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으로 세계여행 - 영어 울렁증 상근이의 자급자족 세계 여행
정상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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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읽기 전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가 폴폴 풍기는 제목에 끌렸다. 오~80만원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단 말이야!!!! @.@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책을 열심히 읽어나갔다.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쯧쯧.....하며 혀를 찰테고. 갈 수 있어? 에헤....요즘 환율이 얼마나 올랐는데 세계여행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맞다. 정확히 이 책은 제목 그대로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하는 저자의 여행기가 아니었다. 

그가 제대를 하고 돌아오니 수중에 있는 돈은 80만원. 세계여행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호주행 비행기를 탔다. 중학교에서 부터 대학에 오기까지 영어를 배워왔음에도 영어만 들으면 울렁증이 생긴다는 그 증상이 저자에게도 닥쳐왔으니 그의 호주생활은 험난한 듯 보였다. 호주에서 꾸준하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닌 그의 모습은 같은 나이때를 갖고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부럽고도 생경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나라에서 무작정 맨땅에 헤딩하는 모습에는 젊음과 자유가 묻어나온다. 이 책을 보자마자 부러움과 설레임, 갖은 고생들이 눈앞에 훤히 그려져 보였다. 그가 겪은 수 많은 일들은 훗날 그가 튼튼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평소 나는 여행을 통해 성장시켜 주는 것 보다 혼자 유학을 가거나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십년 정도를 혼자 외국에서 살아보는 경험이 보다 더 성숙하게 강인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래서 늘 나도 혼자 여행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지만 마음과 달리 마음의 한쪽에서는 탁!하고 과감하게 '도전'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여행기가 참 좋다. 파릇함이 느껴지는 여행기. 나이때에 맞은 젊음들. 새로운 세계의 동경과 함께 그곳에서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여유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여타의 여행기에 비해 허술한 점이 보이지만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기에 아쉬운 점은 사르르르 녹아든다. 작년에 이 책을 보자마자 읽었지만 요즘에 다시 읽고 갈무리해서 다시 글을 썼다. 남들보다 출발이 빠르고 늦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나를 얼마나 투자 하느냐, 하는 것은 내 나이때에서 중요한 문제이리라 생각했고. 내 나이를 또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여행기를 읽고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눈으로 강하게 밑줄을 그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요즘 나에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한마디. 다시 한번 나의 방향을 항해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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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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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컥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었다. 평소와 같으면 빠른 시간안에 페이지를 휘리릭 넘겼지만 유독 정채봉님의 선집은 귀하고 고운 글귀에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지하철을 타며 서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발걸음과 말소리, 문이 여닫기는 소리등 수많은 소리가 오가는 그 곳에서 나는 한껏 집중을 하며 책에 빠져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그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 보다는 조용히 집에서 읽을 껄 하고 후회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에게 갖고 있는 책은 이 책 딱 한권 밖에 없었기에 눈에 힘을 주며? 귀를 닫고! 책을 읽었다. 

'정채봉'이라는 이름과 '<오세암>'이라는 작품이 낯익던 나는 이 책을 읽고서야 그분이 그분인지 알았다. 그러니까 이리저리 들은 풍월은 있는데 정작 작품을 접해보지 않으니 매치가 되지 않았다. 책을 읽다 보면 간혹 그런 경우를 접하게 된다. 요즘은 그런 경우가 더욱더 심해지는데 책을 실제로 접하고 나니 도장을 꾸욱 찍은 기분이다.

이 책은 정채봉님의 선집으로 2001년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에 돌아가신 그분을 대신해서 그의 딸이 이 책을 엮었다. 표지에 그려진 것 처럼 맑고 푸르른 물에 물고리가 이리저리 헤엄을 치듯 작가의 글은 너무 맑고 아름다웠다. 아이들이 품에 안고 동화책을 보듯 그의 글은 어른들의 동화라고 일컫을 만큼 짠하게, 뜨끔하게,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개인적으로 그분의 작품도 좋았지만 감동적으로 읽은 것은 그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그의 아버지 이야기였다. 작가의 작품만큼이나 아름답고 순수한 글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가 더 보고 싶었다.

