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 딱 한번이야 딱 한 번 가야마는 속으로 되풀이했다. 상습적으로 휴게소에 스레기를 버리는 비상

   식적인 사람과는 분명 죄긔 무게가 다를 거야. 달리 방법이 없었으니 이번 한번만 봐주시길.. 누  구한테 그러는지 가야마는 속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누구나 그런 일이 있지 않을까

이건 별거 아니잖아 누구나 하는 일이잖아  어쩌다 한번인데 어떨까..

그렇게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별일아니라고 얼버무리고 무책임한 다수에 포함되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

나도 해 본적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일이라 뜨끔하다.

 

한 아이가 죽었다.

돌풍에 가로수가 쓰러졌고 하필 그때 지나가던 아이가 죽어버렸다.

이건 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분명 피해자가 있고 누군가는 억울하고 화가 나는 상황인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아니 책에서 딱 한명만 책임을 진다. 가로수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

누구나 내가 한 일은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런 악의가 아니었다고

나는 좋은 뜻으로 한것이라고

 

가야마가 사람들을 찾아다닐때마다 그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화를 낸다

그건 아마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는 죄의식 혹은 양심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뻔뻔함만 가지고 있다면 아마 당당하게 화내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무시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구석이 캥기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성을 잃고 흥분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냐구

나보다 잘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좋은 의도로 한것인데 그렇게 범죄자로 몰고가냐고

 

 

 

" 이 말이야 말로 거짓없는 본심이었다. 그랬다, 하나는 어디까지나 남들한테서 칭찬을 듣고 싶

  었을 뿐이었다, 악의는 어디에도 없었다..............그런 내가 왜 살인자 처럼 규탄받아야 하는가

  왜 누군가의 목숨을 업신여긴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

 

"다들 그랬어요 제가 찾아가면 다들 화를 내더군요. 자긴 잘못한게 없다고 정색하면서 화를 냈습니다 어떻게 화를 낼 수 있을까요? 역시 제가 틀린걸까요? 제가 생트집을 잡는걸까요?"

 

" 아무도 사과해주지 않아요 아무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아 누구 한사람만이라도 사과해준다

   면 이 정도로 절망스럽지는 않았을텐데 이렇게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아무도 사

   과해주지 않아요 겐타가 죽었는데 우리 겐타가 죽어버렸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아":

 

 

가야마의 말이 뜨끔하다.

아무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요. 아무도  내 잘못이라고 하지 않아요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학교에서 혹은 사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항상 함께 셋트처럼 따라오는 말이 있다

뭔가 문제를 일으킬만한 꼬투리를 만든거 아니야? 왕따를 당할 행동이나 말을 한거 아니야

니가 먼저 도발한거 아니야?

맞을 짓을  한거 아니야?

 

어쩌면 모든 폭력이나 문제 살인 죽음의 시작은 사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겐타가 죽은 것도 어쩌면 사람들이 모두 나하나 쯤이야 ... 매번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인데 어떨까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누구나 어떤 문제앞에서는 일단 피하고 싶다.

나만 그런것도 아니고 나만 잘못한것도 아니고 세상 누구나 하는 것이고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났던 것이고 걸리는게 재수없는거지 틀린건 아니라고

그렇게 무심코 나의 양심을  못본척하며 내뱉는 무심한 말이 어쩌면 그 대상에게 어떤 폭력보다 더 아픈  비수가 된다.

 

살아오면서 느끼는 건 가장 용감한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

내가 모자란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내가 틀렸다는 것을 말할 줄 아는 사람

누구나 하는 실수 잘못 그리고 무심하게 내뱉는 배려없는 말이나 행동들

어찌보면 큰 잘못은 아니다

그런 걸로 쇠고랑을 차거나 경찰차가 출동하는 건  아니지만 

사소하다고 치부하기전에

먼저 솔직하게 미안하다 잘못했구나  이렇게 될줄 몰랐다.

하는 한마디가 절실한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아이의 죽음에 모두를 살인자로 몰 수는 없다. 그래도 누군가가 죽었는데 아.. 그때 내가 그랬더라면 하는 마음, 미안해하는 마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는게 먼저 아닐까

무언가 깨름칙한 짓을 할 때 내면에서 들리는 뭔가 주저하는 마음이 그게 양심일건데

그 주저하는 순간 우리가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걸 알았으면좋겠다.

나를 나쁜 쪽으로 몰지 않는 마지막 기회라고...

 

 

나 역시 내 마지막  갈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겠다... ( 아 착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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