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 책 비판
미즈노 슌페이.오키타 쇼리 지음, 유준칠 옮김 / 아이디오(IDO)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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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리뷰가 좋아서 읽은 책인데 기대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아닌, 관심 차원에서 비교 분석한 책이다 보니, 이런 책이 있더라, 정도로 그친 점이 아쉽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인의 잘못된 일본관이었다 즉, 이러이러한 통설이나 선입견은 잘못됐고, 진실은 이렇다 식으로 정리해 주길 바랬는데 책 내용이 전부 한국에서 출판된 일본 관련 서적들을 인용한 것 뿐이다

문화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면, 즉 역사인식 상의 문제라면 왜 그러한 인식이 틀렸는지, 혹은 일본인은 거기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근거를 밝혀야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된다, 웃기는 얘기다, 이런 식의 논평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신뢰성이 부족하다 이 책 역시 일본인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역사학자가 근거를 가지고, 한일간 역사 인식의 차원을 짚어 줬으면 좋겠다

고대사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단 한일 양국간의 인식 차이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중국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만) 국내 역사 문제 역시 상반되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간의 역사인식은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고 일정 부분은 자국에 유리하게 기술되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이 책도 그렇지만, 책에서 인용되는 한국의 일본 관련 서적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나 감정에 기초해 쓴 책들이라 솔직히 논평할 가치가 없다 인용된 책의 수준이 워낙 낮아서 뭘 저렇게까지 분석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그나마 유명한 책이 있다면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정도인데, 이 책 역시 당시는 베스트셀러였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표절 시비에까지 휘말린 문제가 많은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환단고기나 기타 여러가지 입증안된 역사적 편견 내지는 상상에 의거해 쓴 책들에 대해 뭘 분석씩이나 했는지 좀 우습다 한국인들도 한심하게 생각하는 이런 책들 말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상당히 신뢰를 얻고 있는, 널리 유통된 일본에 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 등을 분석했으면 좋을 것 같다 이를테면, 이 책에서도 언급된 바인데 호류사의 금당 벽화를 담징이 그렸다고 알고 있는데 일본 학계에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혀 줬으면 좋으련만, 저자는 단지 한국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한 줄로 끝내서 매우 서운하다 아무래도 이런 작업들은 전문가들이 나서 줘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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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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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노튼과 피터의 만남을 담은 첫 권을 읽은 뒤, 다음 권은 뻔한 얘기의 반복일 것 같아 마지막 권을 먼저 집어 들었는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주제가 담겨져 있어 많은 생각을 했다
애완동물이 죽어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한 마리 더 사면 되죠"
그 말은 꼭 딸이 죽은 어머니에게 한 명 더 낳으시죠, 이렇게 말하는 것과 똑같다
물건은 대체될 수 있을지 몰라도 (물건 역시 내가 애정을 쏟아 부으면 그 때부터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것이 된다) 생명을 가진 동물은 절대로 절대로 대체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면, 우리는 굳이 그 고생을 해 가며 애완동물 따위를 키우지 않을 것이다

 

노튼은 1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개나 고양이의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려면 고양이 나이*4+16을 하면 된다고 한다
그 공식에 따르면 노튼은 80세니까 적정 수명을 다 누리고 간 셈이다
물론 자연사 했으면 좋았으련만 간암으로 1년 정도 투병 생활을 하다가 갔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던 피터씨에게 고양이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 고양이가 보통 고양이인가?
두 권의 책까지 쓰게 만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 고양이가 아닌가
실제로 노튼이 죽었을 때 뉴욕 타임즈는 부고 기사까지 냈다고 한다

 

노튼의 마지막을 돌본 수의사 다이안씨는, 애완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유일한 단점은, 인간 보다 먼저 죽는 것이라고 하지만 난 반대로 생각한다
수명이 사람만큼 길다면, 즉 내가 애완동물 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면 남겨질 동물 때문에 쉽게 눈을 못 감을 것 같다
마치 아직 어린 자식을 두고 눈을 감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처럼 말이다
난 애완동물이 충분히 내 보살핌 속에서 평생을 보낼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대체의학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사람에게만 대체의학이 있는 줄 알았더니, 동물들에게도 대체수의학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역시 미국은 대단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연식을 먹이고 약초 등으로 치료를 하는 것 같다
노튼이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후, 피터는 암 전문의에게 (고양이 암 전문의라니! 미국 수의학의 세분화에 깜짝 놀랬다) 화학요법을 받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대체의학자에게 약초 등으로 치료를 받게 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일반 수의사가 고양이에게 불친절 하고 사무적인 반면, 대체의학자는 매우 친절하고 정서적으로 교류를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나는 늘 왜 환자들이 입증되지 않는 위험한 이론에 자신을 맡기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약간은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환자들이 의사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히 질병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다
질병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약해진 몸과 마음을 함께 추스려 줄, 인간적인 관심을 보여 주는, 소통이 가능한 치료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낱 키우는 고양이에게만 불친절 해도 화가 나는데, 자신의 몸을 다루는 의사가 자신을 사람이 아닌, 조치를 가해야 하는, 고장난 자동차 쯤으로 생각한다면 과연 누가 진료를 받고 싶겠는가?
치료의 효과라는 효율성을 떠나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보다 인간적인 관심을 가져 줄 필요가 있다
나는 대체의학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들이 환자에게 보이는 전인적인 관점,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 도와 준다는, 환자가 주체가 되게 하는 인간적인 관점에 대해서는 깊이 동의하는 바다
피터가 대체의학 얘기를 꺼내자 의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암 전문의 같은 이는, 들을 필요도 없는 미신이라고 일축한 반면, 노튼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 온 트레츠키나 다이안 같은 이는 그런 방법도 있겠네요 하면서 관심을 보인다
누가 더 성숙한 의사인지는 금방 알 것이다

