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랜 - 세계사를 지배해 온 슈퍼파워의 숨겨진 계획
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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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꿈을 꾼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바르게 살겠다고 이야기하고, 꿈나라의 어린이처럼 세상을 올곳게 보려 노력한다. 학교 다닐 때는 꿈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지금 보다 훨씬 더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는 만큼, 조그맣던 아이는 커서 어른이 된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세상과 어른이 된 세상은 그리 녹녹치 않았고 현실이란 놈은 소보르 빵처럼 부풀어진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현실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 보다 차갑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만 그럴까?

우리는 매일 매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뉴스를 접하고 신문을 본다. 방송하는 그대로, 신문에 적힌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이는 얼마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손들이 정보를 접하고, 그것을 살짝 바꿈으로써 시각적으로 달리 해석하는 것은 쉽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그것을 느끼는데 그것은 어제, 오늘 일만이 비단 아닐 것이다. 하물며 그 옛날 옛적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100% 진실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크 플랜>이라는 책 역시, 지금까지 흘러온 역사 속에서 세계사를 지배해 온 숨겨진 계획들을 살펴보면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에 수긍이 간다.

<다크 플랜>은 1장 현대를 지배하는 조직의 계보에서 부터 5장 고대 미스테리까지의 내용이 제법 두툼한 분량으로 담겨져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각 위원회, CFR , 록펠러 가문이나 로스차일드 가문, 모건 가문을 비롯하여 4장에 나오는 비밀조직들이라는 이름아래 템플기사단, 시온 수도회,메로빙거 와조, 알비주아 십자군등 매력 만점(?)의 단체들이 만이 나와있다. 그들 단체에 의거하여 일어난 세계사에 붉어져 나왔던 베트남 전쟁, 한국 전쟁, 걸프전 할 것없이 그들의 입김과 음모가 들어간 사건이라고 <다크 플랜>에서는 이야기 한다. 교양으로 세계사 수업을 들으면서 세계 관련 자료와 더불어 음모론을 들어보았다. 또한 우리가 접하고 있는 소설 중에서도 음모론이 가미되 살을 붙여 쓴 이야기가 곧 잘 우리가 읽히는 소설이기도 하니 세상의 진실은 그 어디쯤엔가 있을 것이라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닐 것이다.

처음 <다크 플랜>을 읽을 땐 목차를 보며 감탄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어우르는 그들 집단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작은 그릇에 많은 양의 물건이 담겨져 있는 듯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겉핥기 식으로 부분 부분 그들의 설명을 짭게 해 놓았다. 다양한 조직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백과사전처럼 간략한 부분에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거나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에 관한 책들을 더 훑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문만 남겨 놓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되 누군가 '왜?'라는 의문은 항상 제기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다크 플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에 있어 표면에 드러난 사실에 대해 그 이면에는 이런 것이 있다! 라는 의문을 제기 시켰다. 많은 분량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나누다 보니 끝이 흐지부지 한 면이 남아 음모론을 제기하고 끝이 야무지지 못한 이 책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좀 더 단단히 다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거론된 조직에 대해서 들어본 조직도 있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것도 많았다. 음모론을 좋아하고 이 부분에 좀 더 박식한 사람이라면 저자가 주장하는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주제일 것이다. 음모론에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 볼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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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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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을 읽으면서도 책상위에는 또 한편의 히가시노 책이 놓여져 있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지 않거나, 미스테리 물을 좋아하지 않아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그 이름. 히가시노 게이고. 나 또한 미스테리물을 좋아하지 않았을때도 그의 이름을 많이 접했었고, 그의 이름이 하나의 상품의 네임벨류처럼 우뚝 솟아 그의 책이 출간 되자마자 화제가 되는 걸 여러번 경험했다. 한참 후에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적인 소설인 <방황하는 칼날>을 접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그의 전작들을 하나 둘씩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단편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야기가 장편처럼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 않는 이유였다. 짧고 굵게! 라는 모토에 걸맞은 단편집을 손에 꼽을 정도로 만나봤기 때문이라고 읊조려 보지만 단편의 청량하고 짜릿한 맛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필력좋은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쓴 단편들은 어떨까?

