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애란을 첨 만난건 '두근두근 내인생''이었다

그전에 달려라 애비를 보았지만 사실 대충읽어서 기억나질 않는다.

그리고 이쁜 표지에 반해 구입한 책 두근두근을 읽으면서 혼자 감동했다.

내가 소설을 보면서 감동하는 건 참 드문데.. 이전에 심윤경을 읽으며 콧물흘려가며 울어본 이후 첨으로 느낀 먹먹한 감정이었다고... 기억한다.

책날개에 나온 작가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 보면서.. 젊다는 건 참 좋은거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했다는 것도 기억난다.

그리고 이번에 '비행운'을 읽었다.

책을 펼쳐 차례를 훓어보면서'비행운'이라는 제목의 단편을 찾았다. 한심스럽게도

그런 제목의 작품이 있다고 생각했다.

없네...

그냥 작품집에 제목을 달았구나

 

그리고 첫작품부터 읽어내려갔다.

음... 그렇구나

참 안쓰럽고 창피했겠구나.

도데체 남자들은 무슨 생각인지등등등

사실 '하루의 축'까지 읽으면서는 그냥 덤덤했다. 그녀들의 혹은 그들의 非幸運에  답답하고 마음아프다는 것.. 그러나 큐티클을 읽고 호텔 니약 따에 넘어가면서 이젠 더이상 널널한 자세로 읽을 수가 없다. 이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내 아이들이 겪어야할 현실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마지막 방점을 찍은 것이 '서른살'의 수인이었다.

작가의 의도였는지 편집자의 의도였는지 아니만 아무생각없는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작품의 순서가 내게는 기가 막히게 충격이었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지 , 이런 일 가끔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보지? 속상한 일이지 세상이 잘못되고 있지 그런데... 그런데.. 이게 남의 일은 아니야 내 일일수도 있고 내 아이에게 생길 수도 있는 일이지

이건 소설속에서 나오는 소설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고 지금  현실이야.

 

 

힘든 건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기다리는게 기져운 거였어.

 

너는 자라서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절친이던 은지와 서윤을 갈라서게 한건 두사람의 탓이 아니다.

졸졸 흘러내리던 물이 바위를 뚫는게 아니다. 그 물을 끊임없이 받아내던 바위가 자신도 모르게 약해진 틈을 가지고 그틈에 들어온 한방울이 바위를 가른다.

미지근한 냄비속의 쥐가 처음부터 익혀지는게 아니듯 서서히 그 온도에 익숙해지다가 마침내 임계점에서 익숙한채 죽어버리는 것이다.

서윤이도 은지도 그렇게 알수없는 균열과 피로감에 멀어진다. 그들탓에 약하디 약한 우정때문에?그게 아니라는 건 그녀들도 나도 그리고 당신들도 알고 있다 다만 모른 척할 뿐이고

그들의 문제이니 그들이 해결할 일이라고 미룰 뿐이다.

수인이 다단게에 빠진것도 그녀가 나약하고 무지해서가 아니다.

그녀가 헤미를 끌어들이고 모른척 하는 건 그녀 탓일까

우리가  먼저 수인이를 끌어들였다는 건 증거가 남지 않은 것이니 모른척하면 그뿐일까

 

앨리스에서 세경도 알았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을때는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는 것 그럴때는 세상에 화를 내야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알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그녀도 결국 샤회장을 이용할 생각응ㄹ 할뿐이니까.

그건 분노가 아니라 그냥 비겁이고 방편이다,.

 

소설속 인물은 분노도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만 그 대상이 결국 나보다 약한 것에대해서도

남자친구가 내가 흠모한 선배가 날 이용하듯이 나도 나보다 약한 제자나 내곁에 가장 만만한 비슷한 친궁에게 분노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가장 만만한 누군가에게 분노하고 있다면 서로 상처를 입을 수밖에

그런데 방법은 모르겠다. 일단은 분노밖에는...

 

 

겨울방학내내 아이를 다그쳤다.

새학년이면 이제 중학생인데 이렇게 펑펑 놀아서 뭐가 될거니?

아이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학원을 열심히 다녔고 숙제를 열심히 했고 나름 엄마표 숙제도 열심히 했다. 아이가 할 수있는 최대한

하지만 나는 성에 차지 않았고 잘 하는 건 당연하고 못하는게 이상하다는 정말'이상한 논리'로 아이를 다그쳤다.

힘들다고 징징거리고 아이가 학원에선 문제풀이가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할때 나는 폭발해서 이번엔 학원 선생에게 다다다 거렸다. 아이가 학원 난방비내러 가는거야고..

 

이렇게 다그치고 최선을 다하라고 하고 노력하라고 하고 노력하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삶이 기다린다고... 차마 말을 못한다.

그게 가능한 때도 분명 있었고 지금도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비밀도 알고 있다.

노력이 모두가 될 수도 없고 한만큼 받아내는 정직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 .. 어짜피 그때도 지금처럼 불평등한 세상이었음에도 그래도 뭔가 희망이 있었떤거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희망고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결국 자라서 내가 될거같은 아이를 보면서 다그치면서 내가 나를 속이는 느낌

하지만 그래도 죄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모범시민다운 죄의식도 가지면서 그렇게 방학이 끝났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도서관에서 빌려온 김애란의 책이 나를 그 혼란으로 다시 몰아넣는다.

아이와 드라마 '학교'를 보면서도 그랬다

저게 현실이구나 아이들이 불쌍하구나.. 그렇지만 현실에도 정인재와 강세찬샘이 있기는 한지 불신이 먼저 들고 늦지 않게 반성하는 민기엄마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건지도 의문이었고

오히려 경민이나 은혜가 현실이라는 비겁하고 불신에 가득찬 결론만 내렸었다.

 

모든것이 세상탓이라고 하기엔 죄스럽고 그렇다고 내 개인이 모든 걸 책임져야한다고 결연하게 다짐하게엔 뭔가 억울한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야할까...

 

 

이건.. 리뷰는 절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글이 산으로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