 

책에서 관심을 가지고 본 또 하나의 이야기는 피터의 결혼관이다
독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 피터의 독신 라이프는 관심을 갖게 만든다
1권을 출판한 후, 피터는 항의 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결혼도 하지 않고 어떻게 잠자리를 하느냐는 것이다
확실히 미국은 유럽과 또다른 느낌이다
청교도가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고 하던데, 새삼 확인한 기분이 든다
1권에서 진실한 사랑의 단계에 접어든 피터와 재니스는, 그러나 노튼이 죽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애인 관계다
그렇다고 동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집에서 각자 생활을 하면서 연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애를 낳고 스위티 홈을 이루는 게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도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인정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터와 재니스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길 빈다

 

내가 키우는 똘이는 이제 겨우 세 살이기 때문에 아직은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마지막 날이 올 것이다
피터처럼 책으로 낼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똘이와의 행복한 시간들을 조금씩 기록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언젠가는 우리 식구 곁을 떠날 똘이, 더 많은 추억을 남기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오랜 시간 함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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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9-2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성숙하게 이별을 맞이했다고 하더라도 전 이 책 읽을 자신이 없어서, 1,2권만 사놓았답니다. 큰맘먹고 리뷰 읽은걸로 대신할래요. ^^

DJ뽀스 2006-09-2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은 읽었고 2~3권은 천천히 읽으려구요. 노튼때문에 고양이도감에서 귀접힌 스코티쉬폴드 고양이 찾아봤는데 정말 귀엽더군요.

marine 2006-09-2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전 아직 똘이가 어리니까 마치 남의 일인양 읽었답니다^^

DJ 뽀스님, 천천히 야금야금 읽어도 참 맛깔나는 책 같아요 저도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바뀌었답니다^^
 
이스라엘, 평화가 사라져버린 5,000년 성서의 나라 타산지석 9
김종철 지음 / 리수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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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다 읽은 책은 아니고, 예상했던 것과 달라 띄엄띄엄 읽었다
내가 생각했던 책은, 이스라엘의 국내 사정이나 생활 습관, 전통 같은 걸 소개하는 책이었다
당연히 저자는 이스라엘에 일정 기간 이상 산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예루살렘 여행 갈 때 들고 가면 좋을 책이다

 

유대인 예찬은 하도 많이 들어 온 주제라, 새롭지도 않다
유대인은 애국심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고, 장사 수완이 좋고, 교육을 잘 시키고,...
나열하면 끝이 없겠다
이슬람교도들인 팔레스타인과 대립되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기독교와 연관이 있는 유대인들에게 더 호의적이고 거기다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대인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유대인이 얼마나 훌륭한 민족인가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이런 설명은, 솔직히 이제 지겹다
모든 인간은 크게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보편적인 존재라는 걸 생각해 보면 과연 얼마나 뛰어나고 대단한 민족이 특별히 있을까 싶다
오히려 그 민족이 그런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지리적 배경 등을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사색기행" 의 이스라엘 소개편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유용했다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시의성에 뒤떨어진 면도 있으나, 오히려 그 사람이 관찰한 이스라엘 사회가 훨씬 더 생생했다
이 책을 통해 본 이스라엘 사회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여행갈 때 가이드 투어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 편집은 잘 됐다
사진도 많고 1부에서 예루살렘의 성지를 꼼꼼하게 짚어 준 것도 읽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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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2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데 지금 이 페이지의 리뷰가 모두 별 셋이에요. 그것도 놀라워요^^

marine 2006-09-2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쁘지 않다면 별 세 개를 주거든요 거의 대부분이 별 셋이예요 별 둘은 짜증나는 책, 별 넷은 정말 인상적이고 두 번 볼 필요가 있는 책, 그러니까 90% 이상이 다 별 셋^^
 