궁금하다면 재빨리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을 펼쳐 봐야 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어두운 밤을 틈타 치밀하게 살펴보는 어떤 이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사물이 다 보이는 낮 보다는 인간의 욕망이 서리는 어둠이라는 공간 아래서 보여지는 인간의 비틀어진 욕망과 이기심을 스쳐가는 바람결이라 지나쳐버리는 무심함까지도 이 책에 고이고이 담겨져 있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한 순간의 살인이 죽음과 연관된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다.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에서 부터 <어둠속의 두 사람><끝 없는 밤><춤추는 아이><하얀 흉기><굿바이 코치><범인 없는 살인의 밤>의 일곱편의 단편 중에서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와 <어둠속의 두 사람>이 두 편의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의 이야기는 가벼운 학원물처럼 가볍게 느껴져 그 나이때에 풋풋함과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그 폿폿함 속에서도 그들만의 고민과 허무함의 묘사가 압권이었다면 <어둠속의 두 사람>은 소년의 고뇌와 아픔이 절로 느껴져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읽어볼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단편의 백미를 느낄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이야기는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곧 잘 보이지 않는 음지 안에서 사람의 욕망이 빗나가 친구를, 연인을, 가족을 죽인다. 한순간의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거나 욕망이 빗나가 엉켜버린 그들의 이야기는 작가의 필력아래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나를,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가 변하고, 그 어떤 시대보다 편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람의 이기심과 보이지 않는 욕망은 더욱더 짙어지고 짙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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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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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를 다닐때 음악시간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윤리시간에 독일을 예를 들면서 남한과 북한에 대해 어떻게 통일을 했으면 좋겠는가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었다. 1997년 모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진달래꽃 필 때까지>라는 드라마를 보며 북한이라는 곳이 엄격하고 상하체제가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2005년 영화로 개봉되었던 <태풍>은 탈북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외에도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통일에 관한 문제를 시사프로에서 접하기도 했고, 이산 가족 상봉을 보면서 시급하게 통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독일 이후 같은 땅에서 삼팔선이 그려져 있는 분단된 나라는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나라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은 종종 우리의 대치 상황을 위험하게 느낀다는 뉴스를 듣곤 한다.

<국가의 사생활>은 2011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이름아래 흡수통일을 하고 5년 후인 2016년 서울은 혼란의 극치라는 상황으로 몰고간다. 미래의 가상공간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국가가 직면해 있는 '통일'이라는 문제와 떨칠 수 없는 만큼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래는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미래의 자화상일만큼 차갑고 내정하게 그려져있다.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아래, 흡수 통일된 상황들 속에서 물과 기름이 섞이지 못하듯이 지역감정을 오가듯 또 하나의 감정선이 덫칠해 질 뿐이었다.

서로의 총부리를 겨누고 그것을 존재했던 군인들에게 '통일'이란 반가운 것이 아니다. 시대가 흘러감으로서 중세 기사들의 몰락이 예상되듯 북한의 군인들이 하나의 이념이 굳어지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던 그들에게 '통일'이란 그들에게 밥 그릇을 빼앗아 버린 하나의 존재였고 그들의 존재는 사회적인 암적인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국가가 만들어낸 조직체였지만 국가가 버린 하나의 종이조각 같은 신세인 그들이 암흑가의 폭력배로 전락해 버린다. 그들의 시선과 이념의 차이, 혼란과 혼란의 거듭된 서울의 한복판은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낸 최악의 시나리오가 반영되듯 인물들이 거기서 하나둘씩 걸어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통일이 되어도 없어지지 않는 사람의 욕망은 없어지지 않는다. <국가의 사생활>은 우리가 흡수 통일이 되어 합쳐진 양지와 음지 사이에서 음지의 시선을 두었기에 그야말로 초토화된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통일이 되지 않는 우리의 사회는 여전히 복잡하고, 다양하며 발빠르게 흘러간다. 교류가 되지 않는 상태의 우리의 사회적 공간과 북한의 사회와 결합이 된다는 사실을 그 어떤 소설보다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서 헉! 하는 놀라움이 스며져 들어갔다.