어릴때 갖던 동심의 세계, 어린아이들이 좋아라 하는 원색의 색을 어른이 되면 접차 빨갛고, 노란, 바다처럼 푸르른 색깔을 갖기 보다는 파스텔톤의 희미한 색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뿌연 안개속의 도시에 들어가 사람들의 부딪히는 삶속에서 절로 색이 희미해져 버리는 걸까? 나만의 동심을 갖는 것, 남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빗방울이 어깨를 두드리는 것처럼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나를 죽이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사는 것을 나는 계속되는 '관성' 속에서 살아갔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지? 하는 마음을 머리속에 담으면서. 이제는 남을 의식하는 삶이 아닌 나를 직시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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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를 리뷰해주세요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델핀 미누이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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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 끝, 홍해와 인도양이 접해져 있는 이 곳은 천년의 역사로 빚어진 나라이자 포장된 골목길을 따라 굽이 굽이 향피우는 냄새가 떠다니는 나라 그곳이 바로 예멘이라는 나라다. 예멘은 오랫동안 별칭으로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으로 아라비아 펠릭스(Arabia Felix)라고 불렸다고 한다. 남북한을 합친 2.5배의 영토를 갖고 있는 나라 예멘. 고대의 무역로 역할을 했으며 향신료와 계피, 직물을 팔던 카라반 상인들이 지나다녔던 곳이었다.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던 아라비아 펠릭스, 예멘은 수 세기동안이나 침략에 시달렸고 그로인해 남과 북을 나뉘는 것처럼 두개로 분열이 되었으며 침략 후에는 내전들이 들어나 여러가지 갈등과 상처로 얼룩진 땅이 되어 버렸다.

그 속에 열살난 한 여자아이가 법원에 들어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판사를 찾는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판사를 붙잡고 대뜸 "이혼하게 해주세요."를 외치고 있는 이 작은 소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나 누즈드, 열살 이혼녀>는 누주드가 구술로 이야기 하고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델핀 미누이가 썼다. 그녀의 현재 나이 11살. 어린 소녀의 이름 앞에 "열살 이혼녀"라고 붙여진 이 작은 소녀는 예멘의 수도인 사나에서 서북쪽에 위치한 카르지라는 마을에서 11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누즈드가 있는 예멘이라는 나라를 떠올려보니 단박에 떠오르지 않는다. 세계의 많은 곳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떠올리고 있는 나라들은 선진국들이며 언론에 많이 거론된 나라들만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10살난 누주드에게 그들의 풍습인 조혼은 관습 때문에 어린나이에도 자기보다 3-4배 많은 남자들에게 결혼을 한다. 사춘기도 채 지나지 않은 아이들, 보들보들한 솜털 같은 아이들에게 조혼이란 풍습은 그 어떤 권한과 결정없이 아버지, 오빠들에 의해 혼인 계약서를 쓰고 '지참금'을 받고 결혼을 하게 된다. 예멘의 결혼법에는 13세 이전까지 조혼을 하게 되더라도 1년 정도 관계를 맺지 않아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놓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효용아 없다. 암암리에 그 모든 관계는 이루어진다.

자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고, 이미 여러명의 부인이 있는 그 남자에게 누주드는 시집을 갔다. 누주드에게 결혼생활은 떠올리기도 싫은 악몽 그자체였다. 일찍 결혼한 댓가는 밤마다 남편에게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폭력, 노동에 이르기까지 어린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일든이 내내 그녀를 괴롭혔다.