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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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엄청나게 한 책이었다
똘이를 키우면서 개에 대한 애정이,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되버렸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똘이 얘기를 막 하고 싶고 이 애정을 표현하고 싶어 안달이 난 차였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기 개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 죽겠고, 또 남의 개는 어떻게 자라는지 무지하게 궁금해진다
그래서 똘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다른 개를 만나게 되면 꼭 주인과 얘기를 나누게 된다
최소한 "그 강아지는 몇 살이예요?" "이름이 뭐예요?" "어머, 정말 예쁘게 생겼다" 이 정도 멘트는 꼭 날리게 된다
예쁘게 생겼다는 말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주인이 데리고 나온 강아지들마다 하나같이 천사처럼 예쁘고 귀엽다
마치 유모차에 실려 온 어린애들이 다 귀엽듯이 말이다

 

애완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작가가 유난을 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애인인 재니스의 불평처럼, 고양이는 단지 고양이일 따름인데 뭘 그렇게까지 쩔쩔 매냐고 볼멘 소리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모든 게 다 용서되고 최고로 떠받들고 싶은 충동이 새록새록 생기게 된다
마치 엄마들이 막 태어난 애기들의 작은 반응에도 뛸듯이 기뻐하는 것처럼, 강아지의 행동 하나하나에 열렬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오직 나만을 의지하고, 내가 보살피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책임감이 불끈불끈 솟는다
또 행동 하나하나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도무지 강아지에게는 짜증을 낼 수가 없다
한 번은 똘이가 엄마를 물어서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우리 식구 누구도 똘이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왜냐면, 똘이가 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다 이해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 똘이에 대해 말하자면 이 책의 저자만큼이나 할 말이 늘어진다
그래도 책 속의 귀여운 고양이 노튼과 주인은 행복한 거다
노튼은 아프진 않았으니까
우리 똘이는 집에 처음 온 날부터 구토와 설사를 시작해 거의 죽을 뻔 한 고비를 넘겼다
동물병원에 데려 갔더니 죽을지도 모른다고 일단 입원을 시키고 수액을 맞추라고 했다
똘이를 입양한 애견샵에서는 데리고 오면 다른 개로 바꿔 주겠다고 했지만, 가게로 돌아가는 순간 똘이가 방치될 것은 너무 자명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게로 데려가는 대신,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1kg도 안 나가는 조그마한 요크셔테리어가 수액을 맞는 처참한 광경이라니...
천만다행으로 살아 났지만 의사는 새로운 얘기를 했다
똘이의 양쪽 다리가 선천성 탈골증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다리를 모두 수술을 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 때 그 기막힌 심정이라니...

 

한 번에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번갈아 가면서 양쪽 다리 수술을 했다
굉장히 힘든 시간들이었다
아직 너무나 어린 똘이에게 마취와 수술, 그리고 깔대기를 쓰고 캐스트를 대야 했던 시간들은 참 길고도 긴 수난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어찌나 그 과정이 힘들었던지 차라리 수술을 시키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마저 들 정도였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한동안 건강하게 자라나 싶었는데 산책을 데리고 간 게 문제였다
처음 개를 키운 우리 식구는 목줄을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어 버린 채 높은 곳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세상에 활발하기 그지없던 이 강아지가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고 문을 연 병원이 없어 엄마와 아빠는 울면서 똘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다녔다
똘이의 그 끔찍한 비명소리, 아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한 쪽 다리가 완전히 두 동강 나 버려서 이번에는 수술을 한 뒤 철심을 박았다
탈골 수술 보다 몇 배로 힘들었고 회복되는 시간도 길었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잘 치료해 줬고 그 뒤 똘이는 잘 뛰어다니긴 하지만, 수술 전에는 침대 위로 점프를 잘 했으나 수술 후에는 못한다

 

그 뒤 3년의 시간이 흘러 똘이는 매우 건강하다
그렇지만 최근에 엑스레이를 찍어 본 의사가, 수술 때문에 엉덩이 관절 부위가 헐거워져서 5년 이내에 관절염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했다
산책할 때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은 피하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산에서 내려올 때 가끔 가기 싫다고 주저앉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는 똘이가 어리광 피운다고만 생각했는데, 제 딴에는 수술한 부위가 아팠던 것이다
결국 그 날로 등산은 포기하고 산책할 만한 평지를 찾고 있는데 공원이 없는 아파트라 좋은 트래킹 코스 찾기가 힘들다

 

