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언이 말했다.

" 내가 원하는 건 둘 다야, 난 다른 시간의 다른 사람을 원해............나는 가운데 끼여서 매일    

  매일 짓눌리고 있어 상처 입을 사람은 바로 나야"

스튜어트가 말했다.

" 남편은 항상 제일 먼저 의심하지만 제일 늦게 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처 입을 사람은 바로 나다"

올리버도 말했다.

" 왜 항상 내가 비난을 받아야 하지? 애정 파괴자 올리 결혼 파괴자 올리...............

  나는 빌어먹을 창문에 머리를 박아대는 빌어먹을 나방이다. 쳐 쳐 세게 쳐  상처를 입을

  사람은 바로 나다"

 

스튜어트와 올리버는 오랜 친구다. 고지식하고 답답하고 매력없는 스튜어트와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이지만  무책임하기도한 올리버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그리고 자기가 상대에 비해 조금은 낫지 않을까하는 속내를 숨기거나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이

어느날 스튜어트가 질리언을 만나 결혼하기로 하자 올리버는 다소놀란다, 어찌하여 스튜어트에게 이런 행운이.... 그리고 결혼식 날 올리버는 질리언에게 반해버리고 이후 노골적으로 때때로는 은근하게 구애를 하고 우여곡절을 지나고 마침내 질리언은 스튜어트와 헤어시지고 올리버와 다시 결혼한다.. 그리고...............

 

세사람과 간혹 등장하는 질리언의 엄마 그리고 몇몇 주변 인물이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세 사람의 발언이 번갈아 나오며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같은 상황이 제각각의 입장에 따라 달리 보인다. 스튜어트는 감정에 둔하고 그저 고지식하게 사실을 나열할 뿐이고 올리버는 화려한 언변으로 감정과잉이고 질리언는 자기의 입장만 이야기한다, 누구나 자기의 틀 안에서 상황을 보고 사건을 파악하고 이야기 할 뿐이다,

이야기를 가만  보자니 서로는 서로에게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했다고 착각하고 있다. 상대가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어버리거나 혹은 상대는 정말 나를 모른다고 오해하거나 할 뿐이다, 독자? 혹은 누군가에게 자기를 하소연하고 방어할 시간은 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서로 이야기를 하고 논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해야할 말은 하지 않으면서 서로서로 자기 말 좀 들어달라고 한다,

그래도 이야기는 진행되고 사건은 일어나서 마무리가 되고 끝나지만 왠지 개운하지 않다.

결국은 귀먹어리개가 차에 치여 죽어버린 것처럼 들리지 않고 듣지 않은 사람들의 비극이 자꾸 걱정될 뿐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다.

내 입장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내 생각과 감정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다,.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말하지 않았음에도 서로서로 대화를 하고 이해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서로가 나는 충분히 표현했고 정당하며 때떄로 가장 아픈 건 나라고 여기고 자기의 상처만 들여다 보고 동동거린다,

나도 그렇다.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혹은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가 놀란다,

아니 왜이렇게 말귀를 못알아듣지? 같은 한국말을 하는데 이렇게 이해가 안되나?

그저 상대방을 나무라기에 급급하다,

사람은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제각각 자기방식의 표현을 한다,

급한 성격의 나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이거" "그거" 하면 딱딱 알아듣기를 바란다,

성격이 느긋한 아이는 천천히 모든 것을 이야기하다가 정작 해야할 말을 빠뜨리고 이야기를 마치기도 한다. 남편은 자기가 듣고 싶은대로 듣고 받아들인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니 같은 언어를 쓰면서 우리는 제각각 이야기를 하면서도 제발 내 말을 들어달라고  아우성칠 뿐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 들을 수가 있지?

서로를 나무란다,

초등 국어가 "듣. 말.쓰"

그러니까 듣고 말하고 쓰기 순서이다,

일단 들어라,. 그리고 말해라... 그리고 난 후 써라

여기서 우리는 듣기도 말하기도 제대로 안된 셈이다,

서로 자기 말을 하며 상대방의 언어를 내 언어로 통역해서 오역한다,

내 말이 오역되고 오해되는 건 전혀 예상할 수없다,

세로운 바벨탑이 여기저기 세워진다,

다시 우리는 듣기를 배우고 말하기를 배우고 나아가 공감과 경청이라는 새로운 풍조를 배워야 한다, 어렵다,

 

키득키득이며 세사람의  막장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괜히 뜨끔해진다,

질리언에 스튜어트에 그리고 올리버에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바꾸어도 상관없다,

뭐 내가 질리언처럼 매력적이지 않아 두 남자의 구애를 받은 상황은 안 생기겠지만 두 타인 사이에서 오해받고 이해시키지 못해 동동거리며 결국 나 자신의 연민에 빠지드는 일은 종종 있어왔으니까,...

그래서 몹시 외로웠었나보다.

 

 

즐리언 반스가 정말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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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5-05-0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얼마전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었는데,
줄리언 반스 매력적인 작가인 것 같아요 (^o^)b

푸른희망 2015-05-07 16:43   좋아요 1 | URL
저도 ˝예감은~˝을 읽고 줄리언 반스의 매력에 빠졌지요. 이 책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