학교를 다니며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달콤한 초코릿을 좋아하던 누주드. 그녀는 악몽의 소굴에서 나와 이혼을 감행했고 많은 사람들의 힘을 빌려 이혼에 성공했다. 그 후 그녀 앞에는 주홍글씨처럼 붙어 다니는 수식어 "열살 이혼녀"라는 닉네임을 많은 사람들이 붙여 주었다.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이혼을 했지만 신변의 위협속에 있으며 그녀를 도와준 인권 변호사 샤다 나세르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용감하고 씩식하게 그물을 뚫고 나왔지만 예멘이라는 나라에서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였다. 그녀가 어린소녀들의 선구자 역할을 했지만 관습을 타파하기에는 예멘이라는 나라의 제도와 법이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많았다.

누주드 앞에 주홍글씨처럼 척하니 열살 이혼녀라고 붙여진 상황에서 그녀의 존재는 또다른 소녀에게 있어 희망의 존재, 선구자적인 존배로 비춰질지 모른다. 때로는 남자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그녀 스스로 이겨나가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그런지 책 제목에 떡하니 붙은 이 책의 제목이 나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주홍글씨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뜻으로 도장을 찍듯 붙여주는 것처럼 이 어린소녀에게 니 낯설은 이름을 그녀의 이름앞에 붙여 주고 싶지 않았다. 개혁자적인 입장 보다 평범한 소녀로 돌아가 그녀의 바램대로 인권 변호사가 되어 그녀가 소소한 행복과 사랑을 누릴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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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인생>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인생 -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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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세의 인생>은 <헤세의 사랑><헤세의 예술> 더불어 3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3권의 책 중 내가 읽은 것은 그가 인생을 논했던 글모음을 담은 <헤세의 인생>이었다. 그의 글을 읽기 전에 헤르만 헤세가 누구인지 잠시 알고 넘어 가자면 헤르만 헤세는 독일 남부의 뷔르템베르크 주의 작은 도시 칼브에서 개신교 선교사인 요하네스 헤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94년에 그는 시계 견습공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1899년 스위스 바젤의 유명한 고서점에 취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습작 소설로 <고슴도치>를 썼지만 원고를 분실하는 바람에 출간되지 못하고 첫 시집인 <낭만적인 노래> <헤르만 라우셔>를 발표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작품은 1962년 8월 9일 뇌출혈로 그가 사망할때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레바퀴 밑에서><데미안, 어떤 청춘의 이야><나르치스와 골드문트>등의 많은 책을 출간했다. 각종 수상과 함께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많은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헤세의 인생>은 그가 지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인생을 논했던 인생관에 맞게 그가 쓴 시와 편지, 많은 문학작품들의 문장을 담아 엮었다. 지은이로는 당연히 헤르만 헤세이지만 엮은이는 헤르만 헤르만 헤세의 유고집을 출판하는 일에 헌신하여 20권으로 발간한 폴커 미헬스가 맡았다. 그는 출판사에서 퇴직한 후에 계속해서 헤세 작품을 연구하고 편집하는 일에 몰두해왔는데 이런 일들이 많은 사람에게 헤세를 알리고, 그가 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가 죽은 뒤에도 그의 작품을 연구하고 책을 발간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더 뜻 깊게 느껴졌다.

부끄럽게도 <헤세의 인생>을 접하기 이전에 명성을 올렸던 작품 조차도 읽어보지 못했다. 문장을 통해 잠시 접해봤지만 이 책을 필두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작품을 읽어보지도 못했고 특별히 관심이 있던 작가가 아니기에 이 책 하나만을 놓고 판가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 책을 놓고보면 재미있게 읽히는 것 보다는 명언집처럼 읊조릴 수 있는 책이었다.

그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면서 지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했다. 젊음의 싱싱함만이 최고가 아니라 내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시간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젊은과 노년의 시기에서 그 어떤 것도 우위에 둘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 관념이 가르쳐 주는 것 보다 우리가 삶을 개척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다. 헤세의 글을 보며 마음이 탁하고 울리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 헤세가 1941년에 쓴 '단계들'이라는 저 글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어쩐지 인생의 단계들에 대해 논하고 있는 그의 글이 주제인 것만 같았다. 삶이란 무엇이다 라고 의의를 둘 수 없는 나이. 청춘의 삶을 살고 있다. 삶의 단계속에서 견뎌내고 밟아가는 삶을 살고 있는 나는 그 끝 언저리쯤에서 삶을 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단계들

 

모든 꽃이 시들고

모든 청춘이 노년에게 길을 비켜주듯

모든 인생의 단계도, 모든 지혜와 모든 미덕도,

그 시절에 피어날 뿐 영원히 지속되지 못한다.

