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일기장
알바 데 세스페데스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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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쓴다는 건 자신을 생각하고 들여다보는 일.자기의 욕망과 감정을 아는 것이 당황스럽고 불경하게 느껴진다.몰랐으면 더 좋았을까. 고통스러워도 알아야할까. 그 고민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작가사진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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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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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상황을 본다.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자기 생각이 전부는 아니다. 가까운 사람의 말들 의견들을 받아들이고 내것으로 만든다.

내 생각이나 주장이 순도 100퍼센트의 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이나 맥락들이 모여서 내 생각이 된다. 

아빠의 죽음에 대해 가오리는 자살이라는 경찰과 엄마의 말을 믿었다. 아빠가 왜 자살을 했을까? 엄마가 힘들게 했을까? 그럼 나는 아빠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그리고 힘든 순간 위로가 되었던 이웃은 누구였을까? 허무하게 살해당한 그 소녀였을까? 그 소녀를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른 우울하고 폐쇄적인 그 오빠였을까

엄마의 자랑이었고 희망이던 피아니스트가 꿈이던 언니가 사고로 죽었다. 그러나 아무도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족은 모두 언니가 외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났다고 믿기 시작했다. 엄마가 먼저 시작했으나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동의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현실을 바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똑바로 바라보는 것

그 마주치는 시선이 두렵고 나를 위협하는 것, 안전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마주 보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알지 못한다고 살아가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고 들은대로 믿으며 내가 아는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믿으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오해하거나 다르게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사는동안 어디선가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스나미처럼 몰아치는 것이 없더라도 자꾸 이상한 기시감이 들 수도 있고 불편한 감각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모르고 살아가며 편안했을 미히로는 가오리를 만나면서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은 고향의 살인사건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어쩌면 이 사건으로 괜찮은 시나리오를 쓰면 조금 유명해지고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함으로 시작했으나 사건에 다가갈 수록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내가 들은 대로 알고 있는대로의 상황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의 사라를 보게 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동안 찾아해맸던 답이 툭 튀어나온다.

가오리는 사실을 바로 알아가고 싶다고 한다.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어난 일 그리고 그 사실에 더해진 사람의 감정을 입은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알고 나면 이해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아는 것에 대해 안전함을 느낀다. 내가 아는 사람, 내가 아는 상황, 내가 아는 사실은 나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될 수 있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 내가 알 수 없는 상황은 언제 나를 공격할지 알 수 없다.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실들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한 발 더 나아가 진짜를 보고 싶을까 그럴리 없다고 덮어버리고 내가 아는 것만 붙잡고 살아야 할까

무엇이 더 좋다고 할 수도 없다. 좋고 나쁨보다 더 우선인 것이 내가 안전한가 불안한가의 문제일 수 있다.


살인사건에 대한 사실들이 하나하나 들어나면서 두 사람이 가졌던 과거 기억들 그리고 감정들의 큰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모두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죽은 사람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던 부분이 있다.


미히로는 사건에 다가가면서 언니의 사고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지만 중요한 건 언니 사고에 대한 것이 아니다.

언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누구에게 마음이 있었고 어떤 진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면서 언니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내가 알던 언니, 부모님이 말했던 친척이나 이웃이 알던 언니가 아니라 언니그 자체에 다가간다. 

불안하고 감사하고 초조하고 행복했던 언니를 만나면서 언니를 이해하게 된다. 

들은대로 본대로가 아니라 다른 시각으로

어쩌면 객관적이라는 것은 그냥 나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일것이다.

모두에게 객관적인 어떤  합리적이 상황 하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입장 나의 위치가 아는 다른 것들을 모두 각각 가지고 있는 것

그것이 객관이고 객관 역시 다양하게 존재했다.

미히로는 언니를 이해했고  가오리는 내 기억을 정확하게 맞춰가면서 동시에 자살했던 아빠를 새롭게 만나게 된다.

자살이 아니었고 아름다운 일몰을 보려다 발을 헛디뎠다는 것

언제나 내일을 기다리고 새로운 계획을 하고 행복하려고 했던 아빠를 알게 된 것


알아간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

몰라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다. 누구나 그렇게 알고 있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쩌면 모두 알고 싶고 직면하고 싶어 애쓰고 있을 수 있다.

나의 노력이 타인에게 잘 보이지 않은 것처럼 타인의 노력도 나에게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조금 성장하고 변화하는 건 결국 잘 보는 것이다.

내게 보여주는 것, 내가 보려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시선과 위치가 필요하다.

해가 지면 하루가 마감된다.

그러나 어제가 마무리 되어야 내일이 시작된다.

일몰이 다른 시작이라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닐까


잘 마무리하는 것

잘 보는 것

그리고 잘 시작하는 것 

사는 건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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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삼킨 이후 가지게 되는 편안함

이불킥을 만드는 것은 후회되는 내 말들과 행동들이다.

