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미숙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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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가며 읽다가 책장을 덮고 읽어내려간 황정은의 추천사에서 툭 하고 터져버렸다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는 것과 달리 가난의 모습은 훌쭉하지 않다. 가난의 주머니는 불룩하다 그 주머니엔 이럴테면 냄새와 흉처와 눈치와 질병과 자책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올해의 미숙"의 장미숙은 그것을 겪고도 좋은 것이 되고자 하는 어른으로 자란다. 나는 이책을 미숙아, 계란말이 뺏기지 말고 너 먹어 누가 빼앗아 먹으면 죽여,,,,,,,,, 이런 심정으로 읽으면서도 내 것이기도 하고 내게 익숙한 타인의 것이기도 한 미숙함들 때문에 서글프고 부끄러웠다....(중략)

 

 

그게 무엇이었을까?

미숙아 제발 제발... 하는 간절함으로 장면을 넘어갔던 거 같다

하나도 내가 선택한 것이 없고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데 그 곳에서 견뎌내는 것도 오롯이 내몫이라는 것이 억울하고 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그런 표출도 없이 덤덤한 미숙이가 짠했다.

나는 그저 이렇게 이야기 밖에서 짠해지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무기력하고 폭력적인 아버지

사랑받고 싶었는데 계속 밀려나는 경험치만 쌓이면서 삐뚤어지는 언니

그리고 외롭고 외로운 미숙이

미숙이에게 재이는 위험한 유혹이고 위험한 안식처였지만 미숙은 무사히 그 단계도 거쳤다.

그낭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것

미숙은 그것밖에 하지 못했지만 많이 단단해지고 삐뚤어지지 않았고 그 누구도 아닌 미숙 스스로 꽤 괜찮은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다.

어른도 완벽하지 않고 철들지 않았고 모든 것을 알지 못하며 어른이라는 껍데기가 몹시도 버겁다는 사실이다

어떤 어른도 그런 말을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하지 않는다.

어른이면 뭐든 다 안다고 믿게 만들고 다 하라 수 있다고   뼈겨대고  너희보다 낫다는 것을 우겨대며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어른은 개뿔이다.

어른이란 미숙이네 가족처럼 늘 등을 돌리고 뭔가 꽤나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 척하며 허세를 떨거나 일상과 생계에 지쳐 무기력해져 있거나 내 상처에 빠져서 나보다 더 약한 존재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들이다,

매년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꾸역꾸역 어른이 된다.

그냥 어른같은 어른이 되기도 하지만 간혹 미숙이처럶 제대로 자기가 되고자 하는 어른이 되기도 한다. 그건 잘 가르치고 이끈 기성 어른의 덕이 아니고 어쨌던 견디고 생각하고 내 상처를 내것만으로 생각하지 않은 많은 미숙이들 덕분이다.

이제 더이상 똥을 먹지 않은 진도가 아닌 절미랑 더 이상 미숙아라고 불리지 않은 단단하게 자기가 선택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미숙이의 앞날을 축복한다.

 

 

무어라 말하지 말고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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