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었던 소녀 스토리콜렉터 41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심리학자이며 파키슨병을 앓고 있고

두 딸의 아버지이지만  아내와 별거 중인 남자

조지프 올로클린교수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도 그랬고

첫 장면의 리암  베이커의 에피소드도 그렇고

왠지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는 전개가 진행되겠구나 싶었다,

온정주의라고해야할지 인권보호라고 해야할지 끔찍한 폭력을 저지른 리맘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부분을 읽으며 불편하다 싶은 순간  우리의 주인공 조 (조지프 올로클린)가 한마디를 날린다.

 

저는  사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개인입니다,

 

뭔지 몰라도 계속 읽어도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 사회가 아니라 개인이다,

 

어느날 딸 아이의 절친 시에나가 피칠갑을 하고 집앞에 나타나고 그 아이의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시에나는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모든 상황과 모든 증거들이 시에나를 가르킨다,

그 아이가 남긴 증거가 가장 많고

그 아이가 받은 상처들이 오히려 그 아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중요하고 사람이 받은 상처의 무게보다 그 상처나 상황이 가르키는 방향이 더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는 오로지 시에나만을 바라본다,

심리학자답게 아이의 심리를 파고 들면서 사건을 바라본다,

저 아이는 절대 제 아버지를 죽이지 않앗다,

어쩌면 맹목적이고 그저 자기 직관에만 의지된 그 믿음 하나로 사건에 뛰어든다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사건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다,

가정폭력으로 치부될 사건이 아니었다,

가정과 학교가 얽혀들고 시에나의 품행이 오르내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어서 그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과 판단이 뒤섞인다, 그리고 더큰 인종차별문제가 얽히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진다,

 세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작품을 읽으며 한 때 딸이었고 지금은 딸들을 가진 입장에서 남의 일 같지 않다.

현관만 벗어나면 세상은 정글이다,

어디서 누가 내 딸을 노리고 있을지 이용해먹으려고 할지 속되게 자빠뜨리려고 할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다정함은 두려운 것이고  친절함이 독이 된다,

 

임상작업은 매우 본능적입니다.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짐을 나눠지는거죠. 내게 관심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심리학자인 조는 본능적으로 시에나를 믿고 그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지만 시에나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아이는 이미 트라우마가 있다, 누군가 나를 인정해주면 좋겠고 나를 바라봐 주고 예쁘다고 해주면 좋겠다는 아이의 인정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누군가가 있다

내가 널 사랑해줄게

내가 널 이뻐해줄께

대신 넌 내게.....

시에나는 거부할 수 없다, 나를 유일하게 인정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에게 전부이고 싶고 내겐 그가 전부이다.,

 

어린애가 양친을 잃으면 고아라고 하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를 부르는 이름은 없지

아... 이 작가는 도데체 어떤 인간이지? 싶었다

딸이 사라지고 이미 죽어버린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한마디다,

그렇구나

자식을 잃은 사람은 불리는 이름조차 없는 거구나...

자식을 잃은 부모 자식이 죽었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스스로 죽여버린 삶을 살아가는 부모 그들은 잊혔다,

자식을 찾아주려고 애쓰던 형사들은 이제 없고 의심스러운 사위는 잘 살고 있다,

그들의 고통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투명인간이었고 그들의 아픔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도 고통은 계속된다. 살아있는 동안은

 

한 가족에게 이토록 많은 불행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게 경악스러울 뿐이다. 평생 계속될 장애를 얻은 딸 살해당한 아버지 인종차별주의자 아들 살인혐의를 받은 아이 잃은 게 있다면 얻는 것도 있다는 흔한 말은 진실이 아니다. 어쩌면 게임에서는 그럴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아니다.

 

죽음이더라도  그 죽음을 애도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면 괜찮다,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갈 수 있다면  괜찮다

때로 죽음을 애도하는 것 조차 금지를 당하기도 하고 죽음이 부정되기도 하고 의심받기도 해서

슬픔조차 애도조차 편안하게 할 수 없는 개떡 같은 상황도 있다,

불행은 하나씩 오지 않는다. 몰려온다는 건 정설이다,

그러나 그 불행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던지는 것이다,

일이 힘든게 아니고 어떤 상황이 힘든게 아니다

그 상황속에서 나를 둘러싼 사람들 혹은 특정한 누군가가 나를 더 힘들게 한다

더 불행하게 하는 법이다,

현실은 어떤 개떡같은 소설보다 더 개떡이다.

 

 

당신은 모든게 완벽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기를 원해 그런데 '그래 보이는 '거랑 실제로 그런 건 달라.

 

가끔 완벽한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하면 그 뒤엔 누군가의 희생이 있기마련이다,

완벽이란... 어쩌면 생각속에 존재할 것이다,

그것이 상상이든 이상이든 공상이든

누군가의 눈에 행복해보이는 것 완벽해 보이는 것

가족은 함께 해야하고 행복해야하고 헤어져서는 안된다는 당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제각각 어떤 위치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야 할것이다,

가끔 우리는 티비 광고에 나오는 장면들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며 자꾸 자기의 현실을 남루하다고 불평한다. 내 현실도 충분히 반짝반짝 할 수 있다

의외로 그들도 그다지 완벽하지 않다.

 

부모노릇이란 공중곡에같다. 언제 놓아줄지 알아야 하고 아이가 공중제비를 돌고 다음 순간 손을 뻗어 고리를 잡는 , 자신을 시험하는 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 내가 할 일은 언젠가 그 애가 이 쪽으로 다시 날아올 때  잡아줄 준비를 하고 다시 세상으로 쏘아보내주는 것이다.

 

미스테리추리물답게 끝까지 반전을 보이며 사건을 마무리짓는다.

시에나는 아직 상처는 남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있다는 경험은 소중하다,

외로워서 아무에게나 기대서도 안된다는 호된 경험도 했다,

우리의 조도 가족에 대해 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무조건 감싸고 보호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결국 이 책은 어쩌면 조지프 올로클린이 아버지로 성장하는 과정이 더 중심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이혼을 했고 모든 관계가 정리되었지만 그가 두 아이의 아빠라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멀리서 지켜보는 일 그리고 기다리는 일 그는 그걸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아버지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사실 딸들이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그럼에도 내 딸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그 마음을 다독이기위해

이 책이 썩 괜찮지 않을까

 

이 행동하는 심라학자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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