간혹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 어정쩡하고 용기없는 내 모습에서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그때 그런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넘어가지 말아야 했는데

물론 그런 후회도 있다.

어떤 정의앞에서 내가 비굴했던 기억,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말로 변명하며 애써 태연한척 했던 나를 후회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기다리줘야 하는 순간이 있다.

굳이 꺼내 표현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갹했던 순간들이 있다.

내가 조금 참길 잘했지

그건 오래된 사이에서 가능한 것일까? 아니다 처음 본 사이에서도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때로 침묵과 기다림과 그럴 수도 있겠지 라는 포용이 필요하다.

손해보는 거라고 여겨지기도 하고 나만 왜 맨날 맥아리없이 살까 하는 마음이 불쑥 쏟아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럴 때가 있다.

저맘도 내맘같아서 나처럼 견디고 있구나 라는 걸 말하지 않아도 전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그냥 가만히 있길 잘 했다는 마음이 들면서 내 머리를 스스로 쓰다듬어주고 싶다.

말을 하면 시원할 수는 있겠지만 그 뒤에 남는 묘한 찌꺼기가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묘해서 내가 견디는 무게만큼 상대도 견디고 있고 참고 있었다.

(물론 서로 평등하고 다정한 사이가 더 그러하다.)

 

해진 작가의 책은 말하지 않음에 대한 이야기라면

은영 작가의 책은 말하지 못했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읽힌다.

 

관계라는 것은 그 자체가 유기체라고 생각된다.

만나고 이어지고 유지되고 그리고 조금씩 멀어지기도 하고 다시 이제 끝인가 싶다가도 다시 이어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익숙해서 잊기도 하고 다시 되살아나기도 하는 것

그러다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들

관계란 노력이 필요하지만 노력이 무용할 때가 있다.

 

가장 맛있는 케이크는 안도감에서 오는 것 같다.

내가 천천히 여유있게 맛을 볼 수 있는 순간

그건 내가 말이나 상황에 대해 잘 대처했구나, 내가 괜찮았구나 싶은 순간에 찾아온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게 되는 건 오랜 시간이 흐를 뒤 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간이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 시간동안 이리저리 흐르고 요동쳤던 내 마음이 이제 한풀 꺽이고 담담해진 순간 그때 그 순간의 마음이나 감정이 이해가 된다. 내가 올려다 보지 못할만큼이 아니라 나랑 다르지 않았다고 믿었던 홍콩친구의 변화들과 성장들이 나를 더 작아 보이게 했지만 결국 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나 자신을 인정하는 순간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의 슬픔도 받아들이며 편안해진다.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은 것

나를 드러내는 것과 가만히 있는 것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쁨은 없다.

상황이 있을 뿐이고 관계가 있을 뿐이다.

말해도 후회하고 말하지 않아도 후회한다.

그러니 어쩌랴... 정말 중요한 건 후회한 그 이후가 아닐까

후회라는 것이 뒤에 생각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라면 우리는 누구나 그러하다.

미리 안다는 것, 당시 알아차리는 일보다 나중에 모든 것이 지난 후에 보이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은영작가는 미묘한 폭력의 순간을 참 잘 묘사하고 잡아낸다.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이 배려이고 사랑이라고 한다면

상대가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걸 뻔히 알면서 내가 옳다고 믿고 밀어붙이는 건 결국 폭력이다.

고기를 먹지 않은 아이에게 성장 때문에 건강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며 억지로 들이미는 것

그리고 그것 봐라 다 할 수 있지 않으냐며 자기 행동에 합리화 하고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것, 그리고 그런 행동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눈치보며 침묵하는 것

그 모든 것이 폭력이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왜 그렇게 어렵고 힘들었는지

내가 버릇없고 예의없는 아이였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일들

폭력은 그렇게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누군가 조금씩 불편한 순간, 혼자만 즐겁고 만족하는 순간, 단 한사람이라도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은 순간,

모두가 고기를 좋아하고 모두가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모두가 이성을 좋아하고 모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함께 웃는 농담도 없고 모두가 함께 금기하는 조건도 없다.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래서 삐뚤어 보이고 일그러져 보이게 흘러가겠지만

그것이 일상이 아닐까

 

말을 하는 것과 하지 않은 것

어떤 쪽이 더 나은 건지 상황에 따라 늘 변한다.

자기를 표현하고 드러내야 상대가 알 수 있다.

