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행복만큼 불행도 필수적인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늘 같은 분량의 ㅐㅇ복과 불행을 누려야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라고 이모는 죽음으로 내게 가르쳐 주었다. 이모의 가르침대로 하나면 나는 김장우의 손을 잡아야 옳은 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이모의 죽음이 나로 하여금 김장우의 손을 놓아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여졌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는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비췄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뿐이다.

나는 내게 없었던 것을 선택한 것이다.이전에도 없었고 김장우와 결혼하면 앞으로도 없을 것이 분명한 그것 그것을 나는 나영규에게서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이모가 그토록이나 못견뎌했던 '무덤 속 같은 평온'이라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삶의 어떤 교휸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일 년쯤 전 내가 한 말을 수정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스물여섯의 안진진은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고 온 힘을 다해 생애를 걸며  살아야 한다고 부르짖던 그날로 부터  일년을 살았다.

그 동안 안진진이라는 인물과 주변인의 이야기가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엄마와 쌍둥이로 태어나 좀처럼 구분이 되지 않던 이모 그 둘은 결혼을 시작으로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엄마의 딸로 엄마의 삶을 바라보고 이모의 삶을 바라보면서 안진진은 안정되지만 재미없고 계획대로 되어가는 삶과 절대 지리멸렬함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늘 무언가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삶을 보며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계획한다.

내 마음이 떨리는 것. 내 마음이 편안하고 솔직해지는 것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도 하면서 모순되고 복잡한 삶을 받아들인다.

 

이미 나는 가슴 떨리는 연애의 유효기간도 알고 속물적이지만 안정적인 삶이 주는 기쁨도 알 고 있다. 파란만장하고 지리멸렬해지지 않은 풍파가 어떤지도 그리고 그것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믿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나의 그때와 다르지 않은 안진진의 고민들을 조금은 멀찍이서 구경하면서 결국 그녀의 선택이 완전한 해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점수는 받을 만한 선택이라고 믿는다.

삶을 제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늘 계획하고 수정하고 돌아보면서 반듯하게 살면서 행복하고 풍요하게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삶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늘 나의 예상을 벗어나기 마련이다.

어릴 적에는 어른이 되면 모둔 답을 다 아는 줄 알았다. 어른들은 정답지를 가지고 있어서 절대 틀리지 않고 바른 쪽으로만 간다고 믿었다. 무엇이 바른 것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물론 어른은 아이보다 어느정도 답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제각각 가진 답들이 다 다르다는 거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삶만큼 많은 정답이 있다는 것

그의 정답이 나의 것이 될 수 없고 나의 정답이 그의 것이 될 수도 없다는게 문제다.

 

지지리 궁상맞고 피하고 싶은 내 삶도 내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서 당당하게 허리위에 손을 얹고 세상을 향해 소리칠 수 있는 뻔뻔함도 필요하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바꿀 수 없다면 안고 가야할 내 몫이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 남들이 보는 내모습 바꾸고 싶은 내모습 모두가 나다,

그래서 삶은 모순이고 정답이 없지만 나는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당당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안진진.. 그녀의 선택이 후회로 변할 수도 있다.

이모의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투정이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응석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남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이상 입바른 소리는 사절이다.

그에게는 그의 삶이 있고 내게는 나의 삶이 있다.

나는 내 삶을 살아갈 뿐이다.

타인의 삶은 참고는 될지 몰라도 그걸 흉내낼 수도 없고 따라 갈 수 도 없다. 설령 따라간다더라도 똑같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사람이 다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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