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우 예술의 강 - 푸른 강물에 새겨진 유럽의 과거와 현재 문명의 강 시리즈 1
베이징대륙교문화미디어 엮음, 한혜성 옮김 / 산수야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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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알차고 좋은 책이다.

중국에서 나온 책들은 허접한 경우가 많아 기대치가 낮은 편인데 강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240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인데도 도나우 강 주변의 여러 나라들에 대한 역사와 지리적 특성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서유럽에 비해서는 잘 모르는 나라들이라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체코, 발칸 반도, 루마니아 등 여러 나라들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오스만 제국의 압박을 받다가 독립하게 되는 과정과 1, 2차 대전 후 오늘날의 국가 형성에 관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사진 크기가 작아 아쉽긴 하지만 대신 아주 선명하고 예쁘다.

내친 김에 이 시리즈도 다 읽어봐야겠다.


<오류>

24p

3번의 초상화 중 좌측은 마리아 테레지아의 남편 프란츠 1세가 맞지만 우측은 그의 손자인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 프란츠 1세이다.

27p

막내딸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 루이 16세와 맏딸 마리아 크리스티나는 네덜란드 섭정왕과 각각 결혼했고

-> 마리아 테레지아의 맏딸은 요절했고 마리아 크리스티나는 넷째딸이다. 그리고 그녀는 네덜란드 섭정왕과 결혼한 것이 아니고 6촌인 작센 선제후 아우구스트 3세의 아들인 알베르트와 결혼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딸에게 지참금으로 오스트리아령 네덜란드 총독 자리를 주었다.

29p

도판 설명: 요제프 2세는 어려서부터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 그림은 누나들과 함께 음악을 공부하는 모습이다.

-> 그림 속의 한 여인은 요제프 2세의 누나 마리아 안나이고 한 여인은 여동생인 마리아 엘리자베트이다.

35p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 루이즈를 황후로 맞이했다. 이로써 나폴레옹은 루이 16세의 조카사위가 되었다.

-> 마리 루이즈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카인 프란츠 1세의 딸이다. 그러므로 나폴레옹은 조카손자 사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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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다시 보기 - 다섯 시선으로 바라본 인류의 역사, 그리고 미래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문명학 총서 2
주경철 외 지음 / 나남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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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약간 애매해서 읽기 전에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잘 안 된 책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양 강좌로 다섯 교수들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인 듯한데, 문명이라는 주제를 여러 측면에서 서술한 점에서는 독특한 시도 같다.

첫번째 장에서는 문명과 문화를 구분한다.

간단히 말해 문명은 발전적인 것, 대표적인 예로 산업화에 성공한 선진 서구 문명을 들 수 있다.

반면 문화라는 것은 후발 주자들이 자기들 고유의 생활 양식과 사유 등을 지칭하는 일종의 정신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문명은 발전하는 것이지만 문화는 다양하고 상대적인 것이므로 비교 우위를 따질 수 없다.

산업화에 빨리 성공한 영국과 프랑스 문명에 대한 대안적 비판으로 후발 주자인 독일이나 러시아가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문화를 주창했다는 점이 흥미롭고 아시아의 후발 주자 일본도 다시 서구 문화에 대항하는 일본 문화론을 들고 나왔다.

재밌는 것은 서구 문명의 몰락을 예견하고 자신들의 흥기를 예견한 일본인들의 비교 문명론이다.

더 넓게 본다면 동양에 대한 우월적 시선인 오리엔탈리즘의 반대 급부, 옥시덴탈리즘이라고 할까?

저자는 보편 가치, 이를테면 남녀평등이나 인권마저도 외세인 서구 문명으로 몰아세워 국민들을 억압하는 문화주의를 비판한다.

이슬람의 여성 인권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서양이 동양 문명을 한 수 아래로 봤듯 일본이 아시아 식민지를, 중국이 유목민을, 또 조선 역시 여진족을 비슷한 개념으로 교화해야 할 대상으로 봤다는 점이 흥미롭다.

인간의 속성이 원래 자신의 것과 남의 것을 나누고 차별적 시선으로 구분짓는 듯하다.

2장은 3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연속적인 문명을 유지해 온 지구상의 유일무이한 중국 문명에 대해 논한다.

중국은 일종의 거대한 섬이라고 할까?

유럽이 무수한 민족과 나라가 명멸했던 반면 동아시아의 이 거대한 나라가 기원전 1500년 전의 상나라로부터 21세기 중국에 이르기까지 연속성을 유지해 와싸는 사실이 놀랍다.

