쓴 책을 읽는 이유는 강준만의 의견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원전이 다 번역되서 팔리고 있는데 그 요약본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겠는가?

차라리 여기 인용된 원전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깊이의 정도가 다르다

또 그가 인용한 원전들은 어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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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04-11-1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책... 강준만 교수의 고전(?)이네요. ^^;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항상 다른 새로운 책들에 관심 쏟느라 아직까지도 읽지 못한 책.

야클 2004-11-1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인물과 사상>은 여러권 봤는데요.재미있고 일부분 공감하지만 또한 많은 부분에서 거부감이 드는 묘한 사람이란 느낌을 갖고있어요.이책은 안읽어봤는데....별로 읽고싶은 생각도 안드네요. ^^
 
쇼핑의 유혹 - 쇼핑의 역사와 문화에 얽힌 인간 욕망의 9가지 얼굴
토머스 하인 지음, 김종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쇼핑을 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소비 생활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백화점에 진열된 물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고, 직접 물건을 구매할 때의 기쁨은 말할 것도 없다
쇼핑 중독자의 경우 백화점 순례하는 게 최고의 여가 활동 아닌가?
돈을 주고 물건을 구입할 때의 그 희열감은, 비록 지불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것이다
그래서 외상 구매, 혹은 신용 카드가 생긴 거 아니겠는가?
만약 사람들이 합리적인 소비만 한다면 충동 구매를 부축이기 위한 신용 카드 같은 제도는 애당초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쇼핑은 하나의 여가이자 소비 활동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중론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다양한 관점으로 쇼핑을 분석한다
사람들은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쇼핑을 한다
쇼핑과 소속감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그룹에 끼기 위해 비슷한 물건을 구매한다
저자의 분석처럼 취향과 유행은 좀 다른 개념인데, 유행이 잠깐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데 비해 취향은 거의 영구적으로 우리 마음을 지배한다
유행이야 무시할 수도 있지만, 취향은 그 사람의 본질을 지배하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중년의 남성은 유행 따위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갖는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은, 누가 뭐라 한다 해서 쉽사리 바뀔 만한 취약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대단히 견고한 자신만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 취향을 드러내기 위해 쇼핑을 한다
말하자면 그의 쇼핑 목록은, 나는 이런 사람이오, 라고 현시적으로 보여 주는 도구가 된다

이 취향을 공유하는 소수의 집단들은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비단 쇼핑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동호회 같은 것도 여기게 속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참으로 개성적인 존재다
대중 매체에 의해 끊임없이 똑같아지라는 압박을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독특한 생각과 스타일을 어떻게 해서든 드러내려고 애를 쓴다
요즘 같은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는, 곧 비슷한 취향의 소비자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주기 쉽다

오늘날 쇼핑의 특징으로는 브랜드 네임 밸류가 있다
옛날에는 점원들의 설명을 듣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했는데, 20세기 후반의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름만 가지고 제품의 품질을 판단한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바로 광고다
광고를 통해 대중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그 제품 품질이 좋다는 것을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겠는가?
현대 사회는 정말 모든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는 생각이 든다
부어스티니 주장하는 그 이미지의 환상도 결국 매스 미디어 시대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필수 요소다
광고가 없는 21세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팔고, 소비자들은 그 이미지로 제품의 질을 판단한 뒤 대량 구매를 한다
대량 생산과 대량 구매는 광고라는 중간자가 없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쇼핑의 새로운 개념으로 책임감이라는 게 있다
대체 쇼핑과 책임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쇼핑이라는 단어에는 과소비와 무절제라는 속뜻이 숨어 있는 기분인데, 쇼핑을 책임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꼭 필요한 물건만을 구입하는 가정 주부들을 예로 든다
그들은 한정된 액수 내에서 가족에게 최대의 효용성을 안겨 줄 물품을 구하기 위해 애쓴다
따지고 보면 자급자족 시대가 아닌 이상, 시장에 나가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먹고 살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내가 필요한 제화를 구입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닌가?
그러므로 쇼핑의 속성에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리는 "책임"이라는 덕목이 들어 간다
(나 역시 그런 면에 해당된다)

쇼핑을 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주목(attention)을 들 수 있다
물품 구매를 통해 타인의 주목을 받고 싶은 심리를 말한다
이것은 부유층일수록 더욱 그렇다
유한 계급이란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는 것을 구매할 능력이 있는 계층이라고 누군가 정의했다
여기에는 사치 품목 뿐 아니라 오페라나 클래식, 발레 같은 예술도 포함된다
부유층들은 보다 값비싼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그것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과 차이를 두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들을 흉내내기 위해 한 달 월급을 명품에 쏟아붓는 서민층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명품을 소유했느냐, 안 했느냐는 본질이 아니다
명품, 혹은 사치품은 그저 차이를 드러내는 수단에 불과하다
본질적으로 부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단지 그들이 갖는 몇몇 물건들을 소유했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겠는가?
소득 격차를 인정하고 각자의 능력에 맞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다

