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

 

시스템은 점점 정교해진다,

자본주의는 굳이 인간의 노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위에서 성장하고 몸집을 불려왔지만

그 자본주의가 완성된 곳에서 인간은 없다.

 

완벽한 시스템속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다,

무언가 문제가 있거나 의문이 있어서 물어보고 싶어도 우리는 먼저 기계음을 들어야 한다,

전화 버튼을 누르고 나면 녹음된 기계음을 듣고 또 한참을 유료로 기다린다,

그리고 몇번의 질문에 목소리없이 대답하는 순간을 지나야 사람을 만난다,

때로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을 처리해야할 경우도 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편리한 인테넷 그리고 넷망을 통해 정보처리가 되고 물물교환이나 매매가 이루어진다, 우리는 하루종일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모든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먹고 자고 소비하는 일을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가능한 세상이다,

 

주인공 다니엘 브레이크는 40년을 목수로 일한, 지금은 심장병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아마 60대 백인 남성이다, 그는 한번도 컴퓨터를 사용해본적이 없고 연필이 익숙하고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마우스를 몇번 클릭하고 드래그를 해야 실업수당을  신청할 수 있고 의료수당의 문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세상에서 다니엘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첨단의 기술로 편리하고 세련된 세상에는 사람이 없다,

I  나 라는 존재는 없다,

영화 첫 장면에서 화면없이 대사가 나온다,

의료수당을 위햔 면접에서 면접관의 질문과 다니엘의 답변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질문은 예와 아니오로 이루어진다, 뭐든  다른 말이 첨언되면 에러가 된다, 보충설명이나 다른 구체적인 상황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저 묻는대로 예 아니오 두가지뿐이다,

컴퓨터가   0 아니면 1 두가지만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상은 그것을 발달이라고 하고 기술혁신이라고 하고 편리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니엘은 아날로그 인간이다,

자기처지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싱글맘 케이티 가족을 돕는다,

집안 곳곳을 손봐주고 전기료를 내라고 돈을 주기도 하고 아이들을 인간대 인간으로  말을 걸고 귀를 기울인다,

케이티는 다이엘보다 더 처지가 딱하다,

돈이 없어 아이들에게만 식사를 주고 자기는 과일로 연명하고 식료품 배급소에서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통조림을 따서 손으로 허겁지겁 먹어버린다,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배급소에서 정작 케이티가 필요했던 것은  생리대였다,

그녀가 어렴게 뱉은 질문은   '혹시 생리대는 없나요?" 였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의식주만 필요한게 아니다,

의식주는 기본일 뿐이다,

사람답게 숨쉬고 살기위해서는 필요한게 또 더 있다, 풍족하게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인간답게 생존하기 위해서  또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것이다,

언저리로 밀려난 싱글맘 케이티에게 생리대는 음식 이상의   절박한 무엇이다,

결국 그녀는 슈퍼에서 물건을 훔친 것을 들키고 급기야 매춘으로 나서게 된다,

젊고 아직은 아름다운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선택은 결국 자신을 놓아버리고 자신의 자존감을 무시하는 것이다,

 

시스템은 잘못이 없을 것이다,

입력되고 세팅되어진대로 일을 행할 뿐이다,

네 아니오의 대답만을 세팅했으니 그 이상의 말들은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고

인간을  알지못하고 의뢰인 고객 사용자 만 알 수 밖에 없고

제각각의 개성이나  심성을  넣지 않아서 보험번호나 사회보장번호따위로  분류할 뿐이다,

결국 그 시스템은 편리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배제한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엄마는 매춘을 결심하고 권리 하나 얻기위해 여기저기 시혜를 구걸하던 다니엘은 결국 자긴을 구직수당 대상자에서 이름을 빼라고 한다,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한바탕 저항의 뭄부림을 치지만 결국 순응할 수 밖에 없다,

승소가 확실한 항고를 앞두고 다니엘은 어이없이 숨을 거둔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도둑도  아닙니다,

나는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이웃이 어려우면 그들을 도왔습니다,

자선을 구걸하거나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 존중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항고할때 말하려고 준비했던 것이 그의 유언이 되어버렸다,

 

사람이 편하려고 개발된 시스템에서 정작 사람은 없었다,

함리적이고 신속한 과정이라는 것이 사람을 소외했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었고 자기 처지를 사실적으로 알리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구걸하지 않았고 누군가의 것을 빼앗지도 훔치지도 않았고  어떤 일확천금을 꿈꾸지도 않았지만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렇게 가버렸다,