특히 종교가 한 번도 지배력을 갖기 못하고 국가의 권위에 눌려 왔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 강력한 국가의 권위는 상나라의 갑골문에도 기록되어 있듯 하늘의 천명을 받은 군주, 덕이 있는 현자가 다스리는 천명 사상을 매개로 유교적 경전을 공부한 이들이 과거제를 통해 선발되어 국가를 떠받았들어 왔다.

오늘날 중국 공산당의 1당 독재 혹은 집단지도체제도 오랜 전통을 가진 형태 같다.

교역을 매개로 성장한 서구 문명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3장은 유럽 문명이 어떻게 산업화에 성공했는지, 4장은 재료, 즉 나무나 금속 같은 자원이 문명의 유지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5장은 인간이 문명을 건설한 원동력인 사회적 지능에 대해 논의한다.

철학적인 부분도 있어 다소 지루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인간의 역사와 문명의 형성 과정에 대해 살펴 본 좋은 시간이었다.


<오류>

116p

영국정부가 배상과 함께 무역개방을 요구하며 일으킨 전쟁이 1839년의 1차 아편전쟁이었다.

->아편전쟁은 1840년에 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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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자격 -“이래야 나라다” - 진용이 묻고 정규재가 답하다
정규재 지음 / 제이커뮤니케이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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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에 나온 책이니 아마도 다시 나온다면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사태, 코로나 백신 수급 문제까지 더해져 훨씬 더 비판적인 책이 될 듯하다.

대담집이라 한 권의 책으로써 밀도감은 떨어지지만 대신 TV 토론회를 보듯 흥미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판적인 우파 언론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부산 시장 선거에 나가는 걸 보고 놀래긴 했지만 경청할 만한 이야기가 많아 흥미롭게 읽었다.

복지국가는 좋은 것, 북유럽 같은 사회민주주의 시스템이 자본주의의 대안이라고 생각해 왔다.

두 번의 이혼과 실직으로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삼촌을 가족이 돕는 과정에서 우연히 스웨덴 복지 정책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졌었다.

인생의 실패를 겪은 한 사람을 가족이 부양해야 될 때 얼마나 힘이 드는지 깨달았고, 이것을 개인에게 맡기지 않고 공적 차원에서 부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웨덴의 구체적인 복지 정책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었다.

다들 나같은 환상이 있었기 때문에 증세 없는 복지에 열광하고 표를 줬던 모양이다.

40대의 나이가 되어 작지만 직원을 고용하고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세금을 내다 보니 정말로 이게 얼마나 실현 불가능한 환상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옛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대로 생산의 증가 없이는 절대로 실제적인 삶의 개선이 있을 수 없다.

작은 가게라도 하나 운영해 보면 왜 공산주의가 망했는지 금방 이해가 된다.

사람들은 자기 소유물에 열심히 투자하고 공동의 것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인간의 속성을 무시한 체제였으니 자본주의 번영의 핵심과도 같은 기업가적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국가 주도의 복지국가나 큰정부는 또다른 빅브라더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든다.

모든 동물을 평등하지만 더 평등한 동물이 있다는 동물농장의 문구가 불행히도 슬슬 실감이 나려고 한다.

일자리는 국가가 아닌 기업이 만든다는 저자의 주장이 맞는 듯 하다.

과연 국가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젊은이들이 공무원 준비에 뛰어드는 현 세태를 보면 역동적인 사회 발전은 이제 끝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국가의 일자리란 곧 세금으로 만드는 것이니 국민 모두의 부담이기도 하다.

세금을 많이 걷어 국가가 모두에게 골고루 잘 분배한다면 우리 사회가 좀더 평등해지고 더 잘 살게 될까?

중국 공산당이 바로 이런 아버지 같은 큰 국가의 역할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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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분 정리법 즐거운 정리 수납 시리즈
고마츠 야스시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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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미치겠다. 

도대체 왜 이런 책을 골랐지?

제목 때문에 혹해서 도서관에 예약 신청까지 하고 빌렸건만 정말 시간 낭비다.

일본에서 나온 자기계발서들이 조잡스럽긴 해도 이 정도로 내용이 없지는 않던데 이 책은 정말 심하게 없다.

30분도 채 안 걸린 것 같다.

매일 정리하자, 이게 끝이다.

정리의 핵심은 버리기다.

백날 정리를 해 봤자 물건이 많으면 소용이 없다.

안 쓰는 물건 버리고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안 사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제자리에 물건을 넣어 두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언젠가부터 물건을 집에 쌓아 두면 공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생각이 들어 왠만하면 안 사고 버린다.

소비욕도 타고난 것인지 나는 물건에 대한 소유욕은 정말로 거의 전무해서 뭘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쇼핑이 굉장한 스트레스라 왠만하면 피하고 싶다.