마음은 삶이 부를 때마다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시작을 각오해야 한다.

슬퍼하지 않고 용감하게

새로운 다른 속박에 몸을 맡길 수 있도록.

모든 시작에는 마력이 깃들어 있나니.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유쾌히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나아가야 하리.

어느 곳에도 고향에 집착하듯이 매달리지 않고서.

세계정신은 우리를 묶어두고 옥죄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단계마다 들어 올리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한 삶의 영역에서 고향처럼 편안하고

익숙해지자마자 무기력함이 위협한다.

 

출발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익숙함에서 몸을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죽음의 시간까지도

우리를 새로운 공간을 향해 젊게 보내줄 것이다.

우리를 향한 인생의 부름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

자, 그러면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라. 그리고 다시 건강해져라!

                                                              

-1941

 

p. 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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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모델 - 화가의 붓끝에서 영원을 얻은 모델 이야기 명화 속 이야기 5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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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미술에 관심이 조금씩 생겨날 무렵, 자료를 찾아 보다가 한 블로그를 통해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와 <화가와 모델>을 알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미술사에 대해 알아 보려면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만큼 좋은 책도 없다는 말씀과 함께 <화가와 모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포스팅을 보며 당시에 먼저 이 책을 재빠르게 구입했다. 그림에 대해 초보였던 나는 (물론 지금도 초보이지만) 초보가 보기에도 좋고 그림을 쉬이 이해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 후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갖고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아끼는 책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 이 두 책을 모두 소장하고 있지만 처음 <화가와 모델>을 샀을 때 그 소소하고 폿폿한 설레임에 책장을 넘기기가 아까웠다. 저자인 이주헌씨의 책은 <화가와 모델> 이전에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2>를 통해서 처음 그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와중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유럽 미술관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그 후에 미술관을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에도 여전히 그의 책을 보며 그림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그림 속 이야기들이 하나의 보물상자처럼 펼쳐지니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줄어드니 그야말로 보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고 한층 더 그림에 대한 호기심을 표출하게 만들 수 있는 글을 쓰는 그는 <화가와 모델>에서 더 큰 장점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화가와 모델. 영화를 찍을때 한 감독이 한 배우에 대한 신뢰와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감독의 분신처럼 화가 역시 모델을 통해 영감을 얻고 그 영감을 그림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하나의 그림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가와 모델이라는 주제를 놓고 그림을 바라보는 것도 무척 호기심어린 주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모델이 화가의 연인 혹은 정부인 경우와 화가의 아내로서 중요한 모델이 된 경우 그리고 다양한 형채로 화의 모델이 된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떨어뜨리고 싶어도 떨어질 수 있는 그들의 관계는 화가와 모델로서의 직업적인 관계 보다는 그들의 페르소나인 그들이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어 사랑하는 감정들이 그림으로 연결이 되었다. 사랑을 하면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보이듯 화가 역시 사랑을 하고 사랑속에 묻어져 나오는 감정들이 그들을 더 성숙시키는 존재로서 그들을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의 이야기처럼 그들의 이야기 외에 수 많은 화가와 모델이 화가의 시선에서 그림으로 옮겨지기까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 놓았다. 그들의 관계를 더 알고 싶은 호기심으로 풍덩 빠트린 이 책은 그만큼 비밀스럽고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모델이 화가에게 있어 하나의 소품인지? 창작의 원천인지는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주제의식이 잘 나타나있다. 몇 해전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그림에 대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아낀 책이지만 그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엄지손가락을 아무리 치켜 올려도 아깝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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