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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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감독이냐? 고 누군가 묻느다면  그렇다고 말하기는 주저된다.

좋아한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그런데 의외로 그의 작품을 많이 봤다.

개봉한, 그래서 볼 수 있는 영화는 거의 다 본 듯하다.

처음으로 본 영화가 "걸어도 걸어도"였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봤고 재개봉한 "환상의 빛"을 보았고  집에서 " 어쩌면 일어날지몰라 기적" 을 보았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았고 최근에"태풍이 지나가면"을 보았고 또 한편이 개봉한다기에 (이미 했나?) 소심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모른다"는 보고 싶긴 아지만 아이들만 남겨진다는 상황이 마주하기 두려워서 보지 않았다.

 

이러면 좋아하는 감독이라고 해도 될까?

그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좋았다.

좀스럽고  별 일이 아닌 사적이고 가족간의 이야기라고 치부해도 그만인 이야기를 참 공들여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는

신간센이 마주하는 순간 기적이 일어날거라고 믿는다거나

큰 아들의 기일에 가족들이 습관처럼 모여 밥을 먹고 하나마나하는 이야기를 하며 서로 상처주고 모른척 하는 일이나

죽은 남편이 왜 죽었는지 곱씹고 또 곱씹는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일상은 평온하게 꾸리고 사는)

이혼한 아내와 다시 붙어볼까 궁리하다가 늙은 엄마의 재산을 노리기도 하는 한심한 조사원도 있다.

물론 병원에서 아이가 바뀐 이야기도 있고 배다른 자매들의 새로운 시스터후드 스토리도 있지만

사실 남의일이다. 라고 생각해버리면 별로 관심가지지 않을만한 이야기들이다.

 뭐 저런 일도 있구나 싶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마는 이야기들인데

화면속에 이야기가 흐르는  그 시간만큼은 딱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되지

그의 이야기속에 어른들은 속물이고 소소하게 집요하며 남에게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아직도 철이 들지 않고 어딘가 못미더운 구석이 있는 어른들이다.

그 반대로 아이들은 의외로 강단있고 스스로 꿋꿋하게 자란다.

 

그의 이야기는 모든 것에 다 성장 스토리다.

아이들은 기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마다의 사정으로 알게 되면서 성장한다.

그러나 성장이라고 뭔가 대단히 드라마틱한 순간을 맞는게 아니다

어제와 다름 없는 오늘이 펼쳐지고 그저 어른들의 행동이 조금은 납득이 가고 그렇게 맞추어지는 조금은 서글픈 성장이다.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들은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알게 되거나 (태풍이 지나가고) 나중에 하면 되지 하고 쉽게 내뱉았던 말들이 이젠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걸어도 걸어도) 뭐 그런 종류의 하나마나한 성장이지만 그래도 그 전 시간과는 조금은 달라지고 뭔가를 알게 되는 순간을 지나간다.

그의 영화속에서 시간은 그렇게 한 줄로 서서 길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되풀이되고 반복되면서 켜켜이 쌓여가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다.

도무지 바뀌지 않을 일상이 반복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어제와는 미세하게 달라진 오늘이 있고 아마도 내일도 딱 고만큼 달라질거라는 그정도의 기대... 그런 서글프고 시시하고 어쩌면 그래서 안도할 수도 있는 어른의 시간이다.

 

아 시시해..

그의 영화를 보고 어두운 극장알 빠져나와 햇살이 부시어서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렇게 중얼거린다. 뭔가 그럴듯한 일이 일어나지도 않는 시간을 지나 또 그렇게 비슷한 시간앞에 내가 서 있었다.

두시간동안의 환상이나 짜릿함 통쾌함 혹은 설레임조차 갖지 못한채

반복되면서 쌓여가는 어떤 시간을 지나 겨우 빠져나온 느낌이다.

그럼에도 자꾸 그의 영화를 보게 되는 건.. 나름 코드가 맞다고 봐야 할까?

그의 책도 그의 영화와 다른지 않았다.

그 전작인 수필에 나온 에피들이 많이 겹치고 여기서도  그는 늘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한다.

대단한 가치가 있지 않아도 무의미한 것이라도 세상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

영화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좋다.

뚜렷한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고 누구나 악할 수도 있고 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마음에 든다

주인공은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좋고... 꽤 공감할 구석이 많다.