차가운 이면 아래 우리가 하지 않아야 할 자화상이자 미래상이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도 우리는 흡수통일을 한다면 우리가 그들을 받아 줄 만큼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곧 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가 결합이 되어 국가의 사생활이 우리에게 미칠 세계를 한 편의 느와르처럼 그려져 현실과 미래를 구분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들이 글을 읽으며 곳곳에서 느껴졌다. 우리가 얼마나 안일하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자 소설이 아닌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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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 - 길의 시인, 신정일의 우리 땅 걷기 여행
신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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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가 뒤를 돌아 볼 때가 있다. 내가 걸어왔던 길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사람의 발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신기함을 넘어 위대함까지 느껴진다. 바퀴가 달린 자동차나 자전거가 아닌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길이 아닌 곳에서도 사람의 발을 내딛는다. 파리에 갔을 때 나는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가며 피카소가 지나다녔고, 고흐가 지나던 길이라며 몹시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을 초월할 뿐 내가 알고 있는 유명한 예술가가 지나다녔던 거리, 폴짝폴짝, 마음이 두둥실했던 나를 돌이켜 보면 왜? 외국에서만 그런 느낌을 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곧잘 우리 것 보다 남의 나라 문화를 동경하기도 하고 그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 정작 우리가 더듬었던 발자취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처음엔 나도 그랬다. 우리나라의 여행지 보다는 다른 나라의 성이 좋았고, 옹기종기 솟은 예쁜 마을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우리의 것이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를 읽으면서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고 싶었다. 얼마전에 1박 2일에서 제주도 편을 보면서 올레길을 함께 걸어 보고 싶을 만큼 풍광이 빼어난 제주도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꿈 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을 쓴 저자 신정일씨의 전작인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을 접에 접했었다. 전작의 내용이 대한민국에서 명당이라고 일컫는 곳을 전국 곳곳에서 33곳을 담아 쓴 글이라면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은 팔도의 걷기 좋은 길을 세심하고 섬세하게 담겨져 있다. '우리 땅 걷기' 대표인 그는 구석구석 발걸음을 옮기면서 역사의 중점이 되었던 곳이나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명당이라고 일컫은 곳을 조목조목 담았다. 유명한 시인의 글귀나 옛 선비들의 발자취가 담긴 숨결 하나도 놓치지 않아 저자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고 나면 시간을 초월한 옛 시간을 함께 동반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걸음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내가 가는 발걸음, 처음 발을 딛었을 때는 살랑거리는 봄바람처럼 가벼운 발걸음이었다면 점점 더 더딘 발걸음이 되기 마련이다. 힘이 들수록 그 추억이 오래 지속 된다고 누가 말했던가. 언제 어디서 발걸음을 옮겼다 하더라도 가본 곳에는 늘 정겨운 시선이 있고, 사람이 있다. 내가 가보았던 그곳, 내 발자국이 찍혔던 곳이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친근함이 느껴진다. 역사가 숨쉬고 있고, 누군가의 발걸음이 베어져 있는 곳을 조심스레 걷다 보면 어느새 길이 끝나 있었다.

