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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인질이다 ㅣ 열다 페미니즘 총서 3
디 그레이엄.에드나 롤링스.로버타 릭스비 지음, 유혜담 옮김 / 열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스톡홀롬 증후군과 남자 여자의 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신선하고 새롭다
왜 피해자는 가해자를 떠나지 못할까
남편의 폭력을 신고하고 남편이 구속되고 기소되어 재판까지 간 상황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팔에 매달려 퇴장하는 여자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자녀 문제도 있고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서 그저 어떻게든 봉합하고 덮어서 가정을 유지해아하는 것이 가정폭력특례법의 취지라고 해도 이해하기힘들었다
그러나 솔직히 내 경험을 비추어 봐도 그 여자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살아도될까 하는 마음을 가질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이유로 가정을 깬다는 것도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있고 당장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가만 보면 내 남자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다. 어쩌면 내가 내 남자에 대해 불만과 불쾌감을 가지고 맞서려고 하는 것처럼 그의 입장에서도 나라는 사람은 늘 감사하고 마땅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입장 바꿔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늘 생각한다
부부 싸움을 했다고 모든 부부가 갈라서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며 위안하면서
어쩌면 나도 인질범에게 잡힌 인질이 아닐까
나의 안전과 존재감을 느끼려면 그의 보호가 필요하다.
뉴스로 들려오는 험악한 세상밖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남자의 보호 아래서 사는게 가장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한다
남편이 없어 무시당한다는 말
여자 혼자라고 쉽게 본다는 말들
흉흉한 소문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아빠라는 존재를 생각하면서 지금 이런 갈등은 아무것도 아니라고생각한다
세상에서 남자가 좋은 사람이 될 경우는 참 많다
여자를 때리지 않고 돈을 따박따박 벌어오고 술 담배 노름에 중독되지 않았고
바람을 피우지 않으며 가정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사람이될 수 있다.
아니다 그건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뜻이지 좋은 남자라는뜻은 아닌데
세상에서 나쁜 남자만 아니면 누구나 좋은 남자라고 생각한다.
그건 인간으로 당연히 가져야할 에의이고 본성인데 말이다
여자는 집안일을 잘 하고 절약하고 아이들을 잘 돌보고 시키는 일을 잘 하고 복종하면서
동시에 상냥하고 잘 웃고 애교있고 섹시하기까지 해야한다
좋은 남자는 몇가지만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만
좋은 여자는 몇가지중 한가지만 빠져도 불가능하다.
드라마에서 그것도 말랑말랑한 멜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웃지 않고 뚱한 표정을 하며 따박따박 따지는 것도 안될 일이다.
사랑받아 마땅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은 늘 웃고 다정하고 헌신적이어야 하는데
자기 문제에 걸려 예민하게 굴고 누구든 마음에 들지 않는 이에게 화를 내고 따지듯 덤비는 일이마음에 들지않는모양이다
멋대로 결혼을 몰아대는 아버지 그 사이에 낀 엄마 아버지의 강권으로 결혼한 언니의 행복하지 않은 생활과 제멋대로 부모 몰래 유학에서 돌아온 여동생까지 집안문제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오래 사귄 남자 친구와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인물이 나타나 마으을 설레게 하지만 그 관계 역시 세상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늘 방실거리고 상냥한 사람이란 머리에 꽃을 꽂은 사람이 아닌 이상 찾기 힘들지 않을까
누구든 24시간 내내 웃고 상냥하지 않을 텐데 그걸 하지 않은 여주인공이 걸리는 사람들이 참 많은 모양이다 난 그런 주인공이 참 현실적이라 생각이 든다.
책은 스톡홀롬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의 남녀 관계가 세상이 그런 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인질범에게자빈 인질이 살아남기 위해 인질의 감정에 호소하고 동화되어 가는 것을 남녀관계에서 오는 차별을 설며안다. 불안과 공포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인질범에게 잘 보이게 만든다.
고립되고 폭력 상황에 노출되어있고 나의 생사 여탈을 가지고 있는 인질범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아니 그 관계가 끝이 나도 인질은 인질범에게 동화되고 고분고분하게 그의 권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 아래에서 안정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 그리고 여타 권력관계에서 파생되는 폭력관게에서도 이런 관계를 대입할 수 있다 나아가 저자는 일반적으로 여자가 여성성을 가지고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현재의 모든 남녀관계에서도 스톡홀롬 증후군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일부 수긍이 되기도 하면서 반발도 든다.
남녀관계 모든 것을 스톡홀롬 증후군에 끼워맞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발감도 들고
이 책이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씌여진 것이라 쉽게 읽히지 않은 부분도 있고 너무 길게 중언 부언 한다는 것도 있다.
드러난 폭력 관계에서는 수긍이 가는데 일반적인 관계까지 확장을 한다는것은 거부감이 든다고 할까
어쩌면 나도 결국 한명의 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불쑥 들어서 더거부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나는 나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고 믿고 있는데 내 것이라고 생각한 내 생각과 언어와 행동이 어떤 제약속에서 내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물스물 올라오기도 했다.
나는 내가 잘못한 것과 남자의 잘못을 구분할 수 있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정당하게 분노할 수 있고
누군가 함께 나눌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내가 나의 언어로 내 마음과 느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고 믿고 있지만
조금 흔들렸던 거 같다.
내가 물리적 폭력의 상황이 아니어서
내가 안타까운 타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다시 생각해본다.
아직 인질과 인질범의 관계를 모두 적용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곰곰히 나의 관게들과 나의 생각과 정서를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독서였기에 그 불편한 지점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할 것!!!
다만 군데군데 번역이 틀린 부분이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