이게 맞는걸까 이렇게 영화를 찍어도 될까

어쩌면 관객은 그저 흘려보내며 지나쳤을 장면에 대해 대사에 대해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도 조심하고 의미를 생각한다.

그의 영화에 대한 글들은 쉽고 재미있게 읽혔고

그의 방송에 대한 영화에 대한 생각들은 지루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영화를 통해 어떻게 이익을 얻는가 하는 부분의 글은 참 현실적이었다.

일본 영화 산업과 한국영화산업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통해 큰 돈을 벌거나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큰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영화만을 고집할 수도 없고

한편의 영화가 흥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것 떼고 저것때고 나면 남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들까지 참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지난해 열심히 보았던 티비 프로그램중 하나가 < 전체관람가>였다.

이름을 들으며 알만한 감독들의 단편영화 만들기가 그 내용이었는데

한편한편 단편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영화 감독으로 살기도... 나아가 영화를 하며 삶을 살아가는 일도 참 쉽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혼자 뚝딱 만들어내고 혼자 실패하면 그 뿐인게 아니라

많은 스텝들이 함께 해야하고 모두게 저마다의 역할이 있지만 보이지 않고

조율하고 맞춰가고  참아내고 주장하며 만들어내야 하는 현장이라는게 참 고달프겠구나 싶었다.

그저 쉽게 보는 영화 한편이 얼마나 많은 고생과 땀이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렇게 알고 나면 쉽게 평가해버리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도 생각한다.

그저 두어시간 어두운 극장에서 시간을 보낸후

잘 되었네 못되었네 하는 말들이 얼마나 독일가 싶으면서도

그렇게 힘들게 만든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라는 서늘한 현실감도 느낀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지 좀 되었다.

슬슬 어두운 극장에 앉아 지금 여기와 다른 이야기속에 빠져서 혼자 행복할 두시간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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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2019-06-0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맘을 옮겨놓은듯한 글 이네요 ‥
 
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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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었다.수많은 글쓰기책중 하나일거라고.좋은 글들을 모아놓은것 뿐이고 출처도 없고 주관적이고 그렇고그렇다고.. 아주 좋았다고는 할 수없고 늘 하는 말들이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글이 쓰고 싶다는것이다.이제 읽지만 말고 쓰라고 한다. 이게 저자가 말하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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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 - 처음 시작하는 콘텐츠 스토리텔링
박경덕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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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를 지망한다면.. 방송작가가 아니어도 글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여기저기서 들은 말들도 있겠지만 잘 정리되어있다

창의성이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것이 아니다. 특출난 천재의 재능도 아니다. 말이 읽고 많이 보고 다르게도 냉각하고 고민하고 질문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
방송글은 글이 아니다. 말도 아니다 그 경계어디쯤 있는 말글이다. 글로 써보내지만 말로 닿는것
간결하라
핵심으로 들어가라
짧게 써라
절실하게 진정성 있게 써라
설명하지말고 그림으로 보여줘라
감동하고공감하게하라
이야기가 있어야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영웅의 서사이고 모든이는 영웅이다
글쓰기에 뻐가 되고 실이 된다
뒷부분 희극과 비극의 글도 좋다.
삶이란 비극을 보면 후련해지고 희극을 보면 우을해질 수있는 아이러니다.

다만
방송이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그러니까 시청율을 위해 스토리를 짜야하고 인울을 영웅으로 만들어야한다는 말은 씁쓸하다
모든 방송은 대본이 있고 설정이 밌고 연출이 있고 편집이 있다.
사실은 아니다.
만들어진 진실 포장된 진실이 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던 진실씨의 말처럼
방송은 "어떻게 스토리가 짜여지는지 나름이예요"
이게 진실이다.

그럼에도 새겨야할 대목은 많다
글을 쓰겠다면 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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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 - 처음 시작하는 콘텐츠 스토리텔링
박경덕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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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를 지망한다면.. 방송작가가 아니어도 글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여기저기서 들은 말들도 있겠지만 잘 정리되어있다

창의성이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것이 아니다. 특출난 천재의 재능도 아니다. 말이 읽고 많이 보고 다르게도 냉각하고 고민하고 질문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
방송글은 글이 아니다. 말도 아니다 그 경계어디쯤 있는 말글이다. 글로 써보내지만 말로 닿는것
간결하라
핵심으로 들어가라
짧게 써라
절실하게 진정성 있게 써라
설명하지말고 그림으로 보여줘라
감동하고공감하게하라
이야기가 있어야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영웅의 서사이고 모든이는 영웅이다
글쓰기에 뻐가 되고 실이 된다
뒷부분 희극과 비극의 글도 좋다.
삶이란 비극을 보면 후련해지고 희극을 보면 우을해질 수있는 아이러니다.