쇼핑을 하는 다른 이유로는 축하를 들 수 있다
제일 쉬운 예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하면 된다
흔히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이 데이를 관련 업계의 상술이라고 비난하지만, 저자의 말을 들어 보면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사실 인간이 얼마나 영리한 동물인데 남의 말에 속아서 돈을 지불하겠는가?)
선사 시대 이래로 사람들은 축제를 즐겼다
생산력이 부족한 시대에 축제는 거의 유일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기회였다
더구나 축제 때는 귀족들이 자선의 은혜를 베푼다
(크리스마스의 불우 이웃 돕기란 이런 맥락의 전통이었나 보다)
1년 중 단 며칠을 쉴 수 있는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므로써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한다
사실 아무 날도 아닌데 친하게 지내자고 선물을 건넨다면 얼마나 어색하겠는가?
사람들이 기념일을 찾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크리스마스 등의 축일을 기념함으로써 그들은 새로운 인간 관계를 다진다

현대 사회의 특징으로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이 빠질 수 없다
세계가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쇼핑을 위해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들어진다
대형 쇼핑몰이 번창하는 이유도, 바쁜 현대인을 위해 모든 물건들을 한 곳에 모아 놨기 때문이다
이제 인터넷 쇼핑이니 홈쇼핑이 대중화 되면서 고객들은 원하는 물건을 앉아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직접 눈으로 볼 수 없고, 조언자도 없기 때문에 불안한 심리가 있지만, 환불 제도를 통해 극복해 가고 있다
저자는 쇼핑의 마지막 특징으로 이러한 편의성을 들고 있다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깊이가 얕긴 하지만, 비교적 일목 요연하게 쇼핑의 심리에 대해 잘 기술하고 있다
지나친 비약을 피하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문제들을 예로 든 것도 이해를 돕는다
일반인이 현상을 분석한 책을 읽었으니, 이제는 보다 학문적으로 접근한 글을 읽고 싶다
확실히 인간은 소비하는 동물이다
도구적 인간, 정치적 인간 등등 인간을 정의하는 수많은 개념 속에 소비하는 인간도 함께 포함시켜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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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알랭 드 보통 지음 / 한뜻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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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일상적인 감정을 철학적으로 분석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다

"생활 속의 철학자"라는 수식어를 붙여 줘도 괜찮을 작가다

"삶의 철학 산책"이라는 에세이에서도 대가들의 철학을 일상성 속에 잘 녹여 놓더니만, 이 책에서도 사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철학적으로 훌륭하게 풀어 놓는다

이 책과 더불어 그의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꼼꼼히 읽는다면 다른 연애 지침서는 평생 안 봐도 좋을 듯 싶다

 

이 철학 소설의 주인공은 앨리스라는 24세의 영국 여자다

그녀는 일곱 살이나 많은 에릭이라는 부유한 금융가와 사귀고 있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것은 에릭이 원래 의사였으나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어 금융계로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의대 6년과 수련 5년을 다하고 군대 3년까지 다녀 와야 비로소 정상적인 의사로 대접받는 우리 사회에 비하면 영국 의사들의 성취는 왜 이렇게도 빠른 것인지!!

우리 나라에서도 의사라는 직업이 예전같은 대우를 못 받고 있지만, 의사가 국가 공무원 신분인 영국 역시 돈을 벌기 위해 금융계로 향하는 현실이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지난 번 보통의 소설을 읽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영국의 젊은이들에게 섹스는 결혼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앨리스는 이미 고등학교 때 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나온다

누가 처녀 딱지를 떼 줄 것인가에 골몰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마치 총각 딱지 못 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우리나라 남자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 때문에 우리나라의 매매춘이 활발한 것인가?)

앨리스는 에릭과 만난 첫 날, 그와 섹스를 치루므로써 사귀기로 한다

사귄다는 의미가 곧 섹스를 해도 좋다는 뜻인 셈이다

 

에릭은 나이도 많고 돈도 많기 때문에 앨리스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한다

오랫동안 남자 친구가 없던 앨리스는 한껏 비관해 있던 처지라, 신문에 소개된 멋진 레스토랑을 데려가는 에릭에게 완전히 빠져 든다

이 레스토랑의 음식맛에 대한 평가에서 성격이 드러난다

앨리스처럼 타인의 평가에 의해 자신을 규정하는 사람들은 신문의 극찬을 받은 곳이기 때문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그녀와 함께 사는 친구는 자기가 맛있다고 느낀 곳만 훌륭하다는 평가를 한다

아무리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기사가 실려도 자기가 맛없으면 형편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에 영향받지 않고 내 눈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는 주체성을 갖기란, 요즘같은 대중 매체 시대에는 참 어려운 문제다

 

앨리스는 직장 생활에 주는 억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먼 곳을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휴가지에서도 여전히 그녀는 피곤하고 괴롭다