이 책에서 제일 부러웠던 게 바로 노튼을 맘대로 풀어 놓을 수 있는 주변환경이다
목줄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차가 없는 산책로가 펼쳐진 곳에 사는 저자가 너무 부럽다
특히 여름을 해변가에서 보내며 노튼과 산책할 수 있는 저자가 정말 부럽다
우리도 좀 잘 살아서 그런 별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에 온통 차도 밖에 없는 삭막한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 보니 똘이를 데리고 갈 만한 곳이 없다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는 먼지 투성의 흙바닥이기 때문에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시장갈 때 노튼이 뒤에서 졸졸 따라온다는 문장을 읽고 얼마나 부럽던지!!
똘이에게 그런 환경을 선물해 주지 못하는 게 정말 미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직업상 집을 오래 비우는 저자가, 어디를 가든 심지어 해외를 나가더라도 꼭 노튼을 데리고 가는 모습에서 감동받았다
물론 꼬박꼬박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고양이를 홀로 버려 두지 않는 정말 좋은 주인임이 틀림없다
맞벌이 부부에다가 애들도 다 커 버린 우리 집은, 낮에 사람이 없다
그래서 똘이는 하루 종일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서 식구들을 기다린다
난 그게 늘 안타깝다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심심할까 싶어 강아지 한 마리를 더 키울까 싶기도 했지만, 워낙 식구들이 바쁘고 또 똘이가 최근까지 많이 아팠기 때문에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저자는 노튼을 데이트 할 때도 데리고 간다
첫 장면에서, 노튼을 선물한 애인 신디와 데이트 할 때 그녀의 고양이 말로를 데리고 나오는 모습이 참 부러웠다
말로와 노튼은 두 남녀가 데이트 할 때마다 만나는 친구 사이다
신디와 저자가 헤어질 때 말로를 못 보는 게 더 가슴 아팠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된다
신디와는 애인 관계를 청산했지만, 아무 죄없는 말로까지 볼 수 없게 되다니, 노튼에게도 저자에게도 모두 가슴아픈 일이었을 것 같다
사실 애인과 잠자리를 할 때마다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 남자, 좀 깰 것 같다
신디처럼 같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저자의 애인들은 고양이가 좋냐, 내가 좋냐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해야 했고 그런저런 일들이 쌓여 결국 헤어지고 만다
사실 그 내면에는, 지속적인 관계를 불편해 하는 저자의 자유분방한 기질도 숨어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서 재니스와 결혼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는데 어떻게 됐는지는 2권과 3권을 읽어 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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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9-2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생이 많으셨군요. 맞아요. 건강이 최고지요. 강아지들 아프면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지 알아요. 지금은 건강하다니 정말 다행이고, 온 가족의 사랑을 받는 똘이는 가장 행복한 개란 생각이 듭니다.

marine 2006-09-2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희도 똘이를 우리집 막내라고 생각합니다 키우느라 고생한 것에 비하면 똘이가 주는 기쁨이 너무 크죠 그런데 똘이라는 이름이 부르긴 편한데 촌스러운 것 같아요 전 레오란 이름, 참 좋더라구요^^
 
현대인의 성생활 - 21세기판 킨제이 보고서
자닌 모쉬-라보 지음, 정장진 옮김 / 이마고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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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와 다른 성적 취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소수자로 전락해 차별과 설움을 받아야 하는 가엾은 이들의 실상이 낱낱이 공개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동성애자들에 대해 관심 자체가 없었는데, 그들을 포용해 주는 것이 진보의 실천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대로 모든 인간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간 본연의 속성을 누릴 권리가 있는 존재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각자의 성을 각자의 방식대로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다만 종교적인 교리 때문에 죄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을 위해 종교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고대 이스라엘의 율법을 우리는 기계적으로 전부 지키고 있지 않다 동성애자들 문제를 교회에서 해결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대체적으로 여성은 감정과 섹스를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고, 남성은 분리시켜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일종의 강제 규정으로써 여성은 반드시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섹스를 해야 하고 남성은 상대적으로 사랑 없이도 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이런 공식도 신중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흔한 예로 남자들의 불륜은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가벼운 외도로 용납이 되는 반면, 여자의 불륜은 감정이 개입된, 가정 생활의 안정을 깨는 용서받을 수 없는 큰 범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도를 하는 남성도 아내의 외도는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그 동안의 관습이 남자들의 외도를 묵인해 줬다는 느낌이 든다

에이즈나 성병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현재로써는 남자들이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하지만, 신뢰성의 문제가 개입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의외로 피임에 대해서 무지한 경우가 많아 임신중절수술이나 갑작스런 아이 출산으로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성을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이것을 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140명의 각계 각층 인물들을 심도있게 인터뷰한 좋은 책이다 결론은 변태란 존재하지 않고 모든 성은 평등하다는 당연한 명제를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입증한다 반드시 성생활에 국한된 책이 아니고 편견을 깬다는 뜻에서라도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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