알면 오해가 줄고 서로 조심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조금 걸리더라도 한번 꿀꺽 삼켜진 말들 그 말들이 관계를 조금 더 매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그 미묘한 경계를 찾아내는 것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아는 것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고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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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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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이 되다말다하기도했지만 뚝심있게 써내려간 이야기의 힘은 있다.
딸을 위하는 아비의 부정이 어떻게 괴물이 되는지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은 없다. 또는 모두에게 악인도 없다. 얼마나 넓게 맥락을 봐야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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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는 게 꽃의 잘못이 아니라면 꽃이 피지 않은 것도 꽃의 잘못이 아니지 않을까


너는 언제 꽃이 필까 했는데 꽃이 피지도 못하고 이리 나이를 먹었구나 


그 말이 그리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여자가 꽃으로 비유된다는 것이 치욕스럽다고 생각하던 나이였다.

나는 꽃이 아니니 피지 않아도 무슨 상관이랴 생각했다.

꽃이 아니어도 나는 날나고 생각했고 그게 너무나 당연한 나이였다.

나는 잘 몰랐다.

그때 나는 감정은 부끄러운 것이었고 이성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여자는 꽃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감정적이고 변덕이 심한 여자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니 나는 감정을 누르는 일이 당연하게 생각을 했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울지 않았고 필요하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일도 여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목청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제압할 목청을 돋우는 일 그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기도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들을 만들고 거기 나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내 동생도 종손으로 가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따.

아마 부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들이라 기대를 받는다는게 얼마나 어렵고 부담되는 자리냐 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중간 아이이므로 오히려 그 자유로움을 즐기겠다고 생각을 했다.

누궁게도 보이지 않는 아이

번잡하면 쉽게 남의 집에 맡겨도 아무 말도 없이 오히려 잘 어울려 노는 손이 가지 않는 아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이 있고 어떤 걸 간절히 원하는지는 어른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본인들이 생각한 내가 원할거라는, 내게 필요할 거라고 믿은 것들을 나에게 강요했는데 신기하게도 나는 그런 것들을 아무런 저항없이 받아들였다. 

그럴 수도 있지

부모가 나에게 해를 주지는 않을것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은 틀리지는 않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

우리 부모는 나를 이용하거나 혐호하거나 학대하지 않았다.

다만 내 마음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고 그들이 의례 아이들은 그렇다 라고 믿는 대로 나를 대했을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것이 그들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지능 않았다.

어딜 가도 안쓰럽고 소심한 큰딸이나 귀한 장손인 아듨  사이에거 자기것도 잘 챙기고 야무져 보이고 고집도 있는 나는 그냥 두면 알아서 잘 자랄거라고 믿었을 것이다. 

정말 나는 그런대로 잘 자랐고 그런대로 부끄럽지않은 어른이 되었다.

좋은 어른인지 괜찮은 어른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끄럽지는 않다. 그리고 이만하면 괜찮은 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무지한 것을 싫어했다. 아니 미워했다.

어떻게 저런 걸 못알아들을 수 있는지 저런 당연한 상식을 모를 수 있는지 

조금만 생각해도 알만한 것에서 걸려 넘어지고 어리버리한 것들에 대해  피곤해 했다.

내 아이도 엄마는 늘 자식도 이겨먹으려고 드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나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무식하다거나 모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나는 무척 애쓰고 살았떤 것 같다.

남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남들이 무식하다고 할까봐 내가 모르는 것이 하나가 생기면  잘 아는 것을 하나 더 만들려고 애쓰면서 살았다.

그러면서도 늘 불안했다.

내가 아는 것은 모두가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아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이상했고 한심했다. 

그리고 상대가  내가 무언가를 모르는 것을 알아차릴까 전전긍긍했다.

그러면서 늘 말했다. 나는 남응ㄴ 생각하지 않아 난 대문자 T야

대문자T는 맞다.

나는 공감하지 않는다. 나는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나는 상대방 이야기의 육하원칙이 중요하고  상황의 원인과 결과가 궁금하고 그 다음 이야기의 맥락이나 논리가 중요하지 그떄 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들 그 상황에서의 냄새와 바람 공기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당연히 나는 내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 나에 대한 정보들이 전부였고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어떤 내용이 아닌 일기장에나 써야할 문장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나를 나는 강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나조차 관심없는 내 감정이나 마음을 누가 관심을 가질까

마음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이 어려웠고 타인의 마음을 말하는 이야기는 늘 멍해졌다.


그래도 엄마가 많이 애쓰고 있따는 걸 알아

소위 말하는 '사회화된 F는 되었다는 뜻이다.

감동적이다. 내가 애쓰고 있음을 인정받았구나

하지만 다르게 보면 난 진심으로 공감하거나 타인의 마음을 알려고 하는 사람은 아니었구나 

겨우 겨우 애를 써야 남들처럼 비슷하게 보이는ㄱ나


나는 원래 감정적인 사람이었는데 감정을 죽이다 보니 이렇게 되었을까

아니면 원래 덤덤한 사람이었을까

가면을 오래 쓰다 보면 그게 내 얼굴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감각을 꾸미게 되면 원래 그런사람인 것처럼 되어버린다. 

내가 누구인지 나도 알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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