사람이니까 여기 사람이 있으니 사람의 말을 들어달라고 했을 뿐인데 아무도 듣지 않고 절차를 거치고 인터넷을 거치고 기다리고 맞추라고만 했다,

사람이 너무 흔해서일까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사람으로 대우받는 일이 정말 어렵다,

 

 

아직 삼성동 집 (사저라는 말도 쓰고 싶지 않다, 사저는 무슨..) 난방이 되지 않아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아직 추운계절이라 난방이 필요하고 도배가 필요하고 인터넷망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일개 개인이 되어버린 인간이 일개 개인은 쉽게 들어갈 수도 가까이 갈 수 도 없는 청와대에서 빼대고 살았다 ( 경상도 울 할머니 말투인데 이렇게 딱 맞을 수가 없다)

인간적인 호의로 그정도는 봐주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인간적인 호의 인간적인 도리, 정... 그래 좋다

그런데 누구는 인간적인 호의를 받아 마땅하고 누구는 인간적인 흐의따위는 불공정한 예외조항이 되니까 하면 안되는 일이 되나?

누구는 춘삼월 보일러가 안되서 집에 못들어가고

누구는  같은 봄날 차가운 바다에서 나오지도 못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누군가는 길거리에서 내 목소리를 우리의 말을 들어달라고 그렇게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도  법에 어긋나고 원칙에 어긋나고 시스템에 맞지 않아서  들은 척도 하지 않나?

전세집을 옮길때도 칼같이 만기날을 맞춰야 하고 혹시나 하루 이틀 더 있어야하면 돈을 더 내야 하는 법이다,

돈내고 들어가는 호텔이나 여관방도 체크아웃 시간을 넘기면 추가요금이 붙는다,

인간적인 도리도 있겠지만 그래도 원칙이니까 지켜야 한다고 다들 동동거리는데

누구는 저 삐졌다고 온동네 티 다내면서 입 딱 다물고 엥돌아서 버티고 버티다  나간다,

누구는 사람이고 누구는 짐승인가

 

 

 

 

 

 

 

 

 

 

 

 

 

 

책을 읽고 어떻게 리뷰를 써야햐나  굳이 쓸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

나같이 마르크스는 이름만 알고 들은 풍월이 전부인 사람에게 마르크스의 여러가지 사상과 삶을 보면서 하나 내게 닿은 것은 사람이 우선이다,,, 라는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노동과 자본으로 부가 축적되는 시기를 보면서 자본이 축적되면 될 수록 사람은 희미해진다, 자본이 자본을 낳는다, 그것은 선명한데 그 자본을 움직이고 생산을 하는 노동은 점점 희미해지고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 그 사회에서 사람이 만드는 노동 자본때문에 소외되는 노동을 먼저 보자고 하는게 마르크스라고 읽었다,

그게 맞는지 아닌지 아리송한 가운데 영화를 보았다,

 

다니엘은 아이의 방에 뽁뽁이를 발라주며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모여 따뜻해질거라고 말해준다,

손으로 만든 물고기 모양의 모빌을 주면서 세상에서 가장 환한 바다속이라고 말해준다,

아이는 노인을 찾아가 이젠 우리가 돕게 해달라고 말한다,

아이가 노인을 안아준다,

그렇게 사람을 위로하는 건 사람일 뿐이다 사람의 체온이고 사람의 마음이다,

 

영화는 다니엘에 항고판정을 받지도 못하고 사망한다,

항고가 잘 되더라도 다니엘이 승리하는 건 아니다, 그저 의료수당을 받을 뿐이다,

그러나 그나마도 보지 못하고 다니엘은 사망한다,

어떤 작은 승리도 없이 그냥 그렇게 허망하게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어떤 것도 작은 마무리도 없이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싶었을까

 

탄핵이 되고 청와대가 비었다고 모든게 마무리가 된것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처웃으면서 자기 잘못은 손톱만큼도 모른다는 얼굴이고

변화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어떻게 될지 나도 너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긴장해야하고 생각해야하고 말해야하고 행동해야할 읾이 계속될 뿐이다,

이젠 좀 쉬자는 마음을 지난 일요일밤 야간도주하듯 돌아와 쳐웃던 그 얼굴을 보고 화들짝 다잡게 되고 오늘 이 영화를 보면서 아직도 계속이구나,,,  생각한다,

아직은 화를 풀어야 할 시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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