적절한 물건을 고르고 값을 지불한다는 자체가 스트레스라 정말로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거의 안 산다.

돈을 아끼는 것과는 좀 다른 개념인 것 같다.

돈을 아끼려고 한다기 보다는 뭔가 결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 왠만하면 현재 나한테 있는 것 가지고 꾸려 나가려고 한다.

문제는 나 혼자 살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유일하게 탐닉하는 게 바로 책인데 책마저도 공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지라 정말로 내 물건은 거의 없는 반면 남편과 아이들의 물건은 끝없이 늘어간다.

내 기준에서는 도대체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을 다른 가족들은 계속 구입하고 공간을 잠식하고 있으니 주부로서 이 부분을 조율하기가 어려운 듯하다.

오히려 정리법이라고 하면 물건을 정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일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듯하다.

당장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나 서류들을 갖고 있을 때 삶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어떤 형태로든 빨리 빨리 결정을 하고 치워 버리는 게 심플한 삶을 유지하는 관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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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사람들 히스토리아 문디 9
아일린 파워 지음, 김우영 옮김 / 이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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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표지에, 주제도 흥미로워 기대한 것에 비해서는 약간 지루했다.

저자가 무려 19세기에 태어난 사람이고 여자였다니.

옮긴이 서문에 나온 저자의 일생이 더 흥미롭다.

왕조 정치 이야기가 주인 시대에 평범한 개인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특히 중세 시대에는 거의 가리워져 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저자는 열 살이나 어린 자신의 학부생과 결혼했고 안타깝게도 51세라는 한창 나이에 심장마비로 급사하고 말았다.

여성 역사학자가 드문 시대에 이렇게 훌륭한 주제를 놓고 책을 쓰던 중 갑작스레 사망했으니 안타깝고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남아 후대 사람들이 이렇게 읽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다.

중세의 여인들이라는 책도 나왔던데 같이 읽어봐야겠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들

1) 60이 넘어 열 다섯 살의 어린 여자와 재혼한 남편이 아내에게 남긴 글이 나온다.

낭만적인 사랑이란 정말로 근대의 발명품인 모양이다.

개인의 존재가 희미했던 전근대 사회에서는 결혼도 일종의 계약이었던 게 분명하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들은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일종의 파트너를 구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열 다섯의 이 어린 아내도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 올 60대의 남편과 결혼했고 대신 남편에게 내조라는 서비스를 하고 집안을 돌본다.

재밌는 것은, 당연히 자신이 먼저 죽고 어린 아내는 재혼을 할 것이므로 전남편이 제대로 못 가르쳤다는 말을 안 듣기 위해 자상하게 이것저것 알려준다고 글을 썼다는 것이다.

정말 서양 사회니까 가능한 상황 같다.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어 오고 여자는 집안을 관리하고 남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최대한의 서비스를 해 준다.

여기에는 육아와 성적인 부분도 포함됐을 것이다.

남녀간의 이런 분업 시스템이 수천 년간 유효했으나 21세기에는 이제 각자 자기 자신을 책임지면서 사랑을 매개로 동등하게 결합하는 걸로 바뀐 듯하다.

정말로 이제는 페미니즘이 구호에 불과한 게 아닐까 싶다.


2) 저자는 로마 제국의 쇠퇴 이유로 인구 감소를 꼽는다.

2천 년 전에도 출산율 감소가 제국의 쇠퇴 원인이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국경을 지키기 위해 게르만족 같은 이민족들을 받아들이면서 결국 로마는 멸망하고 만다.

왜 로마 사람들은 점점 자식을 안 낳게 되었을까?

딱히 상세하게 기술하지는 않았지만 이민자를 받아서라도 인구를 유지해야 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아 신기했다.


3) 수녀원은 귀족 여자들이 사회적 커리어를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이기도 했다.

성의 안주인이 되지 못한 딸들은 기부금을 들고 수녀원으로 들어가 공부도 하고 수녀원을 운영했다.

이런 독신자 제도는 동아시아와 매우 달라 신기하다.

아무리 불교가 국교였다 할지라도 여성의 출가는 일반적이지 않았던 듯한데 수녀원 제도가 귀족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활발하게 유지될 수 있었나 싶다.

당연히 이 수녀원은 신앙으로서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존재했기 때문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다.

지금 생각하는 엄숙한 기도처가 아니었던 것이다.


4) 중세 농노들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평생 일만 하고 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교회에 모여 춤을 추고 절기마다 축제를 즐겼다.

우울증은 현대인에게나 해당되는 질병이라고 한다.

변화가 적은 만큼 고민거리도 적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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