다만
방송이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그러니까 시청율을 위해 스토리를 짜야하고 인울을 영웅으로 만들어야한다는 말은 씁쓸하다
모든 방송은 대본이 있고 설정이 밌고 연출이 있고 편집이 있다.
사실은 아니다.
만들어진 진실 포장된 진실이 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던 진실씨의 말처럼
방송은 "어떻게 스토리가 짜여지는지 나름이예요"
이게 진실이다.

그럼에도 새겨야할 대목은 많다
글을 쓰겠다면 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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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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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든다는 것.. 책을 읽으면서 느낀다.

왠 라틴어?

이 나이에 모르는 언어를 게다가 이제는 쓰이지도 않은 언어를 배워야하나 하는 불만으로 책을 편다.

당연히 라틴어 교본은 아니다.

라틴어를 문장을 통해 알려준다.

꼭 라틴어를 공부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강의는 라틴어 수업이었겠지만 책을 통해 들려주고 싶은 것은 아니 내가 받아 들인 것은 라틴어 문장을 서투르게 읽어보고 가만히 멈추게 만든다.

입을 낯선 언어를 발음해보면서 낯선 질감을 느낀다.

그 낯설음은 내가 몰랐던 로마의 역사나 문화를 들려주고 그 뒤에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펼쳐보인다,

사실 한 문장에 한가지 생각들을 풀어내는 방식은 익숙하고 습관적이다.

자기계발서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학서에서 흔히 보이는 형태

처음엔 낯설음속에 숨은 익숙함에  별감흥이 없었다.

그저 대학시절 이런 수업을 들었더라면 좋았겠다거나  싱싱한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했지만

내용은 그저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 생각은 한참 틀린 것이었다.

하나 하나 낯선 라틴어 문장을 발음하면서 점점 책이 내 안으로 스며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그냥 뭐랄까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천성이 뻣뻣하다보니 어떤 책을 읽어도 감성적으로 젖어드는 일이 드물고 나자신이 계면쩍을만큼 너무 덤덤해서 책에서 감동받는 일이 없었는데

이건 그냥 익숙하고 그런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사는 게 참 별거 아니다 싶었다.

늘 다르지 않게 반복되는 날들.

열심히 애를 써도 늘 제자리같고 누구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일은 아니라고 해도 전혀 티도 나지 않은 일들  뭐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책은 그저 쉬운 말이고 어쩌면 누구나 한번 쯤은 했을 말들이지만 그냥 스며들어왔다.

물론 예전 로마인들이 했던 말들  그렇게 오래 시간부터 현재까지 살아남은 말들이니 얼마나 간결하면서도 적확할까 마는 그만큼 뻔하기도 하고 익숙한 클리셰같은 것들인데 그게 푹 들어왔다.

 

당신이 잘 계신다면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 Si wales bene est, ego valeo)

이런 인사를 언제 누구한테 한 적이 있을까

이런 말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도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 Do ut Des)

계산을 해서 주고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사이의 신뢰를 의미한단다.

줄거라는 믿음 그 위에 내가 기꺼이 준다는 마음

가장 대가를 바라지 않은 자식에 대한 마음에도 어쩌면 나의 만족을 위해 나의 체면을 위해 아이를 걱정하고 애를 쓰는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요즘 그럴 수도 있다고 다독인다.

 

오늘 하루를 즐겨라 (Carpe Diem)

너무 흔한 말이지만 쉽지 않다.

오늘 흥청망청하기에는 내일이 불안하고 늘 내일만 준비하기엔 오늘이 아쉽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지금 마주하는 이 순간에 충실하고 내가 만나는 누군가에게 집중하라고 한다.

 

별거 아닐거 같은 삶에 감사하고 싶어진다.

그냥 이렇게 책을 읽고 쓰고 생각하고 그리고 만나고 이야기하는 시간들에 충실하고 싶다.

그렇게 사람을 참 착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이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감사하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이만큼 나이를 먹어 이렇게 조용하게 스미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젠 누군가 위로한다면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는 것??

그래서 별하나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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