묵묵히 자신의 걸을 걸으며 우리의 역사를 생각하고, 우리의 문화를 생각하는 힘!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처럼 길을 걷고, 걸으면서 우리땅에 대한 인문기행을 찾아 떠나는 저자의 발걸음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 또한 시간을 내어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겨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모든 길을 다 다녀보고 싶었다. 즐겁고 행복한, 다정한 길의 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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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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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나니 별점을 세개 반에서 네개 사이에서 고민했다. 우선 별 넷. 확정.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별 넷과 다섯을 오갔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아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는 재방송의 느낌만 줄뿐, 플러스 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 도서관은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공간이자 묘한 인연의 공간이다. 더욱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이 많은 그 공간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는 전국 학교 도서관 담당 교사들이 유럽의(서유럽) 도서관을 탐방하고 온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고자 했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2%의 아쉬움이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 그래서 별점을 매기는데 있어서 고민을 한 이유였고, 또 한가지는 이 책은 전문적인 문헌학을 배운 사서 선생님들의 시선이 아닌 일선 학교에서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 선생님의 시선과 몇몇 학생의 시선이 담겨져 있다. 전문적이지 않는, 한계성이 드러난 점에 있어서 일반인과 학교 도서관의 일을 맡은 선생님의 시선의 차별성이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 서울시에서 주체한 경희궁에서 열렸던 북 페스티벌이 열려 다녀왔었다. 그곳에서 공공 도서관의 확보와 도서관의 쓰임새가 여타 다른 세계의 도서관들과 달리 적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도서관이라는 곳이 공부하는 공간, 책을 읽는 한정된 곳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기 이전에 우리나라의 학교 도서관,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서관의 인프라와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문화 행사라든가 도서관에서 청소년들이 활용하고 있는 활용도까지 꼼꼼히 살펴본 후에 유럽 도서관을 가는 여정을 꾸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을 부러워 하는 것 보다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것과 유럽이 갖고 있는 여건의 활용도까지 비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단순히 탐방, 견학의 차원으로 이 책을 쓴 것이라면 이 책은 깊이 있는 빼곡한 숲으로 들여다 본 것이 아닌 단순히 하나의 나무로만 지날 것이다. 유럽 도서관에서 보여지는 면모는 우리가 틈틈히 브라운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이 무척이나 발달된 우리나라는 개인적으로 갖고자 하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보급되어 있고, 입시지옥과 좁은 취업문까지 병행되는 사이 우리는 책과의 즐거운 만남이 아닌 오롯한 실용성만을 강조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까지 그들의 걸맞는 도서관 건립과 도서관이 만들어 내는 문화는 그저 한 낱 불러오는 바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뿌리내려져 오는 깊은 관목 같은 것이다. 도서관을 지원하는 나라의 방침이나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수준, 전문성을 갖춘 사서들까지. 둘러보면 볼 수록 우리가 갖지 못하는 시설보다 그들의 마음 씀씀이와 에티켓이 더 눈에 띈다. 1년 넘게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다. 그곳에서 사서 선생님이 시키는 많은 일을 하며 도서관에 몸을 담았지만 책을 빌리고, 이용하는 에티켓 만큼은 높이 사 줄 수 없었다.

전문적인 사서들의 분담, 활용도 높은 도서관. 그것은 우리에게는 꿈같은 일인지 모른다. 전문적인 시선이 아닐지라도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찾을 수 있고, 그곳에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아이들을 가르키는 교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의 시선으로 바랄 것이다. 생각과 창작의 공간, 더불어 문화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공간인 도서관의 필요성을 말해서 무엇할까. 도서관이 열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지원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또한 키워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한다면 꿈을 이루는 것 또한 멀지 않을 것이다.

또 학교와 연계하여 숙제나 발표 준비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사서가 자세하게 자료를 안내하며 제공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에서 학교 숙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사서들이 전문성을 갖출 날은 언제끔 오려나, 아니 그보다도 학생들이 학원이 아닌 도서관에 가서 학교에서 내 준 탐구과제를 수행할 날이 오기는 할까 생각하니 암울해진다.(생략)

작별 인사를 나눈기 전 관장님에게 인터넷 시대에 도서관의 의미와 지향점을 물었더니 힘 있는 목소리로 답한다. "인터넷은 절대 책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책에는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피상적 지식 그 이상의 것이 있어요."-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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