사람들은 흔히 휴가지로 떠날 때 일에 지친 자신은 버려 두고 가길 원하지만, 근심까지 함께 비행기에 싣곤 한다

즉 우리는 여행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자신을 며칠의 휴가를 통해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

약간의 기분전환은 될 수 있을지라도 결국 나를 둘러싼 일상은 늘 반복되기 마련이다

 

앨리스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그래서 그녀는 전형적인 런던인인 에릭과는 취향이 사뭇 다르다

에릭의 취향은 주류이고 앨리스의 취향은 비주류다

앨리스는 끊임없이 에릭에게 자기 취향의 정당성을 설명해야 하는 당위감을 느낀다

은연 주에 에릭은 비주류 문화권자인 앨리스의 취향을 얕보는 것이다

만약 그들 사이의 주도권이 앨리스에게 있었다면 에릭은 그녀의 색다른 취향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일반적인 취향이 얼마나 평범한가 따위로 우울해졌을 것이다

 

에릭은 사회적 성취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앨리스와의 약속을 일 보다 하찮게 여긴다

앨리스와 주말에 만나기로 했어도, 바이어와 약속이 잡히면 그녀와의 약속을 펑크낸다

그는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앨리스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한다

또 그는 앨리스가 회사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러워 한다

그런 까닭에 회사일을 열심히 하는 앨리스는 사랑하지만, 회사일로 징징 대는 꼴은 못 본다

그는 자랑스런 커리어 우먼을 원하는 것이다

 

이 둘의 역학 관계는 앨리스에게 새로운 남자, 필립이 나타나면서 깨진다

고가구를 좋아하는 앨리스의 취향을 에릭이 비웃었기 때문에 그녀는 필립과 전시회장에 간다

그녀는 자신의 자잘한 얘기들, 에릭이 하찮게 여기는 일상의 문제들을 열심히 들어 주는 필립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을 존중해 주지 않는 에릭에게 점점 분노를 표출한다

대안이 생기면 당당해지는 법이다

에릭은 그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지만, 관성의 법칙에 익숙한 그는 계속 앨리스에게 주도권을 행사하려 들고, 결국 앨리스는 그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에릭 없으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여자가 될 것 같던, 이 타인지향적 아가씨는 이제 에릭의 거드름을 받아 주기에 넌더리가 난 것이다

결국 그녀는 몇 달 후 필립과 식료품점에서 재회한 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제 좀 더 평등한 관계가 시작될 것임이 분명하다

 

타인의 평가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앨리스라는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고 남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애쓴다

이런 여성이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생각되는 남성을 만날 경우, 주도권을 상실한 채 불평등한 관계가 되는 건 뻔한 수순이다

보통은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또 어떻게 그것을 성취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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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1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읽은 책이에요.

가끔 들러서 리뷰 곶감 빼먹듯 하나씩 읽어보겠습니다.
 
남자 - 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
디트리히 슈바니츠 지음, 인성기 옮김 / 들녘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정말 힘들게 읽은 책이다

독일어 책들은 대체적으로 지루하다

왠지 감성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쉽게 몰입이 안 된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다가, 희곡 등이 추가되서 읽기 더 힘들었다

어지간해서는 책을 가운데 놓지 않는 약간은 강박적인 성격 때문에 간신히 읽은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주제인 본성과 양육 중, 본성 쪽을 신뢰하는 나로서는 남녀간의 일반적인 차이도 슬슬 인정해 가고 있다

소위 남자다움이라는 것은 우리 문화에만 있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자주 접한다

다만 우리 문화가 가부장제의 영향으로 유달리 그 차이를 강조한다는 생각이 든다

독이 남자들 역시 한국의 남자들처럼 내면적 세계 보다는 외면적 세계를 더 중요시 한다

저자는 재밌는 예를 드는데, 동창회에서 남자들이 수십년 전의 장난꺼리나 선생님 얘기를 떠드는 이유는 자기 속마음을 얘기하기 싫어서라고 한다

여자들이 감정의 교류를 중시하는 반면, 남자들은 외부적 성취를 더 우선시 한다

남자가 여자의 감성에 귀기울이고 동감하는 때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쓸 때 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남녀는 아주 다른 족속이 아닐까?

 

남자가 사회성을 중시하고 여자가 친밀함을 우선시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오래 통용된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오랜 시간 동안 지배 이념이었던 까닭에 남녀평등주의자들의 공격을 받는 형편이다

확실히 최근까지 여성은 사회적 성취로부터 소외되어 가정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진화적 관점에서 본다면 여자가 사회적 성취 보다는 개인간의 친밀함을 중요시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여성들이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히 우리 사회는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을 겪고 있다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의 자연스럽 결합도 가능해질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은 실용 지침서 보다는 수준이 높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의 분리라는 근본적인 맥락에서는 같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로 이제는 남성학이 연구된다고 하는데,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볼만한 문제다

남성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도를 시작한 걸 보면, 이제 그들도 사회의 절대 강자는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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